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49

        

       테오도라의 붉은 눈이 나와 마주친다.

         

       차갑고 시린 눈빛이 내 몸을 훑는다.

         

       “당신… 이곳에서 뭘 한 거죠?”

         

       테오도라의 목소리에 귀빈실의 문이 하나둘 열리며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황제가 왔다고?”

         

       “여기를?”

         

       여기서 몇 명은 내가 예전에 몇 번 봤던 사람들이 보여 황급히 테오도라에게 다가가…

         

       “우선 이리로 와.”

         

       거칠게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식사하던 방으로 끌고 간다.

         

       -쾅!

         

       내가 이렇게 끌고 올 줄 몰랐는지 당황해하는 모습과 같이 밥을 먹던 웨이터가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며 몸을 숙이며 말한다.

         

       “화…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처음 보는 남자를 경계 어린 눈빛으로 보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말한다.

         

       “여기는?”

         

       “여기는 귀빈실입니다.”

         

       조금 전 내 앞에서 편하게 말하던 웨이터가 황제 앞이라고 다시 말투를 바로 한다.

         

       “후우… 여기는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내 말에 테오도라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한다.

         

       “여자는 어디 있죠?”

         

       여자? 무슨 여자?

         

       남자 둘밖에 없어서 내가 되묻는다.

         

       “무슨 여자?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 말에 테오도라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말한다.

         

       “거짓말하지 마요. 귀족들이 이런 귀빈실에 창부와 무슨 짓을 하는지 다 알고 있으니까요.”

         

       “그건…”

         

       대부분이 그렇다는 걸 소문으로 들어서 알기에 그녀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하고 있는지 감이 왔다.

         

       “여자는 없는데?”

         

       내 말에 고개를 휙휙 젓는 테오도라.

         

       “거짓말하지 말라니까요. 저 방에 있는 거죠?”

         

       테오도라가 성큼성큼 걸어서 구석에 있는 문고리를 잡고…

         

       -끼익!

         

       돌리자 휑한 욕실이 보인다.

         

       그리고 불까지 켜고 구석구석 둘러보는 테오도라.

         

       “그… 대공 각하… 제가… 조금 전에 한 말은 귀담아듣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 말에 내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이제 와서 왜 빼나? 우선 자리에 앉아서 식사나 마저 하지.”

         

       그렇게 말하고 아직도 욕실 안에서 무언가 찾는 테오도라를 보며 말한다.

         

       “테오도라. 뭘 찾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왕 온 김에 밥이나 먹자.”

         

         

         

       ***

         

         

         

       아카데미 3학년 루키우스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고역스러워 토할 거 같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 맞은편에 앉은 두 사람.

         

       한 명은 만인지상이라 일컬어지는 제국의 황제와 다른 한 명은 제국의 실세인 대공.

         

       심지어 루키우스는 대공이 힘이 없다고 본인 앞에 말했다는 사실에 과거로 돌아가 자기 뒤통수를 때리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느낀다.

         

       ‘근데… 소문이랑 다르네?’

         

       예전에 루키우스가 들은 소문은 대공이 여제에게 반해 청혼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만 지금 모습을 보면 꼭 의부증 걸린 여자처럼 행동하는 여제를 보며 루키우스는 생각에 잠긴다.

         

       ‘소문과 정반대인 거 같은데? 마치 여제가 외도하러 나온 남편을 잡으러 나온 거 같잖아?’

         

       귀빈실에 무거운 침묵이 흐르자, 대공이 고개를 저으며 말문을 연다.

         

       “근데 여기는 진짜 왜 온 거야?”

         

       “그게… 당신이 이주에 한 번씩… 외박하니까…”

         

       마치 하늘에서 여신이 내려왔다고 해도 믿을 법한 외모의 여제(女帝)가 얼굴을 붉히며 살며시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며 루키우스의 심장이 거세게 두근거린다.

         

       ‘너무… 예쁘잖아?’

         

       제국 제일의 미녀라 칭송받는 여제.

         

       처음 루키우스가 그 소리를 들었을 때는 소문이 과장이라고 여겼다.

         

       제국의 고귀한 태생인 그녀.

         

       아마 선황제에게 아부하기 위해 만들어진 허울뿐인 허명이라 생각했던 루키우스는 여제의 모습을 보며 소문이 오히려 부족하였음을 느낀다.

         

       ‘마치… 하늘의 천사나 여신이라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크흠…”

         

       여제의 말에 대공이 헛기침하고는 이어서 말한다.

         

       “그거야 일이 있어서지.”

         

       그 말에 여제가 고개를 치켜들고 눈빛을 날카롭게 하며 말한다.

         

       “무슨 일인데요?”

         

       그 말에 대공이 난처한 얼굴로 눈동자를 빙그르르 굴린다.

         

       “무슨 일인지 물었어요.”

         

       여제의 말에 루키우스는 침을 꿀꺽 삼킨다.

         

       ‘대공이나 되는 사람이 야밤에 우리 가게에 온 이유는… 뭘까?’

         

       루키우스도 개인적으로 궁금하다.

         

       제국에서 제일 훌륭한 요리사와 식재료가 넘쳐나는 황궁에서 몰래 빠져나와 로만의 밤으로 온 대공.

         

       루키우스가 생각할 때. 대공이 화려하기로 소문난 황궁에서 굳이 나올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방탕하게 놀려면 황궁 밖으로 나오는 게 맞지만 대공과 대화를 해봤을 때 그는 그런 사람이 아닌 거 같다.

         

       프라이빗이 보장된 귀빈실에 여자를 부르지 않은 것이며 자신에게 제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물어보던 행동에 루키우스는 대공이 여기에 온 이유가 궁금해졌다.

         

       ‘암행일 리는 없지. 암행을 한다면 작은 식당이나 술집을 가지 이런 비싼 레스토랑의 귀빈실에 갈 이유가 없으니까.’

         

       암행은 권력자가 백성이 잘 지내는지 어려움이 없는지 살펴보고자 몰래 나오는 행동.

         

       이렇게 평범한 백성이 없는 곳에 나온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건…”

         

       길고 긴 침묵을 깨며 대공이 입을 연다.

         

       “훌륭한 인재를 구하기 위함이지!”

         

       그 말에 루키우스와 여제가 서로 같은 생각을 한다.

         

       ‘참나. 그럴듯한 거짓말을 해 데비앙. 인재를 찾으러 왔다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람?’

         

       ‘대공은 참으로 뻔뻔하구나.’

         

       두 사람 다 대공의 말에 어이없음을 느낀다.

         

       인재를 찾으러 왔다면 아카데미나 갈 것이지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오는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거기다가 귀빈실에서 인재를 찾는다니.

         

       두 사람 다 무슨 사자가 풀을 뜯어 먹으면 행복해한다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들은 거처럼 대공을 바라보는 눈이 차게 식지만 대공이 아랑곳하지 않고 말한다.

         

       “테오도라. 못 믿는 거 같으니 내가 찾은 인재를 보여주지.”

         

       의기양양한 대공이 여제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인재를… 찾았다고요?”

         

       자신감이 넘치고 확고한 대공의 말.

         

       -꿀꺽.

         

       ‘뭐야? 진짜 데비앙은 인재를 찾으러 황궁 밖으로 나온 거야?’

         

       대공의 말을 믿기 어려워하는 여제와 루키우스.

         

       ‘뭐? 레스토랑에 훌륭한 인재가 있다고? 대공이 이곳에 와서 만난 사람은 없는데?’

         

       루키우스를 보며 대공이 환하게 미소 짓는다.

         

       “그래. 꽤 뛰어난 인재이지. 현 정세를 정확히 알고 식견도 풍부하고 말이야.”

         

       그 말에 루키우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다.

         

       ‘대공이 저렇게 칭찬할 정도 큰 인재가 여기에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루키우스는 생각에 잠긴다.

         

       ‘웨이터라고 했으니… 혹시 뮐러 형일까? 아니면 막시밀리안?’

         

       루키우스는 두 사람 모두 아카데미에서 수재라고 인정받는 우수생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둘이 언제 만난 거야? 아아… 두 사람한테 대공 욕했는데. 혹시 대공이 들은 거 아니야? 그럼… 난 망했다.’

         

       제국 제일의 실세를 주로 욕하고 다닌 루키우스는 안색이 창백해지기 시작한다.

         

       “테오도라 내가 너에게 직접 인재를 소개해 주지.”

         

       대공이 그렇게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잇는다.

         

       “그 인재는 이방의 웨이터이며 아카데미 3학년인 친구라네. 크흠… 근데 자네는 이름이 뭔가?”

         

       대공이 나를 보며 살짝 웃으며 말을 마치자, 여제가 고개를 돌려 나를 훑어본다.

         

       “이자가… 인재?”

         

       “제가…? 인재요?”

         

         

         

       ***

         

         

         

       “근데 여기는 진짜 왜 온 거야?”

         

       갑작스러운 테오도라의 난입 때문에 난처한 상황이 생겼다.

         

       아니… 도대체 여기는 왜 온 건데?

         

       “그게… 당신이 이주에 한 번씩… 외박하니까…”

         

       테오도라가 조심스럽게 말하지만 눈빛은 날카롭다.

         

       마치… 자기에게 바쁜 일을 떠넘기고 너는 이곳으로 한가롭게 밥이나 먹으러 왔냐는 듯한 눈빛.

         

       어떡하지?

         

       차갑고 시린 눈빛에 둘러댈 말을 생각해 본다.

         

       “크흠…”

         

       제길… 차라리 평범하게 암행하고 있을 때라면 암행한다고 말할 수나 있지.

         

       이렇게 귀빈실까지 빌려 놓으면 암행이라 말하기도 힘들잖아?

         

       “그거야 일이 있어서지.”

         

       내가 그렇게 말하며 시간을 끌며 생각하자, 테오도라가 눈을 날카롭게 빛내며 나를 추궁한다.

         

       “무슨 일인데요?”

         

       어쩌지…?

         

       지금까지 귀족은 제국민을 위해 존재 한다고 말하던 내가 스트레스나 풀려고 비싼 거금을 들여 귀빈실을 빌렸다는 걸 알면 앞으로 내 짬처리를 거부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식은땀이 흐른다.

         

       그건 안돼. 테오도라가 짬처리를 해주지 않으면 난 과로사할지도 몰라. 그럼 어쩌지…?

         

       머리야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에 대해 생각해.

         

       그렇게 눈동자를 굴리다 누군가 내 눈에 들어온다.

         

       “무슨 일인지 물었어요.”

         

       “그건…”

         

       확실히 내 앞에 있는 웨이터의 식견이나 통찰은 꽤 현재 상황을 잘 이해하고 설명했다.

         

       물론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면 나름 쓸만하다고 느낀다.

         

       거기다가 글도 읽을 줄 알겠지?

         

       이곳에서 문맹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꽤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카데미 학생이라면 글을 읽고 쓰고 거기다가 수준급 통찰력까지 보여준 웨이터를 보며 꽤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 이렇게 하자!

         

       머릿속에서 생각이 정리되자 내가 말한다.

         

       “훌륭한 인재를 구하기 위함이지!”

         

       내 말에 테오도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처음에는 갸웃거리다가 이내 살기 어린 은은한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며 내가 여유롭게 말한다.

         

       “테오도라. 못 믿는 거 같으니 내가 찾은 인재를 보여주지.”

         

       이곳에서는 문맹률이 높아서 글을 읽고 쓰기만 해도 인재로 인정된다.

         

       실제로 제일 하급 공무원 시험은 글과 기본적인 사칙 계산이 최소 조건이니까.

         

       하지만 이 웨이터는 제국에서 수재들만 들어가는 아카데미 학생이며, 뛰어난 통찰력을 지녔다.

         

       즉… 인재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인재를… 찾았다고요?”

         

       믿지 못하겠다는 멍한 얼굴로 되묻는 테오도라가 이내 침을 꿀꺽 삼킨다.

         

       -꿀꺽.

         

       다행이다 웨이터. 너에게 비싼 밥을 먹인 게 나한테 이렇게 큰 보답으로 돌아오는구나.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듯 멍한 얼굴의 웨이터를 보며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꽤 뛰어난 인재이지. 현 정세를 정확히 알고 식견도 풍부하고 말이야.”

         

       내 말에 웨이터가 생각에 잠기는 걸 보며 내가 의아함을 느낀다.

         

       왜 당사자가 저렇게 고민하는 거지?

         

       혹시 내가 자기를 밝히는 걸 싫어하는 걸까?

         

       그럴 리 없는데?, 아까 분명 뒤를 봐주는 귀족이 없다고 하소연했던 녀석이 내가 뒤를 봐준다는 게 마음이 들지 않는 걸까?

         

       그러고 보니 날 싫어하는 거 같던데?

         

       하지만 상관없다.

         

       제국에는 더 많은 노예가 필요하니까.

         

       능력이 있는 노예는 제국과 나는 언제든 환영이다.

         

       그가 내 밑으로 오기 싫다고 하면 월급을 많이 주면 되겠지.

         

       하지만 그 이상 일을 시켜 돈을 쓸 시간도 없게 만들어 주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벌써 미래가 환한 미래가 그려져 내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테오도라 내가 너에게 직접 인재를 소개해 주지.”

         

       대공이 그렇게 목을 가다듬으며 말을 잇는다.

         

       근데… 얘 이름이 뭐지?

         

       깜빡하고 이름을 듣지 못했다는 게 떠올랐다.

         

       뭐 이제 물어보면 되겠지.

         

       “그 인재는 이방의 웨이터이며 아카데미 3학년인 친구라네. 크흠… 근데 자네는 이름이 뭔가?”

         

       내 말에 테오도라와 웨이터의 눈이 마주친다.

         

       “이자가… 인재?”

         

       “제가…? 인재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오늘도 봐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당!

    선작과 추천 댓글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헤헤 그렇다고요~

    이제 공모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헤헤… 원래 처음 200위권이였는데 어느샌가 50위때까지 올라왔네요.

    이 모든게 다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헤헤

    다들 사랑해요~ 그리고 날씨가 많이 추워져서 감기 조심하세요~!

    다음화 보기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I Became the Master of the Empress

여황제의 주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They say to leave when the applause dies down, and so I tried to depart.

I intended to give the Empress, who had married me despite her utter disdain, the gift of our marriage annulment…

But the Empress glares at me and says,

[ Did you really think… I would let you go? ]

Something is going terribly wro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