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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6

       

        

        

        

        

        

        

        

       ───기이잉!

        

        

        

       “자동삽탄기는 큰 문제 없이 돌아가는 것 같군요.”

        

       “다행이네요. 다들 탄창이랑 탄통 가지고 오세요. 일일이 탄창에 한 발씩 낑낑거리면서 끼워넣기 싫으면 말이죠.”

        

        

        

       -실내…사격장???

       -아니시발 무슨 사격장이 축구장만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이렇게생긴 곳은 진짜 처음보네 ㄷㄷ

       -천장까지 높이가 무슨 수십미터나 되는데 여기 진짜 사격장 맞긴 함????

       -팩트)옆은 최대 1500m나 되는 장거리 사격이 가능한 거대 공터가 있다

        

        

        

        건물과 건물, 그리고 넓은 공터.

        

        건샵에서부터 수많은 장비를 챙긴 뒤, 마치 작은 현금수송차마냥 생긴 두툼한 트럭에 전부 싣고 대략 수십 분 가량을 달려 도착한 인적 드문 공간 어딘가. 차를 타고 가면서 듣기로는 위치는 이리 외진 곳에 있어도 엄청나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나 뭐라나.

        

        그 증거로, 오늘과 내일을 제외한 다른 날들의 예약 역시도 꽉 차있었다. 당장 오늘, 사격이 끝나는 저녁 6시 즈음, 우리가 짐을 싸고 나간 이후엔 다른 사람들이 와서 12시까지 사용할 예정이었다. 여러모로 이래저래 대단하다 싶긴 했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머신 위에 신나게 총알을 붓기 시작했다.

        

        

        

       ───카라락!

        

        

        

       “무슨 연료 붓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러게나 말이에요.”

        

        

        

        물론 연료라기보단 죽음의 씨앗이었지만.

        

        대형 자동삽탄기계는 마치 거대한 원통처럼 생겼다. 상부에 총알을 들이부은 뒤 가지고 있던 텅 빈 탄창 수십 개를 열심히 제자리에 꽂아넣고 버튼을 누르면 끝이었다. 내부의 센서는 삽탄이 완료되었는지, 현재 머신 안에 몇 발이 있는지 등등을 LED로 표시했고.

        

        탄환의 종류에 상관없이 박스 안에 마구잡이로 쏟아부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어차피 기계가 알아서 전부 분류해줄 예정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금속 냄새 나는 공정이 한쪽에서 이뤄지는 동안, 나는 인생 최초로 방탄판 삽입 과정을 거치고 있는 하모니와 다이스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이번에 사온 플레이트 캐리어는 전술조끼와 별도의 물건이 아니라 캐리어 자체에 몰리와 탄입대, 파우치 등이 기본적으로 결속되어 있는 것이었고, 두 명은 자유롭게 파우치를 뜯어내고 몰리와 얽힌 탄입대를 분리해 자신이 편한 형태로 조정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겠지만, 이 두 명이 다크 존 인게임에서 쓰던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 광경을 보던 존 라크 – 이번에 우리에게 각종 화기를 제공해준 총포상이자 전직 DEVGRU 오퍼레이터 – 가 내게 다가와 덧붙였다.

        

        

        

       “꽤 익숙해보이는군요.”

        

       “가상현실에서 체력 보정만 제외하고 전부 꺼버리도록 시켰거든요. 체력만 빼면 가만히 놔둬도 알아서 잘 할 애들이에요.”

        

       “하하, 그래 보입니다.”

        

        

        

        두 명은 이미 홀스터와 무릎보호대 등을 착용한 상태.

        

        오늘 사격한다고 미리 말해놨기 때문에 둘 다 원피스나 치마 계열 대신 움직이기 간편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한 번씩 착용해본 뒤 터치 패스너, 한국어로는 찍찍이를 자신의 몸에 맞게 조정하라고 덧붙였다.

        

        다행히도 요즘은 신소재로 만들어진 방탄판이 상당히 많아 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무겁지는 않을 것이었다. 터치 패스너가 뜯겨지고 부착될 때마다 찌직거리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고, 두 명은 플레이트 캐리어를 안정적으로 착용했다.

        

        

        

       “여기 좀 타이트하게 붙여주세요.”

        

       “이거 끝난 다음 저도 어깨 부분 좀 조정해주실 수 있죠?”

        

        

        

       -뭐 이렇게 자연스러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사격한다고 구라치고 다크존 키면 안됩니다!!!!

       -니들 유진쌤한테 아무말안하고 사격장간적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얘네들은 PMC 스카우터가 군침을 흘릴 정도의 실력자다

       -체력과 정신력이 좀 모자랄 뿐인 오퍼레이터wwww

        

        

        

        음, 역시. 힘든 부분은 팀원들이랑 나누면 그만이지.

        

        다이스와 하모니는 큰 문제없이 조정을 끝마쳤고, 아직 탄창이 삽입되지 않은 소총 한 자루를 각자 가져온 뒤 사람이 없는 방향에 대고 몇 번 견착과 조준을 시행했다. 플레이트 캐리어를 입은 순간 맨몸에 비해 어깨 견착이 좀 더 불편해지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조준만 했기에, 두 명은 몇 번 조준을 마친 후 약실을 확인하고는 다시 하이/로우레디 자세로 움직여 원래 총기가 있던 곳에 그것을 가져다놓았고, 견착이 덜 불편하도록 다시금 플레이트 캐리어를 이리저리 조정했다.

        

        어느덧 한쪽에는 9mm, .45 ACP 탄이 가득히 든 탄창들이 무더기로 쌓이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권총부터 시작해보는 게 낫겠죠?”

        

       “네. 다른 분들은 테이블 위에 총기 액세서리 좀 깔아주세요. 권총용 컴펜세이터, 소음기, 보정기랑 소염기, 도트사이트, 로니 킷…아무거나 다요. 슈팅 레인지는 10개 정도 만들어둘 테니 대기하는 분들도 별 일 없으면 사격하셔도 됩니다.”

        

       “알겠습니다. 존슨! 바닥에 있는 A-06이랑 07번 상자 가지고 와! 그거 다 권총용 파츠니까!”

        

        

        

        소총과 권총 등등을 가리지 않고 탄창만 700개 이상을 샀기에, 수십 개의 테이블 위를 각종 탄환들이 가득히 찬 탄창들이 무지막지하게 늘어서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곳이 건슈팅 매니아들의 천국이 아닐까. 일단 나와 로렌티나는 그렇게 생각했고, 다시금 몸에서 플레이트 캐리어를 벗어던진 하모니와 다이스 역시도 가까이 다가와 그리 덧붙였다. 그 옆을 둥둥 떠다니는 드론캠이 테이블 위를 비추었다.

        

        

        

       -와시1발 이게 택티컬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들 무슨 무박5일 군사작전나갈 준비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존나부럽다

       -와 이거 참기힘들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도대체 이게 머선일이고

        

        

        

        이제부터는 프리 슈팅의 시작이었다.

        

        일단 시작은 고정 목표 사격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그리하여 이곳에 들어올 때 받았던 반투명 홀로그램 패드를 꺼내들고는 축구장보다도 넓은 공간을 힐끔 바라보았다.

        

        바닥은 마치 문양이 그려져있는 것처럼 격자무늬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게 무어냐 하니…방탄 패널이 바닥 밑에 잠들어있는 것이었다. 터치한 후 올리면 격자무늬가 그대로 위로 올라와 일종의 구조물을 형성할 예정이었다.

        

        당연하겠지만 어디에 어떤 패널을 세우냐에 따라 훌륭한 CQB 연습 장소를 직접적으로 창조해낼 수도 있었다. 심지어는 시간만 있다면 3층짜리 가건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정도였다.

        

        이러니까 사람들이 시간당 100만원씩 내고 이 장소를 빌리지.

        

        

        어느덧 준비가 상당히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양쪽 벽면에는 각각 30개에 달하는 건캐비닛이 놓여졌다. 소총과 권총, 자동소총, 저격총, SMG, 샷건, 그 외에 상상할 수 있는 수많은 무기들이 세로로 세워진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략 30cm 간격을 두고 띄엄띄엄 떨어진 테이블 위, 탄종에 따라 분리되어 있는 수많은 숫자의 탄창들 역시도 마찬가지. 나는 그것을 보며 하모니와 다이스에게 오늘 여행을 기념하는 택티컬-모자, 그리고 방음 및 무전 기능이 포함된 헤드셋과 방탄 글래스를 건넸다.

        

        나와 로렌티나, 라크와 그의 아래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이미 목에 하나씩 걸고 있었고.

        

        

        얼추 대부분이 마무리되었을 즈음, 직원들이 설치한 의자에 다들 앉기 시작했다.

        

        하와이의 사정에 가장 빠삭한 라크가 어디선가 화이트보드를 들고 왔고, 그 앞에 서서 사전 교육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저보다도 총기 다루는 것에 익숙할 거고, 적어도 총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안전만큼은 세심하게 다루고 넘어가겠습니다.”

        

        

        

        총기 안전수칙의 대전제 – 모든 총은 장전된 것으로 취급하라 – 로부터 시작하는 교육.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그 이후로 아는 내용 – 그러나 끝없이 상기하고 명심해야만 하는 – 이 이어졌다.

        

        약실에 탄환이 없음을 알려주기 위해 하는 드라이파이어를 제외하면 공격발은 어지간하면 자제할 것, 사람한테 총구를 겨누지 말 것, 슈팅 레인지 안을 활보하지 말 것, 사격 전 손가락에 방아쇠 걸지 말 것, 도탄 위험과 시설 손상 방지를 위해 바닥에 총 쏘지 말 것….

        

        마지막으로, 누구라도 무언가 위험 요소를 발견했을 시 사격 행위 전체를 중단시킬 수 있다-까지.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설명이 진짜였다.

        

        

        

       “다음으로는 이 시설에 배치된 이산화탄소 분말 소화기의 위치와 천장 소화기 작동법, 비상 상황 발생 시 연락 가능한 병원, 응급구조실 번호 등등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나와 로렌티나는 이곳까지 오면서 진즉 그 목록을 여럿 외워놓았다.

        

        힐끔 뒤를 돌아보니 하모니와 다이스 역시 삐질삐질 땀을 흘리면서도 수첩을 꺼내어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었다. 역시 잘 키워놓으면 1인분을 하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실로 뿌듯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5분 가량 이어진 사격 사전 교육이 완전히 종결을 맞은 순간, 존 라크는 팔을 X자 모양으로 겹쳤다가 옆으로 풀며 덧붙였다.

        

        

        

       “자, 해산.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사격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표적지는 각자 원하는 만큼 가져가시고, 테이블에서 견착사격을 하고자 하는 분들은 필요한 물품을 미리 요청하시면 직원들이 도와줄 겁니다.”

        

       “확인.”

        

       “후우, 그러면 슬슬 가볼까요─”

        

        

        

        드르륵.

        

        네다섯 명 정도가 우르르 뛰어와 의자를 수거해가는 사이,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인원이 권총을 분류해놓은 전시장으로 빠르게 향했다. 나는 적당히 주변을 둘러보다 P226 한 자루를 골랐고, 로렌티나는 그걸 보더니 똑같은 권총을 들어올리며 덧붙였다.

        

        

        

       “역시 권총은 Mk.25죠. 무의식적으로 그리 생각하고 있었나요, 막내?”

        

       “…아무리 그리 말해도 씰은 안 갈 거예요.”

        

       “아깝군요.”

        

        

        

        그냥 적당히 잘 맞는 것부터 쓰려고 했더니, 씰이 쓰는 – 정확하게는 한때 제식 권총으로 사용했었던 – 권총이라고 대놓고 옆에서 치근덕댄다.

        

        아무튼 이제는 개조의 시간이었다. 바닐라도 좋았지만 내 취향은 좀 더 택티컬한 것이었으므로, 일단 칙칙한 가늠자와 가늠쇠가 달린 권총 슬라이드부터 탈거한 후 오른쪽 허벅지에 달린 다용도 파우치에 집어넣었다. 얼마쯤 테이블을 확인하며 레일이 달린 것부터 찾았다.

        

        그 사이 총열과 스프링까지 갈았다. .40 S&W을 쏘기 위함이었다. 테이블을 지나칠수록 권총은 점차 모양새를 갖춰갔고, 머잖아 추후 장착할 소음기까지 하나 주머니에 쑤셔박은 뒤 탄창 3개를 챙겼다. 장전은 이따 사로에서 할 예정이었고.

        

        분해하며 나온 부품은 어디 섞이지 않도록 한쪽에 잘 모셔놓으면 직원이 와서 어디서 나온 부품인지를 물어본 뒤 가져갔다.

        

        

        슬라이드 위에 푸른색 삼각형으로 이뤄진 미니 도트사이트까지 얹혔다. 점이 생각했던 것보다 작지만 동시에 선명했기에 조준은 그닥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다들 뷔페를 온 것마냥 주변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총기를 만지작거리는 동안, 나는 첫 번째로 사로에 도착했다.

        

        슬라이드를 뒤로 젖히고,

        

        탄창을 삽입한 뒤,

        

        앞으로 전진한 후,

        

        세이프티를 사격으로 바꾼다.

        

        약실에 탄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목에 건 헤드셋을 알맞게 조정한 뒤 주변을 확인. 다들 미리 헤드셋을 착용 중이었고, 방음 기능까지 다들 켜놨으니 이제 사격을 시작해도 될 것 같았다.

        

        

        자연스럽게 숨을 머금고, 심장박동의 사이를 센다.

        

        25m 거리에 걸린 표적지의 머리를 조준했다.

        

        푸른색 점과 머리가 겹쳐졌을 때-

        

        

        

       ───타앙!

        

        

        

        사격이 시작되었다.

        

        하와이의 첫 날이었다.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있죠?”

        

       “그러네요. 게임에서는 몰랐는데 좀 쏘다 보니 팔목이 조금 아프다고 해야만 할지….”

        

       “사격폼을 보니 손목에 불필요하게 힘을 주거나 하는 것도 아닌 듯한데…그건 그냥 체력이랑 몸 문제에요.”

        

       “으앙.”

        

        

        

       -요약)몸이 허접이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실로 끌고나오면 그냥 지식많은 응애주사위일 뿐이라고 ㅋㅋㅋㅋ

       -??? : 응애 나 애기다이스…현실에서는 허접이야….

       -신나게 쏴제낄 때부터 알아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략 10분 가량의 시간이 지날 동안, 10명은 대략 700발 가량의 탄환을 소모했다.

        

        아마 저 건너편으로 가서 보면 부스러진 권총탄 파편이 드럼통 안에 한가득 쌓여있겠지. 물론 그러는 와중에도 어느 쪽에서는 사격을 하고 있었고, 누구는 잠시 쉬어가며 냉장고에 그득하게 쌓여있는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다행히 천장에 있는 초대형 환풍기를 최대 출력으로 가동하고 있어서인지 화약 냄새는 그 어디에서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코가 좋은 로렌티나와 내 기준에서도 그닥 신경이 쓰이지 않을 정도라면 말 다했지.

        

        

        아무튼, 다이스와 하모니로 다시 돌아와서.

        

        당연하겠지만 이 둘은…그냥 체력이 약했다. 어쩔 수 없었다. 1 + 1이 2라는 사실마냥 당연하기도 했고. 이 둘은 다크 존에서는 그야말로 막을 수 없는 전차였지만 현실에서는 그냥 평범한 성인 여성 두 명이라는 점을 감안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이들은 체력과 손목을 아끼고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남들과 다른 형태로서 페이스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요컨대 남들이 한 번에 대략 50발 정도 사격한 후 5분 가량 쉬면, 이들은 30발 가량 쏜 뒤 5분 가량 쉬는 걸 반복하는 것이었다.

        

        

        

       “좀 재밌어요?”

        

       “솔직히 말하자면…네. 저희가 쏜 표적지 한 번 보실래요?”

        

       “어디 한 번 보죠.”

        

        

        

        스으으윽!

        

        그런 소리와 함께 천장의 롤러가 회전했고, 25m 가량 떨어져있던 표적지의 T존에만 구멍이 뽕뽕 뚫려있는 표적지 두 장 – 하나는 민아, 하나는 예린이의 것이었다 – 이 내 손에 들렸다. 그리하여 나는 눈동자를 슬그머니 굴려 두 명의 총을 확인했다.

        

        크게 튜닝한 것 같지도 않은데 이 정도라, 확실히 방법론을 알고 있다는 가정 하라면 누구라도 총을 잘 쏠 수밖에 없긴 한가보다.

        

        예상보다 탄착군의 크기가 큰 건 – 25m 거리에서 형성된 탄착군의 구멍 간의 간격이 0.7cm였다 – 신체 제어의 문제였다. 요컨대 부족한 체력에서 기인했다는 소리였다.

        

        

        

       “잘 쐈네요.”

        

       “그쵸? 몇 번 쏴보니까 게임에서 했던 거랑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금방 적응한 것 같아요.”

        

       “그건 그렇고, 저 유진 씨가 대구경 권총 쏘는 거 보고 싶어요.”

        

       “…참 갑작스럽기도 해라.”

        

        

        

        물론 리퀘스트에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당연하겠지만 ‘보편적인’ 대구경 권총은 사실상 게임 등에서 가끔씩 나오는 데저트 이글이나 S&W M500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파이퍼 첼리스카나 트리플 액션 썬더같은 뇌절의 끝판왕을 달리는 총은 있을 리도 없긴 했지만.

        

        그리하여 대략 50발 가량의 .500 매그넘 탄환을 파우치에 적당히 털어넣었고, 사로의 앞에 선 뒤 실린더를 열어 새끼손가락만한 크기의 탄환을 한 발씩 밀어넣는다. 리볼버를 쏘는 건 상당히 오랜만이었다. 그리고 이런 막장스러운 물건을 쏴보는 건 더더욱.

        

        그러나 반동이 강하다 한들 인간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였고, 나와 로렌티나에게는 반동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하여 내가 보여준 것이 뭐냐 하니-

        

        

        

       ───스윽.

        

        

        

       “…신이시여.”

        

       “하하, 저 사람은 손이 세 개구만! 저렇게 쏴도 반동 제어가 되는지 모르겠어!”

        

       “우와, 꼬리사격!”

        

       “나도 진짜 꼬리 갖고 싶다….”

        

        

        

       -아니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리로 리볼버를 휘감은 다음 쏴제낀다고요? 그딴 사람이 어디있음 ㅋㅋㅋㅋㅋㅋ

       -아니 양손에 리볼버 한자루도 모자라 꼬리에까지 드는 건 또 무슨 경우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도류 ㅈ까~ 이젠 3볼버류야~

       -진짜 어처구니가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끼릭.

        

        그런 소리와 함께 내부의 격철이 움직였고, 투캉 하는 소리와 함께 세 발의 .500 매그넘 탄환이 허공을 날았다. 사실상 명중률 따위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퍼포먼스 용이었지. 하지만 그동안 꼬리 단련이 조금 모자랐단 사실을 감안하면 이 또한 어느 정도 도움은 될 것이었다.

        

        5발들이 실린더가 순식간에 비워졌다. 이런 종류의 더블액션 리볼버는 방아쇠압이 상당히 높았지만 내 손가락에 걸린 순간 22구경 총기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보다도 몇 배는 더 가벼웠고, 그리하여 자동권총 못지 않은 속사가 가능했다.

        

        순식간에 구멍이 뽕뽕 뚫려버린 표적지, 그리고 거의 동시에 텅 비어버린 3자루의 리볼버.

        

        손목, 혹은 꼬리 스냅으로 실린더를 연 뒤 아래로 내리자 15발의 탄피가 바닥에 부딪히며 청명한 소리를 터뜨렸다.

        

        

        당연하겠지만, 반동이고 뭐고 내게는 화끈하게 몰려드는 화약 냄새가 더 고역이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진저리를 토했다.

        

        

        

       “어으, 냄새. 이따 호텔로 돌아가자마자 옷을 빨아야겠네요.”

        

       “유진 씨, 진지하게 꼬리 가지고 싶은데 저한테 꼬리 씻은 물 한 컵만 주시면 안 되-꾸엑!”

        

       “안 돼요!”

        

        

        

       -두 몬낸이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처구니가 없네 ㅋㅋ

       -얼마나 꼬리가 가지고 싶었으면wwwwww

       -돌겠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변태들밖에없어!!!!!!!!!!!!

        

        

        

        깡!

        

        그리고 다이스와 하모니는 첫 번째 혹 from 하와이를 얻게 되었다.

        

        신이 있다면 그냥 쟤네들한테 꼬리 하나만 줬으면 좋겠다 싶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바라는 자에게 꼬리는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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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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