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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0

       

        

        

        

        

        

        

        

       “우아아아앙!”

        

       “이, 이거 짱구에서 본 것 같은데에에에….”

        

       “택티컬하게 쓰라고 달아줬지, 누가 사심 채우는 데 쓰라고 했어요!”

        

        

        

        깡.

        

        파란을 몰고 왔던 이벤트 매치가 드디어 끝났고, 그렇게 KSM 두 번째 사이클이 완전한 끝을 맞이했다. 두 명의 관자놀이에서 주먹이 빙글빙글 도는 것과 함께 토요일이 저무는 와중, 하모니는 내일부터 더 이상 자신이 KSM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었다.

        

        이제는 거의 잊혀진 사실에 가까웠지만, 코리안 셀렉션 매치는 우수한 성적을 반복하여 거둘 때마다 점수를 합산하여 평균을 낸 뒤, 타 유저들이 나머지 사이클 동안 이를 따라올 수 없다고 판정했을 시 바로 합격시키는 제도를 채택하였다.

        

        다이스와 나는 애초에 할 필요가 없었고, 하모니는 방금 설명한 제도에 따라 세컨드 사이클이 종료된 직후 우선선발되었다.

        

        

        다시 말해 여기 있는 이들의 시간은 실로 넉넉했다.

        

        내가 참교육할 수 있는 시간도 그에 비례했다.

        

        

        

       “앞으로 꼬리는 압수예요.”

        

       “에…?”

        

       “그러어어언….”

        

       “…뭐 그런 걸로 다들 세상 무너졌다는 표정을 짓고 계시는지?”

        

        

        

        아주 변태들이 따로 없다.

        

        그리하여 내 주먹의 회전 RPM은 이전보다도 더 늘어났고, 두 명의 입에서 비명소리 이외의 다른 게 안 들릴 때까지 교정을 해준 결과는 탁월했다. 다들 동공이 흐려진 채 으어어어 하는 소리만을 내뱉는 걸 보아하니 이 즈음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듯했다.

        

        두 명의 허리에 꼬리를 감아 소파 위에 내려놓았다. 이제 대략 10일 가량 있으면 출발하게 될 하와이 여행에 대해 몇 가지 간단히 알려줄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미 숙소도 잡아놓았고, 이동은…차를 하나 보내주셨으니, 그걸 타고 다니면 될 거예요. 총도 거기다 실을 거긴 한데, 어차피 총포상에서 차를 한 대 붙여줄 거라고 했으니 크게 신경쓰지는 않아도 상관없어요.”

        

       “차도 빌리셨어요?”

        

       “그렇죠.”

        

        

        

        뭐라고 해야 하나.

        

        사실 빌린 게 아니라…부모님이 ‘이거 타고 다녀라’라면서 대놓고 한 대를 주셨다. 4인승 SUV가 어지간한 외제차 5대 가격이라는 점은 좀 많이 놀랍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하와이에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지하에 짱박혀있던 의전차량 비스무리한 것을 최대한 빨리 하와이로 가는 배에 선적시키겠다며 난리를 부리던 싱크탱크보다는 나았다. 그냥 적당히 크고 트렁크 넓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싶었던 내게 이 이상의 수치플레이는 무리야.

        

        아무튼 부모님 덕분에 사격장으로 쓸 토지와 대형 실내사격장, 호텔 등등을 간단하게 빌릴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이젠 그닥 문제 없이 감사인사와 영상통화 등이 가능했기에 감회도 새로웠기도 하고.

        

        

        

       “저 하와이는 처음 가봐요.”

        

       “앞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닐 텐데요, 뭐. 아마 선선하고 즐거울 거예요. 이 즈음에는 대개 26도 정도니까 옷은 아무거나 가져가도 되지만, 좀 많이 가져가는 게 좋아요. 화약 냄새가 많이 배게 될 것 같으니.”

        

       “이걸 좋아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뭐어, 꽤 즐거울 것이다. 일단 나는 확실히 즐거울 것이었고.

        

        그건 그렇고, 저 두 명이 실제로 총을 쏴본 적이 있으려나. 일단 하모니는 지난 번에 나와 함께 간 적이 있으니 경험이 있다고 확실히 단언할 수 있었고…다이스가 없네. 그래도 금방 적응할 확률이 높았다.

        

        더군다나 이 두 명을 가르치면서 하모니와 다이스의 행동 보정…그러니까 재장전이나 조준, 그런 것들과 같은 여러 모션을 담당하는 보정을 아예 제로로 내려버렸으니, 가만히 놔둬도 기초적인 것들은 잘 해낼 것이다.

        

        단지 체력이 문제긴 하지만, 뭐어. 어차피 관광하러 가는 것도 있고, 가서 무식하게 총만 쏘다가 오지는 않을 것이다. 애초에 하와이에 총만 쏘러 가는 사람이 어디 있어. 새파란 바다 즐기러 가는 거지.

        

        상어가 어떨지 모르겠긴 한데.

        

        

        

       ‘해수욕이요? 해군으로 오면 깨어있는 시간 중 절반은 물에 들어가있는 게 부지기수인데, 그런 게 뭐가 좋다고.’

        

        

        

        …어쩐지 로렌티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이 양반이 집에 갈 날도 얼마 안 남았다. 당장 내일 아침에 출국할 예정이라고 했으니 말 다했지. 특별히 가는 길에 배곯지 않도록 사비를 들여 퍼스트 클래스를 예약했다. 듣자 하니 원래는 미국으로 건너가는 군용 수송기에 타서 유유자적 가려고 했다나 뭐라나.

        

        그래야 로건을 안 만난단다.

        

        물론 마음씨 착하고 재정에 여유가 있는 나는 입국과 동시에 로건과의 친밀함을 다지는 한편 배부르게 미국으로 가라고 상어의 손에 1등석 티켓을 쥐어주었고, 그 대가로 정강이 조인트를 맞게 되었다. 당해도 싼 건 인정했지만.

        

        아무튼 이곳에서 공항까지 가는 버스도 이미 예약해두었고, 이 양반이 별탈없이 집에 가길 빌 뿐이다.

        

        

        

       “하와이 체류 기간은 4일에서 5일 정도. 유동적일 확률이 높으니 마음 편하게 지내요.”

        

       “11월에 아시아 예선전이 있는데 괜찮으려나….”

        

       “거기 가서 연습하면 되죠.”

        

       “헉.”

        

        

        

        접속기는 하와이에도 차고 넘치기도 하거니와, 실제 사격을 하러 가는 건데 감이 녹슬 리가 있기나 할까.

        

        거기다가 이 두 명이 잘 배워놓으면 아시아 예선전을 준비하는 인원들을 일일이 가르치러 내가 갈 필요까지 없어진다. 이래서 후임 양성은 실로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둘이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건 그렇고, 이렇게 떠들고 있자니 뭔가…새로운 일을 하나 또 무사히 마감한 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꽤나 묘했다.

        

        몇 번이고 말했지만, 처음 원래 세계에 다시 발을 들였을 때부터 1년이 흘러 모든 일이 깔끔하고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지만, 그럼에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간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것은 또 다른 기분이었다. 6주 가량 뒤엔 아시아 예선전이 시작된다는 사실도 그렇고.

        

        그건 그렇고, 아시아 예선전 하니 문득 케이스가 생각나는데…그동안 딱히 해당 방향을 신경쓰지 않아서 일본 프로게이머 쪽이 어떻게 돌아가는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바로 직접적으로 물어볼까 하다가 간접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건 그렇고, 다들 아시아 예선전은 자신 있나요?”

        

       “이대로만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이번 년도에는 한국 빼고 죄다 반시체 상태라서 작년처럼 쓸어먹을 것 같기도 한데.”

        

       “한국 빼고…라.”

        

       “유진 씨도 알잖아요, 일본이 맛이 가버린 거. 이번 년도 초에 내부고발 한 번 터져서 난장판이 됐으니, 아시아 예선전에서 힘쓰려면 처음부터 다시 기틀을 다져야 할 걸요.”

        

        

        

        결국 그렇게 됐구만.

        

        당장 귀국한 다음 수많은 인커젼 미션, 그 외의 여러 스케줄들 때문에 미처 신경을 못 썼는데. 이제 와서 결과를 듣게 되다니, 뭔가 기분이 묘하다고 해야만 할지.

        

        아무튼 그 후에는 별로 할 이야기가 없었다. 사격은 이틀로 나눠서 시행하고, 그 후 하루나 이틀 정도 관광을 즐기다가 복귀하면 끝. 좀 와일드한 레저 활동이 섞여있는 걸 제외하면 완벽하기 그지없는 – 조금 늦긴 했지만 – 휴가였다.

        

        그것과는 별개로, 사격을 하루에 몰아서 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이 또한 나름의 레저 활동이었고, 안 그래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걸 하루 안에 몰아서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확률이 높았다.

        

        이리저리 거창하게 말하긴 했지만, 하와이 놀러와서 모니와 다이스한테 하루 종일 화약 냄새만 맡으라고 할 수는 없잖아.

        

        

        

       “아무튼 스케줄은 그렇습니다.”

        

       “…뭔가 이렇게 들으니 또 기대감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저희들은 얼마 내면 되나요? N빵은 나중에?”

        

       “몸만 챙겨오세요. 사실 옷도 챙겨올 필요 없어요. 가서 사면 끝이니까.”

        

       “우와….”

        

       “아니, 에. 그럴 필요는 없는데.”

        

        

        

        두 명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었지만, 사실 나도 이리 말해야만 하는 게 조금 당황스럽다.

        

        호텔 괜찮은 데 없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부모님은 그걸 숙박 시설과 자동차 대절, 사격장 렌트까지 대신 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신 모양이었다. 그리하여 내 지갑에서 나가는 돈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고.

        

        그 후에는 가서 사격하게 될 총기의 종류에 대해 간단하게 브리핑. 당연하게도 구경이 높아질수록 다들 표정이 실로 미묘하게 변했고, 이는 미니건과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바렛과 NTW-20으로 이어지는 화룡점정에서 특히나 그러했다.

        

        

        

       “물론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쏘는 건 저와 로렌티나 정도일까요.”

        

       “아, 저도 시켜주세요.”

        

       “저도요.”

        

       “그럴 줄 알았어요.”

        

        

        

        이리 말하긴 뭐했지만, 나는 아무래도…이들을 줄곧 가르치면서 취향까지도 바꿔놓은 듯했다.

        

        당연하게도 꼬리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고, 총을 몸처럼 관리하고, 시험처럼 공부하라는 엄명은 이들이 화장품 종류 대신 수많은 총기 액세서리와 제원을 더 잘 외우도록 만들었으며, 이는 고스란히 적을 더 수월하게 죽이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로 인해 이들은 현재 다크 존에서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 과정에서 도파민 회로가 그쪽 방향으로 – 요컨대 적을 사살하며 쾌락을 얻게 되는 – 설정되었다고 해도 무방하겠지.

        

        

        좌우지간, 그리하여 설명은 끝났다.

        

        이제 더 이상 말할 건 없었고, 이들이 쓸데없이 몸을 험하게 다루다가 감기라도 걸리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여행 전까지 다들 몸조심하시고, 질문할 거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세요. 심심하면 집에 한 번씩 놀러와도 되고.”

        

       “아싸, 바로 유진쌤네 집으로 쳐들어가야겠다.”

        

       “…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

        

        

        

        당연하겠지만 오늘도 난리였다.

        

        시끌벅적한 하루였다.

        

        

        

        

        

        

        

        

        

        

         한편.

        

        

        

        

       “지나갑니다…아아아아악-!”

        

       “이 새끼, 이리 와! 내가 3시간 전부터 여기 와있었다!”

        

        

        

        으드득.

        

        JFK 국제공항에서 노퍽 국제공항까지 건너온 로렌티나를 맞이한 것은 장렬한 리어 네이키드 초크였다.

        

        일상이었다.

        

        

        

        

         

        

        

        

        

        

        

        

        

        

        

        

        

        

        

        

        

       “…목조르기 한 번 하려고 노퍽까지?”

        

       “망할 놈들이 너 한 번 만나서 스케줄 조율해달라고 사정사정하길래 통 크게 일주일 쉬게 해달라고 질렀지. 그랬더니 적당히 들어주길래 드라이브할 겸 나왔다.”

        

       “이쪽은 들어가면 일주일 동안 부대 안에서 당신 몫으로 몰려든 신체검사를 전부 소화할 예정인데, 같이 돌아다닐 수가 없어서 아쉽게 됐군요.”

        

       “상관없어. 어차피 조기복귀할 거거든. 아직 부대에서 할 게 많아.”

        

        

        

        후룹.

        

        설탕을 잔뜩 때려박은 카푸치노를 한 모금 입에 머금은 로건이 조심스럽게 등을 뒤로 기댔다-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조심스럽게 다시 무게중심을 앞으로 이동시켰다. 유진보다도 무거운 몸무게에서 비롯될 뻔했던 대참사였다.

        

        이곳 뿐만이 아니라 많은 가게에서 이들은 의자에 앉는 것조차 조심해야만 했다.

        

        두 명의 눈동자가 잠시 동안 바쁘게 굴러가나 싶더니 삐걱거리는 소리가 멈추자마자 옅은 한숨이 입에서부터 토해졌다.

        

        

        

       “막내는 잘 지내고 있…아니, 물어볼 필요가 없겠네. 이미 그 난장판을 벌이고 왔는데.”

        

       “이미 문자로 선전포고까지 한 마당이니 서로 잘 지내고 있다는 건 잘 알았겠지요. 조만간 다시 만날 예정이니, 뭔가 대리로 전달하고 싶은 안건 있으면 미리 말하세요.”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

        

        

        

        잠깐 고민하던 그녀가 덧붙였다.

        

        

        

       “나중에 파키스탄 쪽을 좀 싸돌아다닐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긴 한데, 이런 것까진 어지간하면 말하지 마. 확실한 것도 아니고…뭐, 어차피 니가 말을 안 할 거라고 생각은 안 하니 알아서 판단해.”

        

       “후후. 거긴 작년부터 말이 꽤나 많았지요. 신경 끄고 있었는데 여전히 난리인 걸 보니 꽤나 귀찮은 상황인가 보네요. 타격팀이 직접 가야할 정도의 일까지 번진 건가요?”

        

       “아직은 아닌데….”

        

        

        

        힐끔 주변을 둘러본 로건이 의자에 매어둔 백팩에서 랩탑을 꺼냈다.

        

        노트북 화면을 펼친 후 전원을 켜자마자 보이는 MWRT – 대도시 시가전 전술대응팀. 유진의 군 경력을 메꾸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 물론 가상으로 만들어졌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짜여진 수많은 데이터들은 헛것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위와 같이 부대원들만을 위한 암호화 네트워크 플랫폼도 있을 정도로.

        

        이게 뭐시냐 하고 화면을 살피던 로렌티나를 힐끗 쳐다본 로건은 랩탑의 측면 버튼을 하나 눌러 방음 기능을 활성화했고, 특정 각도가 아니면 화면이 보이지 않는 보호 기능까지 작동시켰다.

        

        

        

       “최악의 경우엔 우리가 가겠지만, 지금은 정보공작팀 파견 여부와 관련된 안건이 한창 계류 중이야. 선거철이라 국방부도 어쩔 줄 모르는 거지.”

        

       “정보공작팀이라, 저어기 한국 스네이크키퍼 팀의 나카소네 같은 음험한 친구들이나 어울릴 법한 일이로군요. 뭔가 스턱스넷 같은 일을 추진 중인지?”

        

       “그건 내가 아니라 사이버사령부 측에 물어봐야지.”

        

       “하여간.”

        

        

        

        스읍.

        

        코코아를 한 모금 들이킨 로렌티나가 덧붙였다.

        

        

        

       “여기선 제일 큰 골칫거리였던 중국이랑 러시아가 사라져서 좀 나을 줄 알았더니, 아직도 세상은 난장판이군요. 인도랑 파키스탄 쪽이 마무리되면 또 뭐가 있으려나요. 중동? 호주?”

        

       “호주는 또 뭐야.”

        

       “누가 알까요, 호주인들이 20년 안에 캥거루랑 에뮤 연합의 반란을 맞닥뜨리게 될 수도.”

        

       “개소리 좀 하지 마.”

        

        

        

        로렌티나는 큭큭대며 웃었고, 로건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다가 결국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렇게 다시 텁 하고 랩탑을 닫은 로건은 그것을 가방 안에 넣었고, 그걸 지켜보던 로렌티나가 툭 하고 한 마디 던졌다.

        

        

        

       “사람을 보내는 것보단 슬슬 원격조종 휴머노이드 같은 거나 연구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한데. 진이나 레인 같은 휴머노이드에 사람이 들어가서 조종하면 얼마나 편하겠어요.”

        

       “그도 그렇긴 한…잠깐.”

        

       “혀라도 씹으셨나요?”

        

       “아니.”

        

        

        

        그 순간 머릿속에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글이 아니었다. 마치 시간의 단편을 잘라 만든 사진들이 머릿속을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느낌. 아주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을 때나 가동되는 뇌의 압축적 논리 전개….

        

        로렌티나는 감을 잡지 못했지만 로건은 감을 잡은 지 오래였다.

        

       

        

       ‘…키워드 1. 그리 멀지 않은 과거, 진은 알파의 자리를 꿰차고 아르테미스의 모든 데이터를 자신의 저장 장치에 넣은 뒤 레인과 함께 다른 세계의 이카루스로 복귀하였다.’

        

       ‘키워드 2. 이 세상의 막내와 두 메카 막내 간 관계를 고려해볼 때, 유진은 다른 세계의 아르테미스의 기술력을 몽땅 저장하고 있는 진에게 그 어떠한 무리 없이 접근하여 정보 공유를 요청하거나 당사자의 의사 없이 가져올 수 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는 것은….’

        

        

        

       “…로건?”

        

       “야.”

        

       “뭔가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나보군요, 당신.”

        

       “그럼, 물론이지.”

        

        

        

        짤막하게 웃은 로건이 로렌티나에게 덧붙였다.

        

        

        

       “막내한테 가서 전해줘. 여기서도 진이랑 레인 좀 보고 싶으니까 힘 좀 써달라고. 돈이 모자라면 자기 빤쓰까지 벗어던지고 휴머노이드 제작 기술을 매입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회사들이 넘쳐날 걸.”

        

       “…아!”

        

        

        

        그 순간, 상어는 로건과 정확히 동일한 과정을 거쳐 동일한 과정에 도달했다.

        

        큭큭대는 소리와 함께 입이 열렸다.

        

        

        

       “그거 재밌겠군요. 막내를 만나는 즉시 말해보도록 하죠.”

        

        

        

        둘은 말없이 씨익 웃었다.

        

        비록 예상치는 못했지만, 실로 가치있는 만남이었다.

        

        

        유진이 두 명의 메시지를 보고 다른 세계로 떠나기까지 몇 시간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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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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