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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79

    <479 – 티토소가가 신난 날>

     

    석차순위가 전달되는 날.

    티토소가는 하급반의 패왕이 되었다.

     

    “풉풉. 이게 누구야! 탈란드 왕국 수성의 명장 브라흐 경의 장자인 요하네스 아니야?”

    “저리 가라.”

    “몇 위나 했어? 응? 아카데미에서 세 번째로 작은 티토소가보다 머리 두 개는 더 큰 요하네스가 설마 1000위 안에도 못 들지는 않았지?”

    “저리 가라고 했다.”

    “어라아? 이상하다. 근데 왜 갈색방에서 나왔을까? 저긴 1000위 이하의 학생들이 일괄적으로 통보를 받는 방인데! 서어얼마 요하네스가 1000위 안에도 못든 허접이라 그런 걸까?”

     

    티토소가 비기.

    나보다 순위 낮은 학생 괴롭히기!

    요하네스가 울컥하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외쳤다.

     

    “1690위다, 1690위! 됐냐? 그러는 너는 얼마나 성적이 잘 나와서 시비야?”

    “으히힛. 많이는 아니고 그냥 250위?”

    “크으윽. 티토소가 따위가 250위라니…!”

    “머라구~? 1690위가 하는 말은 너무 작아서 잘 안 들리는데~?”

    “몇 번을 강조하는 거냐! 그만 좀 해!!”

    “헉! 1690위가 큰소리를 치다니, 이래도 되는 거야? 정말 충격적이야!”

     

    집요하기 그지없는 티토소가의 괴롭힘은 다른 학생이 눈에 포착되고 나서야 간신히 끝났다.

     

    “티토소가도 의외로 원한이 깊은 편이네. 오전내내 쉬는 시간이 될 때마다 아니꼬웠던 애들한테 티배깅만 하면서 돌아다니다니.”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해! 먼저 티토소가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괜찮았잖아?”

     

    상대보다 강점이 생길 때까지 굴욕을 기억했다가 기회가 찾아오자 복수하는 티토소가!

    <아카데미에서 3번째로 작은 여자>라는 티토소가의 별명은 제법 유명한 편이었고 다들 한번쯤은 이 별명을 입에 담았었다.

    덕분에 티토소가는 하급반의 패왕이 되어 수많은 학생들을 상대로 무차별 티배깅을 벌이는 현재에 다다른 것이다.

     

    “얘들아아아, 셰이더가 1380위밖에 안 된대애애!”

    “내 성적표! 티토소가 주제에 뭐 하자는 거야. 당장 돌려주지 못해?”

    “1380위가 250위한테 반말?”

     

    딸칵.

     

    “꺄아아아악! 내누우우운!”

    “으히히힛!”

     

    눈을 부여잡고 쓰러진 셰이더의 머리 위에 내팽개친 성적표가 팔랑팔랑 내려앉았다.

     

    “…”

     

    지켜보던 암살자듀오인 우리도 할 말을 잃을 정도로 정말 패왕스럽다.

    애 하나를 울리고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티토소가의 무차별 티배깅 센서가 끔찍한 참상을 목격하고 은근슬쩍 달아나려던 학생에게 향했다.

     

    “뾰이야! 식당 안 들어오고 어디가?”

    “…다이어트 하려고!”

    “그래서 이번 중간고사 석차순위는 몇 위 나왔어?”

    “1311위밖에 안 돼서 죄송합니다아앗!”

     

    끔찍한 참상을 앞두고 즈앙이 품평했다.

     

    “스트레스가 꽤 심했나보네.”

    “그러게!”

    “근데 키 작다고 놀리는 걸로 화가 나려면 우리가 더 화나야하지 않아?”

    “티토는 사람을 안 죽이잖아!”

    “그러네.”

     

    즈앙은 깨달음을 얻었다.

     

    “적절한 폭력과 살인행위는 평상시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겠어.”

    “그럼그럼!”

     

    티토소가의 티배깅은 지나가던 헥토르 왕자를 보고 잠시 중단되었다.

     

    “휘, 휘이… 휘이이…”

     

    어설프게 휘파람을 불면서 신발을 땅에 끌고 딴청을 부리는 티토소가.

    나 기분 안 좋다는 얼굴로 앞장서는 헥토르를 필두로 충신 데이포보스와 헥토르가신단 소속 가신들이 줄지어 지나쳤다.

    그들이 모두 지나간 뒤에야 바닥을 끌던 발이 우뚝 멈추고 티토소가의 고개가 슬그머니 올라왔다.

     

    “윌리엄. 너도 나보고 키 작다고 놀렸었지? 성적표 딱 대!”

     

    강자는 피하고 약자만 노리는 약자멸시의 사냥본능!

    자기보신에 충실한 선택적 분노에 즈앙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아무리 친구라도 저건 좀.”

    “헥토르 따위한테 쫄다니 좀 그렇긴 해! 티토도 메이드연공법 외에 특훈을 시켜줘야겠어.”

     

    이슈타르와 용사파티를 지나가게 보낸 뒤, 다시 사냥감을 찾는 하이애나처럼 식당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티토소가가 주춤거렸다.

    저 반응은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지 약한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 긴가민가하다는 반응!

     

    “모브! 너도 나보고 키 작다고 놀렸었지?”

    “오크노디처럼 작아서 신기하다고 했을 뿐이야.”

    “그게 놀린 거야!”

     

    헉, 그런 거야?

    <근 력올인한방캐릭이조아해병> 시절에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면 됐지, 놀림거리가 된 적은 없었기에 날 닮았다고 놀림거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충격이다.

    괴물mk2, 살인병기mk2 취급으로 으레 비교되었던 입장에선 스펙이 떨어진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

     

    “오크노디도 키가 작은 건 신경 쓰여?”

    “괜찮아. 배낭배낭을 벗으면 언제든지 쑥쑥 자랄 수 있으니깐!”

    “난 160만 됐으면 좋겠어. 너무 크게는 말고. 키가 커서 좁은 곳에 숨지 못하거나 몸이 무거워지면 암살하는 데 불편하잖아.”

     

    소곤소곤 잡담을 나누는 사이, 티토소가의 강약판별센서에서 끝내 약자로 분류된 모브가 티토소가에게 성적표를 삥 뜯겼다.

     

    “1485위? 모브가?”

     

    티토소가는 어리둥절했다.

     

    “성적이 잘못된 거 아니야? 모브는 이 정도로 약하지는 않았잖아.”

    “제대로 된 거다.”

    “1293위 자쿠한테는 안 물어봤는데!”

    “맞을래?”

    “흥. 조명대 있거든?”

     

    약자한테 강한 티토소가의 기고만장한 태도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며 자쿠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모브는 시험을 보는 동안에도 저 무식하게 커다란 갑옷을 입고 다녔다. 심지어 원래보다 무게가 더 올라갔더군. 저딴 갑옷을 입고 낙제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하지.”

    “미안하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무게에 적응했으면 좋은 결과를 냈을 텐데.”

    “그걸 왜 나한테 사과하냐.”“라이벌이잖아.”

    “알면 그놈의 거추장스러운 갑옷은 적당히 입고 다녀. 시험 정도는 그냥 봐도 되잖아.”

    “뿝뿝뿌~ 뾰이는 알고 있는데! 모브가 갑옷을 벗지 못하는 이유는 갑옷안에으브븝”

     

    전속력으로 달려들어서 뾰이의 입을 틀어막은 모브가 정색하고 으름장을 놓았다.

     

    “말하면 그날부로 평생 원수야.”

     

    비키니아머라는 수치를 알릴 수 없었던 사내의 필사적인 발악이었다.

     

    “모브 너도 티토소가보다 성적이 낮다고 실망하진 마라. 수치스러운 패배는 아니니까.”

    “티토소가를 인정하는 거야?”

    “당연히 인정하지. 툭하면 힝잉잉하고 울어대는 키작은허접약골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티토소가의 스펙은 상당히 높아.”

     

    아카데미의 몇 안 되는 상식을 지닌 남자, 자쿠.

    그는 날카로운 식견을 드러냈다.

     

    “티토소가의 조명대는 놔두면 눈이 부시지만 뺏으려고 다가가서 붙잡으면 사람이 기절할 때까지 마나가 잔뜩 빨려. 더 심하면 죽기도 하고.”

    “그러네.”

    “심지어 파손도 불가능해. 티토소가가 방어마법 위주로 강의를 듣고 자신과 조명대를 지키는 방법을 터득했으니까. 반대로 조명마법을 막기는 어렵지.”

     

    순수한 물리력이 아닌 빛을 이용한 공격이니 막아내기는 더욱 어려웠다.

     

    “애초에 마도구는 <소지허가>를 포인트로 구매해야만 교내 반입이 가능하고 <사용허가>를 얻어야 시험에서 사용할 수 있어.”

    “어? 그러고 보니 티토소가는 학기 초부터 줄곧 조명대를 가지고 다니지 않았어?”

    “현질로 포인트를 벌었던 거지. 저 살벌한 조명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티토소가는 남부 신성도시국가연맹의 성주를 아버지로 둔 갑부이기도 하다고.”

    “딸깍질로 시험 편하게 보는 녀석이라고 내심 부러워하긴 했지만 실은 집안도 엄청난 두 배로 부러운 녀석이었군…!”

     

    모브가 깨달음의 탄식을 내뱉었다.

    근데 정정할 건 정정해줘야지.

    모브와 자쿠의 대화를 <숨기>로 근처에서 듣고 있던 나는 모습을 드러내고 말했다.

     

    “티토소가네 파파는 조명대를 들려주느라 상당히 무리했을 거예요. 면회에 유령파파만 오고 진짜파파는 오지 않았던 사실로 짐작할 수 있어요!”

    “으악! 분명히 아무도 없었던 가로등에서 갑자기 오크노디가 튀어나왔다!!”

    “나도 있어.”

     

    놀란 모브의 등 뒤에서 즈앙이 갑옷에 대고 땅땅 노크를 했다.

    실전이었으면 기습을 당해 쓰러지고도 남았을 위력의 노크에 모브는 제대로 식겁했다.

     

    “대체 가로등의 어디에서 사람이 둘이나 숨을 수가 있지? 아카데미에서 첫 번째로 작은 오크노디와 두 번째로 작은 즈앙이라도 가로등의 두께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쿠에게 나는 손가락으로 정답을 가르쳐주었다.

     

    “위를 봐!”

    “조명밖에 없는데.”

    “거기에 숨었어!”

    “…저 작은 조명대에?”

    “등반이랑 도약으로 올라가서 즈앙이랑 같이 앉아있었어!”

    “박쥐가 따로 없네.”

     

    몸무게가 작아지지 않았으면 감히 흉내도 못 낼 짓이기는 하다.

    후후후. 230cm가 아니라 133cm라서 좋은 장점 중 하나지롱.

     

    “헉! 오크노디, 즈앙… 설마 쭉 거기 위에 있었어?”

    “계속은 아니고.”

    “언제부터?”

    “티토가 지나가는 동기들을 괴롭힐 때부터.”

    “처음부터잖아! 힝잉잉. 너무 쪽팔려!”

    “괜찮아, 난 이해해. 암살도 배우고 나면 평소에 아니꼬웠던 애들 등짝에 칼침부터 박고 싶고 그러거든. 사람 심리가 다 비슷한 거야.”

    “정말?”

     

    즈앙의 위로에 자신감을 얻은 티토소가가 특유의 해맑은 웃음을 되찾았다.

     

    “앗, 마법사커플이다!”

    “쟤들한테도 성적능욕할 거야?”

     

    티토소가가 분한 얼굴로 머뭇거렸다.

     

    “키 작다고 놀리기는 했는데… 쟤들은 둘 다 강해. 힝… 자신이 없어.”

    “그럼 대신 물어봐줄까?”

    “응!”

     

    즈앙이 식당으로 향하던 로지니와 샌드쿠커의 발밑으로 비수를 던졌다.

     

    <토벽>

    <화염장막>

     

    방어술식을 활성화하며 경계하는 두 사람.

     

    “이게 뭐하자는 짓이야?”

    “즈앙. 로지니한테 무슨 짓이야!”

    “잠깐 뭣 좀 물어보려고. 너희 이번 시험 순위가 어떻게 돼?”

    “54위.”

    “77위.”

    “그렇대. 힘내, 티토.”

     

    정말로 대신 물어봐주기만 한 즈앙이 티토소가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상급은신>

     

    그리고는 스르륵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고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

     

    정말 쿨하다.

    이게 무슨 상황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비가 걸려서 기분이 나쁜 로지니가 티토소가를 노려봤다.

    강자에게 약한 힝잉소가가 힝잉잉거리며 의지할 수 있는 강자인 내 눈치를 보았다.

     

    “오크노디, 도와줘어…”

    “도움이라면 다른 사람한테 구해.”

     

    로지니가 매정하게 구원시도를 차단했다.

     

    “오크노디한테는 나도 도움을 구하러 왔으니까.”

    “응? 나한테?”

     

    로지니의 목적이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눈물기가 쏙 사라진 괘씸소가를 뒤로한 채, 로지니가 나를 콕 집고 말했다.

     

    “오크노디. 내가 적색마탑의 견습마법사라고 소개한 적이 있었지?”

    “응. 기억해.”

    “그 마탑에 문제가 생겼어. 아무래도 마인이 적색마탑의 사업장을 노리나봐.”

    “그런데?”

    “마인은 암흑마나를 많이 지닌 사람이잖아. 암흑마나는 더 많이 지닌 사람이 적게 지닌 사람의 행동을 방해하거나 강제할 수 있고.”

    “응 맞아.”

    “그래서 암흑마나가 많은 오크노디가 같이 적색마탑의 사업장에 가줬으면 좋겠어.”

     

    아카데미 외출이벤트가 등장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급반의 패왕 힝잉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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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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