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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84

       *** ***

       

       “허허.”

         

       호천안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찍찍!

         

       다다닥! 다다닥!

         

       힘차게 달려나가는 서공 위에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주일에 가까운 요양을 통해 기력을 회복한 서공은 들판을 내달렸다.

         

       필사적으로 뛰는 말도 순식간에 추월해버릴 빠른 속도였다.

         

       “이놈아 너무 무리하지 말거라.”

         

       찍찍!

         

       이 정도는 거뜬하다는 듯한 답변에 호천안은 그냥 서공의 머리를 쓰다듬고 말았다.

         

       호천안에게는 서공의 불안이 훤히 보였다.

         

       혹시나 버림받을까 싶어 어떻게든 제 쓸모를 보여 주고 싶어 필사적으로 달리는 것이다.

         

       몸을 회복하기 위해 영초를 팍팍 먹어야 할 때임에도 눈치를 보며 깨작거리고 있으니 말 다한 셈이었다.

         

       호천안은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서공도 호천안과 함께하기를 원하고 호천안도 서공을 거두기로 하였으니 함께 여행하며 차차 서로를 알아가면 되겠지.

         

       “오늘은 여기서 쉬자꾸나.”

         

       슬슬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호천안은 서공을 멈춰세우고는 봇짐에서 영초를 꺼내 서공에게 먹였다. 호천안은 눈치를 보며 깨작거리는 서공의 입에 영초를 넣어주었다.

         

       찍?! 찍!

         

       “복스럽게 먹어야지 이 녀석아.”

         

       기연을 사냥하며 쌓은 재물에 지긋한 나이까지. 손 큰 부자 할아버지 그 자체인 호천안은 서공의 볼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귀한 영초를 쑤셔넣었다.

         

       서공이 호천안의 눈치를 슬슬 보았다.

         

       좋은 음식을 많이 주는 것은 좋았지만 최고급 소고기도 배가 터질 때까지 먹으면 먹는것만으로도 괴로운 법이었다.

         

       하루 종일 열심히 달려 간신히 터질 것 같은 기운을 조금 빼 놓았더니 또?

         

       “이놈이 또 눈치를 보는구나. 그 덩치로 풀쪼가리 몇 개 집어삼킨다고 배가 차기나 하겠느냐? 이깟 영초 한 줌 따위야 아무것도 아니니 빨리 먹어치우거라.”

         

       찍찍.

         

       아니 이 이상은 한계라니까요.

         

       서공은 과식하다 배가 터지듯 온몸에 기운이 가득 차 어느 순간 몸이 터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항변해 보았지만 호천안은 단호하게 서공의 입에 영초를 밀어넣었다.

         

       서공은 체념하고 꾸역꾸역 영초를 먹어치웠다.

         

       호천안은 과식으로 땅바닥에 추욱 늘어진 서공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허 웃었다. 명색이 영물이라는 녀석이 반나절 뛰어다녔다고 이리 파김치가 되다니. 아무래도 특별 보양식을 잔뜩 먹여 건강하게 만들어 줘야겠군.

         

       그렇게 본의 아닌 식고문 일정을 잔뜩 잡은 호천안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공의 몸체에 몸을 기댔다.

         

       보드라운 털가죽과 따끈따끈한 체온을 느끼고 있자니 온몸의 노곤함이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호천안은 쓴웃음을 지었다.

         

       나이야 먹었지만 이 신체가 어디 보통 신체인가.

         

       도검불침에 만독불침, 수화불침까지 모두 이룩한 몸뚱이었다. 방대한 내공과 그에 필적하는 활력으로 인해 사흘 밤낮으로 무공을 펼치더라도 지치지 않을 터였다.

         

       하루 종일 경공을 달렸다 해도 노곤함을 느끼지 못할 터인데 서공을 타고 이동했으면서 무슨 노곤함이란 말인가.

         

       그럼에도 이리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겠지.

         

       혼자가 아니라 체온을 전해주는 누군가 있기에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일 것이다.

         

       ‘나쁘지 않군.’

         

       호천안은 그리 생각하며 멍하니 재기에 대해 생각했다.

         

       서공을 돌봐주었던 2주간, 호천안은 많은 정보를 그러모았다.

         

       혈교의 현황. 황국의 정세. 무림맹의 향방. 새외의 움직임 등등…

         

       그 정보를 바탕으로 호천안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했다.

         

       ‘우선은 의문부터 풀어야겠지.’

         

       어째서 서공은 보자마자 자신을 따랐는가. 진법을 대성하고 각종 잡술도 섭렵한 호천안은 남천혈교에서 혈교가 다루는 혈술을 분석했다.

         

       그러나 혈술이나 혈어에 대한 정보나 얻었을 뿐 정작 서공의 태도에 대한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북천혈교에 있던 혈인 중 혈교의 내밀한 정보를 아는 자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혈괴술의 대가니 북천혈교의 주인이니 실컷 떠들었던 황사민은 실상 혈괴의 생산을 맡은 일개 실무자에 불과했다. 급작스러운 혈존의 암살로 인해 각지로 보내졌어야 할 혈괴와 철혈서를 운 좋게 손에 넣어 세력을 떨쳤을 뿐.

         

       그런 황사민의 밑에 있던 혈인들은 그야말로 잡졸들이나 마찬가지였으니 혈교의 내밀한 정보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지했다.

         

       그러니 호천안은 또 다른 혈교의 잔당을 찾아가 현 상황을 해석할 단서를 손에 넣기로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얕은 잠에 빠진 호천안이 몸을 일으켰다. 그 움직임에 넘치다 못해 터질 것 같은 활력을 애써 다스리고 있던 서공이 빨리 힘을 소모하기 위해 벌떡 일어나 여행길을 재촉했다.

         

       찍찍! 찍찍!

         

       “허허, 녀석 알겠다. 알겠어.”

         

       힘찬 서공의 달음박질과 함께 호천안이 향한 곳은 바로 광주에 자리잡은 진혈혈교였다.

         

       “쯧쯧. 하여간 조무래기들 아니랄까봐 이름 짓는 감각도 뒤떨어지는구만.”

         

       서공의 접근을 확인한 진혈혈교는 곧바로 뒤집어졌다.

         

       “영물! 영물이 처들어온다!”

         

       “철혈서라니? 남천혈교의 도당인가!”

         

       “어서 교주님께 알려라!”

         

       “문을 닫아!”

         

       황급히 문을 닫아거는 남천혈교의 무인들을 보며 호천안은 서공의 등을 톡톡 두드렸다. 일종의 멈추라는 신호였다.

         

       찍찍!

         

       그러나 서공은 고개를 저으며 속력을 높였다.

         

       전투!

         

       온몸에 가득찬 기운을 소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으니 서공은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호천안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함께 싸우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서공의 태도에 감명을 받은 것이다.

         

       “허허. 녀석 그래 함께 싸우자구나.”

         

       앞으로는 더 영양가 있는 영초를 더 많이 주어야겠다!

         

       서로 엇갈린 마음을 품은 채 서공과 호천안은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찍찍찍!

         

       꽈아아아앙!!

         

       서공의 몸통박치기가 단번에 남천혈교의 대문을 박살냈다.

         

       “교, 교주님이 오실 때까지 시간을 벌어라!”

         

       “여, 영물을 어떻게 막을 수 있단 말입니까!”

         

       “닥쳐라! 항명은 곧 죽음…컥!”

         

       혈인 중 한명이 무인들을 윽박질러 어떻게든 싸워 보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호천안의 뇌룡지가 발출되었기 때문이었다.

         

       혈인을 포함하여 그야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정리된 무인들.

         

       찍찍!

         

       서공이 몸을 세우며 호천안에게 항의했다. 간신히 몸의 기운을 뺄 기회였는데 이걸 혼자서 정리해버리다니!

         

       서공의 항의에 호천안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섰다.

         

       “허허, 미안하구나. 앞으로 나오는 녀석들은 네가 처리하렴.”

         

       서공이 코김을 푹 내뿜으며 앞으로 나섰다. 이번에는 반드시 몸 안에 용솟음치는 기운을 배출해내고 말리라!

         

       우어엉!

         

       그런 서공의 다짐과 함께 진혈혈교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지하에 토굴이라도 숨겨 놓았던 것일까. 거의 전각 하나를 박살내다시피 하며 웅장한 거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지간히 화가 났는지 입을 잔뜩 벌리며 날카로운 이빨의 잇몸까지 드러내고 있는 곰 영물이 나타났다.

         

       서공을 목격한 곰 영물이 성난 포효를 내질렀다.

         

       크아아아아아앙!!

         

       엄청난 성량!

         

       그저 포효만으로도 서공의 귀가 휘날리고 호천안이 흑립을 붙잡아야 할 강풍이 불 지경!

         

       곰의 그런 포효를 온 몸으로 받아낸 서공이라고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찌이이익!!

         

       용맹한 포효를 내지른 서공은 재빨리 뒷걸음질 쳤다.

         

       아무리 온몸에 기운이 넘쳐도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 법이었다.

         

       “허허.”

         

       호천안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무리하지 않는 게 중요하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 아니겠는가.

         

       그래도 강한 존재가 살아남기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었으니 앞으로 서공에게 영초를 부지런히 먹어야겠다.

         

       호천안이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일 때였다.

         

       “하하하하! 북천혈교의 멍청이들이 결국에는 일을 벌이는구나.”

         

       곰 영물 뒤로 몸을 드러낸 진혈혈교의 수장 등고적. 등고적은 단숨에 서공을 알아보고는 비웃음을 터트렸다.

         

       “흐흐흐! 전투력이 부족해 혈괴를 만드는 용도로나 사용하던 철혈서가 혈교의 정예 영물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여겼느냐?”

         

       “호오. 자네는 이 영물에 대해서 아는가?”

         

       등고적은 이상한 질문을 하는 호천안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왜 눈이 혈안이 아니지? 흑립을 쓴 탓에 호천안의 안광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어디 혈안이 고작해야 흑립으로 가려지는 특징이던가.

         

       “흐음. 자네도 혈교에서 별 거 아닌 일개 혈인이였나보군.”

         

       “닥쳐라! 후방에서 허드렛일이나 하던 천것들과는 격이 다르다! 영물을 이끌고 중원정복의 선봉에 서 혈교의 위명을 만천하에 떨친 진정한 혈교의 무인이었다!”

       

       등고적은 호천안의 눈과 행동에 의구심을 품었지만 이내 그 의심을 접었다. 철혈서를 데리고 온 마당에 혈인이고 아니고가 무엇이 중요할까. 중요한 것은 철혈서를 쓰러트릴 기회가 제 발로 찾아왔다는 것이었다.

         

       이대로 철혈서를 쓰러트리고 단숨에 남천혈교를 쓰러트린 뒤 운남의 패자가 되리라!

         

       등고적은 침을 뚝뚝 흘리며 서공을 바라보며 몸을 들썩이는 혈웅을 향해 혈어로 명령을 내렸다.

         

       [철혈서를 제압해라!]

         

       쿠어어어엉!!

         

       혈웅은 곧바로 서공을 향해 달려들었고 호천안은 그 모습을 보며 혈웅의 앞에 섰다.

         

       “하하하하! 어리석은 놈!”

         

       등고적은 호천안을 비웃었다. 무사들이 제압당한 모습을 보아하니 제법 실력이 있는 듯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영물과 정면 대결을 할 생각을 하다니!

         

       단숨에 피떡이 되겠군!

         

       그리 생각하며 웃음 짓고 있던 등고적의 얼굴이 굳었다.

         

       거칠게 달려들던 혈웅이 급제동을 하며 호천안 앞에 멈추어 섰기 때문이었다.

         

       엉덩이를 깔고 앉은 자세로 빤히 호천안을 바라보는 혈웅.

         

       어째서?

         

       혈웅은 지금처럼 사냥감을 앞에 두면 등고적조차 제대로 다루기가 힘들 정도로 흉포해지는 녀석이었다.

         

       그런데 그런 혈웅이 왜 사냥감을 앞에 두고 멈추었단 말인가.

       

       등고적은 황급히 명령을 수정했다.

         

       [눈 앞에 있는 자를 죽여라!]

         

       쿠어엉?

         

       혈웅은 눈을 끔뻑이며 등고적을 한번 바라보고는 다시 호천안을 바라보고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럼 그렇지.

         

       눈앞의 노인은 혈웅의 흉포한 앞발질에 순식간에 피떡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등고적의 기대와는 달랐다.

         

       벌렁!

         

       한 차례 몸을 세운 혈웅이 그대로 드러누웠기 때문이었다.

         

       꾸어어엉! 꾸우엉!

         

       그 상태로 몸을 살랑이며 울음소리까지 토해내기까지 했다.

         

       “허허.”

         

       호천안은 손을 들어 집채만한 혈웅의 몸을 토닥여 주었다. 혈웅은 만족스러운 울음을 토하며 몸을 비틀었고 등고적과 진혈혈교의 혈인들은 입을 쩍 벌렸다.

         

       “그래, 자네는 조금 아는 정보가 있을 것 같으니 어디 느긋하게 대화를 해 봐야겠구만.”

         

       뇌룡지의 섬광이 뻗어나가고 혈인들과 무인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지만.

         

       꾸어어엉.

         

       혈웅은 내 알 바 아니라는 듯이 호천안의 손길에 만족스러운 울음을 흘릴 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서공 이/가 몸통박치기 을/를 사용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서공 이/가 애교부리기 을/를 사용했다!]

    [호천안 이/의 공격력 랭크가 줄어들었다!]

    *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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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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