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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9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분명 어제보다도 한결 나아진 것 같은 표정이었다.

        유하나.

       

        ‘오늘 이수아가 난입해서 그런가…’

       

        뭐 어쨋든 간에 나야 좋은 일.

       

        “넵.”

        “그럼 내일 뵈요.”

        “넵.”

       

        짧은 인사를 마치고 헤어졌다.

       

        “휴. 오늘도 아주 다사다난했네. 헌터6과는 잘 살고 있나 몰라.”

       

        문득 블루 길드 사무실이 떠올랐다.

        아주 짧게 경험을 했지만 지금의 일과는 아주 분위기가 달랐던 곳.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어차피 유하나 곁에서 일하는 건 임시인 거니까…’

       

        유하나가 매니저 해볼 생각없냐고 물었던 것이 떠올랐다.

       

        ‘음. 매니저라… 그것도 나쁘진 않을 수도.’

        ‘그래도 나는 지금 포인트가 많으니까.’

       

        유하나 매니저로 일하는 것도 분명 재미는 있을 것이다.

        나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싶을 테고.

       

        하지만 나에겐 지금 수많은 포인트가 쌓여있었다.

        일단 이것들을 모조리 다 쏟아부어서 투자를 해버리고 남은 것들은 어디에 써야할 지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주말에 포인트 투자나 해야지.’

       

        요새 워낙 일이 바빴기 때문에 방대한 스킬창을 하나씩 펼쳐볼 시간이 없었으니까.

        주말처럼 좀 긴 시간이 있어야 헌터 쪽에 신경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어. 이수아 씨.”

       

        블루 길드에 도착하자 외롭게 서있는 이수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나 오늘도 나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

       

        “어. 오늘도 퇴근 안하셨네요?”

       

        어제처럼 늦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퇴근 시간에서 살짝 밀려난 상황이기는 했다.

       

        “에이~ 백지훈 헌터님. 오늘 저녁식사 준비해주신다면서요.”

        “아 맞다.”

       

        나는 어제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하… 그냥 급한 마음에 대충 둘러댔던 것인데.’

       

        워낙 요새 바빴으니까.

        저녁식사 준비고 뭐고 하나도 되어있는 것이 없다.

       

        나는 무척 난감한 표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자. 가요! 저 준비되어 있거든요.”

       

        이수아는 뭔가 밝은 표정으로 무척 신난 것 같았다.

       

        “저 근데 제가 어제 오늘 너무 바빠서 미처 준비를… 다음 기회에…”

        “아~ 그럼 저랑 같이 장을 보러 가면 되겠네요~ 으흐흐. 제 차로 가시죠!”

        “앗… 넵…”

       

        왜인지 모를 압박감과 이끌림 때문에 이수아의 말대로 하게 되었다.

       

        ‘뭐야? 개 비싼 차잖아?’

       

        당연했다.

       

        이수아니까.

        싸구려를 타고 다닐리는 없겠지.

       

        내가 놀란 점은 비싼 차 자체가 아니라, 이런 차를 냅두고 지하철을 탔었다는 것이다.

       

        ‘아이 장난해? 이걸 냅두고 지하철을 왜 타?’

       

        “타세요~ 으흥~ 장 보러 간다~”

       

        뭔가 오늘 들떠 보이는 느낌이었다.

       

        부와아앙.

       

        아주 신이 난듯 꽤 빠르게 밟아댔다.

       

        “오늘 유하나는 어땠어요? 제가 아까 떠난 다음에? 별 말은 안 하던가요?”

       

        상당히 궁금하다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의도적으로 촬영장에 난입했던 것 같은 느낌.

       

        “음. 살짝 짜증나 보이기는 했는데요.”

        “오호호호. 걔 저랑 라이벌이거든요. 아 뭐 물론 라이벌이라기 보단… 제가 더 위지만요.”

       

        싱글벙글.

       

        “하하하.. 근데 원래 그렇게 유하나씨 촬영장에 자주 가세요?”

        “아뇨? 오늘이 처음이었는데요. 저는 연예계랑 좀 잘 안맞는 것 같아서요~”

        “그럼 오늘은 왜 오신 거예요?”

       

        은근슬쩍 떠봤다.

        진짜로 나 때문은 아니겠지.

       

        “앗. 어… 음.. ”

       

        갑자기 당황을 하는 것이었다.

       

        “그… 그냥. 우리 팀원이 유하나 씨 밑에서 일하고 있잖아요? 유하나, 걔 완전 성격 별로거든요. 걔 밑에서 15명 퇴사했다니까요? 아주 퇴사유발자에요. 이번에도 그렇게 되도록 만들 순 없죠.”

       

        눈빛이 살짝 날카로워졌다.

       

        “근데 왜 우리 길드에서는 유하나 씨한테 파견을 보내는 거예요?”

       

        나는 당연히 이해할 수 없었다.

        듣도보도 못한 체제.

        물론 내가 헌터 길드 쪽을 잘 모르는 것도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연예예로 떠난 사람에게 파견까지 하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아 원래 저희 스카웃하고 싶은 대상에게 이런 파견 잘 보내요~ 협력용이기도 하고 설득용이기도하고. 걔 원래 우리 길드였잖아요. 호호. 저한테 경쟁 밀려서 나간거긴 한데~ 어쨌든 길드장 님은 유하나를 우리 길드로 다시 데리고 오고 싶은거죠~ 아무래도 S급들 모으고 싶어하시 거든요.”

       

        쉴새없이 떠드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기분이 좀 업된 것은 분명했다.

       

        ‘아하. 길드장님이 그러고 싶으시다라…’

       

        내 머리 속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럼 길드장 님 눈에 들려면 유하나를 우리 길드로 오게 꼬셔야 하나?’

       

        아무래도 블루길드의 길드장이라면 아주 어마어마한 사람이었으니까.

        애초에 나는 S급 헌터가 되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채수현과 함께 열심히 했던 것이기도 하니까.

       

        ‘이 채수현만 아녔어도…’

        ‘뭐 괜찮다. 다시 차근차근 출발하면 돼.’

       

        단순히 등급만 높을 것이 아니라 헌터 쪽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면서 인지도를 쌓는 것도 중요하니까.

       

        ‘길드장과 가까워지면 아무래도 좋겠지.’

       

        헌터로서 성공하기 위한 필요성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럼 유하나 씨를 꼬시면 길드장 님이 좋아하실까요?”

        “왜!!!!!! 유하나를 꼬셔요!!!!!”

       

        갑자기 이수아는 소리를 꽥 지르는 것이었다.

        거의 발작하는 수준으로.

       

        “그딴 애를 왜 꼬셔요!!??!! 백지훈 씨 그런 사람이었어요? 아니 그렇게 안봤는데 취향 엄청 특이하시다. 걔 얼굴에 분명 손댔을 걸요? 아닌가? 아니 뭐 어쨌든 걔 화장 빨이거든요. 얼굴에 속지 마세요. 그리고 연예인하니까 트레이닝 받아서 몸매도 더 보정받았을 뿐이라니까요? 사진도 다 보정 떡칠 한 거예요. 믿으시면 안돼요.”

       

        갑자기 거의 아무말 대잔치 수준으로 이야기를 줄줄 늘어놓는 것이었다.

        그녀는 운전하다 말고 씩씩 대는 것이었다.

       

        너무 반응이 격렬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뇨… 이수아 씨가… 말씀하셨잖아요? 길드장님이 유하나 씨를 다시 모셔오고 싶어하신다고…? 그럼 유하나 씨를 우리 길드로 돌아오게 꼬시면 길드장 님이 좋아하시는 거 아니에요?”

        “앗? 흥. 엣…”

       

        또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엄청 당황한듯 얼굴을 붉혔다.

       

        순식간에 바뀐 분위기.

       

        “앗. 그 소리 하신거구나. 헤헤. 맞아요. 아마 길드장 님이 엄청 좋아하실 걸요.. 헤헤…”

       

        그리고는 조용히 운전에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위기는 매우 어색해졌다.

       

        “음 그럼 유하나 씨가 우리 길드에 다시 돌아오게 되어도 상관은 없으세요?”

        “저요? 어휴. 걔를 왜 데리고 와요. 저랑은 사이도 안좋고. 저는 별로에요~ 분위기만 개판날 것 같은데요.”

        “아하. 좀 부담스러우신가보다.”

        “하 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제가요? 걔한테요? 아니. 제가 걔보다 위에요. 저 언제나 유하나보다 잘났거든요? 헌터에서 한번도 밀린 적 없어요.”

       

        어색해진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뭐라도 말을 꺼내봤는데 점점 이상하게 흐르고있었다.

       

        “아 그러긴 한데 연예계 쪽으로 가시고선 유하나 씨가 더 잘 나가지 않나요?”

        “백지훈 씨. 신문을 잘 안보시나 보네. 저 잘나가요. 무슨 소리에요? 아까 사진 작가가 말하는 거 보셨죠? 저도 연예인하면 엄청 잘 하거든요? 단지 우리 팀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서 그냥 A팀에 남아있는 것 뿐이라고요. 하. 어이가 없어서.”

       

        이수아는 답답하다는 듯이 창문을 열었다.

       

        “하. 안되겠네. 백지훈 씨. 백지훈 씨 때문에 제가 얼마나 유하나보다 잘난지 증명을 해드려야하겠네요. 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리고 유하나 오라고 해요! 우리 길드에 유하나가 오든 말든 제가 박살을 낼테니까. 저 하나도 겁 안나요~ 무슨 소리 하시는 거예요. 증말?”

       

        거의 횡설수설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실수로 발작버튼을 눌러버린 것 같은 느낌.

       

        ‘쓰읍.. 이거 이수아. 진짜 나 좋아하는 거 같은데…?’

       

        조금씩 눈치를 보게되었다.

       

        ‘아닌가? 아니면 그냥 유하나를 엄청 싫어해서 저렇게 말한 건가…?’

       

        왠지 덥석 물어보고 싶었지만 아직 지금은 그럴 때는 아닌 것 같았다.

       

        ‘이따가… 은근슬쩍 돌려서 물어봐야되나…’

       

        “하.. 근데. 백지훈 씨?”

        “넵?”

        “저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요?”

       

        내가 이런 저런 상념에 빠져있었는데 이수아가 갑자기 툭하고 말을 꺼냈다.

       

        “예? 뭔데요?”

       

        그녀의 질문을 기다렸다.

       

        “음~ 저랑 유하나랑 둘 다 직접 봤잖아요?”

        “네.”

        “그럼 우리 둘 중 누가 더 예뻐요? 누가 더 본인 스타일이냔 말이에요.”

       

        푸흡.

       

        마시고있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상상도 하지 못한 질문.

       

        “예? 그걸 갑자기 왜?”

        “아니~ 갑자기 궁금해서요~ 그냥 궁금할 수도 있죠. 빨리 대답해주세요. 어서요.”

       

        마치 대답을 하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널 도륙내겠다 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쓰읍. 이거 대답을 잘 해야 될 거 같은데.’

        ‘무슨 생각으로 물어본 거야?’

        ‘아니. 진짜 나 좋아하는 거 맞는 거 같아. 분명해. 그러니까 저런 질문을 하는 거겠지.’

        ‘근데 아니라며? 자기가 아니라고 자꾸 돌려말하잖아?’

       

        “흐음…”

       

        나는 꽤 생각이 정신없이 돌아갔다.

        아무래도 대답을 잘 해야 향후에 괜찮을 것 같았으니까.

       

        ‘좀 밀당을 해봐야 하나.’

       

        여기에서 그녀가 원하는 답을 턱하고 내놓으면 내가 질질 끌려가는 꼴이 되겠지.

        그럼 안된다.

       

        스스로 실토하게 만들어야지.

       

        ‘본인의 생각을 털어놓으시죠 이수아씨?’

       

        나는 이수아를 바라보고는 대답을 할 준비를 했다.

        그녀는 잔뜩 기대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유하나 씨가 좀 더 마음에 드는 데요.”

        “예??????”

       

        끼이이이이이이익.

       

        그녀는 갑자기 도로 한 복판에서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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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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