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490

       

        

       

       

        

        

        

        

       [From [email protected]]

       

       

         

       [제목 : 프로토타입 휴머노이드 개발 현황 및 알림]

        

       [말머리 : 시험생산기 진/레인 제작 진전 및 예상 기간 안내]

        

       [본문 : 반갑습니다, 이카루스 다이나믹스 중앙기술연구소 H/W 개발부의 선임연구원 존 H. 러핏입니다. 최근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이 시험생산기 진/레인의 출고 성능을 조정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개발 기간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메일을 보냅니다.

        

        이하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이 요청한 스펙입니다.

        

        

       1. NIJ III급 방탄복 착용 시 7.62x51mm M993(텅스텐 철갑탄) 연발 사격 및 .338 라푸아 매그넘 AP탄에 대한 완전한 방호가 가능할 것.

        

       2. 시속 30km 이상으로 4시간 이상 평지 주파가 가능할 것 / 험지 돌파가 가능할 것.

        

       3. 최소 225kg 이상의 짐을 들어올릴 수 있을 것.

        

       4. 군용 시그널 릴레이 설치 시 최대 15km의 거리에서 원격 조종이 가능할 것.

        

       .

        

        

       .

        

        

       .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은 진과 레인의 선공개를 통해 내년 2분기 말에 있을 군용 휴머노이드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며, 따라서 이카루스 다이나믹스는 이전에 비해 더더욱 심도 있는 기술 해석 – 유진 씨가 보내주었던 – 을 요구받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개발 일정에 차질이 생긴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메일 하단에 몇 개의 링크를 첨부하겠습니다. 해당 링크에의 접속을 통해 중앙기술연구소 / 로봇사업부 / 시스템사업부와 같은 개발 부서의 진행 현황을 확인하실 수 있으며, 실시간 메시지 전송을 통해 궁금한 점 또는 진척도에 대해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이카루스 다이나믹스는 귀하의 피드백 및 개발 현황 참관을 매우 환영합니다.

        

        이하 URL입니다.

        

       .

        

        

       .

        

        

       .

        

        

        

       

        

        

        

        

       “그럼 그렇지.”

        

        

        

        스위트 룸, 내게 할당된 개인 방.

        

        태블릿 패널 대신 띄워진 홀로그램에 이카루스 다이나믹스 쪽에서 온 메일이 띄워졌다. 헨리가 참석했던 2차 토론회가 며칠 전이었으니, 그 사이 본사 회의를 거쳐 계열사에게 지침이 전달되고, 그로 인해 이카루스 다이나믹스가 선택한 방안이 메일이 되어 내게 도달하기까지 2일 가량.

        

        느리다면 느리고 빠르다면 빠른 것이었지만, 이리저리 시차까지 고려하다 보면 그닥 느린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저쪽 입장에선 최대한 빠르게 보내준 거겠지.

        

        그리고 이실직고하자면…진과 레인을 현실에서 빠르게 볼 수 있을 거라고는 1도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설계도와 제원, 동력원을 비롯한 수많은 데이터를 반쯤 통째로 이카루스 다이나믹스에 넘겨주긴 했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터였으니.

        

        제대로 된 개발 및 제작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3개월은 걸리겠지.

        

        

        

       ‘…이럴 줄 알았으면 민아랑 예린이한테 3개월 정도 있다가 말해줄 걸 그랬나.’

        

        

        

        잠깐 그리 생각했지만 이내 생각을 접고 말았다.

        

        어차피 1개월도 안 되어 아시아 예선전 대비 스크림이 있을 예정이었고, 11월에는 아시아 예선전이 있을 예정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어디서 경기가 개최되려나. 작년에는 한국 용산에서 했으니까…언젠가 한 번 알아보긴 해야겠다.

        

        그리하여 이카루스 다이나믹스 쪽을 신경쓰는 건 그 즈음에서 멈췄다. 내가 재촉해봐야 뭔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 신경은 조금 다른 방향에 쏠린 상태였는데, 구체적으로는 이제 몇 개월만 있으면 시작되는 헨리 행정부에 관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이 양반이 얼마 전에 타진해온 몇 가지 요청 사항 중 하나가 조금…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카루스 기어를 몇 번 사용해야만 하는 일이 있을 것 같네. 물론 맨 입으로 하는 말은 아니지. 요구가 있다면 최대한 들어주겠네.

        

        

        

        오퍼레이션 화이트아웃.

        

        이게 무어냐 하니, 수십 년 전에나 있었던 스턱스넷 비슷한 짓거리를 내 도움 하에 시행하겠단 것이었다. 그리고 공격 목표는 이 세계에서조차 아직도 존재하는 북한이었고.

        

        언젠가 헨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을 발설하지 않은 입이 무거운 사람들에 한해 자신의 임기 중에서 시행할 예정인 여러 블랙옵스를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슬그머니 흘러듣던 이야기들 중 하나가 내 쪽으로 돌아올 줄은 몰랐지만.

        

        사실상 기본적인 골자는 오퍼레이션 올림픽 게임과 딱히 다르지도 않았다. 북한에 있는 원심분리기를 박살내거나, 미사일 보관고 관리 시스템을 망가뜨리거나 하는 그 정도의 일이었다. 스턱스넷과 차이가 있다면 이번 건 로그에 남지도 않을 정도로 순식간에 발생할 거란 점.

        

        내가 그걸 받아들인다면 말이지만.

        

        

        

       ‘…현 시점에서 북한의 역량은 소모될대로 소모됐으니, 이번에 아예 척추를 분질러놓을 생각이구만.’

        

        

        

        복무기간이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줄어든 것도 그 이유였고.

        

        헨리는 화이트아웃 작전을 통해 한반도 위쪽에 찰싹 달라붙은 북한을 껌칼로 슥슥 밀어버릴 예정이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격적인 도입 등을 통해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상 할 수 있는 걸 죄다 해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쉽게 말해서, 헨리가 직접 배추김치를 담그는 역할이라면, 나는 고무 다라이를 가져오고, 배추를 절이고, 김치 양념을 세팅하는 역할이란 소리였다. 잘 될 지는 모르겠지만…북한이라는 껌딱지를 무사히 적출해낸다면 헨리 코인은 하늘을 뚫고 치솟긴 하겠지.

        

        세계가 좀 더 평화로워진다면 나도 좋고.

        

        

        좌우지간,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나중에 공격 목표가 구체화될 때 다시 고려하는 걸로 하고-

        

        

        

       “유진 씨, 다 되어가나요?”

        

       “저는 이미 짐 다 쌌어요. 햇빛이 꽤 강할 텐데, 선크림은 챙기셨는지?”

        

       “아, 맞다!”

        

        

        

        노크 똑똑, 그리고 보이는 다이스의 얼굴.

        

        메일 몇 개 훑어봤는데 벌써 출발 시간이 다 됐나. 다이스가 보지 못하도록 홀로그램을 꺼버린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이동할 시간이었다.

        

        방 밖으로 나가자 다들 간단한 짐을 든 채 복도로, 혹은 현관으로 나가있었다. 나 역시도 진작에 짐을 약간 싸두었기에 작은 핸드백 비슷한 걸 들고 나가면 끝이었다.

        

        주차장엔 이미 두 대의 차량이 대기 중이었으니, 이제 출발하면 되겠지.

        

        

        그래서, 어디를 가느냐 하니-

        

        

        

       “저 요트 처음 타봐요.”

        

       “멀미하진 않겠죠?”

        

       “요트가 커서 배멀미는 큰 문제가 안 될 거예요. 길이가 100m 가량 되거든요.”

        

       “엄멤메….”

        

        

        

        이카루스 인터내셔널의 수많은 계열사 중 당당히 한 자리를 올리고 있는 이카루스 레지던스 Co., Ltd. 그 아래에서 운영 중인 여행사가 제공하는 수많은 투어 패키지들.

        

        그 중 하나는 길이만 105m에 달하는 메가 요트 투어였다.

        

        참 별의별 게 다 있다 싶었다.

        

        

        

       “헬리콥터가 두어 번 정도 왕복해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릴 거예요. 다들 밖에 나가서 괜히 돌아다니지 말고 어지간하면 차 안에 있으세요.”

        

       “네에.”

        

       “그럼 출발합시다.”

        

        

        

        철컥 하고 문이 닫혔고, 나를 포함한 일곱 명의 인원들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바깥으로 보이는 하와이는 언제나 맑았다.

        

        좋은 날이었다.

        

        

        

        

        

        

        

        

        

        

        

        

        

        

        

        

        

        

        

        

       “…유진 씨는 여기까지 와서도 일을 하세요?”

        

       “요 며칠 아무런 생각 없이 총만 쏘고 다녔더니 이리저리 좀 밀린 게 있거든요. 특히…총기회사들이 좀 많이 몰려서 그런 것도 있고.”

        

       “아.”

        

        

        

        햇빛은 강했고, 와이파이는 빵빵했으며, 돌아다닐 곳은 많았다.

        

        요트라고 하기에는 바닷물에 의한 흔들림조차 거의 없었다. 길이만 105m였기 때문이었다. 어디 영화에서나 간간이 보일 초대형 요트는 말 그대로 별천지였고, 심지어는 로렌티나마저 꽤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이리저리를 둘러보고 만지기 바빴다.

        

        심지어는 안쪽에 소형 엘리베이터까지 있었으니 말 다했지.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오자마자 햇빛이 들지 않는 선베드에 적당히 누운 다음 슬금슬금 폭증하기 시작한 메일에 하나씩 답장 중이었다. 아까 말한 대로 이 사이에는 시그 사우어, 윈체스터, 스미스 앤 웨슨, 켈텍, 바렛, 샤이텍, 글록, 콜트를 비롯한 정상급 회사들도 다수였다.

        

        시간이 없거나 광고가 까다로웠더라면 그닥 신경쓰지 않았을 테지만, 때마침 두 개의 요소 전부가 맞아떨어진 탓에 그닥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12월 정도면 괜찮으려나.”

        

        

        

        첫 번째로, 이번 년도의 나는 파이널 챔피언십을 나가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1등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이벤트 매치의 출전권이 있었기에 미국으로 가는 건 확정이었다. 다시 말해 가서 대회를 시청하고, 하모니와 다이스를 비롯하여 아직 정해지지 않은 본선 진출자들을 트레이닝시키는 것 외엔 딱히 할 게 없단 소리.

        

        다시 말해 작년과 달리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뉴욕에서의 빈 시간 동안 몸이 단 요 친구들이 보내준 총기 광고를 찍으면 된단 것이었다.

        

        더군다나 총은 광고가 그닥 어렵지 않았다. 어디에서 생산했든 간에 깔끔하게 모딩하고, 이후 멋들어지게 프랙티컬 슈팅을 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면 그게 곧 광고라고 할 수 있었으니까.

        

        전설적인 킬러 한 명이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는 과거의 모 영화가 크게 히트했을 당시. 후속 영화에 총기 협찬이 물밀듯이 밀려왔단 사실을 고려해보면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었다.

        

        

        

       -[알림 : 유사 내용의 광고 목록화 중….]

        

       -[알림 : 동일 내용의 답신 일제 전송 완료.]

        

        

        

         12월 언저리에 미국에 도착했을 즈음 세팅이 다 되어있다면 좋겠는데.

        

        여러 개의 광고 요청 메시지가 승인 딱지를 받고 다른 섹션으로 이관되는 와중에도 다른 요청들은 끊이지 않았다. 개중에는 지금 하기엔 조금 무리인 것들도 여럿 있었으므로 그것까지는 그닥 신경쓰지 않기로 하였다.

        

        우리를 이곳까지 실어다준 헬기가 저 멀리 섬을 향해 다시금 사라지는 사이, 나는 태블릿을 의자에 내려놓고는 발코니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았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 연안과는 다르게 얼음장처럼 차갑고 깊은 심해, 구름 한 점도 없이 맑은 하늘과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수많은 상어, 그리고 그 선두에 있는 로렌티나…?

        

        

        

       “푸우웁-!”

        

        

        

        이게 뭐야.

        

        찰나의 순간 입에 있는 모든 액체가 전부 전방으로 분사되었고, 그것도 모자라 그 탓에 사레가 들려 발코니에 몸을 기댄 채 연신 콜록대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남은 일 처리하는 데에 신경을 너무 쏟은 탓에 로렌티나가 입수하는 소리를 듣지 못한 탓이었을지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발코니에서 휙 뛰어내려 아래층 바닥에 살그머니 착지하자마자 다이스, 그리고 하모니와 시선이 마주쳤다.

        

        로렌티나를 쳐다보고 있을 때 짓고 있던 표정을 보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게 확실했다.

        

        

        

       “아, 유진 씨. 이제 일 다 끝나셨어요?”

        

       “끝나긴 했는데, 저건…도대체 언제부터 저랬던 거래요.”

        

       “좀 되셨어요. 15분 정도?”

        

        

        

        생각보다도 오래 집중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 와중 하모니 옆에 동동 떠있는 드론캠까지. 어느샌가 스트리밍도 제멋대로 시작했구만. 황급히 트리키에 들어가 살펴보자 아니나 다를까 내 이름으로 된 방송이 압도적 실시간 1위를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환장하겠네, 정말.

        

        거기에 더불어 주인을 알아본 드론캠이 뽀르르 내 쪽으로 달려오는 꼬라지를 보자마자 어처구니가 완전히 사라졌다.

        

        

        

       “…잠시 이것저것 처리하고 있던 와중 방송까지 켜졌네요. 제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여러분.”

        

        

        

       -오 비얌떴다

       -오자마자 뭐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끼비얌도 비얌이니 방송할수있지 고럼 ㅋㅋㅋ

       -아니 뭘 하고 있었길래 로렌티나눈나가 저러는 것도 눈치못채고 있었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나 말이다.

        

        아무튼 내가 내려온 것도 확인했는지, 로렌티나는 그제야 수면에서 몸을 내밀고는 내게 손인사를 건넸다. 이 양반은 딱히 DEVGRU가 아니었어도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수족관에서 억만금을 주고 데려갔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나도 파충류를 전문으로 다루는 곳에서 모셔가려고 애를 썼겠지만…이 주제는 여기서 그만두도록 하자.

        

        

        그 와중 이 대형 요트를 움직이는 얼마 안 되는 인력 중 한 명이 그 광경을 보며 신나게 박수를 쳐대고 있었다. 아무리 자동화가 많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요트를 움직이는 최소한의 인력은 필요한 법이었기에, 2박3일 동안 같은 배에서 지내게 될 사람이라고 듣긴 한 것 같은데.

        

        인사를 건넨 뒤 소감을 묻자, 그는 쾌활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런 광경은 처음 보시죠?”

        

       “물론이다마다요. 평생 배를 탔지만 이런 건 단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벨루가가 아니라 진짜 인어가 세상에 있을 줄은 몰랐군요. 라미아도 있을 줄 몰랐고 말입니다.”

        

       “아쉽게도 제 다리는 멀쩡하답니다. 라미아 대신 서펜티아라고 불러주시면 좋겠네요.”

        

       “그게 편하다면야, 하하.”

        

        

        

        오늘 같이 배에 탄 선장은 뱃사람 아니랄까봐 팔뚝이 무척 굵었고, 햇빛 아래에서 일하느라 피부도 상당히 탄 모습이었다.

        

        아무튼 그와 인사를 나눈 다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원할 때 언제든지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할 수 있으니 편할 때 들리면 됩니다. 2층에는 와인바도 있고, 요트 내부에는 전기 배터리로 움직이는 제트스키도 두 대 있으니 참고하길.”

        

       “감사합니다. 조종 면허는 저와 저…물 속에서 헤엄치는 저 양반밖에 없긴 하지만요.”

        

       “면허까지 있으면 더 할 말은 없을 것 같군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남긴 채 뚜벅뚜벅 걸어가 배 안쪽으로 사라지는 선장을 뒤로 한 채 내게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로렌티나를 보고 픽 웃었다.

        

        다음 순간 옷을 훌렁훌렁 벗었다. 옷 안쪽에 입고 있던 래쉬가드가 드러났고, 나는 그 자리에서 발코니를 뛰어넘어 배 옆면을 밟고는 도약했다.

        

        풍덩.

        

        차가운 바닷물이 온 몸을 감쌌다.

        

        

        

       “어서 와요, 막내. 저런 배도 좋지만 결국 우리 같은 사람은 바다에서 지내야 한단 말이죠.”

        

       “…물론 전 해군이 아니지만요.”

        

       “뭐, 명예 해군이라고 치죠.”

        

        

        

        그 말에 큭큭 웃었고, 결국 나와 로렌티나는 십수 마리의 상어와 함께 드넓고 푸른 태평양을 자유롭게 누비기 시작했다.

        

        실로 상쾌한 기분이었다.

       

        

        

        

        

        

        

        

        

        

        

        

        

       “내 저럴 줄 알았다.”

        

       “지난 번 상어 투어에서 봤는데도 여전히 믿기 힘드네, 진짜.”

        

       “꼴랑 한 번 겪었다고 안 놀랄 거면 수능 두 번 치는 애들은 전부 서울대학교 갔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준내 맞는말 ㅋㅋ

       -스톤눈나 촌철살인 미쳐 ㅋ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무슨 다큐멘터리 보는거같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예술이지ㄹㅇ

        

        

        

        그냥 요트에서 마음 편하게 휴식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세상은 좋은 의미로 하모니 일행을 또다시 배신했다.

        

        실로 즐거운 여행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상어투어는 계속된다

    P.S

    멀미 이야기를 하시는 독자님들이 간혹 계시는데 얘네들 군함 타는 게 아녜요…하와이 근해에서 요트타고 떠다니는거야…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