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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2

    <472 – 위기에 뛰어드는 용기>

     

    나무 한 그루의 불쌍한 학대를 마지막으로 시험은 마침내 종료가 되었다.

     

    “오크노디. 안데르센. 앤서니. 옐친. 아돌프. 이상의 5인은 중간고사를 통과하여 최고점을 받는다. 또한 특별한 성과를 거둔 오크노디에게는 초과점수만큼의 포인트를 별도로 지급한다.”

     

    [강적 혈음악단의 방해를 여유롭게 견뎌내면서 <피크닉으로 힐링하기> 중간고사를 통과했습니다.]

    [행동예측 경험치+100]

    [심리예측 경험치+100]

    [마나제어술 경험치+50]

    [마나술 경험치+50]

    [공포유발 경험치+30]

    [울음소리 경험치+30]

    [흉내내기 경험치+30]

    [완벽 경험치+10]

    [평정심 경험치+10]

     

    [당신은 독식을 할 수 있음에도 다른 학생들의 성장기회를 빼앗지 않고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착한아이 경험치+1]

     

    [당신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선의를 베풀어서 같은 조의 학생 모두를 합격시켰습니다.]

    [카리스마 경험치+30]

    [착한아이 경험치+3]

     

    [당신은 폭사하여 죽을 위기의 교관에게 자비를 베풀어 소중히 아끼던 저주를 잔뜩 사용해서 그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마나제어술 경험치+50]

    [저주부여 경험치+50]

    [착한아이 경험치+10]

     

    [불쌍한 나무는 혈음악단 간부와 당신의 힘겨루기에 휘말려 마음이 꺾인 채로 복종했습니다.]

    [칭호 <어둠의 연주가>를 습득합니다.]

    [길들이기 경험치+30]

    [무서운아이 경험치+10]

     

    [도전과제 <여유로운 피크닉> 달성보상으로 1만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도전과제 <감점이 뭐죠> 달성보상으로 2만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도전과제 <어둠의 연주가> 달성보상으로 3만 포인트를 지급받습니다.]

     

    *어둠의 연주가* : 악기연주로 생명체의 마음을 꺾고 굴복시킨 당신은 어둠의 연주가라 불릴 자격이 있습니다.

    -칭호장착효과 : 상태이상 <굴복> 부여확률 50 증가

    -칭호보유효과 : 상태이상 <굴복> 부여확률 10 증가

     

    역시 어려운 강의는 보상도 짭짤하다.

    레어능력치 평정심과 완벽이 잔뜩 올랐고 상태이상을 유발하는 특별한 칭호도 얻었다.

    무엇보다도 최대의 소득을 손꼽아보라면 바로 이것!

     

    [착한아이 경험치가 임계점을 돌파했습니다.]

    [<착한아이> 기능이 <친절한아이>가 되었습니다.]

     

    나쁜아이가 무서운아이로 진화했다면 착한아이는 친절한아이로 진화했다!

     

    “고맙다, 오크노디. 덕분에 통과할 수 있었어.”

    “서귀연 여러분이 열심히 한 덕분이죠. 노력하지 않았으면 제가 뭘 해도 도중에 전부 기권했을걸요?”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니 고맙군.”

     

    안데르센 대공자의 다음으로는 히틀러 교관이 머뭇머뭇거리며 다가왔다.

     

    “왜 나를 구했지?”

    “아저씨를 응원하고 싶어서요?”

    “고작 그런 이유로 그 많은 저주를 펼쳤다고? 그런 걸 드러내어봤자 사람들이 네가 무얼 할 수 있는지 깨닫고 두려워하게 될 텐데.”

    “제대로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적어도 서귀연은 그랬으니 됐어요. 아니면 히틀러 아저씨는 제가 두려워요?”

    “솔직히 두렵다. 네 나이에 너만큼의 실력을 지니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비상식적이니까.”

    “그렇구나…”

    “그래서 그 이상으로 더욱 고맙다. 남에게 두려움을 받을 걸 각오하면서까지 베풀어준 도움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았으니까.”

     

    아저씨의 눈은 진심이었다.

     

    “나는 디스트로이어 교수의 의뢰를 받고 도적길드에서 파견한 정보원이다.”

    “네에?!”

    “지금은 이 이상의 대화를 나누기엔 널 주시하는 눈이 많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따로 들려주지. 오늘의 은혜는 반드시 갚으마.”

     

    의미심장한 대화를 마지막으로 교수에게 불려가는 히틀러 교관.

    디스트로이어 교수님이 내게 사람을 붙인 이유가 뭘지 궁금해 하고 있으려니 마지막으로 또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왔다.

     

    “시험 재밌었죠?”

    “최악의 악몽이었습니다. 저조차도 즉석에서 만들어낸 악상을 즉석에서 따라잡는 것도 모자라 마목의 폭주마저 강제로 무력화시키다니.”

    “후후. 새로운 악상이라고 해서 긴장했지만 결국 같은 멜로디를 공유하는 BGM이었는걸요.”

    “용어는 모르겠지만 전부 간파했다는 뜻으로 들리는군요. 완패입니다. 악사로서 악상을 모조리 꿰뚫렸다는 것은 완전한 패배를 의미합니다.”

     

    정장차림의 간부가 고개를 숙이며 목을 내밀었다.

     

    “베십시오. 악상을 간파당한 것도 모자라 즉석에서 완벽하게 따라잡힌 악사에게 더 이상 살아있을 이유는 없습니다.”

     

    혈음악단 단원들은 그 광경을 보면서도 말리는 대신, 자신들이라도 저러겠다는 눈으로 나를 노려봤다.

    흐으음.

    그만큼 자존심이 상했다는 뜻이겠지?

     

    “좋아요! 그럼 그 목숨, 잘 받아갈게요.”

     

    나는 싱긋 웃으며 검을 휘둘렀다.

    혈음악단 단원들이 크게 움찔했다.

    간부는 폼으로 간부자리를 딴 건 아니었는지 눈 한 번 깜빡이지도 않았다.

     

    “이건… 무슨 뜻입니까?”

    “간부님의 목을 베어봤자 경험치가 더 들어올 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걸요.”

    “제 목에는 현상금이 걸려있습니다.”

    “뒤에 계신 단원분들 현상금까지 다 합쳐도 제 포인트가 더 많을 듯!”

    “큭큭. 정말 굴욕적이군요. 목숨을 거둘 가치조차 없어서 옷깃만 베고 살려주겠다니.”

    “후후. 기뻐하기엔 아직 이르다고요? 공짜로 살려드리는 건 아니니까요.”

     

    간부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막힌 숨을 내쉬며 호흡을 되찾았다.

     

    “죽다 살아난 사내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제 전속 브금술사가 되어주세요!”

    “우선 아가씨가 바라는 브금술사가 무엇인지부터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원격 통신마도구로 언제 어디서나 제가 원하면 지정된 노래를 연주하는 전속악사요!”

     

    정장간부가 넋 나간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봤다.

    아이 참.

    이쁘다고 저렇게 막 반하면 곤란한데.

    서비스로 윙크라도 해줄까?

    슬쩍 얼짱각도로 자세를 조정하고 있으려니 정신을 되찾은 간부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말했다.

     

    “혈음악단은 청중이 많은 곳을 찾아다닙니다. 축제가 열리는 도시. 전쟁이 열리는 평원. 그런 수많은 청중들에게 저희가 즐기는 박진감 넘치고 긴박한 선율로 감정을 고조시키고 싸움을 붙이며 피와 파괴, 충동으로 청중들을 조종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다치거나 죽습니다. 많은 조직과 국가가 저희에게 현상금을 걸고 고위모험가가 저희를 노립니다.”

    “그런 혈음악단의 간부인 저를 고용한다는 것은 제가 쌓아온 원한과 업을 아가씨께서 모두 감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다시 묻겠습니다. 이 모든 사실을 염두에 두고도 저를 원하십니까?”

     

    맙소사, 너무 감동적이야!

     

    “긴박한 브금 저도 좋아해요! 완전 신남! 싸움은 역시 브금이 있어야 재밌죠!”

    “?”

     

    정장간부의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 * *

     

     

    히틀러는 귀를 의심했다.

     

    “데모니카 교수님.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했다.”

     

    4학년 진급시험에 실패한, 진급을 포기하고 중퇴한 자신에게 교수가 손을 내밀었다.

    그토록 간절하게 바랐던 시절에는 주어지지 않았던 기회가 모든 걸 포기한 지금에서야 주어졌다.

     

    “어째서… 지금입니까? 왜 기껏 마음을 다 정리한 지금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겁니까!”

    “978기 입학생 히틀러. 위험은 절대 감수하지 않는 학생. 위기감지에 탁월하며 생존본능이 투철한 추적, 생존계 클래스의 재능을 지녔음. 이 기록대로의 학생이라면 4학년 진급은 무리였겠지. 하지만 이번 시험에서 보여준 자네의 모습은 달랐네.”

     

    데모니카 교수는 그의 행적을 되짚었다.

     

    “1학년 학생에게 노이즈캔슬러를 넘겨주었고, 다른 교관들이 이 악물고 흠을 잡을 때에 자신의 담당학생을 위해 목숨을 걸고 무모한 안정화 시도를 했지.”

    “잠시 머리가 어떻게 되었을 뿐입니다. 어차피 여차하면 교수님이 구해주셨겠죠.”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4학년 진급시험에서도 끝내 도전을 중지하고 기권하지 않았나?”

    “…”

    “본능을 이겨내고 도전하는 정신. 진급시험에 도전할 때에는 자네에게 없었던 재능을 아카데미를 그만 두고 나서야 자네는 깨우쳤지. 그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비로소 4학년이 될 자격이 있네.”

     

    웃기는 소리다.

    그는 정식교관조차도 아니었다.

     

    “저는 교관이 아닙니다.”

    “알고 있다. 디스트로이어 교수가 불러온 정보원이더군.”

    “그걸 어떻게?!”

    “현상수배범인 혈음악단조차도 시험상대로 초청한 몸이다. 이 데모니카가 겨우 도적길드의 상급정보원 따위를 몰라볼 것 같은가?”

    “그런데도 절 추천한단 말입니까?”

    “너 말고 같은 조에 속한 진짜 교관이라는 녀석은 무얼 하고 있었는지 아는가? 녀석은 채점을 포기하고 달아났다. 폭주에 돌입하는 나무에 가까이 다가갔다가 자기까지 휘말릴까 봐. 그딴 녀석에 비하면 네놈이 훨씬 교관다웠지.”

    “…”

    “자네의 가치는 자네의 행동이 증명했네. 스스로에게 기회를 줄지는 스스로 고르게. 충분히 고민하고 답을 내리도록.”

     

    다음번 4학년 진급시험에 도전할지 말지 말일세.

    데모니카 교수가 남긴 말은 히틀러를 거듭 심란하게 만들었다.

     

    “오크노디의 시험을 직접 관찰한 결과는 어땠는가. 시험장에 직접 침입한 교관은 자네뿐이니 자네의 진술이 중요하네.”

    “뛰어난 성적으로 시험을 끝마쳤습니다.”

    “그것뿐인가?”

    “그렇습니다.”

    “…그래. 이만 돌아가도 좋네. 큰 건을 마쳤으니 당분간은 휴식을 취하도록.”

     

    도적길드에의 보고를 얼버무리며 히틀러는 깨달았다.

    4학년 진급.

    한때는 목숨을 걸고 매달렸던, 그러나 정말로 목숨이 걸린 위기 앞에서는 나아가지 못했던 시험이 더는 그에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지금 그의 마음이 향하는 것은 생명의 은인인 오크노디를 향한 은혜 갚기뿐이다.

     

    ‘그래, 직접 찾아가서 그녀와 상의하자.’

     

    은혜를 갚고 싶다고.

    내게 무엇을 바라냐고.

    도적길드의 정보원으로 남기를 바란다면 그러겠다.

    디스트로이어의 수족으로 남기를 바라면 그러겠다.

    아카데미 4학년이 되기를 바란다면 그러겠다.

    적어도 앞으로 몇 년 정도는 오늘 입은 은혜를 위해 그녀가 바라는 방향대로 살아가리라.

     

    달칵.

     

    창문을 열고 자연스럽게 기숙사 방에 침입하려던 그의 손이 우뚝 멎었다.

     

    “끄아아아악!!”

     

    오크노디의 개인실 창문 안에서 실시간으로 미라처럼 말라비틀어지며 혈음악단 간부의 몸이 흘러내렸다.

     

    “?!?!”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넋 나간 그의 앞에서 덜컹 창문이 열렸다.

    뒤로 나자빠진 그에게 핏빛이 감도는 악기를 한 손에 든 오크노디가 고개를 창밖으로 내밀고 말했다.

     

    “와! 마침 잘 오셨어요. 방금 좋은 BGM생성기를 하나 얻었는데 테스트 좀 도와주실래요?”

     

    은혜 갚기… 그만둘까?

    히틀러의 생존본능이 4학년 진급시험을 치렀을 때보다 더욱 격렬하게 발동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친절해도 무서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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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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