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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7

       

        

        

        

        

        

        

        

       ───찰칵!

        

        

        

       “하아, 이 금속음. 수십 년 동안 만졌지만, 이 투박하고 날렵한 쇳덩어리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살아있다는 사실을 느낀다니까요.”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로렌티나 선임은 진로 참 잘 찾았어요.”

        

       “그럼요. 전 버몬트에서 자랐답니다. 총을 5살부터 잡았어요. 이 차가운 쇳덩어리랑 불가분의 관계랍니다.”

        

        

        

       -어어 로렌티나눈나 표정관리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사랑에 빠지셨어 ㅋㅋ

       -소신발언)이해할수있음

       -모딩 기깔나게 짰네 ㅋㅋㅋㅋ 진짜 현역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전현직 특수부대원이 마음놓고 총질하는www

        

        

        

        로렌티나가 총을 잡은 채 얼굴 위로 미약하게 홍조를 띄우면서까지 그리 말하고 있었다.

        

        역시나 여기든 저기든 상어는 한결같다는 점을 온 몸으로 체감했다. 사실 이전부터 꽤나 여러 번 설명하긴 했지만 상어는…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도 직업 윤리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총을 쏘고, 그걸로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간다는 것에 매우 익숙하단 뜻이었다.

        

        그러한 직업적 열정은 당연하게도 고스란히 무기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졌다.

        

        나는 그런 점에서 로렌티나를 따라갈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기에 특별한 감정을 품지 않는다는 것은 또 아니었다. 손에 수 킬로그램 가량의 쇳덩어리를 잡은 순간 심장박동이 차분하게 잦아들고, 고요함만이 남는다.

        

        

        

       ‘LVOA-C…생각해보니 이것도 내 개인 건캐비닛에 아직 잠들어있으려나 모르겠네.’

        

        

        

        기존 AR-15와 비교하였을 때 독보적으로 독특하게 생긴 배럴 슈라우드와 옅은 초록색에 가까운 총기 색깔.

        

        앵글 그립, 컨버징 제로가 끝난 레이저 표적지시기, 홀로그래픽 사이트, 서프레서, 홀로그래픽 사이트가 달린 비교적 간단한 모딩. 물론 총기 내부를 들여다본다면 이것저것 더 많은 부분이 추가된 상태였다 – 레이니어 암즈의 장전손잡이와 가이슬리제 슈퍼 셀렉트 트리거 등등.

        

        이 외에도 이것저것 자잘하게 손본 결과, 손 위에 들린 총기는 틀림없이 과거 내가 뉴욕을 누비며 사용하던 것들 중 하나가 되었다. 이전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몰려오는 와중, 내 몸은 그에 반응하여 탄창 파우치에 PMAG 탄창을 더블 스택하고 있었다.

        

        물론 남들에게 총기를 소개하고 있는 와중이었으니 탄창은 꽂지 않았다. 탄창에 손대는 건 오직 사로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간만에 손에 익숙한 감각이 잡히니 기분이 무척…편하네요.”

        

        

        

       -아니 즈기요 유진쌤???????

       -이사람도 눈빛이 점점 멍해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쉿 과거회상중입니다

       -와 총기 진짜 개멋있게생겼다 ㅋㅋ

       -밥먹고 모딩하고 총쏘는 사람들이 쓰는 총은 뭔가 달라도 다르긴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미 영점은 조절해둔 상태.

        

        힐끔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의 50정에 달하는 총기들이 각양각색의 형태로 튜닝이 되어있었다. 물론 다이스와 하모니, 그리고 로렌티나와 열심히 붙어다니던 나로서는 총기 액세서리가 어디에 어떻게 박혀있는지만 보고 누구 총인지를 알 수 있었다.

        

        크게 네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진 개인 건캐비닛. 당연하게도 나와 다이스, 하모니, 로렌티나의 것이었다. 다른 방향에 있는 공용 건캐비닛에는 우리가 몇 정씩 가져가고도 남은 지정사수소총 약간과 일반적인 저격소총, 그리고 기관총이 존재했다.

        

        다시 개인 사로로 시선을 돌려서, 다이스와 하모니의 캐비닛은 군데군데 비어있었다. 이들은 나나 상어처럼 온갖 총을 전부 쏴본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몇 정은 제로잉을 시행해야만 했고, 지금 테이블 몇 개를 가져다가 영점 사격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거의 끝나가는 시점.

        

        슬금슬금 주변을 둘러보던 로렌티나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오랜만에 실전사격 좀 해볼까요, 막내?”

        

       “내기하자고 할 거죠?”

        

       “뭐어, 지금은 어렵겠군요.”

        

        

        

        이 또한 내 과거를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들었다.

        

        과거 뉴욕에서 생활하며 월급을 받는 오퍼레이터로서 일할 때는 한정된 월급을 받았고, 그리하여 무언가 내기가 걸리고, 거기서 패배하게 되면 맥주든 고기든, 하여간 뭔가를 사서 팀원들에게 돌려야만 했다.

        

        수중에 있는 재화가 한정되어 있을 때는 그런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열심히 집중했었지만, 지금은…너무 평화로웠다. 빈곤이 간절함을 만들어낸다는 말은 역시나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무튼, 실전사격이라. 간만에 꽤 재미있어질 것 같았다.

        

        때마침 하모니와 다이스가 영점사격을 얼추 끝낸 시점이니, 슬슬 저 두 명에게 제대로 된 킬박스 트레이닝을 맛보여줄 시간이 된 듯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CQB 슈팅 드릴을 시작해보도록 합시다. 건물은 최대 건설 가능 높이인 3층까지 형성해보겠습니다.”

        

        

        

        꾹.

        

        그와 동시에 바닥에서 수십 개가 넘는 패널과 장애물이 솟아올랐고, 천장에서부터 이곳저곳에 결합용 홈이 새겨진 거대한 플레이트가 조금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모든 패널에는 기본적으로 홀로그램을 만들어낼 수가 있어서 표적지를 놓을 필요는 없었다.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1층이 만들어졌고, 다음 순간 2층과 3층 역시도 만들어진다. 바닥에 있는 패널을 거의 다 썼다는 알림 문구도 나왔다. 흡사 과거 3을 모르는 게임 회사가 만든 포탈이라는 게임의 맵이 형성되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런 기능을 건물에 어떻게 쑤셔박았을까 싶기도 하고.

        

        

        좌우지간, 그렇게 대략 5분 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건물이 완성됨과 동시에 눈 앞에 대략적인 청사진과 미션이 팝업되었다.

        

        총기를 이리저리 조작하던 로렌티나가 숨을 들이마신 뒤 덧붙였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것도 전부 옛날 총이지만, 딱히 획기적으로 발전한 게 없어서 그런지 뭘 쓰든 손에 달라붙는 건 좋네요.”

        

       “제식 소총 말하는 거죠, 그거?”

        

       “물론이죠.”

        

        

        

        하긴.

        

        당장 노베스키 N4 같은 것도 그랬다. 총기 자체의 성능이 기존에 비해 획기적으로 변한 것도 없고, 그저 기존에 쓰던 HK416 계열 총기에서 사소한 부분이 조금 개선되서 나온…래틀러 같은 물건들도 사실 엄밀하게 따지자면 이전에 비해서 크게 달라진 느낌은 없었다.

        

        요즘은 총기 액세서리를 어떻게 다느냐에 따라 사용자 맞춤 커스텀이 이뤄지는 시대였으니까.

        

        나중에 보병용 레일건 같은 게 나오면 뭔가 좀 달라지려나 싶지만 당장 이전 세계의 이카루스도 제한적으로 고려만 해보던 사항이었으니 나오려면 한참 걸릴 것이었다.

        

        

        아무튼, 청사진을 간략하게 확인했다.

        

        안전상의 이유로 통로개척용 폭발물 같은 건 따로 없었고, 아무리 총포사라고 하더라도 수류탄 같은 건 없었으니…물론 유사-플래시뱅은 마음껏 구매할 수 있었다. 소리와 효과를 다운그레이드한 그런.

        

        포인트맨은 나였고, 로렌티나가 커맨더, 브리칭 차지는 없었으므로 하모니가 플래시뱅을 집어던질 것이었고, 다이스는 샷건을 들고 문의 경첩을 부수는 역할이었다 – 물론 문이 있다면 말이지만. 사실상 몇 가지 제한사항 때문에 제대로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물론 그런 건 아무런 고려 사항이 되지 못했다.

        

        

        

       “…이런 전통적인 CQB 같은 건 엄청…오래간만이네요.”

        

       “간단하게 몸이나 풀어봅시다.”

        

        

        

        그닥 걱정은 되지 않았다.

        

        하모니와 다이스 역시 체력이 좀 모자랄 뿐인 훌륭한 오퍼레이터였으니.

        

        그리하여 천장의 불이 꺼지고, 상당히 어둑어둑한 건물이 눈 앞에 드러난다. 청사진만 적당히 주었을 뿐, 내부에 정확히 몇 명의 적이 있는지는 몰랐다.

        

        패널을 통해 투영된 홀로그램 적은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었고, 거기에 맞게 되면 곳곳에 달린 스피커가 해당 인원의 아웃을 알릴 예정이었다. 그러므로 첫째도 안전, 그리고 둘째도 안전이었다. 물론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스피드가 빠를 예정이었다.

        

        결국 CQB는 빠르고, 빠르고, 빠르게 이뤄지는 법이었으니.

        

        

        건물 옆면에 붙은 뒤, 눈 앞의 문 너머가 어떤 구조인지를 생각했다.

        

        기억하기로는 이 문 정면에는 긴 복도 하나가 있었고, 그게 끝이었다. 다른 문들은 커버해야만 하는 각도가 여럿이었기에 작전인원이 많아야만 했다.

        

        그리하여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을까-

        

        

        

       ───투두두!

        

        

        

       “어우, 레이저.”

        

       “이래서 선두에 선 친구들이 목숨 내놓고 다닌다는 말이 나오는 거죠, 후후.”

        

       “섬광탄 하나 주세요.”

        

        

        

        당연하겠지만, 낼 수 있는 게 많은 사람은 가위도 바위도 보도 내면 된다.

        

        하모니에게서 섬광탄 하나를 받은 다음, 손목 스냅만으로 적이 있을 거라고 여겨지는 ㄱ자 복도에 이를 깊숙히 꽂아넣었고, 펑 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들어가-지 않는다. 아니나 다를까 반쯤 발악성 연발 사격이 이어졌고, 사격이 끝나자마자 파이 슬라이싱을 시작한다.

        

        무지막지한 속도로.

        

        복도 전방에 널브러진 친구들을 십자선의 전방에 놓은 뒤 가슴에, 그리고 머리에 각각 한 발씩. 홀로그램이 일그러지며 사그라들었고, 복도의 코너를 미리 조준하고 있다가 섬광탄의 여파가 가신 뒤 다시 사격하려는 친구의 머리에도 총알 한 방.

        

        얼추 복도 정리는 끝. 로렌티나와 약간의 눈빛 신호를 교환했고, 그녀는 뒤에 서있던 하모니에게 스퀴즈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그 순간 하모니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냈다.

        

        

        

       “아야야….”

        

       “이런. 힘조절에 실패했네요. 미안해요.”

        

       “…그냥 방탄복 손으로 톡톡 치라니까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접촉이라면 몰라도, 이런 고도의 긴장감을 유지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는 잘 되던 힘조절도 신경을 쓰기가 어려웠다, 뭐 대충 그런 이야기.

        

        이래서 발현자는 신경써야만 할 게 많다. 

        

        

        

        

        

        

        

        

        

        

        

        

        

        

        

        

        

        

       “저거 송출 제재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일반 매체에서 다룬 것 이상의 택틱 누출은 없는 것 같은데. 드론캠 1인칭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동 동선을 파악하는 게 어렵기도 하고….”

        

       “저 뒤에서 따라다니는 두 명은 누구지? 시스테메틱이란 걸 감안해도 저 페이스를 따라가는 건 꽤 대단한데.”

        

       “쟤네들 제자야. 한 명은 파이널 챔피언십에서 4등까지 했고.”

        

        

        

        그 순간.

        

        끼기긱 하는 기이한 움직임과 함께 방에 있는 모두의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그 끝에는 이런 곳에 있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한 명의 여성이 서있었다. 그러나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뽀얀 머리카락과 하늘을 그대로 박아넣은 것 같은 하늘색 눈동자, 그리고 곰 귀는 그 자체로 당위성이었다.

        

        포트 리버티의 더 유닛 본부, 그 중에서도 최고위 타격팀 ‘붉은 오른손Red Right Hand’에게 배정된 건물 내부. 대형 TV를 통해 유진의 실시간 스트리밍을 관람 중인 오퍼레이터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로건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삽시간에 그 자리에 있는 모두의 입이 다물렸다.

        

        로건은 1도 신경쓰지 않고 TV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또 선 위에서 탭댄스하면서 지들 하고 싶은 것들 다 하는 중이구만, 망할 놈들. 얌전히 미니건 들고 쏘기 같은 거나 할 것이지.”

        

       “…그게 얌전한 건가?”

        

       “대놓고 저런 짓거리 하는 것보단 낫지.”

        

        

        

        물론 유진도 당연히 제정신이었으므로, 민감한 부분이 나올 때마다 즉각 많은 부분을 블러 처리하였다 – 현 시점의 특수부대 표준운영절차에서 몇 가지 부분을 의도적으로 빵꾸내거나, 진보된 수신호 및 아직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엔트리 전 작업과 같은 것들의 모자이크.

        

        하지만 실로 놀라운 것들이 있다면, 그 네 명의 움직임 사이에 언뜻언뜻 보이는 행동 일부는 현 CQB 교보재 및 교육에서도 다뤄지지 않은 급진적인 것들을 포함하고 있었다 –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그 자리에 모인 오퍼레이터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누군가가 그 자리에서 일어섰고, 이어 30초도 지나지 않아 작전수첩을 가지고 온 순간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단말기의 메모장 기능을 켜거나 손수 메모를 시작했다.

        

        느닷없이 토론이 시작되었다.

        

        

        

       “아예 어느 발이 어디에 있는지를 신경도 안 쓰는데. 그런 것치곤 스텝이 엉키질 않아. 파이 슬라이싱 속도가 정신나간 것처럼 빠른데….”

        

       “반동을 받아내는 위치가 좀 달라. 적당히 날림으로 배웠다기보단 발현자 특유의 신체능력에서 기인한 사격법이겠지. 그런 와중에도 정확하게 A존, T존에만 쏘는 걸 보면 기본은 잘 지키고 있는 것 같고.”

        

       “중무장한 적들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연발로 바꿔서 대놓고 머리 긁어버리는 거 보니 꽤 시원한데. 파우치에 있는 탄창 길이가 꽤 길다 싶더니 40발짜리를 쓸 줄은 몰랐구만….”

        

       “뒤에 따라다니는 두 명도 상당하네. 속도는 좀 느려도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알아. 방향 및 역할 전환도 자연스럽고, 경계랑 사격도 수준급에…무엇보다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에 대해 감을 잡고 있다는 점이 맘에 들어.”

        

        

        

        당연하겠지만 호평 일색.

        

        결국 더욱 높은 단계로 올라갈수록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들 중 하나는 행동과 행동, 선택과 선택 간의 갭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계하고 메우는지였고, 바로 그러한 이유로 인해 더 유닛은 기본적으로 여러 번의 전투 파병을 거친 사람들을 뽑는 것이었다.

        

        킬박스와 실전 사격만으로는 체감할 수 없는 실전의 압박, 그리고 이전엔 느껴보지 못했던 수많은 제한 사항들. 델타는 그 모든 것들을 감안하고 그에 맞게 재조정된 전투 기술과 이를 보유한 고도로 숙련된 인원을 뽑아야만 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화면에 비치는 네 명은…적어도 고도로 전문화된 전투 기술을 개별적으로 함양하고 있었다.

        

        

        

       “저 친구들한테 체력 좀 키워오라고 하면 꽤 재밌을 것 같은데.”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지. 총질은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의 극히 일부잖아.”

        

       “망할, 이딴 칙칙한 곳에서 절벽 위의 꽃을 바라는 게 욕심이야?”

        

       “로건이랑 스파링이라도 부탁하든지. 그러면 그 병신같은 생각이 뚝 떨어질걸.”

        

       “내가 자살지원자인 줄 알아?”

        

        

        

        물론 로건은 그 꼬라지를 보고도 허허 웃을 뿐이었다.

        

        그 와중에도 TV에는 네 명이 비치고 있었다. 어느덧 1층을 넘어 2층이 완벽하게 청소되었고, 그 사이에서 CQB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골치아픈 난전마저 몇 번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단 한 명의 인원 손실조차 없이 마지막 층을 누비고 있었다.

        

        하지만 한계라면 한계일까. 하모니와 다이스의 페이스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었다.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한 채 두 발현자의 페이스를 따라가다 보니 체력이 평소보다도 빠르게 동이 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하모니와 다이스가 그로 인해 즉각적으로 탈락하지는 않았고, 이 두 명은 조금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 조정간을 연발로 조정하고, 적의 머리를 대놓고 긁어버리는 걸 선택했다. 탄창이 순식간에 살살 비어가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두 발현자는 그걸 확인한 뒤 픽 웃었고, 그 후로도 단 1mm도 타협하지 않은 채 다이스와 하모니를 한계까지 몰고 갔다.

        

        

        그리하여 그로부터 몇 분, 몸은 평범한 일반인인 두 명이 팔과 눈에서 반쯤 경련을 일으킬 즈음.

        

        

        

       -[알림 : 킬하우스 트레이닝 종료.]

        

       -[알림 : 백분위 환산 결과 98.85점으로, 해당 시설 이용자 중 상위 0.01% 이내에 수렴함을 확인.]

        

       -[알림 : 해당 결과를 저장합니다.]

        

        

        

       “고생했어요, 다들.”

        

       “우와아아….”

        

       “팔에서 쥐날 것 같아…!”

        

       “자, 내려갑시다.”

        

        

        

        기이잉.

        

        그와 동시에 천장이 분리되고, 네 명의 인원을 아래로 실어내리기 위한 이동 패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네 명이 위에 올라서자마자 패널이 움직여 바닥으로 향하는 사이, 시설이 분리되며 수백 개에 달하는 탄피와 부서진 탄두가 후두둑 떨어졌다.

        

        열린 바닥으로 떨어져내린 그것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시설 뒤쪽으로 향하여 개별적으로 분리되고 있을 즈음, 다이스와 하모니는 그 사이 호다닥 안전검사를 끝낸 뒤 방탄조끼를 벗어던지고 바닥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땀범벅이 된 건 기본이었다.

        

        그 꼬라지를 보던 라크는 냉장고를 열어 얼음장처럼 차가운 이온음료 몇 병을 던졌고, 유진과 로렌티나는 그것을 잡아 두 명에게 건넸다.

        

        

        

       “이제 좀 쉽시다. 다들 잘 해냈어요.”

        

       “왼팔이 안 움직여….”

        

       “어으, 음료수 너무 달다. 너무 좋다….”

        

       “한 30분 정도 휴식을 가진 다음 야외로 나가봅시다. 슬슬 지정사수소총이랑 놀 때가 됐어요.”

        

       “께에엑….”

        

        

        

        물론 유진과 로렌티나에게 있어 사격은 스포츠였고 곧 휴식이었다.

        

        화약 냄새가 가시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새끼 비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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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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