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487

        

       *** ***

         

       이른 새벽 서이령은 눈을 뜨고는 연무를 시작했다.

         

       쉬이익! 쉭!

         

       서이령이 자신의 검술, 옥녀검결을 계속해서 반복해 펼치고 있자니 어느새 묵금이 다가와 서이령의 검술을 구경하고 있었다.

         

       서이령은 그런 묵금에게 눈인사를 했고 묵금 역시 큰 눈망울을 길게 깜빡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묵금의 대답에 서이령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묵금이라는 이름이 참으로 어울리는 행동이었으니까.

         

       서이령은 묵금의 뿔을 바라보며 옥녀검결의 투로를 변경했다.

         

       자신의 주변을 맴돌던 묵금을 관찰하던 서이령은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조용하고 순한 녀석이 이 뿔을 앞세워 싸우게 된다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런 생각을 품고 묵금을 바라보니 문득 뿔이 다르게 보였다.

         

       서이령에게는 묵금의 제각이 뻗어나간 뿔의 형상이 마치 하나의 투로를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다.

         

       “후우.”

         

       서이령은 투로를 그리는 일에 집중했다.

         

       무인의 감이 속삭이고 있었다.

         

       아직은 어설프기 그지없는 투로였지만 이 투로가 온전히 하나의 흐름으로 묶이게 되는 순간 하나의 무리가 되어 다가올 것이라고.

         

       서이령이 새벽 연무를 마치자 영물 역시 하나 둘 기지개를 켰다.

         

       캐앵!

         

       “잘 잤느냐. 미호야.”

         

       서이령은 뾰족한 주둥이를 들이미는 여우 영물, 미호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었다. 비교적 최근에 합류했음에도 아직 데면데면한 다른 영물들과 달리 미호는 서이령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다.

         

       아마 다른 영물보다 어리거나, 혹은 서이령이 안전한 사람이라는 것을 빠르게 파악한 것이겠지.

         

       서이령은 촐랑거리며 자신을 따라오는 미호를 거느리고 장작을 모아 화구에 새로이 땔감을 집어넣었다.

         

       캥!

         

       미호가 나서 살짝 콧김을 내뿜으니 그 숨결에 따라 그려진 불꽃이 순식간에 장작에 불을 붙였다.

         

       “고맙구나.”

         

       서이령은 이미 익숙한 일이라는 듯 그 불길 위에 냄비를 올린다.

         

       “좋은 아침이오.”

         

       “기침하셨습니까.”

         

       호천안이 일어난 것을 확인한 서이령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눌러 쓴 흑립은 제 자리로 돌린 호천안은 본인 옆에서 몸통을 쭈욱 늘리며 기지개를 켜는 작은 서공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영물이 일곱 마리나 되니 그 복작거림을 견디지 못하고 몸을 줄인 서공은 몸을 푸드득 털며 호천안의 몸에서 뛰어내렸다.

         

       언제나와 같은 아침. 호천안은 간단한 체조로 밤 사이 굳은 몸을 풀고는 접어 놓았던 도마와 식자재 꾸러미를 펼쳤다.

         

       그 모습을 본 서이령의 얼굴에 이채가 서렸다.

         

       지금까지 여정에서 호천안은 아침에는 요리를 하지 않았다. 다음 날 저녁에 준비해 놓은 아침으로 끼니를 해결하고는 신속하게 여행길에 오르고는 했는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칼을 꺼내 야채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어쩐 일로 요리를 하시는 겁니까?”

         

       “손님이 있어서 말이오.”

         

       …손님?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던 서이령의 정신이 팽팽히 조여졌다. 뒤늦게 날카로운 눈으로 사방을 둘러 보았지만 잡히는 기척은 없었다.

         

       ‘화경의 끝자락인 내 기감에도 걸리지 않은 상대라.’

         

       “그리 경계심을 곤두세울 필요까지는 없을 듯 하오. 뭐, 식사나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족할 듯 싶구만.”

         

       “그렇습니까.”

         

       서이령은 호천안의 뜻에 따라 경계심을 거두어들였다. 하기사 호천안 주변에는 영물이 무려 일곱이나 있다. 아무리 심상치 않은 고수가 근처에서 몸을 숨기고 있더라도 상대가 될 리가 없겠지.

         

       “얘들아. 손님들을 모시고 오거라.”

         

       찍!

         

       서공이 힘차게 대답하고는 숲으로 달려 들어갔다. 질세라 후다닥 달려나가는 미호와 느긋하게 움직이는 석웅. 그리고 슬쩍 사라지는 묵금과 다른 영물들.

         

       손님맞이가 시작되었다.

         

       *** ***

       

       우어엉!!

         

       우두두두!!

         

       ‘아이고, 맹주님…’

         

       무림맹주 조용상의 부관 남궁빈은 조용상이 접근한 방향으로 거침없이 내달리는 석웅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영물들의 감각이 얼마나 예민한지 알아봐야겠다면서 슬슬 거리를 좁히더니 결국에는 사달이 났다.

         

       남궁빈은 태평하게 국자로 냄비를 휘젓고 있는 검후 서이령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이대로 서이령에게 접근하는 편이 좋을까 아니면 조용상의 뒤를 따라야 할까.

         

       ‘검후께서 보낸 서신에는 호천안이라는 자는 영물을 모으기만 할 뿐 부리지 않는다고 적으셨다.’

         

       조용상의 행동은 그 정보를 믿은 결과였다. 호천안이라는 자가 영물을 부리지 않는다고 하니 최악의 경우라도 영물에게 공격당하지 않으리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런데 들은 사실과 다르게 호천안은 영물을 부려 조용상을 쫓았다.

         

       ‘무림맹에게 서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들켰나? 그렇다면 여태동안 검후께서는 허위 정보를 보내오신건가?’

         

       그건 또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억류당한 사람치고는 새벽부터 보인 서이령의 행동은 평안하기 짝이 없었다.

         

       ‘일단은 독단적인 행동보다는 맹주님과 합류할까.’

         

       남궁빈이 그런 결정을 내리고 슬그머니 자리를 벗어나려 할 때.

         

       찌익!

         

       돌연 뒤 울음소리가 들렸다.

         

       남궁빈은 황급히 검을 뽑아들며 서공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까지 호천안이라는 자 곁에 있던 쥐 영물이 아닌가.

         

       ‘지척에 도착할 때까지 기척조차 느끼지 못하다니!’

         

       꿀꺽.

         

       남궁빈은 마른침을 삼키며 서공에게 검을 겨누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중 영물의 무서움을 모르는 이들이 누가 있을까.

         

       찍찍!

         

       남궁빈이 바짝 긴장하고 있을 때 서공을 몸을 일으키고는 앞발을 치켜올렸다. 야영지 쪽을 향한 앞발은 본 남궁빈은 서공의 의사를 짐작할 수 있었다.

         

       순순히 따라오면 유혈사태는 없다는 뜻이겠지.

         

       당연한 말이지만 남궁빈은 서공을 따라갈 의사가 없었다.

         

       찍찍!

         

       남궁빈은 화를 내는 서공을 보며 고심에 빠졌다. 영물의 힘이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왔지만 또 이렇게 작은 영물이 있다는 말은 들어 보지 못했다. 보통 영물의 힘은 크기에 비례하니…이렇게 서공 정도의 크기라면 충분히 물리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공격하자니 나름 평화적인 몸짓을 보인 서공의 태도도 마음에 걸렸고 나머지 영물들의 존재 또한 문제였다.

         

       ‘괜히 피를 보면 사생결단이 날지 모르니 일단 겁만 줘서 쫓아내 보자.’

       

       남궁빈이 검에 검강을 일으켜 옆에 서 있던 나무를 베어냈다.

         

       쿠우웅!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지며 제법 큰 소리가 났다.

         

       “보았느냐! 검강에 두동강이 나고 싶지 않다면 썩 꺼지거라!”

         

       찌익!

         

       남궁빈의 엄포에 서공이 벌컥 성을 냈다.

         

       하여간 작아지니까 이놈이고 저놈이고 우습게 보기는!

         

       당장이라도 꼬리로 혼쭐을 내 주고 싶은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지만 서공은 꾹 눌러 참았다.

         

       호천안이 자신과 같은 영물들이 사람을 해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서공은 남궁빈을 공격하는 대신 펄쩍 뛰어올라 옆 나무에 꼬리를 휘감았다.

         

       휘리리릭!

         

       꼬리의 탄성을 이용해 단번에 허공 높이 떠오른 서공.

         

       촤자자자작!!!

         

       공처럼 몸을 웅크린 서공의 꼬리가 불을 뿜었다.

         

       남궁빈이 그 현란한 움직임에 당황해 입을 떠억 벌렸으나.

         

       아직 놀라기에는 일렀다.

         

       현란하게 움직이는 서공의 꼬리가 나무에 붙어있던 가지를 모조리 쳐내기 시작했으니까. 서공의 낙하와 함께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가지들!

         

       서공이 네 발로 착지했을 때 나무에 남아 있는 가지는 단 하나도 없었다.

         

       찍!

         

       남궁빈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 서공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키고는 슬쩍 발을 뒤로 뺐다. 서공이 보여준 몸놀림으로 보아 싸워봐야 득보다 실이 더 많으리라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었다.

         

       캐앵.

         

       그러나.

         

       남궁빈이 몸을 돌려 달아나려는 방향에는 어느새 미호가 나타나 있었다.

         

       “하하…하.”

         

       남궁빈의 얼굴에 식은땀이 주륵 흘러내리는 것과 동시에 두 영물이 남궁빈에게 달려들었다.

         

       *** ***

       

       찍찍!

         

       미호의 머리에 탄 채 의기양양하게 귀환하는 서공.

         

       “…빈?”

         

       서이령은 미호의 입에 의복이 물린 채 대롱대롱 매달려 오는 남궁빈을 보며 당황했다.

         

       불청객이라는 자가 남궁빈이었다니?

         

       남궁빈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서이령에게 인사했다.

         

       “하하…오래간만에 뵙습니다. 검후님.”

         

       서이령은 석웅과 나머지 영물이 향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지금 쫓기고 있는 사람은 무림맹주 조용상이란 말인가?

         

       서이령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이마를 짚었다.

         

       “이번 일은 나에게 맡긴 것이 아니었나.”

         

       “아니…그것이…”

         

       남궁빈이 호천안의 눈치를 보며 말을 아꼈다. 서이령은 그 모습에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하기사 부관에 불과한 남궁빈에게 무슨 죄가 있을까. 일을 꾸민 것은 조용상일테니 조용상에게 따져 물어야 할 일이겠지.

         

       서이령은 슬쩍 호천안의 눈치를 보았다.

         

       잠시 요리를 멈춘 채 공을 세웠으니 칭찬해달라고 보채는 서공과 미호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 호천안은 딱히 화가 난 기색은 아니었으나 세상천지에 감시자를 곱게 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죄송합니다. 어르신. 제 친우들이 말썽을 일으킨 모양입니다.”

         

       “괜찮소. 그저 주변을 맴도는 의도가 궁금하여 잠시 이야기나 나누고 싶었을 뿐이니.”

         

       호천안은 정말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인지 칭찬을 받고 꼬리를 빳빳하게 세운 서공과 신이 나 폴짝거리는 미호를 보며 허허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이 조용상은 나머지 영물들에게 몰려 이내 모습을 드러냈다.

         

       수풀을 뚫고 나온 조용상은 서이령과 시선이 마주치자 이내 헛기침을 터트리며 시선을 피했다.

         

       “오래간만이요. 이령.”

         

       “당신은…하아.”

         

       서이령이 조용상을 노려 보는 사이에 애쓴 영물들을 한 차례 쓰다듬어 준 호천안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본인에게 볼일이 있는 듯하니 식사라도 한 끼 하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시겠소?”

         

       “…염치불고하고 신세지겠습니다.”

         

       호천안과 서이령. 그리고 조용상과 남궁빈이 화구 앞에 둘러앉았다. 서이령이 두 사람에게 식기를 나누어 주고는 냄비의 요리를 퍼 주었다.

         

       ‘죽인가.’

         

       남궁빈과 조용상은 호천안과 서이령이 별 말 없이 죽을 떠 입으로 가져가는 것을 본 뒤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죽에서 풍기는 내음은 향긋했으나 조용상과 남궁빈은 조금도 식욕이 들지 않았다.

         

       멀리서 감시하다가 들킨 것만으로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인데 그걸 또 잡혀와서는 밥까지 얻어먹는 상황이다.

         

       이보다 불편한 밥상이 또 있을까.

         

       적당히 먹는 시늉이나 하다가 수저를 내려놓아야겠다.

         

       그리 생각하며 죽을 떠 입으로 가져간 두 사람은.

         

       “음.”

         

       “허어.”

         

       동시에 감탄사를 터트렸다.

         

       푹 끓여 바스러지는 쌀알에는 각종 채소에서 우러나온 채수의 맛이 느껴졌고 건강한 맛이 혀를 적시며 심심하다 싶을 때 씹히는 고기의 식감이 자극을 준다.

         

       혀에서부터 장을 달래는 그 부드러운 맛이 조금 늘어질 때 즈음이면 참기름의 고소함이 치고 올라오니 절로 수저를 놀릴 수밖에 없는 조화였다.

         

       남궁빈과 조용상의 시선이 중앙에 놓인 찬으로 향했다.

         

       고소한 참기름으로 자극을 주었다 할지라도 죽은 죽. 죽 자체만으로도 훌륭했으나 부드러운 것을 먹으면 자극적인 것을 찾는 게 바로 사람의 마음이었으니.

         

       누가 봐도 짭짤해 보이는 염장고기와 육안으로 보아도 매콤하고 시큼할 것 같은 매실장아찌가 당겼기 때문이었다.

         

       남궁빈은 죽을 뜬 수저 위에 염장고기 조각을 올리고 그대로 크게 삼켰다.

         

       남궁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죽 속에 섞인 염장고기 조각을 씹자 짭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자극적인 것을 바라던 마음을 채워 주었으니까.

         

       그 시각 조용상 역시 혀를 굴리며 매실장아찌의 맛을 만끽했다. 뭉근하게 뭉개지며 혀에 묵직하게 내려앉던 죽의 맛을 한 차례 씻어주는 매콤함과 시큼함.

         

       두 사람의 숟가락과 젓가락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염장고기와 죽, 죽과 매실장아찌의 조합에 쉴새없이 죽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순식간에 텅 비어버린 그릇.

         

       “으음.”

         

       “끄응.”

         

       두 사람의 시선이 냄비로 향했다. 아직 냄비에는 어느 정도 죽이 남아 있었던 탓이었다. 차마 달라고는 못하고 힐끔힐끔 시선만 주는 두 사람.

         

       그러던 두 사람의 시선이 서이령에게 향했다. 서이령은 두 사람의 시선을 받더니 한숨을 내쉬고는 국자를 집어들었다.

         

       동시에 그릇을 내밀던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꾸욱.

         

       조용상이 팔꿈치로 남궁빈의 팔을 눌렀다.

         

       ‘자네는 좀 빠지게나. 아침부터 기력을 썼더니 속이 허하단 말일세.’

         

       남궁빈이라고 맥없이 눌려주지만은 않았다.

         

       ‘아니 맹주, 먹는 거 가지고 치사하게 이러깁니까?’

         

       두 사람이 치열하게 눈치 싸움을 하는 사이에 서이령이 든 국자가 죽을 가득 퍼올렸고.

         

       “어?”

         

       “아니?”

         

       그런 국자가 향한 곳은 바로 서이령 본인의 그릇이었다.

         

       서이령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을 보면서 코웃음을 쳤다. 한 그릇씩 먹었으면 됐지 어딜 불청객들이 호천안의 음식을 탐한단 말인가.

         

       서이령은 두 사람의 황망한 시선을 무시하며 죽을 떠 입으로 옮겼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일주일만의 연재네요….

    *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공모전 중에는후원메세지가 고정된다니 결국 작가의 말에 후원메세지를 적을 수밖에 없게 되었군요.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