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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83

       

        

        

        

        

        

        

        

       “후, 힘들구만. 앞으로 남은 토론회는 단 한 번 뿐인가? 공화당 친구들이 쉽게 안 죽어주려고 칼을 갈고 나왔어.”

        

       “이번에 그 칼을 완전히 꺾어버리지 않으셨습니까. 기세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저 친구들이 마지막으로 무슨 이야기를 들고 나오더라도 큰 효과를 발휘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구차한 이야기를 들고 나와 이미지에 먹칠을 하려는 것만 아니라면야.”

        

       “난투전으로 들어가면 찌를 게 많은 건 이쪽인데, 거기서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간다라. 공화당 친구들이 단단히 미친 게 아니라면 그런 방법론을 선택하지는 않겠지.”

        

        

        

        뉴욕, 캠프 헨리.

        

        하늘은 맑았고 날씨는 선선했다. 바로 어제 시행되었던 제2차 대통령 후보 간 토론회에서 불꽃 튀는 접전이 벌어진 것치곤 실로 상쾌한 날이었다.

        

        미 상원의 민주당 원내대표였었으며, 전당대회를 신들린 듯 폭격한 뒤 큰 문제 없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헨리 미카엘 브레이튼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는 한 묶음의 종이뭉치를 힐끔 바라보다 덧붙였다.

        

        종이뭉치, 다르게 말하면 신문. 그 중에서도 정치 섹션이 가장 먼저 표기된 상태 – 그리고 해당 섹션의 제1면에는 권투글러브를 낀 헨리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온 어니스트 셰퍼드를 말 그대로 두들겨패고 있는 그림이 실린 상태였다.

        

        실로 노골적인 그림. 헨리는 해당 기사를 낸 기자가 누군지를 확인하려다 이내 덮어버렸고,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보좌관은 인컴을 통해 누군가를 호출한 뒤, 한 명의 보좌관이 더 들어오자마자 방문을 잠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 한 모금이 목구멍으로 넘어간 후에야 그가 입을 열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지원사격이 들어와 다행이구만.”

        

       “바이퍼가 보낸 휴머노이드 관련 데이터 말이지요. 확실히 그렇습니다. …아마 이 캠프만큼 이권 다툼에서 자유로운 곳은 그다지 없을 겁니다.”

        

        

        

        헨리는 보좌관의 말에 대답하기보단 후- 하고 숨을 토해내며 몸을 의자에 파묻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부정적인 대답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 요컨대 슈퍼팩 이야기였다. 다른 말로는 합법적 로비, 또는 정치자금. 대통령 후보의 공약 혹은 스탠스가 기업의 이권과 어느 정도 방향성이 같다면, 특정 기업은 해당 후보에게 자금 지원이 가능했다.

        

        그리고 2036년, 헨리 M. 브레이튼을 지원해주는 기업은 그 어디도 아닌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그리고 싱크탱크였다. 타 후보와 비교했을 때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헨리는 두 기업의 눈치를 그닥 볼 필요가 없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두 회사가 제공한 슈퍼팩이 단순한 정치자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헨리가 내놓은 정책을 뒷받침하는 근거이자 주춧돌로 쓰이는 것이었지만.

        

        

        

       “미친 전쟁광, 개입주의자 소리를 안 듣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었다고 할 수 있겠어.”

        

       “아마 공화당 친구들은 적잖이 당황했을 겁니다. 느닷없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겠지요. 의원님을 칫솔수염 달린 총통으로 만들기 위해 작심하고 짠 프레임이 산산이 부서졌지 않습니까.”

        

       “이젠 남의 일이라 다행이군.”

        

        

        

        과정과 결론을 일부 생략한 문답이 이어졌다.

        

        선거 캠프 헨리의 주요 대외 정책 중 하나는 적극적인 미국의 대외 개입이었다.

        

        당장 다른 세계에서 중국과 러시아, 멕시코 카르텔을 말 그대로 하인즈 케찹으로 만들어버린 제48대 미 대통령, 다시 말해 다른 세계의 본인 기억을 이어받은 마당에, 그가 중동과 파키스탄, 인도 사이에서 이어지는 분쟁을 보았을 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알기 쉬운 방향 – 개입으로 수렴할 뿐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진보주의자이자 민주당이었다. 중국과 러시아까지 통째로 날아가버린 이상, 헨리의 눈에는 단 한 발자국만 더 나아가면 전 세계에 항구적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가능성이 보였다. 케케묵은 고립주의는 너무나도 나이브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런 분쟁에 개입할 시 반드시 감수해야만 하는 반론이 있었다.

        

        

        

       ‘…결국 공화당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하나 뿐.’

        

        

        

        사람이 죽는다.

        

        다르게 말해,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당장 십수 년 전에 발생한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한복판에서 미군 장병 2,448명이 주검이 된 판에, 파키스탄과 인도라는 두 거대한 블록이 충돌하는 와중 그 한복판에 미군을 이리저리 파병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벌써부터 신문기사가 하나씩 그려지고 있었다. ‘미 대통령이 화약고 옆에서 쥐불놀이를 한다’, 혹은 ‘헨리는 장병들의 목숨을 칩으로 삼는가?’ 같은 타이틀과 칫솔수염이 달린 그 자신의 데포르메 그림을 신문 1면에 내걸고는 대대적으로 발광을 시작하겠지.

        

        

        하지만 그 시점에서 유진을 타고 헨리에게 쥐어진 카드 하나.

        

        휴머노이드.

        

        

        

       “휴머노이드라. 어디서 그런 기막힌 것들만 쏙쏙 가져오는지 궁금하기까지 하구만. 펄스 기술에 원격조종 휴머노이드라는 퍼즐까지 끼워넣으면 아주 재밌는 결과가 나오겠어.”

        

       “인명 피해, 전후 복구, 재난지원, 상이군인 지원제도까지. 모르긴 몰라도 바이퍼 그 친구가 전해준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다 죽어가는 공화당 친구들도 알음알음 이카루스 다이나믹스제 의수나 인조골격을 쓰지 않겠습니까?”

        

       “그 말을 들으니 벌써부터 속이 다 시원하군.”

        

        

        

        사상자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본격적으로 휴머노이드 테크놀로지가 군 내부에 깊숙하게 스며드는 순간, 한 명을 양성하는 데 수십에서 수백만 달러씩 들어가는 고급 오퍼레이터 인력이 적진에서 눈 먼 총알 몇 방 맞고 허무하게 스러지는 일을 걱정하는 상황 자체가 과거의 전유물이 될 터였으니.

        

        제대군인, 상이군인, 전투파병으로 인한 PTSD, 사상자, 일자리 걱정…마법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과학기술은 모든 일을 전부 해결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75% 이상은 해결해줄 수 있었다.

        

        

        그리고 헨리는 바로 어제 열린 토론회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비수를 꺼내들었고, 사사건건 태클을 걸던 어니스트 셰퍼드를 떡이 되도록 두들겨 패었다.

        

        

        

       -휴머노이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기업의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직접 의뢰한 결과, 이는 적어도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미군의 사상자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원격조종 전투형 안드로이드가 전 군에 보급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는 전국적으로 엄청난 수의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으며, 덧붙여 이로부터 파생되는 기술력은 산업재해와 안전사고, 혹은 전투파병 또는 노화에 의한 신체 결손 등에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이는 문지르면 지니가 튀어나오는 요술 램프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비테크, 1X, 이카루스 다이나믹스, 팔 로보틱스,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비롯한 다양한 회사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이며, 동시에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기술력으로서….

        

        

        

        상대방을 케찹으로 만드는 것보다 더 재밌는 건 상대방을 팩트와 데이터에 기반한 말을 통해 케찹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해당 분석 데이터를 얻기 위해 뒷돈을 찔러준 적도 없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공화당은 저 데이터가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뒷조사를 의뢰할수록 가망이 없다는 사실만을 깨닫게 될 것이었다.

        

        결론은 났고,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구태여 3차 토론회까지 열릴 필요성이 있는지를 자문하였으나, 아무리 곱씹더라도 다음 토론은 공화당의 명예로운 퇴각을 위한 발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가능성이 높았다.

        

        그 발판까지 빼버릴지, 혹은 한 줌의 자비를 베풀지는 오직 헨리의 손에 달렸으나, 그는 그 부분에 대해 그닥 신경쓰지 않았다.

        

        

        그의 생각은 백악관 의자에 앉은 이후를 생각하고 있었다.

        

        

        

       ‘중동과 인도, 파키스탄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압력을 어떻게 해소시킬지가 제일 문제인데….’

        

        

        

        방법은 여러 가지였다.

        

        첫 번째로, 사실상 상황이 격화되길 기다렸다가 여론과 국제연합을 통해 난장판이 된 사태 중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각종 분쟁-범죄들이라는 이름의 역린을 지긋이 눌러준다면…무어라 반항도 못하고 꺽꺽댈 확률이 높았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귀찮은 암초가 없는 세계에서 헨리에게는 꺼내들 수 있는 선택지가 넘치고 넘쳤으며, 중동 쪽은…이미 생각해둔 방법이 있었다.

         

        

        

       ‘바이퍼에게 비싼 대가를 치르고 핵융합 기술을 이전받게 된다면….’

        

        

        

        아마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중동의 터번 쓴 친구들이 제 발로 달려와 자비를 갈구하리라.

        

        그리 생각하던 그는 피식 웃었다.

        

        

        

       “…도대체 얼마만큼의 대가를 그 친구에게 치뤄야만 하는지 감도 안 잡히는군.”

        

        

        

        미국 1년 예산 단위를 훌쩍 넘는 돈을 쏟아부어 수많은 기술을 개발한 다른 세계의 미국.

        

        확실한 건, 바이러스로 반쯤 멸망하지만 않았더라면 해당 세계의 미국이 쏟아부은 돈은 허공으로 날려버린 것이 아니라 초장기 투자가 되어 세상에 되돌아왔으리라.

        

        끔찍할 정도의 기술적 격차를 실감하며, 헨리는 숨을 내뱉었다.

        

        

        어느샌가 커피잔은 텅 비어있었다.

        

        대통령 선거를 1달 앞둔 10월의 어느 날이었다.

        

        

        

        

        

        

        

        

        

        

        

       “결국 너희들도 하와이에 발을 들였구나. 축하해.”

        

       “아니, 왜 오자마자 불길하게 그러는거야!”

        

       “화약과 납탄의 세계에 온 걸 환영…으갹!”

        

       “왜 오자마자 저 분들한테 이상한 바람을 불어넣고 계시는지.”

        

        

        

        한편, 그로부터 대략 8천 킬로미터 떨어진 태평양의 작은 섬.

        

        유진 일행은 세 명의 추가-전지훈련 참가자를 픽업했다.

        

        

        

        

        

        

        

        

        

        

        

        

        

        

        

        

        

        

        

        

       “우, 우와…도대체 어떻게 이런 데를 예약하셨어요?”

        

       “역시 압도적인 재력은 거의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구나.”

        

       “…뭐, 그렇긴 하지.”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드넓은 와이키키의 한복판.

        

        하늘이 그대로 바다가 되어버린 듯한 모습. 연초록빛 바닷물이 끊임없이 넘실거리고, 수평선 언저리와 맞닿은 지점부터 짙은 푸른색으로 변했다. 현세에 강림한 듯한 낙원. 평소 생각만 했을 뿐 여유와 시간이 없어 갈 생각조차 내지 못했던 공간이 바로 그 앞에 있었다.

        

        그 와중 완전히 핀트를 잘못 잡은 리밋의 말을 들은 하모니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리 중얼거렸다. 재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호텔 전체가…유진의 부모님이 반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건물이라는 점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그 두 명은 뒤늦게 하와이에 찾아온 세 명에게 유진의 가족사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그저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호들갑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의외롭게도, 하와이에 발을 들인 지 1시간도 되지 않은 호떡과 리밋, 김스톤에게는 딱히 선택권이 없었다.

        

        하와이의 명물 중 하나이자 트로피칼-관광에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되는 스노클링이 이 셋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노클링이요?”

        

       “꽤 먼 곳까지 나갈 예정이지요. 준비물은 전부 배에 실려있으니 여러분들은 몸만 오시면 됩니다. 차량도 이미 준비해뒀고.”

        

       “어, 그러면 밥을 먹지 말아야 하나…아침 든든하게 먹고 배 탔다가 바다에 전부 토하면 어떡해요?”

        

       “그럴 줄 알고 간단하게 초콜릿 바 몇 개를 준비해뒀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후후 하는 작은 웃음소리.

        

        이게 맞나 싶은 표정을 지은 세 명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부담스럽냐-고 묻는다면 전혀 그렇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스노클링이라니, 잘 모르는 사람이 듣더라도 투명한 바다 속에서 산호초를 구경하며 열대어에게 밥을 주는 게 생각나지 않는가?

        

        좀 갑작스러운 것도 사실이긴 했지만, 이들이라고 하여 아예 하와이 관광에 대해 알아보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는 아침 7시부터 예약 손님을 받는 해변도 있는 판이었으니 이 정도로 우는 소리를 내기도 좀 그랬고.

        

        

        그리하여 이들은 조금 얼떨떨한 느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하와이다운 광경을 맞이하지 못했단 점은 미약한 아쉬움으로 남았으나, 직접 스트리트를 걷고 트로피칼 펀치를 사마시지 않아도 관광지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가령-

        

        

        

       ───부우웅!

        

        

        

       “우와…주변에 진짜 야자나무 천지네.”

        

       “건물 예쁜 거 봐. 진짜 대박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한국에 있었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래.”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들.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있는 화산산맥과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른 하늘, 그 아래 서있는 수많은 호텔들과 건물이 빚어내는 이국적인 풍경들. 공기 중에 은은하게 섞인 짠 냄새와 자동차 안에서부터 풍기는 상쾌하면서도 달달한 향기까지.

        

        갑작스럽기에 더더욱 두근거리는 마음. 결국 하와이는 하와이였다.

        

        그런 와중 유진이 편의점에서 사온 물과 멀미약을 받은 이들은 약을 꿀떡 삼켰고, 7명을 각각 3명과 4명으로 분할하여 태운 자동차는 가로세로 넓이가 대략 40km 가량인 화산섬을 조용히 가로질렀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자동차가 조용한 항구 옆의 주차장에 정차했다.

        

        

        

       “…어우, 여긴 생각보다 되게 한적하네요.”

        

       “배만 여러 대 있고…여긴 항구구나.”

        

       “투어 시작까지는 대략 15분 정도 남았으니까, 미리 물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부터 해두세요. 저희도 딱히 여벌 옷은 들고 오지 않았고, 돌아가면서 마트에 들러서 살 예정이니 옷이 물에 젖는다는 걱정은 접어두시고.”

        

       “오-케이, 알겠습니다. 리밋 이리 와! 스트레칭해야지!”

        

       “아니, 갑자기 나를 왜, 으갸갸갸갸갹…!”

        

        

        

       -리 밋 사 망 w w w w

       -아니 방송 왤케 늦게 켜나 싶더니 진짜로 하와이까지 왔네 뿅망치쉑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스트레칭이야 고문이야 ㅋㅋ

       -호떡아 새우꺾기는 스트레칭이 아니에요 무친련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있는 김스톤 동공지진 ㅋㅋㅋㅋㅋㅋ

        

        

        

        우두둑!

        

        당연하겠지만, 일반인에 불과한 리밋이 호떡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서로 격한 스트레칭을 주고받는 사이, 뒤늦게 차에서 내린 유진 일행 역시도 그 자리에서 얌전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단 한 명의 사람도 없었다. 유진은 스트레칭을 끝내고 주변에 있는 의자에 앉은 이들에게 ‘오늘 스노클링 투어를 위해 배를 통째로 빌렸고, 원하는 만큼 투어를 즐긴 뒤 돌아오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 말에 기뻐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고, 때마침 피어 한쪽에서부터 부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한 대의 소형 보트가 유진 일행이 있는 곳에 접현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두의 눈에 들어온 하나의 픽토그램.

        

        

        

       “…엥?”

        

       “하와이…샤크?”

        

       “유진 씨, 저거 뭐예요?”

        

       “뭐긴 뭐겠어요.”

        

        

        

       -어…어?

       -에이 설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노클링이 아니라 고기밥엔딩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샤크투어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렌티나눈나 아까부터 시종일관 싱글싱글 웃던 이유가wwwwwwwww

        

        

        

        일제히 돌아가는 고개, 배에 붙어있는 상어 모양 스티커까지.

        

        시선의 끝에 맺힌 유진의 얼굴.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눈이 부실 정도로 밝게 웃던 당사자의 미소에서부터 어쩐지 피 냄새가 나는 건 기분 탓일까 – 물론 아니었다. 유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행을 낚을 생각으로 가득했고, 다들 안색이 새파랗게 변하는 걸 즐기고 있었다.

        

        푸근하게 생긴 선장이 배를 완전히 멈춰세운 순간, 유진의 입이 열렸다.

        

        

        

       “샤크 투어도 일종의 스노클링이죠.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요.”

        

       “뱀끼야아아아악-!”

        

       “선생님, 저는 맛없어요! 진짜예요! 저 상어 엄청 무서워한단 말이에요! 아쿠아리움에서도 상어 있는 곳은 발도 안 들인다구요…!”

        

       “하하.”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항구 위.

        

        그러나 유진은 진즉 이들을 조련할 방법을 떠올려낸 지 오래였다.

        

        

        

       “로렌티나가 상어랑 교감하는 거 안 볼 거예요?”

        

       “…에?”

        

       “잠깐, 로렌티나 씨는 분명히, 그, 상어 발현자셨죠…?”

        

       “이제야 다들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모양이로군요.”

        

        

        

        로렌티나가 말을 받아 이었고, 그녀는 쿡쿡 웃으며 덧붙였다.

        

        

        

       “건드리지 말라고 상어 친구들한테 잘 전달해놓을 테니 혹여나 물린다는 생각은 고이 접어두시길.”

        

       “자, 그렇다네요. 그래서 상어 투어 취소하실 분 계신지?”

        

        

        

        당연하겠지만 아무도 없었다.

        

        때론 호기심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법이었다.

        

        일곱 명을 태운 배가 항구를 떠나기까지 1분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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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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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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