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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9

       

       스월 레비아탄의 물 마법이 부두를 덮쳤다.

       

       마력이 담긴 거대한 물 마법은 일종의 재앙이었다.

       

       쓰나미처럼 사방을 물로 메우고, 물로 만들어진 커다란 소용돌이는 몇몇 홀더를 먹잇감처럼 잡아들였다.

       

       얼핏 보기에만 대여섯 명의 홀더가 휘말렸다.

       그들은 아마 모두 C급.

       …그리고 다 죽었을 것이다.

       

       특별 재난 괴수 사냥 임시 공격대.

       

       이는 평범한 던전 공략처럼 쉽게 나설 수 있는 사냥이 아니었다.

       

       왜 인기가 없는 공격대인지.

       왜 C급 홀더들은 대부분 풋내기였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다시 진형 갖춰!”

       “상대 괴수의 마력 공격이 너무 강력합니다! 작전 변경을!”

       

       앞선에서 스월 레비아탄의 공격을 막던 B급 홀더들.

       그 지원을 맡은 C급 홀더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그리고 그들의 앞, 최전선.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한 홀더가 달려가고 있었다.

       

       아까 봤던 5명의 A급 홀더.

       그중 전사 계열을 담당한 리더, 임현 홀더였다.

       

       “전사 계열 1,2 분대는 나와 함께 전방을! 3,4 분대는 이성휘 홀더와 후방으로 간다! 5분대는 딜러진의 보호를 맡아라!”

       

       그는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 스월 레비아탄에 올라탄 후.

       

       스킬로 보이는 듯한 마력검을 선보이며 스월 레비아탄의 몸통에 검을 찔러 넣었다.

       

       

       -카, 아아아…!!

       

       

       스월 레비아탄이 고통에 찬 괴성을 질렀다.

       지금까지 공격대의 공격 중 가장 효과적인 타격이었다.

       

       전사 계열은 보통 탱킹에 힘을 싣는다.

       그들이 파티에서 주로 맡는 역할이 그렇기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전사 계열이 딜러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당장 박진우도 탱킹보단 딜링에 집중한 전사 계열이고, 나 역시 룬이 워낙 다양해서 그렇지 딜러 쪽에 조금 더 치중된 홀더다.

       

       ‘저 사람도…’

       

       리더 격 A급 홀더인 임현 역시 그런 부류였다.

       

       방패를 든 여타 B급 홀더들과 달리.

       그는 오로지 양손검만을 쓰며 괴수에 맞서고 있었다.

       

       탱킹은 본연의 내구 수치와 회피 능력으로 대신할 뿐.

       

       그걸 두 눈으로 확인하며.

       난 순수하게 감탄했다.

       

       ‘…간지난다.’

       

       A급 홀더의 힘이란 저 정도구나.

       

       상대가 S급 괴수기에 완전히 쓰러뜨리진 못했지만, 그는 스월 레비아탄에게 확실한 유효타를 먹이고 있었다.

       

       “5분대는 이쪽으로!”

       

       전사 계열 B급 홀더 중 한 명이 5분대를 이끌었다.

       

       이번 임시 공격대 인원 중, 전사 계열 A급 홀더는 두 명.

       둘은 모두 아까의 스월 레비아탄을 전담하러 떠난 탓에, B급 홀더가 임시 분대장이 됐다.

       

       나는 방패를 들고 그를 따라나섰다.

       

       내가 있는 5분대의 역할은 딜러진 보호였다.

       

       “위급한 홀더들부터 치료한다! 남은 신성력 있는 힘껏 쏟아부어야 해.”

       “신성 계열 인원이 너무 부족합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때려 박아! 네가 가서 저 괴물이랑 싸울 거 아니면.”

       

       후방 또한 전쟁터였다.

       

       스월 레비아탄의 물 마법과 육탄 공격에 당한 홀더들.

       사망한 홀더도 있지만, 부상을 입은 홀더들이 훨씬 많다.

       

       공격대에 참가한 신성 계열 홀더들은 그런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전투가 시작되고부터 벌써 부상자가 이렇게 많다는 건, 확실히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신성 계열도 입이 엄청 거치네….’

       

       게다가 분위기도 상당히 험악하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농담을 건네는 건 전투 직전뿐.

       실전에선 계열에 구분 없이 어떤 홀더라도 날카로워진다.

       

       작은 부분에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파티의 몰살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

       그게 바로 괴수와의 전투였으니까.

       

       “당황하지 말고 앞을 봐요.”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내 옆에서 마법을 준비 중인 한 여성 홀더였다.

       나이는 30대 후반쯤… 될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매우 침착한 모습.

       

       그녀가 경험이 많은 고위 홀더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 정선영 홀더님, 제가 홀더님을…!!”

       

       내 촉은 틀리지 않았다.

       

       5분대를 이끌던 리더격의 B급 홀더가 나와 이 여자가 있는 걸 보고 소리쳤다.

       

       정선영 홀더.

       아까 얼핏 들은 바로 추측하면…

       아마 마법사 계열 쪽의 리더.

       5명의 A급 홀더 중 마법사 계열을 맡은 홀더였다.

       

       그녀는 B급 홀더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저는 이 홀더 분으로 충분합니다. 신성 계열이나 다른 딜러진을 보호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짧은 대화와 함께 B급 홀더는 곧장 자리를 옮겼다.

       

       …좆됐다.

       

       이거, 내가 A급 홀더 전담 호위가 된 거지?

       

       

       -카아아아…!!

       

       

       그리고 다시 한번.

       스월 레비아탄이 몸부림을 쳐댔다.

       

       처음 등장할 때의 육탄 공격.

       그다음 물 마법.

       이번엔 다시 육탄 공격이었다.

       

       

       콰아앙-!!

       

       

       “커억! 근력이 너무…!!”

       “다들 도망쳐! 탱킹이 안 된다!”

       “씨…발. 진짜 괴물이잖아.”

       

       꼬리, 손, 지느러미 등 다양한 신체 부위를 활용한 스월 레비아탄의 공격에 전방의 홀더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S급 괴수의 근력과 속력.

       이는 아무리 전사 계열이라고 해도 쉽게 커버 되는 수준이 아니다.

       

       그리고 그 틈을 확보하며.

       딜러들의 두 번째 대규모 공격이 준비 완료됐다.

       

       녀석의 반격에 이은 우리의 반격이다.

       

       내 옆에 자리한 호위 대상.

       A급 홀더 정선영도 준비를 마치고 마법을 날렸다.

       

       “냉기를 삼켜라.”

       

       그녀의 입에서 나온 짧은 한마디.

       

       나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언령이다!’

       

       마법의 시작 전, 언령을 사용했다.

       

       언령을 썼다는 건.

       지금 정선영의 마법이 궁극스킬이라는 것.

       

       거기에 마법의 계열이 특이하다.

       아까 스월 레비아탄을 괴롭히던 번개 계열 마법이 아니다.

       

       얼음 계열.

       차갑게 주변을 물들이는 마력의 기운과 언령의 내용은 분명, 정선영의 마법이 [빙결]과 관련된 룬 마법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쩌저저적-

       콰릉- 콰아앙!!

       

       

       공격대의 폭격은 순식간이었다.

       

       정선영의 궁극스킬로 보이는 얼음 계열 마법과 각종 번개 계열 마법.

       궁수 계열들의 화살 세례.

       추가로 전방에 자리한 전사 계열들의 물리 공격까지.

       

       순수 딜러만 50명에 가까운 홀더들의 공격.

       

       이는 기어코 스월 레비아탄의 가죽을 벗겨내는 데에 성공했다.

       

       “됐다! 딜이 박힌다!”

       “S급 괴수도 별거 없구만! 이대로…”

       

       저 대사는 국룰인 걸까.

       

       한 홀더의 말을 끝으로 웅크렸던 스월 레비아탄이 다시 몸을 일으켰다.

       

       확실히 공격이 효과가 있었는지 전보다 훨씬 굼뜨다.

       

       하지만.

       녀석의 자세는 이미 경험한 적 있는 익숙한 형태였다.

       

       “씨발! 또 물 마법이다!”

       “피해…!!”

       

       육탄 공격, 물 마법, 육탄 공격.

       그리고 다시 물 마법.

       

       공격 패턴 자체는 정형화됐긴 한데…

       

       절망스럽게도 이번엔 ‘공격의 방향’이 달랐다.

       

       “딜러진 쪽으로 온다!”

       “젠장! 전사 계열 5분대, 전원 방패 들고 앞으로!”

       

       다급한 리더격 B급 홀더의 말이 들린다.

       

       이번 스월 레비아탄의 공격은 전방의 탱커들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극렬한 피해를 입힌 딜러진.

       후방의 딜러진을 향한 원거리 공격이었다.

       

       ‘철벽수비…!!’

       

       나도 곧장 [홉고블린의 청동 방패]를 들고 앞에 섰다.

       

       이번 공격은 아까의 육탄 공격처럼 방패만으로 막을 수 없다.

       

       전투 중에 얻은 [방패]의 파생스킬, [철벽수비].

       아껴뒀던 그 스킬을 써야할 때였다.

       

       

       쾅- 쾅- 콰강-!!

       

       

       “끄, 끄아악…!!”

       “살려줘!!”

       

       스월 레비아탄이 내뿜는 물의 탄환들이 굉음을 내며 사방에 꽂힌다.

       

       나를 비롯해 전사 계열 5분대 인원들이 전원 [방패]를 활용했지만…

       물의 탄환을 막아내는 이는 많지 않았다.

       

       [홉고블린의 청동 방패]는 레어 특수효과로 마력을 주입하면, 상대의 마력 공격도 막아낼 수 있다.

       게다가 난 ‘물 내성’이라는 특수 능력치도 있어 조금 더 방어가 수월하다.

       

       하지만 호위를 맡은 모든 홀더가 이런 특수한 조건은 아니다.

       

       마력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C급 홀더들은 대부분 즉사에 이르렀고, B급 홀더들은 온전히 자신들의 내구 수치로 공격을 받아내고 있었다.

       

       ‘이거 나도 더 못 쓰겠는데….’

       

       내 방패도 온전한 것만은 아니었다.

       

       마력을 주입해 놈의 물 마법을 막아내긴 했지만, 그 위력이 너무 강한 탓에 군데군데에 구멍이 나 있었다.

       

       방패의 내구도 역시 ‘정상’에서 ‘고갈’이 되어있다.

       수리가 필요하다는 뜻.

       

       결정적으로 [철벽수비]의 쿨타임이 1시간이다.

       핵심 방어 스킬을 더는 전투에서 쓸 수 없다.

       

       이후 이어질 스월 레비아탄의 공격을.

       [방패]로 막아내는 건 어려워 보였다.

       

       “또, 또 온다…!!”

       

       사냥이 마무리되어 가는 아룡의 발악일까.

       

       스월 레비아탄은 또 한 번의 물 탄환을 쏘아냈다.

       이번엔 더욱 많은 횟수의 탄환이었다.

       

       재빨리 고개를 돌려 정선영을 바라봤다.

       

       그녀는 이미 방어 마법을 펼치고 있었다.

       얼음의 벽을 솟아오르게 하는 마법으로 사방에 쏟아지는 물의 탄환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래서 나만 호위로 둬도 괜찮다고 한 거구나.’

       

       방금 궁극스킬을 쓴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는다.

       

       궁극스킬을 한 번 쓰면 엄청난 마력과 심력이 소모될 텐데, 이후 곧장 마법을 펼치는 게 신기했다.

       

       마법사 계열 A급 홀더.

       그중 [빙결]을 다루는 홀더 중엔 원탑에 가까운 실력이었다.

       

       “흡…!!”

       

       구경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정선영은 지금 다른 이들을 물 탄환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그건 내가 [방패]로 그녀를 방어했기에 가능한 일.

       

       아마 내 방어선이 뚫린다면.

       그녀의 얼음벽은 내 쪽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누군가는 방어를 받지 못하겠지.

       

       가만히 있으면, 다른 홀더들이 죽거나 다칠 수도 있다.

       나도 내 할 일을 해야 했다.

       

       방패를 집어 넣고, 검을 꺼낸다.

       최유민이 건네준 [잘 벼려진 롱소드].

       방패의 활용가치가 떨어진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건 검뿐이다.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데….’

       

       비록 물 탄환이 마력이 담긴 마법이지만.

       이는 투척 무기와 형태가 비슷하다.

       

       원거리로 날아오고, 날아오는 거리만큼 위력이 강력하니까.

       

       그리고 이러한 투척 무기를…

       ‘검’으로 막아낼 수 있는 건.

       내가 아는 기술 중엔 단 한 가지밖에 없었다.

       

       ‘할 수 있어. 아니, 해야 돼.’

       

       물 탄환을 바라보며, 정신을 집중한다.

       

       배운 대로, 기억하는 대로.

       

       춤을 추듯 움직이고, 흘러가듯 검을 든다.

       

       [날렵한 움직임]과 [유수검법]의 묘리.

       이를 내 몸에, 내 검에 담아낸다.

       

       모든 걸 파괴할 듯이 날아드는 물 탄환.

       하지만 그 역시 흘러가는 물의 일부다.

       

       물에서 검으로, 검에서 물로.

       

       나에겐.

       분명 이 물을 모두 쳐낼 수 있는…

       또 다른 물이 있었다.

       

       “흘러라.”

       

       그리고….

       

       처음 김명현 교수에게서 봤던 신묘한 모습이.

       

       빠른 움직임으로 보이지만.

       실은 하나의 부드러운 물결과도 같았던 기술이.

       

       내 검에서 완벽히 구현됐다.

       

       

       

       [커다란 해일조차 부드러운 물결 안에선 동류가 되어 흐릅니다. 유수를 품은 당신의 검은 무엇이든 베어낼 수 있고, 또 무엇이든 막아낼 수 있습니다. 유수검법의 이해도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유수검법 룬의 궁극스킬, ‘유수활검’을 획득했습니다. 한계를 넘어선 비정상적인 획득에, 스킬 사용이 제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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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Scam Rune in the Academy

Acquired the Academy Scam Rune Got the Academy Scam Rune チートルーンを手に入れたモブの成り上がり ~主役たちのルーンを奪える俺、世界最強になります~ (JP) 아카데미 사기 룬을 얻었다 (KR)
Score 3.9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Possessed an extra with a single rune.

After obtaining 7 runes directly according to the original Hidden Piece…

A fraudulent rune called [Rune Hunter] was cre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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