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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9

       

        

        

        

        

        

        

       ───콰아앙!

        

        

        

       “어우…!”

        

       “현실에서 처음 50구경 저격총을 쏴본 기분이 어때요?”

        

       “어깨가 아파요.”

        

        

        

       -그럼 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현실에서보니 진짜 무식하게 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비얌년은 저걸 들고 무반동으로 쏴제낀다

       -바렛이야 뭐 건장한 성인도 들고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 이게 하와이 풀-코스다!!!!!

        

        

        

        대략 한 탄창 가량을 사격했을 즈음, 다이스에게 물어보니 그런 대답이 돌아왔다.

        

        정확도나 그런 것과는 별개로, 사격 이후 어깨에 멍이라도 들면 안 됐으니 얇은 어깨 패드를 덧대라고 해둔 와중이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견착 부위가 아픈 건…어쩔 수 없었다. 더군다나 다이스와 하모니의 오늘 마지막 루틴은 50구경 저격총 사격이었기도 하고.

        

        다이스의 옆에는 그동안 사격했던 수많은 탄환들의 탄피가 겹쳐진 상태였다. 일종의 모래성처럼 보이기도 했다. 근데 이제 탄피로 이뤄진 – 그러나 그 위에 무지막지한 크기의 50구경 탄피가 떨어질 때마다 기묘한 쇳소리가 들려왔다.

        

        열 발 중 다섯 발은 영점사격용, 그 이후에는 바로 800m로. 이제 슬슬 1500m 선에 걸쳐있는 타깃을 조준할 때가 됐다. 그 증거로 바렛과 AX50 위에 올라간 스코프는 30배 이상 확대가 가능한 것이었고, 사실 그 정도가 아니면 보이지도 않았다.

        

        

        타깃에 관한 제원을 덧붙이며 살금살금 계산을 시작했다.

        

        

        

       “터렛 제로로 맞추시고…좋아요. 표적은 전방 1700yds, 미터로 환산할 시 1554m 지점에 위치한 목표물입니다. 1200m 지점에 있는 가로 0.4mil, 세로 1.2mil 가량의 인간형 타깃에서부터 좌로 2mil, 위로 7mil 가량 움직이면 체인에 매달린 직사각형 강철판이 보일 겁니다. 보이나요?”

        

       “…어, 중앙에 해골 모양 그려진 철판 맞나요?”

        

       “정답.”

        

        

        

        저런 거라도 그려놔서 다행이다.

        

        설령 미리 어느 정도 위치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1500m 이상의 목표물을 일일이 색적하기 위해서는 감적수가 무지막지한 노력을 해야만 했고, 들고 온 버닝 레이저로도 가리킬 수가 없었으니까. 더군다나 다이스도 슬슬 지속적인 사격에 시각적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때였기도 하고. 

        

        뭐어, 그래도 하와이까지 와서 1550m 가량의 표적을 맞추는 건 어디 가서 충분히 자랑하고 다닐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리 생각하며 다이스에게 덧붙였다.

        

        

        

       “AX50은 매우 훌륭한 총이죠. 정확성도 엄청나고. 제대로 맞췄다면 저 해골 모양에서 폭발이 일 겁니다. 라우포스가 무슨 탄환인지는 알고 있죠?”

        

       “…고폭소이철갑탄이죠.”

        

       “훌륭해요. 자, 이제 상하를 17.1mil로 맞추고 대기하세요.”

        

        

        

        끼릭끼릭 하는 소리가 주변을 신명나게 울렸다.

        

        다행히 내 시계는 캐스트럴 같은 게 없이도 그 무엇보다도 풍향과 풍속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었고, 그리하여 로렌티나 역시도 구태여 이런저런 귀찮은 계산 없이 내게 정확한 데이터값을 받아낸 다음 사격에 적용시킬 수 있었다.

        

        현재 풍향은 좌에서 우로, 풍속 평균값 5mph. 바람이 비교적 잦아들어 다행이었다.

        

        눈 앞에 떠오른 홀로그램 – 오로지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만이 볼 수 있는 – 이 오조준 결과값을 표시했다.

        

        

        

       “좌로…1.4mil. 오조준 값이에요. 스코프의 십자선에 찍혀있는 점 한 칸당 1mil이니 그걸 감안하고 조준하면 큰 문제 없을 거예요.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하시고, 준비됐다면 말하시길.”

        

       “…준비 완료!”

        

       “자, 1차 사격 시작.”

        

        

        

       ───콰아앙!

        

        

        

        AX50이 굉음과 함께 불을 뿜었다.

        

        쿠웅 하는 소리가 하와이의 하늘을 울리고, 소프트케이스가 그닥 의미가 없을 정도의 흙먼지가 날렸다. 그러나 그닥 신경쓰지 않았고, 나는 포물선을 그리며 마하를 진즉 뛰어넘은 속도로 가로지르는 50구경 탄환을 눈으로 추적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 카앙.

        

        세로로 긴 직사각형 강판의 우측 하단에 탄환이 적중했다. 사람이 맞았다고 치면 아마 옆구리가 통째로 뜯겨나갔겠지.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결과였다.

        

        

        

       “…임팩트. 하지만 좀 낮아요. 갑자기 바람이 세져서 그런가.”

        

       “우와아아아아…! 너무 아깝다!”

        

        

        

       -와 무슨탄을 쓰는거야 맞자마자 불똥이 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방금 얘네들은 1발에 9만원짜리 탄환을 썼다

       -한발 쏠 때마다 일당이 사라지네 ㅁ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플렉스는 플렉스긴 한데…이걸…어…예 플렉스 많이 하십쇼

       -플렉스? 총을 쏴 적을 맞춰서 구부려버린다는 뜻인가?

        

        

        

        적중 지점에서부터 튀어오르는 불똥.

        

        라우포스를 가져온 게 다행이었다. 만약 안 그랬으면 제대로 맞았는지도 확인하기 꽤 어려웠겠지. 하지만 강판에 맞자마자 불꽃이 팡 하고 튀어오르니 눈으로 확인하기도 쉬웠다. 그리고 대략 4~5초 가량이 흐르자 깡 하는 소리가 아스라히 들려왔다.

        

        그러나 아까보다도 강한 바람이 서서히 불어닥치고 있었고, 나는 여전히 조준경을 쳐다보고 있는 다이스를 향해 덧붙였다.

        

        

        

       “풍속은 동일. 좌편차와 상하편차가 있으니, 각각 0.1mil씩 조정하죠. 좌로 0.1, 상으로 0.1. 확인했나요?”

        

       “…어우, 이런 먼 거리에선 0.1 단위로 수정을 해야 하는구나…준비 끝났어요.”

        

       “자, 편할 때 재사격하세요.”

        

        

        

        그리고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또다시 대지가 진동하고 공기가 울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재차 날아간 탄환.

        

        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해골의 정중앙에서 불똥이 터져나왔다.

        

        

        

       ───까앙!

        

        

        

       “우와-!”

        

       “탄착군도 한 번 만들어보죠. 남은 탄 전부 다 쏘시길.”

        

       “확인!”

        

        

        

       -키야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이궈궈던~~

       -주모!!!!!! 여기 50구경 한사발만 말아주소!!!!!!!!!!!!!

       -한국의자랑주사위!한국의자랑주사위!한국의자랑주사위!한국의자랑주사위!한국의자랑주사위!한국의자랑주사위!한국의자랑주사위!한국의자랑주사위!

       -와 진짜 잘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원거리 사격에서 탄환이 목표에 명중하는 것만큼 짜릿한 일은 별로 없었다.

        

        흥분한 다이스가 다시금 숨을 고르며 차분하게 한 발씩 쏘아대는 와중, 인컴을 통해 하모니 쪽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확인. 로렌티나는 무슨 성모 마리아마냥 차분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녹냥이가 사격하는 걸 보고 있었다.

        

        

        

       “거긴 잘 되가고 있나요?”

        

       “물론 큰 문제 없답니다. 막내가 전해준 결과값이 비슷해서 그런지 다이스랑 얼추 비슷하게 맞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다행이고…파이어암즈 인터내셔널 직원 분들에게 부탁해서 사격이 끝나면 저 철판대기를 가져와달라고 했으니, 기념 사진이나 한 번 찍죠.”

        

       “재밌는 생각이군요. 당장 시행토록 하세요.”

        

        

        

        그런 와중에도 총구는 불을 신나게 뿜어댄다.

        

        다이스와 하모니는 이전까지의 피로가 거짓말인 것마냥 앉은 자리에서 라우포스 탄환이 10발씩 들어있는 탄창을 2개씩 비웠다. 탄창 2개에 160만원 가량이었으니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에 무려 320만원이 허공으로 증발한 것이었다.

        

        물론 그닥 상관은 없었다. 대략 200발 정도 사놨었으니까. 내일 즈음 있을 중기관총 사격에서 전부 다 소모할 예정이기도 했고…좌우지간 1554m 가량에 매달아놓은 강철 강판에 달린 해골바가지에는 구멍이 뿅뿅 뚫려있었다. 해골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그을음은 덤이었고.

        

        영점사격에 5발을 썼고, 800m 타깃에 3발을 썼으며, 나머지는 전부 1500m에 있는 목표에 썼으니 12발 중 7발 가량을 맞춘 셈이었다. 5발은 바람 세기가 이리저리 변동하는 바람에 맞추기 어려운 것도 있었고…뭐어, 이 정도면 매우 훌륭한 셈이었다.

        

        

        철컥.

        

        어느새 총알을 전부 소진한 두 명은 탄창을 분리하고 장전손잡이를 잡아당긴 뒤 약실 안쪽을 확인, 공격발까지 끝내며 안전검사를 마쳤다. 총구와 약실을 비롯한 저격총 전반에서는 화약 냄새가 풀풀 흘러나왔다.

        

        망원조준경에서 눈을 떼고 그 자리에 푹 엎드려있는 다이스의 등을 툭툭 쳐주며 덧붙였다.

        

        

        

       “고생했어요. 대단한 업적을 세운 거예요.”

        

       “어으, 힘들어…우왓, 꼬리다!”

        

       “수고했으니 해주는 거예요.”

        

        

        

       -와 개부럽다

       -‘1호 제자의 특권’

       -내인생최악의실수는 유진코인을 풀매수하지 않은 것이다….

       -그럼 카토는 매수도 안했는데 해킹당해서 유진코인 강제로 산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이스련 이제는 꼬리에 감겨도 놀라지도 않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리에 꼬리를 감아 들어올린다.

        

        그 와중 여전히 옅은 김을 토해내고 있는 AX50 역시도 들어올린 뒤 세로로 세웠다. 총열을 잡지는 않았다. 뜨겁기도 했거니와 잡으면 영점이 비틀리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꼬리를 리시버에 감은 채 다이스를 옆으로 불렀다.

        

        드론캠이 옆으로 뽀르르 달려왔다.

        

        어느샌가 저 뒤에서서도 하모니와 로렌티나가 M107 LRSR을 들고는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기에, 나는 이 즈음이 바로 단체사진을 찍기에 적당한 시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드론캠 헤드 위에 팝업된 홀로그램 타이머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네 명이 두 정의 총기와 함께 일렬로 늘어섰다.

        

        모두가 손가락을 들어올렸고, 각자 V자를 그렸다.

        

        

        

       ───찰칵!

        

        

        

        점차 져가는 하늘 사이로 화약 연기가 흩어졌다.

        

        

        

        

        

        

        

        

        

        

        

        

        

        

        

        

        

        

        

        

        

        

       “이런 세상에, 빅 샌디 슛이라도 왔습니까? 스나이펙스 엘리게이터, KPV에 미니건, 그리고 이건 또 무슨 저격총인지 대포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물건까지….”

        

       “남아공에서 건너온 귀부인이죠. 20mm 탄환을 발사 가능한 NTW-20입니다.”

        

       “허, 한 발 쏴보고 싶군요. 비용은 충분히 지불할테니 한 30분만 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얼마든지요.”

        

        

        

        오후 6시 30분, 어느덧 해가 서서히 수평선 너머로 떨어지고 있을 무렵.

        

        우리가 몇 시간 전 권총과 기관단총, 그리고 각종 카빈 라이플을 사격하던 바로 그 건물에 새로운 예약자들이 두 대의 차량을 나눠탄 채 올라왔다. 물론 말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현재 우리가 있는 야외사격장은 아직 우리 일행이 합법적으로 점유 중이었고.

        

        미니건과 브라우닝 중기관총, KPV 등을 실은 대형 트럭은 예비 창고 안에 놔둔 채 문을 잠가놨고, 우리가 쓰던 총기들이 가득 수납된 건캐비닛 역시도 두꺼운 쇠사슬과 자물쇠로 잠가놓았다 – 그러나 그 양이 너무 방대한 탓에 실내사격장 건물에도 총기와 탄약, 액세서리를 놔뒀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 뒤를 이어 건물을 빌린 5명의 사람들이 호다닥 놀라, 야외사격장 공터에서 바비큐를 즐기고 있던 우리에게 온 것이었다.

        

        

        

       “아무래도 이어플러그 혹은 헤드셋을 끼고 밥을 먹어야만 할지도 모르겠네요. 저 분들이 딴짓하지 않나 확인하는 건 제가 맡죠. 중간중간 먹으러 올 테니 제 분량은 남겨놓으세요.”

        

       “어차피 고기만 20kg 넘게 사서 저희가 다 먹지도 못해요. 아마 오늘 같이 오신 분들 전원이 한 사람당 2kg씩 먹어도 남을 걸요.”

        

       “하하.”

        

        

        

        그리 말하며 총기를 요모조모 뜯어보고 – 진짜 뜯는 건 아니었다 –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총기를 빌린 이들은 – 피카티니 레일을 비롯해 이리저리 현대적 개조가 이뤄진 NTW20이라 – 여러 부착물들을 교환하고 붙여보는 중이었고, 심지어는 그걸 번쩍 들어보기도 했-으나, 무려 26kg라는 가관스러운 무게인 탓에 다들 그리 오래 들지 못했다.

        

        그걸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가 덧붙였다.

        

        

        

       “하와이로 그 친구를 데려오기 위해 무려 5만 달러 가량이 들었죠. 20mm 탄환은 많으니 사격용으로 몇 발 드릴까요?”

        

       “하하, 마음만 받죠. 정당하게 구매하겠습니다. 15발 가량만 사겠습니다. 혹시 탄종이 어떤 게 있습니까?”

        

       “고폭탄, 고폭소이탄, 고폭소이철갑탄, 분리철갑탄, 철갑탄, 20x110mm 규격으로 새로 만들어진 HEIT-SD… 꽤 이것저것 있지요. 필요하신 게 어떤 건지?”

        

       “고폭탄과 철갑탄, 그리고 감조차 안 잡히는 마지막 탄환을 각각 5발씩 부탁하지요.”

        

       

        

        계산은 신속했고, 15발의 탄환을 대략 1200달러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에 넘겨주었다.

        

        그리 저렴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지막 탄환이 발당 150달러가 넘었다. 원래 방공용으로 나온 탄환에서 모티브를 따와 제작된 탓에 상당히 소량밖에 없는 탄환이기도 했고. 아마 15발을 구매한 건 이들이 각자 3발씩 사격해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15발을 이들에게 전달한 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사격 교육의 시간이었다. 물론 저격총 구조가 거기서 거기이기도 했고, 볼트액션 총이었기에 그다지 교육이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엎드려 쏘는 총입니다. 반동을 고려해서 스코프가 중앙에 달린 거라 조금 불편하겠지만…뭐, 그 부분은 총기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걸로. 스코프는 저희 걸 쓰시길. 야간투시 기능이 달려있어 야간사격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서서 쏠 수는 없습니까?”

        

       “불가능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저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건 잘 모르겠네요. 한 번 해본 다음에 말씀을 드려야만 할지도.”

        

        

        

        그리고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수십 킬로그램짜리 총을 든 채 밖으로 나갔다. 바렛의 두 배에 달하는 무게가 꽤나 생경했다. 총이 뒤로 밀리지 않도록 개머리판 쪽에 달린 댐퍼를 접은 뒤 어깨 위에 견착. 개머리판이 무지하게 길었기에 꽤 조준이 곤란하긴 했다.

        

        뭘 잡고 사격하면 좋을까 싶었으나, 머잖아 기존의 삼각대를 떼어내고 새로 부착한 것을 마치 기관총의 측면손잡이처럼 잡고는 300m 지점에 있는 철판 표적을 노렸다.

        

        탄환은 고폭소이철갑탄. 숨을 내뱉으며 조준한다.

        

        

        그렇게 몇 초나 지났을까.

        

        

        

       ───쿠아아앙!

        

        

        

        바렛과는 비교도 안 되는 반동이 어깨를 타고 바닥으로 흘러갔다.

        

        인간과 견줄 수조차 없는 힘에 의해 위로 들리려는 총구를 막았고, 다리로 모든 반동을 상쇄했다. 다행히 뒤로 밀리는 일은 없었다. 적잖아 50구경의 2배에 달하는 충격이긴 했지만 들고 쏘는 건 그닥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재장전. 그리고 다른 방향에 있는 표적을 재차 조준. 또다시 폭음에 가까운 소리가 터져나왔다. 바렛보다도 거대한 박스 탄창에 꼴랑 3발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알차게 쏘고 나서야 총을 바닥에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러자 박수가 이어졌다.

        

        

        

       “신이시여, 아주 끝내주는군요.”

        

       “오늘 저거 들고 쏠 수 있는 놈 있으면 내 몫으로 가져온 맥주 다 준다, 망할.”

        

       “그 구두계약 승낙하지! 빌어먹을 세상아, 내가 간다!”

        

       “저 새끼가 수락한 계약이 맥주 관련이 아니라 자살지원자 계약인 것 같은데.”

        

        

        

        물론 내 스탠딩 슈팅은 그 다섯 명에게 도전정신만을 불러일으켰을 뿐이었다.

        

        남자들이 일찍 죽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콰아아앙!

        

        

        

       “…엄마야.”

        

       “그럼 그렇지, 하여간….”

        

       “저거 꽤 재밌어보이네요.”

        

        

        

       -아니 저사람 뭐함????????????????

       -저격포를 들고쏘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88mm도 들고 쏠수있을 것 같은 사람이 꼴랑 20mm가지고 우는 소리를 내겠냐고 ㅋㅋ

       -도대체 뭐하세요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니들이 내가 뭐하는지 알면 뭘할수있는데 ㅋㅋㅋㅋㅋㅋ

        

        

        

        한편.

        

        그 자리에 있는 3명은 이미 유진의 기행에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감적수는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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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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