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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8

       

        

        

        

        

        

        

        

       “극히 드문 경우지만, 발현자가 군대에 입대하게 된다면 가장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과목이 뭔줄 아시나요, 우리 뉴 막내들?”

        

       “어…지금 대놓고 총 들고 계신 걸 보니 저격 관련일 것 같긴 한데…이유가 중요하겠죠.”

        

       “눈치가 빨라서 좋군요. 간단해요. 총알이 총구를 떠난 뒤에 일어나는 일은 발현자라도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찰캉!

        

        그런 금속성의 소리가 자그마한 건물 안을 가볍게 울렸다. 로렌티나의 손에는 한 정의 Mk.14 EBR이 들려있었다.

        

        어느 정도 실내 사격이 마무리되었을 즈음, 우리는 야외 사격을 시행하기 전 이런저런 수칙을 교육받는 소규모 강당으로 이동하였고, 레일에 의해 미리 옮겨진 지정사수소총 및 저격총이 포함된 건캐비닛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수많은 장비들이 깔려있었다. 확실한 건 이 중 절반은 드론캠이 블러 처리를 먹였을 거고, 추후 로렌티나가 그걸 들고 설명할 때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 역시도 블러 처리가 될 것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보안은 철저하게 지켰다.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하며 묵음 및 센서링이 잘 되고 있는지를 확인한 내가 로렌티나에게 사인을 보내자마자 그녀는 재차 입을 열었다.

        

        

        

       “중거리, 그리고 장거리 저격은 일종의…과학적 예술입니다. 총 위에 스코프를 달고, 낙엽과 풀 몇 개 꽂혀있는 거적데기를 주워입은 다음 아무 곳에나 배를 깔고 엎드려 표적을 찾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자 저격수에 대한 일종의 스테레오타입이지요.”

        

       “그럼 저기에 나열되어 있는 장비들을 전부 열심히 써야겠네요.”

        

       “물론이죠. 하지만 이 중에서도 몇몇 기구들은 저와 막내만이 사용할 예정입니다. 두 분은 그냥 저희가 불러주는 크리크 조정값대로 스코프를 만지작거린 뒤 방아쇠를 당기면 끝이란 소리예요. 어쩌면 방아쇠만 당겨도 될 거고.”

        

        

        

        그 말대로.

        

        당연하디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리저리 블러와 묵음 처리까지 한 이유가 있다. 나와 로렌티나가 마치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처럼 손쉽게 해낼 수 있는 여러 탄도 계산과 이를 위한 기기 조작은…까놓고 말해서 미군 저격수 학교에서나 볼 수 있는 커리큘럼에서나 나오는 것들이었다.

        

        그런 곳의 SOP 및 교범 등등을 노출할 생각은 없었고, 아마 스트리밍 중 많은 부분이 통째로 모자이크 처리가 될 것이었다. 하모니와 다이스의 감적수 역할을 할 나와 로렌티나는 두 명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계산을 할 예정이었고.

        

        하여간 로렌티나는 내게 손짓했고, 내가 그쪽으로 다가가자 귓속말했다.

        

        

        

       -이카루스 기어에 총기 사표값 저장해둔 거 있죠? 그거 쓰시길. 저는 따로 외워놨으니 그닥 신경쓰지 말고.

        

       -그걸 외웠어요?

        

       -뭐, 정 기억이 안 나면 휴대폰 뒤적거리면 되니까 상관은 없죠.

        

        

        

        그렇게 다시 자리로 되돌아가니 재차 설명이 시작됐다.

        

        

        

       “Mk.14. 7.62mm 나토탄을 사용하는…꽤 오래된 지정사수소총이죠. 현 미군에서 쓰는 것과는 두 세대 가량 뒤떨어졌지만, LPVO 스코프, M14ALCS/CV 총몸과 CTR 개머리판, ACB-4 FDE 양각대 등등. 이것만으로도 성능 발휘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스윽.

        

        아직 영점 조절조차 안 된 총이었기에 로렌티나는 레일 위에 올려진 가변 배율 스코프를 살그머니 떼어내었고, 그 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덧붙였다.

        

        

        

       “스코프는 무난한 걸 가져왔습니다. 실전이었다면 빛반사 등을 고려해 후드가 긴 걸 쓰거나 킬플래시 같은 걸 달았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겠지요. 다음은 저와 막내만 들 예정인 LRF…레이저 거리측정기이고, 뉴 막내들은 그닥 신경쓸 필요가 없는 물건입니다.”

        

        

        

        물론 나는 손목시계로 대체하면 그만이었다.

        

        군용 스펙도 아니고 총포사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유사-물건이었으니 그 성능은 그닥 맹신할 필요가 없었다. 그 후로도 주변 감시를 위한 감적수용 스코프 같은 것들과 계산용 PDA – 물론 어느 정도 검열이 들어간 – 등등을 보여준 그녀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다.

        

        바깥은 슬금슬금 바람이 불었고, 표적은 각각 150m, 300m, 500m, 800m, 1200m, 1500m에 세워진 상태였다. 150m를 제외하고 그 먼 거리를 싸돌아다니며 표적지까지 붙일 여유는 없었으므로 이미 준비된 철제 강판이 우리들의 목표물이었다.

        

        사격 위치는 건물 바깥, 대략 40m 가량을 걸어가야 했고, 온갖 지정사수소총과 저격총들이 존재하는 건캐비닛은 건물 안에 있었다. 이리저리 번거롭게 움직여야 했지만 귀한 쇳덩어리들을 바람과 햇빛과 먼지에 노출시키는 것보단 나을 것이었다.

        

        

        

       “자, 그럼 시작해봅시다. 막내는 Mk.14 들고 따라오고, 뉴 막내들은 소프트케이스 들고 따라오세요. 하모니는 저, 다이스는 우리 비얌 막내 따라 가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네엥.”

        

        

        

        그리고 드론캠이 졸졸 따라오기 시작했다.

        

        역시 하와이 아니랄까봐 바깥바람에는 미묘한 소금기가 감돌았다. 그런 와중 광활한 대지가 눈 앞에 펼쳐졌다. 흡사 휴업 중인 그레이트플레인스 일부를 잘라서 갖다붙인 듯한 외관이었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내리막 너머로 표적들이 자잘하게 배치된 상태였다.

        

        사격을 위해 대략 15m 가량 거리를 벌린 뒤, 두 명은 바닥에 소프트케이스를 깔았다. 이걸 안 깔면 바로 땅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려야 했기에 옷이 더러워지기도 했거니와, 사격할 때 바닥에서 흙먼지가 튀어올라 귀찮은 상황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감적수는 왼쪽, 저격수인 하모니와 다이스는 오른쪽. 왼쪽에는 발현자의 체중을 받아내기 위해 쓸데없이 튼튼하게 만들어진 의자와 주변을 정찰하기 위한 – 레이저 표적지시기가 결합된 스포팅 스코프가 달린 삼각대가 세팅되어 있었다.

        

        준비는 얼추 끝난 모양이다.

        

        

        

       “자, 한 번 해봅시다. 탄환도 시간도 많으니 무조건 맞춘다는 강박에 빠지지 말고, 총이랑 익숙해진다는 느낌으로 신나게 사격해봅시다.”

        

       “어으, 그래도 밖에 나오니까 시원하고 좋네요. 생각보다 두근거리기도 하고…사격 꽤 재밌다.”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자, 탄창 받으세요. 삽탄하시고.”

        

       “네.”

        

        

        

        찰칵!

        

        탄창을 꽂고, 여분으로 하나 더 건네준 탄환을 약실에 집어넣은 다이스가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동안 나와 로렌티나는 헤드셋에 달린 인컴을 통해 풍향과 풍속, 바람 방향과 기압 등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서로 교환하고 있었다.

        

        교범대로라면 몇 미터에 있는 어느 표적을 겨누라고 한 뒤, 이들의 색적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맞았지만 우리가 무슨 교육을 나온 것도 아니고. 방법은 간단했다. 감적수가 미리 들고 다니던 버닝 레이저를 목표물에 겨누면 다이스와 하모니가 각자 해당 방향으로 조준하는 것이었다.

        

        총기의 배럴 슈라우드 상부에는 LPVO와 연동된 안티매터 스코프 스위치가 달려있었고, 저격수는 이를 앞 혹은 뒤로 움직여 조준을 유지한 상태에서도 배율을 변경할 수가 있었다.

        

         

       

       “자, 150m 조준하세요. 상당히 성능이 좋은 영점사격 표적지를 가져왔으니 검은 원에 최대한 열심히 쏴보시길. 다른 총을 사격할 때는 해당 제로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할 거고, 거기서 뭔가 안 맞는다 싶으면…뭐어, 표적지 다시 붙이러 가야겠죠.”

        

       “어으, 열심히 해볼게요.”

        

       “저쪽도 슬슬 시작한 모양이니, 저희도 시작해봅시다.”

        

        

        

        그렇게 사격 명령이 떨어졌다.

        

        대략 1미터 가량 옆으로 떨어져있는 나는 여유롭게 표적을 관람 중이었고, 다이스는 몇 번 심호흡한 뒤 단단히 총기를 몸에 견착시켰으며 – 콰앙. 경쾌한 사격음과 함께 총알이 허공을 가로질렀다. 300m 이상의 표적과 달리 150m에 달린 표적지 뒤엔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원의 중심을 기준으로 우측 하탄이라.

        

        

        

       “착탄지점 확인. 오조준하지 말고 그대로 계속 쏘세요. 탄창 안에 4발밖에 없으니 전부 다 쏘면 영점사격은 끝이예요.”

        

        

        

        대답은 없었다. 당연히 대답하지 말아야 했다. 말하다가 조준이 풀리면 안 되니까.

        

        그리하여 네 번의 폭음이 아직 햇살 가득히 쏟아지는 하와이를 울렸다. 퓩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원의 우하단 부분에 자그마한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스포팅 스코프로 확인해본 결과 탄착군이 예쁘게 형성된 것이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탄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금속음이 몇 번 들린 다음, 다이스가 물었다.

        

        

        

       “…사격 끝. 이제 어떻게 하면 될까요?”

        

       “표적지 분석 중이니 잠시만 그대로 대기하세요. 자세는 유지하되 눈은 감고 있어도 무방해요.”

        

        

        

        우하탄.

        

        허리를 오른쪽으로 굽힌 뒤 WINDAGE 클릭과 Front Sight 클릭을 이리저리 짤깍짤깍 조정했다. 틱틱거리는 익숙한 소음. 으어 하고 숨을 쉬고 있는 다이스에게 덧붙였다.

        

        

        

       “클릭 조정값은 이후 제대로 알려줄테니, 이따 다른 총기 수령하면 동일하게 맞추고 영점사격 재시작하시길.”

        

       “네. 이제 다시 쏘면 되죠?”

        

       “탄창 받으세요.”

        

        

        

        이제부턴 15발들이 탄창이었다.

        

        탄창을 교환한 후 장전손잡이를 고정, 다시 약실에 삽탄, 손잡이 원위치. 재차 사격이 시작됐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탄환이 검은 원의 정중앙 바로 아래를 꿰뚫었다.

        

        

        

       “…우와!”

        

       “나중에 조금만 더 조정하면 완벽하겠네요.”

        

        

        

        다이스는 슬슬 성취감이 드는지 입을 다물고 연신 방아쇠를 당겼고, 그녀가 손가락을 까딱일 때마다 옆으로 탄피가 신나게 튀어나왔다. 슬그머니 스포팅 스코프를 옆으로 돌려 하모니의 표적지를 살피자 저쪽 역시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었다.

        

        순식간에 비어버린 15발 탄창.

        

        그러나 아직 매우 많이 남았다.

        

        이제부터는 슬슬 더 멀리를 겨냥해야 할 차례였다.

        

        

        

       “슬슬 300m, 그리고 500m로 넘어가봅시다. 15발 기준 5발이 예광탄이니, 탄환이 날아가는 궤적을 확인해보면서 바닷바람과 습도가 저격수들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괴롭힐 수 있는지, 그리고 감적수가 이걸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잘 느껴보시길.”

        

       “…유진 씨가 다 해주겠죠, 뭐어.”

        

       “하하.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 바닥에 예광탄이 꽂히게 되면,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러 갈 확률도 있으니 유념하세요.”

        

       “헉….”

        

        

        

        이쯤 하면 경고 아닌 경고는 됐겠지.

        

        영점을 300m로 잡음과 동시에 본격적인 원거리 사격이 시작되었다.

        

        하와이의 하늘이 폭음으로 물들었다.

        

        

        

        

        

        

        

        

        

        

        

        

        

        

        

        

        

        

        

        

       

        

       -유진은…낭만이다….

       -구라안치고 하와이가는 티켓 끊고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카이다이빙/글라이더/스킨스쿠버/와이키키 해변을 다 ㅈ밥으로 만드는 택티컬 낭만…유진 그녀는 신인가????????

       -우리는 비얌과 같은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아니 다이스랑 하모니 왜 이렇게 총 잘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편, 그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반도-뿐만이 아닌 전 세계.

        

        시간과 여력이 있는 사람들 중 조금이라도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일제히 유진의 방송으로 집결했고, 도대체 어디서 났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방대하고 많은 총기와 총기 액세서리의 종류에 놀랐으며, 출연진들의 사격 실력에 기겁했다.

        

        다이스와 하모니의 우측으로 튀어나간 수십 개의 탄피. 어느덧 Mk.14는 여러 총기를 거쳐 Mk.18 묠니르로 업그레이드된 지 오래였다. 간단했다. 유진이 총포상에게 선불을 주었고, 총포사는 스워드 인터내셔널에서 총기를 직접 구매하여 하와이로 배송받은 것이었다.

        

        한 정에 900만 원이 넘는 총만 두 정을 구매했고, 그 위에 비싼 액세서리를 아낌없이 달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딱히 반동이 줄어들진 않았고, 하모니와 다이스는 유진이 이 총을 견착한 채 무슨 카빈마냥 쏴제낄 때 얼마나 거대한 반동이 어깨를 강타하는지를 체감했다.

        

        

        

       ───쿠웅!

        

        

        

       “우왁…!”

        

       “와, 안 길들여진 야생마 같아요…!”

        

       “표현이 기가 막히네요.”

        

        

        

       -와 소프트케이스 깔았는데도 흙먼지 튀는거봐 빡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지금 하모니와 다이스는 우리나라 군인 한 명이 2년 동안은 쏠 탄환을 혼자서 다 쓰고 있다

       -군인도 저런건 못쏴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인이 뭐냐 UDT도 묠니르는 안쏴봤을걸

       -진짜 비얌따라다니면서 별의별 짓거리를 다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슬슬 사격판 뚫리는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라푸아 탄.

        

        유진이 지갑을 열어 구한 비싼 탄환은 그 값을 했고, 그 중에는 만약 반으로 잘랐다고 가정했을 때 안에 텅스텐 탄심이 있는 AP탄도 있었다. 당연하게도 FFL과 SOT이 있는 존 라크는 돈만 주면 법적으로 가능한 한 뭐든 구해다줄 수 있었고, 고관통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게 허공을 가로지르며 500m 위치에 놓여있는 강철판을 강타했을 때, 깡 하는 소리와 함께 구멍이 났다. 실로 어메이징하기 짝이 없는 위력이었으나, 유진과 로렌티나는 그닥 신경쓰지 않고 두 명에게 덧붙였다.

        

        

        

       “800m로 갑니다. 풍향과 풍속 변동 없음. 영점 수정하세요.”

        

       “…준비 완료.”

        

       “편할 때 사격하시길.”

        

        

        

        콰앙!

        

        그리하여 20인치 배럴을 통과한 라푸아 탄환이 하와이의 창공을 내달렸고, 이어 곧게 뻗어나가나 싶더니 표적의 바로 아래에 떨어졌다. 하탄이었다. 유진은 그걸 보며 영점보다는 조준의 문제라고 판단했고, 얌전히 다이스를 기다렸다.

        

        그리하여 심기일전한 서예린이 방아쇠를 다시 당긴 순간, 쾅. 폭음과 함께 터져나온 반동에 의해 금발이 하늘로 흩날리는 사이, 한 발의 탄환이 강판의 정중앙에 적중하였다. 맑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몇 겹의 쇠사슬로 고정된 철판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탄착군의 형성이었고, 다이스는 재차 집중하며 다시 트리거를 지긋이 당겼다 – 콰아앙. 그리하여 또다시 뛰쳐나간 탄환이 1차 적중 지점에서 1cm 가량 떨어진 좌하부에 또 하나의 구멍을 만든다.

        

        그렇게 연이어 사격이 이어지고, 한 탄창을 다 비웠을 즈음 유진은 큭큭 웃으며 덧붙였다.

        

        

        

       “자, 1200m로 넘어갑시다. 사격자의 오조준이 상당히 필요해지는 시점입니다. 풍향과 풍속을 고려해서 스코프의 어디 부분으로 표적을 조준해야만 하는지를 보여줄게요.”

        

        

        

        그와 동시에 계산이 시작된다.

        

        유진은 사표를 체크한 뒤 LPVO의 십자선 칸을 확인, 포스트잇을 하나 꺼내들어 스코프의 십자선을 묘사한 그림을 그리고는 크로스헤어의 교차점을 기준으로 좌하단 부분에 점을 찍었다. 탄환의 체공 시간과 낙하거리 등등을 고려하여 오조준을 하란 뜻이었다.

        

        안티매터 스코프 스위치를 원래대로 후퇴시켜 1배율로 바꾼 유진은 스코프의 앞에 대고 포스트잇을 흔들었다. 다이스는 어느 정도 이해했다는 듯 스위치를 다시 조작해 줌을 풀로 땡겼고, 잠깐의 조준 이후 사격을 시작했다.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 탄환은 목표의 언저리로 떨어졌다.

        

        

        

       “목표의 우측 7m 가량에 착탄. 감안하고 다시 쏘세요.”

        

       “어으….”

        

        

        

        탕!

        

        그렇게 유진에게 탄착 위치를 보고받아 좀 더 정밀하게 조준을 끝마친 다음에야 탄환이 표적의 우측 하단을 후리고 지나갔고, 다이스는 그 즈음에서 감을 잡았다. 숨을 내뱉고 아주 살짝 들이마신 다음 좌상단으로 아주 살짝 조준선을 옮긴 뒤 – 콰앙.

        

        탄창의 마지막 탄환이 허공을 부유한 순간 캉 하는 소리와 함께 라푸아 탄환이 1200m 건너편의 목표 정중앙을 꿰뚫고 지나갔다.

        

        더하여 비슷한 순간 하모니 역시도 비슷한 상황에 돌입했고, 저 멀리 타깃이 휘청이는 모습을 본 시점에서부터 3초 가량이 지났을 즈음 깡 하는 청명한 소리와 함께 하모니 역시도 적중시키는 것을 보았다.

        

        

        

       “2번째 사격에 유효타, 3번째 사격에 정중앙이라. 잘 했어요.”

        

       “유진 씨가 오조준 결과값이랑 피드백 안해줬으면 탄창을 3개나 써도 못 맞췄을 거예요.”

        

        

        

       -와 1200m 미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세컨드샷에 유효타를 냈다고? 진짜 미친거아님??????????

       -팩트)다이스가 맞춘탄환은 사람으로 치면 간이 있는 곳이다

       -하모니랑 다이스 둘다 한치도 안지고 대립하는거보니 무섭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진짜 이래서 감적수가 중요하긴 하구나 ㅋㅋㅋㅋㅋㅋ

        

        

        

        당연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미 유진을 비롯한 4명의 인원들은 반쯤 방송을 잊어버린 지 오래였고, 그 즈음에서 묠니르를 이용한 사격은 끝났다.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다이스와 하모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쿠웅!

        

        

        

       “…우와.”

        

       “시작됐다.”

        

       “M82 바렛의 개량판, M107 LRSR과 AX50. 발당 10만원이나 하는 Raufoss 50.cal 탄환도 잔뜩 있으니, 오늘 한 번 광활한 필드 위에 놓인 타깃을 전부 갈아버립시다.”

        

        

        

       -아니 라우포스는 도대체 어디서 얻어오셨어요 이 미친사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모…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

       -트리키 스트리밍은 언제나 돈많은 유진/괴짜 백만장자 유진/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유진에 의해 지배된다

       -mmiammo 같은데서 간혹 팔긴 한다더니 그걸 기어코 다 쓸어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사람 진짜 사격방송 하나 할라고 2억 넘게 쓴거같은데 ㅋㅋㅋㅋ

        

        

        

        물론, 시청자들의 말이 딱히 틀린 건 아니었다.

        

        사람보다도 거대한 대물저격총이 하와이의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가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취미생활에 많이 진심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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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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