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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80

       그 과정이 어찌되었든 간에 마법소녀 매지컬☆리리컬 이라는 게임은 본인이 바라는 만큼의 깨달음을 선사했다.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법의 개념, 그러니까 현상과 현상을 합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았더니 뭉치의 설명을 이해하는 게 한층 더 수월해지더군.

       

       ‘제발! 이 이상 쉽게 설명을 할 수가 없단 말이다! 좀 알아들어라!’

       

       뭐어. 수월해졌다 하여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뭉치 녀석의 혈압을 올림으로써 나는 다른 세상의 감지를 막는 법은 물론이고 본인의 경지를 숨기는 더 나은 방법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본인의 주변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그 바깥에서는 본인의 경지를 보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이것은 과거 스스로가 경지가 올랐음을 인지하지 못했을 때 저질렀던 실수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본인의 주변에 수많은 세계를 만들어 상대가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게지.

       

       가상현실 안에 있을 때에는 서버가 터져버릴 게 분명하니 결코 써먹지 못할 방식이다만 그 바깥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이 새로운 방식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본인은 애견 카페로 향하기 전에 다른 이를 상대로 시험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생각을 해보라. 스스로의 새로운 방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의기양양하게 앞으로 나섰다가 거절을 당하면 얼마나 슬플 터인가.

       

       거절은 지금까지 충분히 당해왔다.

       

       그런 경험을 또 다시 겪고 싶지는 않으니 당연히 다른 곳에서 시험을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게 찾아왔다고?”

       

       오랜만에 만나게 된 백화령은 짜게 식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허. 작금의 본인은 그대에게 여러 깨달음을 준 사람이니만큼 스승이라 불러 마땅할 지언데 어찌 눈초리를 그리 하는가.

       

       무림의 사람이라면 스승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지녀야 할 터.

       

       “누구는 귀여운 동물이고 나발이고 여러 미치광이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있는데 누구는 동물들과 놀기 위한 수련을 거듭하고 있지 않나. 어찌 심통이 나지 않을까.”

       “잔말은 되었고 대답이나 해라. 그대가 보기에 작금의 본인은 어떻지?”

       “몰라.”

       “허?”

       “모른다고. 안개에 가린 듯 보이지를 않는데 어찌 안단 말이냐.”

       

       보이지 않는 경지를 어찌 짐작하고 어찌 대답하느냐는 백화령의 말은 본인이 바라던 것이 그대로 이루어졌음을 증명해 주었다.

       

       백화령 이 녀석이 그 무엇도 느끼지 못했다 할 정도라면 자그마한 동물들이 상대라면 말을 할 필요도 없지.

       

       후흐흐. 그럼 이제 애견카페로 향해 놀 일만이 남았군.

       

       아니지. 이번에는 강아지가 아니라 고양이가 있는 곳으로 가볼까.

       

       살랑살랑 흔들리는 꼬리와 도도한 발짓은 분명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니.

       

       만일 그 곳에서도 아무런 문제다 없다면 그 다음은 동물원이다.

       

       수많은 동물들을 마주하고 즐기는 것이야!

       

       “설마 그것만 물어보고 갈 생각은 아니겠지?”

       “그럼. 아니지. 자랑만 하고 가는 것은 너무 예의가 없지 아니한가.”

       

       가르침을 줄 테니 덤벼보라는 이야기에 백화령이 몸을 일으키더니 즉시 진각을 밟는다.

       

       초장부터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냐.

       

       시원시원해서 좋구나.

       

       그래. 쓸데없는 신경전은 실전에서 무의미하지.

       

       실전에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오롯이 승리라는 단어일 뿐.

       

       백화령의 주먹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주먹을 움켜쥔다.

       

       자아. 어디 한 번 놀아주도록 할까.

       

       그 후로 달려드는 백화령을 날려버리길 몇 번이나 하다 보니 녀석의 성장이 빠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재능이야. 아무리 본인이라는 나침반이 있다지만 그 짧은 사이에 이만큼이나 강해지다니.

       

       화룡무인의 육신을 들고 왔다면 꽤 진심을 다해야 했겠어.

       

       물론 진심을 다해야 한다는 것일 뿐 패할 일은 없을 테지만.

       

       “…젠장. 왜 더 강해진 거냐.”

       “무인이 수련을 게을리 할 리가 있나.”

       “네 놈은 그 수련의 시간을 동물을 만지는 데에 사용하지 않았나!”

       “그치만 강해졌지.”

       “다른 세계의 나는 왜 이리 재수가 없는 것인지 원.”

       

       투덜거리며 곰방대를 꺼내는 백화령을 본 나는 불을 붙이려는 녀석을 말리고 품 안에서 담뱃잎을 꺼내서 보여 주었다.

       

       “그건 또 뭐냐.”

       “본인이 머무르는 세계의 담뱃잎이지. 여러 가지를 피워보고 그 중에 제일 괜찮은 놈을 고른 것이다.”

       “무림의 것보다 좋은가?”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

       “그. 그럼 조금만.”

       “괜찮겠느냐?”

       “무어가.”

       “이것을 한 번 피우면 다신 무림의 담배로 만족하지 못할 터인데?”

       “하. 헛소리를 하는 군. 담배가 달라봐야 얼마나 다르다고.”

       

       그럴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을 거라 자신 있게 말하던 백화령이었지만 불을 붙이고 난 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잘재잘 정신이 없던 녀석이 어느새 눈을 크게 뜨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담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그 모든 것을 다 피웠을 무렵에는 담뱃잎을 더 내놓으라며 성화를 했지.

       

       안 그래도 잎을 주려고 이 곳에 왔던 나는 품 안에 있는 것을 모두 녀석에게 내어 주었다.

       

       “다음 달에 다시 가져다 줄 테니 그 때까지는 아껴쓰거라.”

       “…노력은 해보지.”

       

       한 달을 버틸 수 있는 표정이 아니군. 최소한 이 주 정도라도 버텨 주었으면 좋으련만.

       

       “만약에 다 떨어지면 제자를 통해 연락을 하고.”

       “그래. 그러도록. …아. 참. 잠시 잊고 있었다만 내 그대에게 물을 것이 있었다.”

       “무어지?”

       “파이스 스코비아. 본인의 제자에게 절망을 안겨주었던 녀석에 대해서.”

       

       미간을 찌푸린 백화령은 재차 담뱃대를 꾹꾹 누르면서 말을 이었다.

       

       “왜 그대는 본인의 제자를 통해 말을 전하려 하지 않았었나.”

       “그랬었지.”

       

       그 때 보았던 것을 설명해주면 백화령 녀석이 어련히 돌파구를 만들어 주리라 여겼으니까.

       

       “본인의 제자에게 너무 과한 기대를 한 것 아니냐?”

       “…흠?”

       “그 녀석이 설명을 잘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은가!”

       

       울분 어린 외침을 들은 나는 그제서야 한서우의 심각한 단점 하나를 떠올렸다.

       

       같은 동료들조차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을 정도로 끔찍한 설명 능력을 말이다.

       

       “그 녀석이 손발을 휘저으며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를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지!”

       “그. 음. 미안하구나.”

       

       백화령 정도 경지에 이른 자를 답답함에 분노케 하다니.

       

       한서우 녀석의 재능은 열불을 터지게 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것은 무엇인가?”

       “현대의 도구 중 하나다. 본래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될 물건이니 다른 데에 가서 말하지 말도록.”

       

       본인이 여러 세계를 훌쩍 넘어다니더라도 연락이 가능하도록 개조된 이 전화기는 이세계에 있더라도 전파가 닿는 훌륭한 물건이다.

       

       그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했다만 그게 뭐 중요한가.

       

       결국 내게 필요한 정보는 백화령에게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뿐.

       

       스마트폰을 조작한 나는 고갤 갸웃거리는 백화령에게 파이스와 나의 전투가 담긴 영상을 보여 주었다.

       

       “특이하군. 실전의 경험도 많고 몸을 움직이는 법도 아는데 검술이 그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

       “그리고?”

       “여럿이서 함께 싸우는 게 몸에 배었군. 혼자서 싸울 때 필요 없는 움직임이 많아.”

       

       영상을 한 번 본 것 만으로 분석을 끝마친 백화령은 이마를 붙잡고서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이리도 쉬운 일을 며칠 동안 고생을 했다니.”

       “어쩌겠느냐. 네가 선택한 제자가 그 꼴인 것을.”

       “차마 반박을 할 수가 없다는 게 너무 분하군.”

       

       필사적으로 발악하는 녀석에게 무어라 하기도 그래 골치 아팠다는 백화령의 말을 듣고 있자니 녀석이 한서우를 아낌을 알 수 있었다.

       

       “이봐. 아라. 이 파이스란 녀석을 한 번 만나볼 수 있겠나?”

       “왜?”

       “작금의 제자 녀석이 지닌 심마는 이 파이스라는 놈이다. 이 녀석을 이긴다면 분명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터.”

       “파이스를 직접 만나 그 녀석만을 위한 전략을 만들어내겠다?”

       “그래.”

       

       흐음. 흥미로운 생각이군.

       

       나쁘지 않아.

       

       넘을 수 없는 벽이라 여겼던 것을 한 번이라도 넘어 선다면 한서우는 성장할 터이고 또한 파이스 놈도 패배를 겪어 본다면 나름의 성장을 거둘 터이니.

       

       그 둘을 중심으로 현대의 수준이 올라간다면 내게도 나쁠 것은 없지.

       

       “다만 한 가지는 알아두거라. 백화령. 지금의 그대는 파이스를 만나 쉬이 이길 수 없을 것이다.”

       “그게 무슨 헛소리냐. 내가 이 따위 검을 사용하는 녀석에게 질 리가 있나.”

       “물론 파이스 녀석의 검은 허술하지. 다만 파이스가 지닌 힘은 그렇지 않아.”

       

       여러 수단을 동원했다 한들 파이스는 검은 것과 정면에서 맞서 승리를 거둔 놈이다.

       

       백호 녀석마저도 한 수를 접고 들어가는 강자인 파이스는 그 무술은 비루할 지언정 육신의 강함과 도구의 대단함만큼은 인정해 줄 만하지.

       

       작금의 백화령이 고수의 반열에 든 것은 사실이나 아직 어리고 경험도 적어.

       

       파이스가 지닌 무력을 자신의 무술로써 극복하기는 벅찰 터.

       

       “그래도 한 번 상대를 해볼 텐가?”

       “반대로 물으마. 백아라 네 녀석은 이 상황에서 도주를 택할 것이냐?”

       “하하. 그럴 리가. 이런 재미난 상황을 어찌 거부할까.”

       

       힘의 격차를 자신의 무로써 극복해볼 수 있는 기회를 무얼 하러 거부하겠는가.

       

       “나는 너다. 천마란 말이다. 하늘이 나를 가로막는다면 부수고서 지나갈 뿐.”

       

       후흐. 이렇게까지 말을 하는 데 다시 물을 수는 없겠군.

       

       백화령의 대답에 만족을 한 나는 파이스의 세계로 향하기 위해 세상에 균열을.

       

       내려다가 갑작스레 울려 퍼지는 연결음에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아라님! 뭐하는 짓입니까!”

       

       그리고 전화를 받자마자 비명에 가까운 백호의 목소리가 귀청을 가득 채웠다.

       

       으음. 연락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럴 때 귀찮구나.

       

       “전화 끊지 마세요! 지금 바로 갈 테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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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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