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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

       * * *

         

       

       일본 외무장관 우치다 고사이는 민족자결주의를 내세우며 왕징웨이를 논리적으로 패배시키고 기세등등하게 직접 러시아로 건너오게 되었다.

       

       

       ‘예카테린부르크를 중심으로 완전 철도 국가라고 할 만큼 철도가 쭉 이어져 있군.’

       

       

       새로운 러시아는 러시아 전역에 철도를 거미줄처럼 만들었다.

       

       여기에 내전에서 정예화된 백만이 넘는 군대와 수백만의 예비군.

       아마 일본이 만주를 다 가지겠다고 다시 2차 일러 전쟁을 치른다면, 더 발달된 시베리아 열차를 타고 수백만 정예군이 쏟아질 것이다.

       

       해전이야 이번에는 일러 전쟁 때보다 자신이 있지만 결국 육지에서 깃발이 꽂혀야 하는 법. 그러면 조선반도까지 잃을 수도 있다.

       

       철도를 타고 예카테린부르크까지 가면서도 곳곳에 배치된 병사들을 보게 된 우치다 고사이는 점점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역시 러시아와는 우방으로 지내야 해.’

       

       

       당장 저 유럽의 열강들도 이번 전쟁 이후 피해가 커 신음을 흘리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무타구치 렌야의 말에 따르면 지금의 차리나는 마치 옛날 천하를 일통하려 했던 노부나가의 화신이며 아마테라스일지도 모른다고 거듭 칭찬했다.

       

       솔직히 노부나가의 화신이라거나 아마테라스는 차리나가 자기를 좀 칭찬했다고 해벌레 해서 지껄인 말 같지만.

       

       파견된 외교관들의 말로는 하나는 사실이란 거 같다.

       

       지금이 중세 시대도 아니고 포화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병사들과 함께하는 여장부라. 마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인데.

       

       확실히 이전 차르를 생각하면 그렇게 해서라도 군사들의 마음을 다 잡아야 했겠지만. 하여간 이는 일본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일 수도 있었다.

       

       러시아는 이전과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러시아가 설사 황국에 상륙할 해군력이 부족하다고 해도 굳이 저들과 싸울 필요가 없다.

       

       애초에 러시아의 극동지방은 일본이 힘들게 점령한다고 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고. 차리나가 일본의 지원을 거절했다고는 하지만 일본에 호감이 있는 거 같다.

       

       만주 협정으로 서로 만주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황국은 중국으로 러시아는 유럽으로 진출하면 되는 일 아닌가.

       

       

       ‘황국과 러시아는 우방이 될 수 있다.’

       

       

       지나놈들과 싸우게 되면. 러시아 역시 북만주나 몽골을 지키기 위해 황국을 지원하게 되겠지.

       

       우치다 고사이는 그런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게 되었다.

       

       

       “어서 오시오. 아직 내전의 수습이 되지 않아 혼란스러우니 양해 부탁드리오.”

       

       

       우치다 고사이를 환영한 인물은 현재 러시아의 외무장관을 맡은 세르게이 사조노프란 인물이었다.

       

       실제 역사에서는 콜차크의 러시아국 대표로 파리 강화 회의에 러시아 대표로 나섰으나, 러시아는 정통정부가 없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

       

       그러나 이 세계 선에서는 그럴 틈도 없이 1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콜차크의 시베리아 백군에 남아 극동의 볼셰비키 잔당을 소탕하다가 아나스타샤의 부름으로 신생 러시아합중국의 외무장관을 겸하게 되었다.

       

       

       “아닙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왔음에도 환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먼저 오스만으로부터 콘스탄티노플 탈환을 축하드립니다.”

       “아, 그 소식을 들었나보군. 차리나께 직접 전하지 그러시오?”

       “예?”

       

       

       차리나께 전하라고? 차리나가 어디 있다고?

       

       

       “저기 계시니 말이오.”

       

       

       어디 있다는 말인가.

       

       사조노프의 안내받아 도착한 곳에는 무장을 잘한 러시아군들이 지키고 있다.

       

       그리고 그중간에는 러시아 귀족 부인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식사 배급을 하는 반짝이는 여자가 보였다.

       

       그러니까. 딱 봐도 이 사람이 차리나다.

       

       만세일계의 천황가와 같이 선택받은 혈통의 성녀다.

       

       -를 알 수 있는 그런 젊은 여인이었다.

       

       아이들에게 배급해주고 있는 차리나는 마상여제라는 말이 나오는 인물 답게 군복을 입고 직접 식량을 배급하고 있었다.

       

       

       ‘의회에 권력을 이양했다고는 하나 어쨌든 러시아의 지도자가 아닌가. 국가 지도자가 직접?’

       

       

       물론 러시아 사정을 생각하면 신생러시아 정부는 아직 불안하기에 국가지도자가 직접 나서야 할 수도 있지만.

       

       저 정도면 단순 얼굴마담 수준이 아니다.

       

       저런 지도자가 있는 이상, 내전까지 승리한 러시아의 새로운 쌍두독수리는 저 하늘에 날아오를 것이다.

       

       역시 미래를 생각하면 러시아와는 우방으로 지내야 한다. 

       

       

       “외무장관. 무슨 일입니까?”

       

       

       한창 때, 웃고 떠들면서 귀족 부인들과 놀아야 할 거 같은 여자가 이쪽을 알아보고 손을 털면서 다가온다.

       

       

       “만주 협정을 위해 온 일본 외무성의 우치다 고사이 외무 장관이라고 합니다.”

       “몽골의 대칸이시자, 전러시아의 성녀이시자, 전러시아의 차르를 뵙습니다.”

       

       

       이게 맞나 싶으면서도 고사이는 꾸벅 허리 깊게 숙이며 차르를 추켜세워줬다.

       

       무난한 만주 협정을 위해서도, 우방국 러시아의 지도자를 좀 추켜세워주기 위해서였다.

       

       정작 본인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굳어 버렸지만.

       

       

       “참 길기는 하군요.”

       “먼저 내전의 승리를 감축드리며 콘스탄티노플을 탈환하여 비잔티움의 영광을 되찾으신 것을 위로는 저희 황국의 천황폐하, 아래로는 황국의 신민 모두가 축하드립니다.”

       

       

       우치다 고사이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듯 무게감을 잡고 말했다.

       

       정작 차리나로 보이는 인물이 입가에 지어지는 미소는 미묘하게 비틀어졌지만 말이다.

       

       

       “뭐 그렇게 거창할게 있나. 귀국의 천황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해주시오. 그리고 만주협정 문제는, 이미 뭐 결정된 것이 아닌가?”

       

       

       맞다. 이미 서로 간에 이야기가 다 되었다.

       

       조선주차군과 러시아 극동군구의 군대가 이미 북만주와 남만주에 배치되고 지도의 땅도 명확하게 그어 놨다.

       

       

       “예. 이처럼 황국과 러시아가 서로 뜻이 일치하여 협정을 맺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1904년처럼 또 기습이나 하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문서에 서명하는 거니. 협정은 지키길 바랍니다. 이제 이웃국가로서 친하게 지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크흠.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차리나께 저희는 러시아의 이웃으로서 우호 관계를 유지할 것을 분명히 하겠습니다.”

       

       

       러시아를 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조선반도를 얻었으니 남만주까지 점유하게 되면 바로 중원으로 진출하면 그만인 일이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러시아에서 자원을 들여 온다면 나쁘지 않겠지.

       

       

       “아, 궁금한 것이 있는데. 남만주에 조선인들을 이주한다고 들었는데.”

       “예. 무엇이 궁금하신지요?”

       “혹시 조선인들로 인해 소요사태가 일어나진 않겠지.”

       

       

       조선인. 차르에게도 불령선인의 이야기가 들어갔나.

       

       확실히 3.1 만세 운동이랍시고 조선인들이 소요사태를 벌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오히려 그런 자들은 조선반도 내에서 통제할 생각이었다.

       

       차리나의 이야기를 들은 조선인들이 자기들도 왕족이 국난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왕가에 접근하는 자들도 부쩍 늘긴 했지만.

       

       하여 조선인 이주를 더 적극 장려하려는 것이다.

       

       본국에서 이왕가와 붙어먹을 수도 있을 조선인을 죄다 만주로 보내버린다.

       

       물론 언뜻 보면 변방에서 조선인들끼리 힘을 규합할 수도 있겠지만.

       

       남만주는 중국 진출을 위한 발판이다.

       

       당연히 황군을 주둔시킬 계획이니 조선인이 역적모의를 해봤자다.

       

       

       “그점은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도 그점은 생각하여 황국 본국에 머무는 조선인들을 먼저 보낼 생각이니까요.”

       “본국?”

       “네. 저희 내지에는 많은 조선인이 있습니다. 협정이 마무리되는 즉시 전부 남만주로 보낼 생각입니다.”

       

       

       그렇게 호쾌하게 대답하면서 우치다 고사이는 이 몽골의 대칸이기도 한 젊은 차리나의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뭔가 입꼬리가 살짝 오른 것이 보인 것 같았는데. 착각이리라.

       

       

       “그렇군. 아, 그러고 보니 내 주님께서 일본에 대해 점지해주신 게 있으셨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까?”

       “귀국의 간토인가? 관동? 간토지방이라고 있소?”

       

       

       간토를 러시아 황녀가 알고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그 간토지방이 대체 뭐가 문제란 건가.

       

       

       “예. 있습니다.”

       “그 지역에 뭔가 거대한 재앙이 들이닥친다고 했네. 어쩌면 이날을 위한 걸지도 모르겠군.”

       

       

       거대한 재앙이라고?

       

       

       “아, 그렇습니까.”

       

       

       러시아 황녀가 간토에 대해서 안다라.

       

       죽은 선대 차르에게 뭔가 들어 알고 있는 건가.

       

       뭐 그냥 꿈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본국에 돌아가면 알릴 필요가 있겠지.

       

       명색이 성녀라고 알려진 여자인 만큼, 그래도 혹시나 싶으니까.

       

       물론 정작 아나스타샤는 대지진 수준이 대응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일본이 이것을 듣는다고 믿을리 없으니 하는 말이었지만.

       

       

       ”그럼 외무장관. 일본 외무성 장관과 협정을 마무리해주세요.”

       “예. 폐하.”

       

       

       젊은 차리나는 다시 외무장관에게 일을 맡기고 사라졌다.

       

       왜인지 기분이 좋아진 것처럼 보였는데. 괜찮나.

       

       

       “귀국의 차르께서는 직접 저렇게 신민들을 위해 일한단 말입니까?”

       “이곳에서만 하면 다행이지요. 러시아는 넓습니다. 볼셰비키 치하에 있던 도시마다 들러 직접 민심을 돌보고 계시지요. 그뿐일까요? 중국군을 피해 유럽 러시아쪽으로 이주하는 몽골인들도 보호하고 계시지요. 내전 당시, 아시아 땅이 기반이셨던 지라, 아시아에 대한 호감이 있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이렇다면 후일 일본이 중국에 진출하는데 뒤를 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군요.”

       

       

       그렇다면야 일러 관계는 우방관계가 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우치다 고사이는 그렇게 평가했다.

       

       젊은 차리나가 아시아에 호감을 품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아시아의 유일한 문명국가인 일본과도 사이 좋아지려 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인물이긴 하다.

       

       포화가 빗발치는 곳에 나아가 직접 싸우는 여제.

       

       지금은 거듭 활약한 무타구치 소좌가 보내온 정보에 따르면 직접 선두에 나서서 병사들과 함께 싸우느라 후방을 노리고 들어온 적군 기병대에 의한 기습에 당하지 않았다고.

       

       

       “그럼 협정은 마무리하도록 하지요.”

       “예. 그러시지요.”

       

       

       협정 내용은 간단하다.

       

       

       1. 일본제국과 러시아합중국은 각각 남만주, 북만주에 대한 자국의 소유권을 확인한다.

       

       2. 일본제국과 러시아합중국은 만주를 위협하는 외부의 위협(중원 세력)에 공동으로 대응한다.

       

       3. 러시아합중국은 일본제국의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의 이권을 인정한다.

       

       4. 일본제국은 러시아합중국의 중동철도의 소유권을 인정한다.

       

       5. 러시아합중국과 일본제국 양국은 만주에 있는 다른 열강의 이권도 재확인하며 인정한다.

       

       6. 러시아합중국과 일본제국 양국은 우호선린을 위해 이 협정이 발효하는 즉시 서로의 안전과 독립을 보장한다.

       

       

       기존에 지도에 그은 대로 북만주와 남만주를 갈랐다.

       

       여기에 혹시 모를 중국의 반격에는 양국이 함께 대응한다.

       

       서로 불가침을 맺는 조항인 서로의 안전과 독립을 보장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중국에 진출하고 싶은 일본으로서는 더 없는 분할협정이고, 러시아측으로는 극동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협정이었다.

       

       일본제국 외무 장관 우치다 고사이와 러시아 외무 장관 사조노프가 협정문을 재확인하고 서명하면서 북만주는 러시아 제국이, 남만주는 일본제국이 이렇게 서로의 소유를 확인했다.

       

       

       * * *

         

       미합중국

       

       한편, 아나스타샤가 굴린 스노우볼은 미국 정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일단 볼셰비키 연속 혁명계획으로 인해 빠른 종전과 함께 볼셰비키를 견제하고자 국제연맹 창설이 이루어졌고, 미국 내부의 공산주의자들도 소련에 동조할 것을 우려한 상원의 찬성을 받아 미국은 국제연맹에 가입할 수 있었다.

       

       우드로 윌슨은 실제 역사처럼 여론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대륙횡단 열차까지 타며 몸을 혹사하다가 뇌졸중을 일으키지 않게 되었고, 당연히 몸이 반신불구가 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처음 우드로 윌슨은 오스트리아를 너무나 찢어버리고 싶었다.

       그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을 가톨릭 독재라며 비난할 정도로 반오스트리아 감정으로 오헝을 찢으면서 합스부르크 가문의 통치도 끝내고 싶었지만. 볼셰비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합스부르크를 살려 둘 수밖에 없었다.

       

       그게 볼셰비키 때문에 실패했으니 남은 것은 오로지 볼셰비키를 조지겠다는 것뿐.

       

       국제연맹 자체가 볼셰비키 타도와 세계평화를 위해 세워진 만큼 윌슨은 미합중국의 힘을 백계러시아에 퍼부어줬다.

       

       그 결과. 자신이 지원하는 젊은 차리나가 내전에서 승리하고 공산주의의 본산 소련이 멸망했다.

       

       이럴 거면 무리해서라도 오스트리아를 찢어버릴걸! 하고 후회도 좀 하기는 했는데. 뭐 어쨌든 잘된 일이었다.

       

       이것은 우드로 윌슨의 육체만이 아니라 정치생명에도 영향을 줬다.

       

       사실상 백계러시아를 배후조종해서 볼셰비키를 무너뜨렸다. 라는 어마어마한 업적을 세운 것이다.

       

       볼셰비키의 군사력과 백계러시아가 가졌던 열악한 사정 하나하나 신문으로 대서특필하면서 사실상 미국이 공산주의를 무너뜨렸다고 선전하고 다녔다.

       

       오죽하면 붉은 군대와 싸우는 아나스타샤 꼭두각시 인형을 뒤에서 조종하는 윌슨의 만평이 나오기도 했다.

       

       

       “3선! 3선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윌슨은 3선의 꿈에 부풀었다.

       

       볼셰비키를 조지기 위해 성립된 국제연맹은 미국이 주도해서 소련을 파괴시키는 것으로 분명히 활약했다.

       

       미대륙에서 윌슨을 지지하는 목소리로 가득 차올랐다. 

       

       

       “여보. 그 무리하지 마세요.”

       

       

       그리고 3선을 노리는 우드로 윌슨은.

       

       아내의 도움을 받으며 대륙횡단 열차까지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자신이 공산주의를 무너트렸음을 알리면서 유세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윌슨은 이때 무리를 해 버리고.

       

       

       “고맙습니다. 이 윌슨. 윽. 끄으으으으윽!”

       “여.여보!”

       

       

       조금 늦기는 했지만 실제 역사처럼 뇌졸중으로 반신불구가 되고 말았다.

       

       

       ‘중간 과정에서 백러시아가 이길 때까지 랜드리스로 돕는다.’

       

       

       라는 부분이 역사적 수정만 거쳤을 뿐. 윌슨은 똑같이 쓰러졌다.

       

       그리고.

       

       윌슨 덕에 러시아에서 운게른의 혈압을 올리는게 인생의 업적이던 패튼은 그렇게 잊혀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폰으로 이게 되네….

    선작,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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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I Became the Last Princess of the Bear Kingdom

Status: Ongoing Author:
I became a Russian princess destined to die in a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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