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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82

       

        

        

        

        

        

        

       

        

       ───부우웅!

        

        

        

       “드론 성능이 상당하네요. 맞추기 전에 가져왔던 탄을 전부 쓸 것 같은 느낌이….”

        

       “하하, 물론이죠. 미니건 두 정 가지고는 어려울 겁니다. 과거 WW2 당시 해군 수병 분들의 기분을 이렇게라도 느껴보시길.”

        

        

        

        하늘을 시속 수백 킬로미터로 가르지르는 드론 한 대.

        

        사실상 드론이라기보단 비행기를 작게 축소시킨 형태였고, 속도도 그에 비례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있는 하와이의 창공을 신나게 가로지르는 와중 위이잉 하는 제법 얄미운 소리가 들려왔다. 일부러 저런 소리를 내는 건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드론을 실시간으로 조종 중인 라크 씨는 일정 이상의 고도 및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조종하고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저 무인기가 하늘로 너무 높게 올라가거나 이 근방을 벗어나 날아다닌다면…하와이를 지키고 있는 미군 분들이 아주 좋아 죽으시겠지.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미리 사방팔방 연락을 돌렸고, 무사히 허락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제 쏘아 맞출 뿐이다.

        

        

        

       “드론은 네 대를 준비했습니다. 그닥 비싼 물건도 아니니 마음껏 쏘시길. 아마 드론 한 대 가격보다 격추하는 데 들어가는 탄환을 돈으로 환산한 비용이 더 많을 겁니다.”

        

       “들었죠, 다들? 슬슬 준비하시길.”

        

        

        

       -와 트리거 해피!!!

       -진짜 재밌긴 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이 무진장 많은 사람들이 총기에 진심이면 벌어지는일 ㅋㅋ

       -아니 미니건을 두대나 쓰네 총알만 한 5만발쯤 가져왔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격할라고 준비한 돈만 한 2억 넘는거같은데 ㄷㄷ하네

        

        

        

        다들 기대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 총기의 사격각을 확인한다.

        

        전방에는 높은 산맥이 있었으며, 덧붙여서 이곳은 아예 대놓고 이상한 방향으로 총구를 돌려 사격하는 정신나간 짓거리만 아니라면 상관이 없을 정도로 외진 곳이었다. 전방 45도 각도로 사격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사는 곳까지는 무려 12km 넘게 떨어져있기도 했고.

        

        그리하여 생각보다 기관총 사격각은 무난하게 나오는 편이었다.

        

        

        대략 일곱 명 가량이 각자 자리를 잡고 기관총을 점검했다.

        

        나와 로렌티나는 시청자들의 볼거리를 위해 두 정의 미니건을 각기 나눠 들 예정이었고, 하모니와 다이스는 각각 브라우닝 중기관총과 MG338을 사격할 것이었으며, 오늘 사격을 도와주기 위해 함께 온 총포사 직원들 중 한 명은 KPV를 담당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중간중간 FN 미니미와 M249 같은 것도 끼어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화력 쪽에서는 우리가 가져온 다른 중기관총에 비해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밀릴 수밖에 없으니…물론 그걸 신경쓰는 사람은 그닥 없을 것이었다.

        

        아무튼 그건 둘째치고, 어차피 중간중간 사람을 순환시킬 예정이었기도 하고….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기관총의 약실에 링크탄이 물려진 순간 드론이 슬금슬금 앞으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한 번 선회한 후 좌에서 우로 사선을 스쳐지나갈 때-

        

        

        

       ───부아아아아앙!

        

        

        

        귀를 찢는 듯한 폭음이 겹쳐서 들려왔다.

        

        

        

       -예광탄 살벌하네 ㅋㅋㅋㅋㅋㅋ

       -기어코 현실에서도 미니건을 들고쏘는 무친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발현자 2명이서 미니건을 쏴제낀다고? 이걸어떻게참아!!!!!!!!!!!

       -리빙포인트)저건 마이크로건이 아니라 7.62mm따리를 쏜다

       -전완근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

        

        

        

        팔뚝에 힘을 주고, 하늘로 치솟으려는 미니건을 아래로 찍어누른다.

        

        화약 연기로 만들어진 구름과 화염방사기에 준하는 불꽃이 눈 앞에서 튀어오르는 가운데 중간중간 섞인 예광탄이 미니건의 탄도를 알렸고, 마치 거대한 채찍이 허공을 후려친 것마냥 두 줄기의 레이저 비스무리한 게 허공을 가로로 채색했다.

        

        좌측에서도, 그리고 우측에서도 이어지는 사격. 기관총의 링크탄이 마치 파도처럼 출렁이며 약실로 빨려들어갔다. 반대편에서는 탄피와 클립이 분해되어 튀어나오는 중이었다. 흡사 해변가에서 만든 모래성 비스무리한 것이 사격 인원의 우측으로 쌓여갔다.

        

        그러나 전부 다 합쳐 초당 200발이 넘는 탄환이 허공을 채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듯 비행기 모양의 드론은 거대한 살상 구역 사이를 자유롭게 누비며 쌩하니 좌에서 우로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사격이 멈췄다.

        

        

        

       “다시 선회합니다. 다들 준비하세요.”

        

       “이번엔 진짜 맞춘다.”

        

       “하하, 쉽지 않을 겁니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화약 연기.

        

        그러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는 달리 내 안구에 반쯤…합치되다시피 한 이카루스-증강현실 렌즈는 비행기의 궤적을 분석하여 예측샷 보정 비스무리한 걸 자동으로 눈에 띄워주었고, 앞으로 대략 두세 번만 더 왕복하는 순간 저 드론을 총알로 갈아버릴 수 있을 것이다.

        

        선회가 끝나고, 이번의 드론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왼팔에 힘을 강하게 주고, 왼발과 오른발로 지면을 지지하며, 오른손의 버튼을 눌렀다.

        

        

        무수한 숫자의 탄피가 쇳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굉음이 울려퍼지고, 이번에야말로 미니건이 쏘아내는 탄환의 궤적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드론을 향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망막과 합치된 이카루스-홀로그램 렌즈는 드론의 예상 궤적을 분석하고 허공에 퍼센트 단위로 표시했다.

        

        그냥 적당적당하게 표기하는 것이 아닌, 드론의 날개 각도와 엔진 출력, 사격장 근처의 풍속과 풍향을 비롯한 수많은 변수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해당 무인기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미리 보여주는 것에 가까웠다.

        

        그 와중 로렌티나와 내 화망이 조금씩 겹치기 시작했다. 상어는 내가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지를 대강 눈치챈 것처럼 보였고, 그 점을 지적하기보단 그냥…좋게 말하면 내 궤적을 모방하고 있었으며, 나쁘게 말하면 버스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크게 상관은 없었다.

        

        

        

       “….”

        

        

        

        한순간에 600발 이상을 토해낸 미니건의 발사 버튼에서 손가락을 뗀다.

        

        두 번째 선회가 시작되었고, 일제히 사격 중지 및 재장전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다음은 없을 것이었다. 아마 드론이 우에서 좌로 정면을 가로지르는 순간 탄환에 맞아 산산조각날 것이고,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총을 바닥에 내려놓은 뒤 다른 총을 쏘게 되겠지.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의 열기와 화약 연기를 피워내는 총구, 예상 궤적을 표시하는 홀로그램 렌즈까지. 선회가 마무리되며 무인기가 다시금 가속할 즈음, 가장 먼저 불을 뿜은 것은 당연하게도 미니건이었다.

        

        전기톱을 연상하게 만드는 소리를 토해내며 두 개의 불렛 휩이 생성되었고, 그 뒤를 이어 경기관총과 중기관총 전부를 합쳐 도합 다섯 정의 기관총이 총구에서부터 화염을 토해내었다.

        

        그 사이를 표표히 가로지르며 얄밉게 날아가는 비행기 모양 드론 한 대.

        

        

        그러나 이번에는 가만 놔두지 않는다.

        

        

        

       ───부우우웅!

        

        

        

       “…어? 어! 떨어진다!”

        

       “아니, 떨어지는 게 아니라 공중에서 산산조각이 났는데…?”

        

        

        

       -엄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유진!

       -기어코 개박살내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무섭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서운사실)저걸 미니건으로 반동제어까지 하면서 그냥 쏴갈겨 맞춰버린 것이다

        

        

        

        후두둑.

        

        한 번 화망에 걸려 뜯겨나간 순간 급격히 속도가 낮아지지만, 그대로 땅에 추락하게 두지 않는다. 예상 궤적에 수백 발의 탄환을 쏟아부은 순간 무인기는 에멘탈 치즈가 되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네다섯 조각으로 분리되어버렸다.

        

        그제서야 전완근에 들어가던 힘을 풀고, 주변에서 하나둘 울려퍼지기 시작하는 박수소리에 화답했다. 그 와중 사격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 중 한 명이 삼각대를 가져오자, 그 위에 미니건을 올려놓아 고정시켰다.

        

        이제 총기를 셔플할 차례였다.

        

        

        

       “막내는 KPV로 갈 거지요?”

        

       “물론이죠.”

        

       “자, 뉴 막내들. 이리 오세요. 하와이까지 왔으니 미니건 한 번쯤은 쏴봐야죠. 생각보다 반동이 강하니 조심들 하시고.”

        

       “…우리 하와이 온 거 맞죠?”

        

        

        

        그러나, 그리 말한 하모니와 다이스의 입가에도 어느샌가 미소가 지어진 상태였다.

        

        이미 저 둘의 취향은 나 때문에 개조당한 지 오래였다.

        

        

        

        

        

        

        

        

        

        

        

        

        

        

        

        

        

        

        

        

        

        

        

        

        

       “하와이에 온 지 이틀만에 하와이 구경을 하러 온 느낌이에요.”

        

       “예비로 가져온 옷이랑, 실내사격장 안의 샤워실이 없었으면 지금쯤 호텔에서 샤워하고 있었을지도…이제야 좀 여행 온 기분이네요. 몇 시간 전까진 전지훈련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재밌으셨죠?”

        

       “…네.”

        

        

        

        하와이의 밤은 길다.

        

        어제는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던 탓에 그닥 연이 없었던 저녁 대로변이었지만, 오늘은 두 다리로 지면을 디디고 서서 열기 넘치는 인도를 걷는다. 비교적 비수기인 10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과 현지인들로 북적거리는 게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사실 사계절 내내 평균 온도가 20도에서 30도 사이를 머무는 하와이는 여름을 제외한 어느 계절에 방문하든 거기서 거기라 늘상 사람이 북적거린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직접 그 인파의 한복판에 들어서니 자동으로 실감이 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관광지의 분위기에 마음 놓고 흠뻑 젖을 수도 없었던 것이, 계속해서 드론캠이 보여주는 광경을 확인하며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얼굴 혹은 여러 스토어의 간판에 모자이크가 잘 입혀졌는지를 확인해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무려 210만 명 가량이 지금 내 방송을 보고 있었으니까.

        

        

        

       “혹시나 모를 소매치기 조심하시고, 좀 걸어다니면서 어디서 저녁식사를 먹을지 잘 살펴보도록 하세요. 푸드트럭도 괜찮고 가게도 괜찮아요.”

        

       “…근데 솔직히 말해서, 지금 저녁식사를 먹을 수 있을지나 모르겠, 우왓.”

        

        

        

        그리고 그 순간 슬그머니 우리 옆쪽으로 다가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

        

        이 즈음에서 그러한 인파의 정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다들 주머니에 하나씩 쟁여두었던 펜을 꺼냈기 때문이었다 – 당연하겠지만 사인 요청이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크 존에서 얼마나 거대한 위상을 가졌는지를 생각해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 중에는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 중이었던 하와이 현지인이 대략 1/3 가량, 여행을 온 사람들이 나머지를 차지했다.

        

        

        

       “방송 잘 보고 있습니다, 유진. 몇 시간 전에 했었던 사격장에서의 움직이는 물체 사격은 굉장했습니다. 저 역시 사격을 좋아하고, 언젠가 그런 즐거운 난장판을 경험할 수 있다면 좋겠군요.”

        

       “방송에 출연했던 건 브로커가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었죠. 언젠가 충분한 돈과 시간이 생긴다면 저희가 했던 것만큼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하하, 격려 고맙습니다. 멋진 사인도요!”

        

        

        

        포스트잇 사이즈의 용지에 사인과 간단한 안부인사를 적어준다.

        

        그런 행위의 반복, 반복, 그리고 반복. 바로 그 상황이 우리가 스트리트에 발을 내딛은 지 고작해야 10분도 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아쉽다면 아쉽게도 오늘의 목적은 저녁 하와이 관광 및 저녁식사 해결이었으므로 그 자리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진 못했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 일행들 중에서 유일하게 여유만만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로렌티나 선임에게는 사인을 요구하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그 점 감안해주시길.”

        

       “오늘도 막내가 고생하는군요. 고마우셔라.”

        

        

        

        크리스토퍼 ‘스펙터’ 로렌티나.

        

        지금이야 이름만 살살 부르고 있지만, 나는 여태까지 이 양반의 성까지 붙여서 이 사람을 부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는 이 사람의 필적과 신장, 나이를 비롯한 수많은 정보는 전부 기밀에 속하고, 더 나아가 이 사람에 대한 정보 접근은 SOCOM 중에서도 인가된 인원만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이 사람은…여태까지 내 방송에 수없이 많이 출연했지만 그 중에서 한 번도 자신이 어디에 소속되어있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여태까지 말한 거라고는 그저 ‘유진은 과거 내 후임이었다’정도. 로건도 마찬가지였고.

        

        

        

       ‘…원래라면 방송에 얼굴도 비추기 힘든 사람이란 말이지.’

        

        

        

        로렌티나가 내 방송에 얼굴까지 깐 채 출연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역정보 송출. 

        

        역설적으로, 스트리밍에 로렌티나가 자주 나오면 나올수록 당사자가 어디 소속이었는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논쟁은 더더욱 오리무중으로 빠졌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여론을 조성함에 따라 더더욱 구체화됐고.

        

        일종의 하이리스크-하이 리턴 전략이라고 해야 하나.

        

        아마 나카소네를 비롯해 한국에서 근무 중인 활동팀 ‘스네이크키퍼’는 오늘도 나 혹은 로렌티나와 관련된 한국 여론을 통째로 크롤링한 뒤 분석기에 넣고, 그걸 비밀 회선을 통해 미국 사이버사령부에 전송하고 있을 것이다.

        

        

        중간중간 드론캠은 물론이거니와 하모니와 다이스도 들을 수 없도록 방음 장벽을 구축, 상어와 민감한 이야기를 몇 개 나누었다.

        

        

        

       “파키스탄 나가있는 친구들이 자주 쓰는 ‘종이’를 몇 장 챙겨왔으면 어땠을까요?”

        

       “1시간 후에는 자동으로 삭아 없어지는 그 종이 말이죠…뭐어, 그냥 여지를 주지 않는 게 더 낫죠. 지금도 솔직히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뭐, 저도 별 이유 없이 동행하는 건 아니예요. 하와이에 오는 조건으로 막내에게도 말하기 꽤나 까다로운 몇 가지 임무를 수행 중이라서 말이죠.”

        

       “하와이 현지 인프라 및 네트워크 점검이나 데이터 중계기 소프트웨어 갱신, 뭐 그런 것들 말이지요.”

        

       “…하아, 속일 수가 없군요. 대충 그 정도로 짐작해주시길. 막내의 하와이 방문이라는 대형 안건을 방패로 삼아 뭔가 일을 꾸미고 싶어하는 미군 친구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니거든요.”

        

        

        

        흠.

        

        뭐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결국 로렌티나가 내 방송에 나올 수 있는 것도 나름대로의 이권이 얽혔다고 생각하면 될 뿐이고…사고만 딱히 치지 않으면 이번 여행도 즐거운 추억만을 남긴 채 무난하게 끝날 것이다.

        

        아무튼 한 번 물꼬가 터져서 그런지 로렌티나는 그동안 참고 있던 이런저런 말들을 꺼내놨다.

        

        

        

       “이번에 추진하는 메카-막내 휴머노이드 제작, 실제로는 게임 안에 있는 AI를 꺼내는 게 아니죠?”

        

       “그렇죠. 사실상 저쪽 세상에서 쏘아낸 빔 프로젝터가 여기에 투영되는 것에 가까워요.”

        

       “그럴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한 번 숨을 들이마신 그녀가 덧붙였다.

        

        

        

       “칙칙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자구요. 뉴 막내 두 명이 꽤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으니까요.”

        

        

        

        그 순간 눈동자가 정면으로 데구르르 굴러갔다.

        

        어느샌가 사람에게 둘러싸여 신나게 사인 중인 하모니와 다이스가 거기에 있었다. 어버버하는 와중 나와 시선을 마주치니 손을 흔들며 도움이 필요함을 신나게 어필하고 있는 걸 보니 꽤 곤란한 상황인가보다.

        

        씨익 웃으며 인파를 헤치고 두 명을 픽업, 방음 기능을 해제하며 덧붙였다.

       

        

        

       “고생했어요.”

        

       “어디 계시다가 이제 왔어요, 우왁.”

        

       “자, 갑시다. 우리 뉴 막내들. 아직 밥도 안 먹었으니까요.”

        

        

        

        저녁 7시 반.

        

        호떡과 리밋, 스톤이 느닷없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엮여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을 즈음, 우리는 하와이에 온지 이틀만에 처음으로 관광지의 열기를 체감했다.

        

        관광지의 사람들이 모조리 우리가 있는 곳으로 몰려들기까지 30분 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선은 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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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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