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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

   비앙카를 방에 누인 크라슈는 생각에 잠겼다.

     

   ‘설마하니 샬롯과 대련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생전에 크라슈는 샬롯과 대련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야, 당연한 이야기였다.

     

   크라슈가 태어났을 때부터 샬롯은 이미 재능의 꽃을 피우고 있었고,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샬롯과 대련할만한 상황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크라슈도 바라지 않았고, 샬롯도 크라슈와 대련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크라슈는 아이러니하게도 샬롯과 대련을 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나 지금 긴장하는 거냐.’

     

   왜인지 손에 식은땀이 맺혔다.

     

   살아오기를 샬롯한테 평생 눌려서 살았다.

   그래서인지 대련한다고 생각하니까 크라슈마저도 긴장하고 말았다.

     

   ‘대련으로 긴장한다니 웃기네.’

     

   크라슈가 자기 손을 감싸려는 순간 손에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비앙카가 크라슈의 손을 감싸고 있었다.

     

   “크라슈 님, 손에 땀 나요.”

     

   반쯤 뜬 눈으로 비앙카가 말해왔다.

   평소라면 땀은 싫다며 손 놓을 비앙카는 얌전히 그의 손을 잡아 주었다.

     

   그것을 물끄러미 보던 크라슈는 어느새 긴장감이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그래, 그냥 관심 좀 생긴 거겠지.’

     

   샬롯은 원래도 전투광이었다.

   별의 성지에서 일부러 시비를 걸게 하도록 추파를 던질만한 옷을 입었을 정도니까.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관심 생긴 이유는 도살견을 쓰러트린 것 때문이었다.

   그사이 비앙카가 어느새 크라슈의 손을 잡은 채 자고 있었다.

     

   그냥 잠꼬대였나.

   도살견 탓에 조난한 이후 아직 몸 회복이 덜 된 비앙카였다.

     

   그러니 최근 잠드는 시간이 많은 그녀를 보고,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어 준 크라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밖으로 나오자 알리오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크라슈 님.”

   “누님이랑 고작 대련인데 뭐 그리 걱정이라고 여기까지 와있어.”

     

   크라슈가 그리 말했지만, 알리오드의 표정도 밝지 못했다.

   그 또한 크라슈를 걱정해서였다.

     

   ‘그래, 원래 이런 느낌이지.’

     

   최근 천재들 좀 줴패고 다녔다고, 아무래도 잠시 본분을 잊은 모양이다.

   자신이 반푼이라 불리게 된 진짜 이유는 다름 아닌 샬롯이었는데 말이다.

     

   ‘트라우마를 이겨볼 시간이다.’

     

   크라슈는 벨로킨과 같은 꼴이 될 생각 없다.

   비록 대련이지만 이 기회에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

     

   ‘이기지는 못할지언정 꺾이지는 않겠다.’

     

   크라슈는 곧장 대련장으로 향했다.

   바깥에 있는 대련장은 어느새 눈이 거의 다 녹아 깨끗해져 있었다.

     

   그곳에 샬롯은 홀로 서 있었다.

   손에 쥔 나무 목검을 바닥으로 향한 채 고고히 서있는 그녀의 머리카락이 아직은 차가운 바람을 따라 천천히 흩날렸다.

     

   그것만으로 어쩐지 위압감이 들었다.

   그러는 순간 그녀의 눈이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그에 따라 크라슈와 똑 닮은 푸른색의 눈동자가 선명하게 빛났다.

     

   “막내, 왔구나. 도망칠 줄 알았는데. 장하다.”

   “도망치면 지옥 끝까지 쫓아 오실 거잖습니까.”

   “내 성격을 잘 아는 부분도 가산점을 줄 만한 부분이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천천히 웃었다.

     

   “가진 수가 여럿 있지?”

     

   눈치가 빨라도 적당히 빨랐으면 좋겠다만.

     

   “나는 호락호락하게는 안 할 거야. 막내가 내 마음에 안 들면 진짜 혼쭐 내줄 거니까.”

     

   샬롯은 그렇게 말하고 목검을 들어 올렸다.

     

   “전력으로 보여주렴.”

     

   그 말은 진심일 것이다.

   만약 숨기는 수가 있다면 샬롯은 전력을 다해 자신을 두들겨 팰지도 몰랐다.

     

   ‘애초에 이쪽도 숨길 생각 없어.’

     

   그런 거 숨겨서 버틸 상대가 아니라는 것쯤은 진작 알고 있다.

   무엇보다 샬롯이다.

     

   ‘어딜 가서 나에게 뭐가 있는지 말하고 다닐 위인은 아니지. 숨길 것도 없다.’

     

   애초에 그녀는 친구도 한 명 없다.

   사자가 고작 여우들 무리에서 친구를 사귈 이유는 없었으니 말이다.

     

   “저는 진검으로 합니까.”

   “그래, 네 실력을 보기 위한 대련인걸.”

     

   목검 정도는 샬롯에게 딱히 디메리트도 아니다.

   그러니 크라슈는 숨을 내쉬곤 자세를 잡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하렴.”

     

   샬롯은 목검을 늘어트린 채 정말 무방비한 상태를 취했다.

   그것을 보고, 크라슈는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1분, 2분, 3분.

     

   어느샌가 3분까지 흘렀을 때쯤.

   샬롯의 눈매가 살짝 찌푸려졌다.

     

   “안 덤빌 거니?”

     

   크라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샬롯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것도 발검조차 안 한 채로 말이다.

     

   샬롯은 목검으로 바닥을 툭툭 쳤다.

   노림수가 노골적이어도 너무 노골적이었다.

     

   샬롯은 순간 헛웃음을 삼켰다.

     

   ‘영악한 막내 같으니.’

     

   크라슈는 먼저 선공을 취할 이유가 없었다.

   대련을 요청한 건 샬롯이지 자신이 아니니까.

     

   “첫수는 내가 졌네.”

     

   샬롯이 그리 말한 순간 그녀의 인영이 흐트러졌다.

   아주 짧게 바닥을 박찼다고 생각한 그 찰나.

     

   샬롯의 검이 대기를 가르며 순식간에 크라슈의 목을 향해 꽂아 넣어졌다.

   먼저 선공을 취해줬다.

     

   그러나 봐줄 생각은 없다.

   일격에 끝장내버릴 속셈으로 날아든 그녀의 검이 크라슈의 목에 쇄도한 찰나였다.

     

   휘이이이익!

     

   크라슈는, 이 때만을 기다렸다.

   그러니 악착같이 검귀의 거합술을 누르고 또 누르고 있었다.

     

   치이이이이이익!

     

   그리고 샬롯이 검을 내 지른 그 순간.

   전신에서 끓어오른 열기가 세계 침식을 연소시키며 그의 육체의 한계를 돌파시켰다.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크라슈가 멸화침식을 발동시킨 것이었다.

     

   일순간 그의 시야가 가속화되었다.

   한계까지 끌어올려진 제 육감이 샬롯의 목검을 아슬하게나마 포착했다.

     

   ‘1초.’

     

   동시에 크라슈의 검집 안.

   거합술을 위해 폭풍우 치던 오러 사이 멸화침식의 불길이 스며들었다.

     

   새까만 불꽃은 순식간에 검집 내부를 폭발적으로 덧씌워 나갔고, 그 폭발력은 찰나에 한계를 돌파시켰다.

   그 찰나, 검집 내부로 스며든 멸화침식이 이윽고, 거대한 폭발로 변했을 때.

     

   화륵!

     

   아주 짧게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와 함께 크라슈의 검이 발검했다.

     

   멸화침식(滅火浸蝕)

   일식(一式)

   멸화발검(滅火抜剣)

   

   

     

   퍼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뻗어나간 크라슈의 검이 샬롯의 검과 부딪치며 거센 화염 폭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진짜는 따로 있었다.

     

   소리의 중심부.

   샬롯의 목검에 크라슈의 검이 박혀 들어가며 샬롯의 목검이 갈려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계까지 모은 오러의 폭풍에 멸화침식까지 거느린 거합술이다.

     

   처음부터 상대를 죽이기 위해 오러를 제대로 끌어 올렸다면 모를까.

   지금은 결국 대련.

     

   그러니 오러를 완전히 두르지 않은 샬롯의 목검이 사정없이 갈라져 갔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샬롯의 눈이 한차례 살짝 떠졌다.

   크라슈가 무엇을 노렸는지 눈치챘기 때문이다.

     

   퍼걱!

     

   그와 동시에 그녀는 목검 날을 전부 잃기 전에 궤도를 뒤틀어 크라슈의 검에서 빠져나왔다.

     

   콰가가가가각!

     

   동시에 크라슈의 전력을 담은 멸화발검의 불길이 그대로 샬롯의 옆을 지나쳐 훈련장 벽면에 부딪쳤다.

   고작해야 검을 트는 것만으로 힘의 흐름을 바꾼 그녀의 검술은 그야말로 재주에 가까웠다.

     

   동시에 그녀의 눈빛이 변하였다.

     

   처음부터 전심전력.

   뜸 들이기 없는 크라슈의 전력 박치기에 그녀가 일순간 희열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한가지 못 알아차렸다.

   샬롯이 검의 궤도를 틀어 크라슈의 검을 빠져나갔지만, 그의 검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는 걸 말이다.

     

   ‘2초.’

     

   그 순간 크라슈의 정신이 압축되듯 집중력의 공간에 빠졌다.

   크라슈의 깊디깊은 정신 속, 호숫가에 떨어진 물방울 하나가 전체로 퍼져 나갔다.

     

   이윽고, 그것은 크라슈의 정신을 일깨우듯 용솟음 차올랐다.

     

   크라슈가 내려치고 있던 검 위.

   오러의 폭풍이 일순간 몰아쳐 올라 멸화침식과 만났다.

     

   화려하게 타오르는 새까만 흑염의 불꽃과 함께 달아오른 크라슈의 눈이 새빨갛게 빛났다.

     

   일검(一劍)

     

   그리고 훈련장 속 폭풍이 몰아쳤다.

   크라슈의 검에서 뻗어져 나온 최강의 내려치기는 훈련장을 반파시킴과 함께 샬롯을 향해 그 입을 벌렸다.

     

   발검 후, 바로 이어진 일검.

     

   크라슈에게는 제 몸을 쥐어짜 필살기를 두 번 연속 사용한 것이다.

     

   그 일검 앞에 샬롯이 반쯤 날이 날아간 목검을 일검을 받아쳐 내고자 횡으로 휘둘렀다.

   분명 궤도를 틀어 빠져나갔던 검은 경이적인 속도로 되돌아온 것이었다.

     

   콰가가가가가가각!

     

   그 순간 일검에 휘감긴 흑염이 튀어 오르며 샬롯의 목검과 부딪쳤다.

   크림슨가든이 강화한 천안귀 조차 일격에 날려 버린 일검이다.

     

   아무리 샬롯의 목검이라 할지라도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또다시 절반가량이 날아갔다.

     

   샬롯을 중심으로 터져나간 일검의 폭풍이 주위 모든 걸 찢어발겼다.

   그러나 그녀가 두다리를 닿고 있는 장소만큼은 멀쩡했다.

     

   결국 일검의 폭풍이 제힘을 다해 소거했을 때.

   샬롯의 시야 속 크라슈가 사라진 상태이었다.

     

   하지만 그 대신 크라슈의 손에서 떠난 검이 그녀의 얼굴을 향해 직선 방향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샬롯이 헛웃음을 삼켰다.

     

   검의 바로 아래 크라슈는 양 주먹을 쥔 채 샬롯을 향해 파고들고 있었다.

     

   ‘일부러 목검을 두 번이나 깎고, 내 검이 내 몸과 가장 멀어졌을 때를 노려 검을 던진 뒤 동시에 아래에서 치고 들어 온다라.’

     

   샬롯의 입가에 경쾌한 웃음이 거닐어졌다.

   즐거움이 그녀의 얼굴 가득 채워졌다.

     

   “좋네!”

     

   그 순간 목검 위에서 오러로 된 블레이드가 치솟아 올랐다.

   마스터 급에 도달해야만 만들 수 있는 순수한 오러 블레이드.

     

   그것이 나타난 시점에서 목검의 길이는 무가치했다.

     

   그 순간 샬롯의 주위가 고요하게 변했다.

   고요 속, 크라슈의 움직임과 그녀를 향해 날아들던 검이 한없이 느려졌다.

     

   샬롯의 오러가 주위를 한순간에 장악한 것이었다.

     

   그 속에서 샬롯의 검은 제일 먼저 자기를 향해 뻗어져 오던 크라슈의 검을 받아쳤다.

   크라슈의 검은 무척이나 힘없이 궤도가 뒤틀리며 하늘로 치솟았다.

     

   하지만 샬롯이 그러는 동안에도 크라슈의 주먹은 아직 샬롯에게 닿지 못한 상태였다.

   그만큼의 격차였다.

     

   샬롯이 마음먹는다면 첫 일격에서 끝장났을 압도적인 격차.

     

   크라슈의 검을 받아쳐 낸 샬롯의 목검이 순식간에 크라슈에게 되돌아갔다.

     

   크라슈의 주먹과 샬롯의 몸과의 거리는 50cm가량.

   그러나 그 거리는 무슨 짓을 해도 메꿔지지 않을 거리였다.

     

   크라슈에게 스킬이 없었다면 말이다.

     

   ‘블랙 후드.’

     

   크라슈의 제 육감이 아슬아슬하게 샬롯이 검을 받아쳤음을 알아챈 그 순간.

   크라슈의 블랙 후드가 발동되었다.

     

   샬롯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한 수.

     

   그 한 수 속.

   뻗어져 나간 크라슈의 주먹에 그의 검이 쥐어졌다.

     

   샬롯의 눈이 그 속에서 커져 나간 순간이었다.

     

   챙! 쿠당탕!

     

   무언가 맞부딪친 소리와 함께 크라슈가 바닥을 크게 나뒹굴었다.

   검을 놓친 그는 한참을 구른 끝에 멈출 수 있었고, 멈춘 상태 그대로 일어나지도 못한 채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3초.’

     

   멸화침식이 꺼져 나가며 그의 몸에서 열기가 사라졌다.

   동시에 그는 녹초가 된 몸을 느낀 채 희미하게 고개를 들었다.

     

   샬롯의 앞에 덩그러니 떨어진 검.

   그러나 샬롯은 그 자리에 굳은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당연하지만 샬롯에게는 조금의 상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샬롯의 몸에는 상시로 둘리고 있는 거대한 오러의 기류가 있다.

     

   그것은 일종에 샬롯의 고유의 힘과도 같았고, 그 오러의 기류는 샬롯의 오러와 비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이 되지 못한다면 그녀를 절대 상처 입히지 못한다.

   모든 신들의 사랑을 받을 정도로 타고난 재능아인 그녀는 자신보다 약한 이에게 상처조차 입지 않는 완전무결의 인물이었다.

     

   크라슈 또한 지난날 샬롯에게 가장 사기적인 면모가 무엇이냐고 하면 그 특유의 기류를 말할 정도였다.

     

   그런 기류에 크라슈의 검이 닿았다.

     

   마스터 급의 샬롯의 오러다.

   당연히 크라슈로서는 뚫을 수도 없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닿았다.

   그것이 문제였다.

     

   그 기류는 샬롯의 피부의 바로 위에 둘려 있는 기류니까 말이다.

   지금까지 자신보다 수준 낮은 이는커녕, 자신과 동등한 이에게조차 기류에 닿는 걸 허용하지 않았던 그녀였다.

     

   그런 기류에 크라슈가 닿은 것이다.

     

   샬롯의 시선이 천천히 크라슈에게 향했다.

   자신의 검이 자신을 향해 휘둘러 진 상황임에도 일순간의 망설임 없이 크라슈는 끝까지 검을 내질렀다.

     

   분명 그 공격이 통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

   만약 공격이 통했더라면.

     

   샬롯 또한 당했을지도 몰랐을 거란 소리와 같았다.

     

   분명 처음부터 끝까지 샬롯은 봐줬다.

   방심했고, 또 방심해줬으며 자신의 검술은 전혀 쓰지 않고, 마지막에 오러 블레이드를 일으킨 게 전부다.

     

   그러나 당했다.

   그것은 샬롯에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막내, 너…….”

   “하하…….”

     

   그 순간 크라슈의 입에서 한차례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샬롯이 멍하니 크라슈를 보고 있자 그는 웃음 그대로 말을 내뱉었다.

     

   “한 방 먹, 였습니다.”

     

   그걸 끝으로 크라슈가 머리를 박고, 그대로 뻗어 버렸다.

   멸화침식과 거합술, 일검, 블랙후드까지 사용한 대가는 컸다.

     

   그것을 물끄러미 보던 샬롯은 기다랗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 혼자 전력을 다해버리고 뻗어 버리다니.

     

   ‘이기적이기도 해라.’

     

   아무래도 그 부분까지 자신과 닮아 있는 모양이었다.

   어쩐지 힘이 쭉 빠진 샬롯은 고개를 젓곤 크라슈에게 다가갔다.

     

   그러곤 그의 오른팔을 힐끔 보았다.

   방금전 공격을 보아하니 오른팔을 쓰는 건 문제 없는 모양이었다.

     

   그거면 됐다.

   이 대련도 그걸 확인하기 위해 한 거였으니까.

     

   샬롯이 그렇게 크라슈를 들어 올리려던 순간이었다.

   그녀의 앞에 누군가 팍하니 튀어나왔다.

     

   샬롯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그녀는 다름 아닌 크라슈의 약혼자인 비앙카였다.

     

   “너.”

   “제가 데려갈 거예요.”

     

   언제부터 보고 있었던 거지.

   꼬맹이라 그런지 기척도 없다 생각하니 비앙카가 낑낑거리며 크라슈를 들어 올리려 했다.

     

   그러나 크라슈보다도 조그마한 비앙카가 그를 들어 올릴 수 있을 리 없었다.

   다리가 바닥에 질질 끌리며 나가는 크라슈를 보고, 샬롯은 헛웃음을 흘렸다.

     

   퍽,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까악-”

     

   그사이 까마귀가 우는 소리가 한차례 울려 퍼졌다.

   훈련장 천장 쪽에 앉은 까마귀를 힐끗 본 샬롯은 입을 열었다.

     

   “알리오드.”

   “예, 샬롯 아가씨.”

     

   샬롯의 부름 즉시 알리오드가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그런 그를 보고, 샬롯이 물었다.

     

   “크라슈는 라헬른 아카데미를 갈 생각이라 하였지.”

   “예, 그렇습니다.”

     

   알리오드가 대답하자 샬롯은 허리 위에 양손을 올렸다.

   그러곤 만족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몸을 휙 돌렸다.

     

   “알았어. 내가 있는 동안 고생했어. 크라슈에게나 가봐.”

     

   그 말을 한 즉시 알리오드가 바로 사라졌다.

   그것을 본 그녀가 청송관 밖을 향해 발걸음을 내뻗기 시작했다.

     

   라헬른 아카데미 대망의 첫 입학식까지 대략 삼 주.

   꽤 빠듯한 시간이지만 충분했다.

     

   샬롯이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삽화 및 일러스트를 총정리해서 인스타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인스타에 ‘무화꽃란’ 입력하시면 업로드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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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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