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493

        

       호천안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들은 내가 뭘 하고 다니는지 잊은 겐가?”

         

       어린아이의 몸으로는 긴 여행조차도 견디기 쉽지 않을 터인데 그 여행길이 이 무림에서 가장 위험한 자들을 상대하며 밥 먹듯이 싸움이 일어나는 길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와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하물며 나빈은 절맥으로 인해 몸까지 약한 상태였다.

         

       “자네 애 하나 볼 자신이 없나? 서공이라는 녀석도 영특해 보이고 영물들도 그리 많은데 말이야.”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정삼이 허허 웃었다.

         

       “그렇다면 나빈이는 어찌하면 좋겠나? 한번 거둔 아이를 버릴 생각은 없다만은 우리 둘이서 절맥증은 앓고 있는 아이를 어찌 감당해야 할까.”

         

       호천안은 말문이 막혔다.

         

       절맥증의 완치를 위해서는 몸의 체질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니 각고의 노력은 기본이고 수많은 영약과 비법들까지 필요하다.

         

       그 모든 것을 정삼과 여진상이 감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내가 주기적으로 봐 준다면…”

         

       “정말로 그럴 여유가 있겠나?”

         

       호천안은 이번에도 말문이 막혔다. 정삼은 말문이 막힌 호천안을 보며 혀를 찼다. 아직도 동료들을 잃은 상처를 추스르지 못한 것일까.

         

       “거 무식한 나도 안다. 절맥증을 앓는 아이들은 자질이 뛰어나다면서? 손이야 좀 가겠지만 나빈이 정도 되는 영특한 아이면 제자 삼기에 딱 좋을 거다.”

         

       “너 임마 평생 정정할 것 같지? 결국 무림고수도 언젠가 육체가 쇠하기 마련이야. 그때 수발 들 제자 하나 키워놓으면 얼마나 든든하겠냐.”

         

       호천안이 대답하지 않자 정삼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놈 입장에서도 갑작스럽긴 할 테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봐라.”

         

       호천안의 심경이 복잡해졌다.

         

       *** ***

         

       어린아이들의 흥미는 금방 가시기 마련이다.

         

       충분히 서공을 만지작거린 아이들은 다른 놀이를 위해 서공의 곁을 떠났으나 나빈은 계속해서 서공의 곁에 붙어 있었다.

         

       호천안은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저 아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절맥증인 아이를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또 데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끙끙 앓던 호천안이 몸을 일으켰다.

         

       거두거나 거두지 않거나 나빈의 몸 상태는 확인해야 함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래. 서공이 마음에 드느냐?”

         

       “털이 보드라워요.”

         

       찌익.

         

       나빈의 손길이 축 늘어진 서공이 태평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호천안은 허허 웃었다.

         

       서공과 벌써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아하니 영물과도 잘 어울려 지낼 것 같긴 하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호천안은 쓴웃음을 지으며 머릿속 생각을 털어버렸다.

         

       “혹여 잠시 맥을 짚어 봐도 되겠느냐?”

         

       나빈의 얼굴에 경계심이 떠올랐다. 손을 움츠린 나빈이 더듬거리며 말했다.

         

       “저, 저는 건강해요…!”

         

       호천안은 나빈의 눈동자에서 두려움을 읽어냈다.

         

       혹시 병약한 것을 들키면 쫓겨날 것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일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호천안은 이내 방법을 바꾸었다.

         

       “허허. 건강하다니 굳이 진맥을 봐 줄 필요는 없겠구나. 그저 서공이랑 잘 놀아주어서 고맙다는 표시를 하고 싶었단다.”

         

       찍찍.

         

       내가 놀아주고 있는 거라고 항의하는 서공을 무시하고 호천안은 나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빈은 경계심 어린 눈으로 호천안을 바라보기는 했지만 이것마저 거절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아는 모양이었다.

         

       그 사이 호천안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빈의 몸을 진맥했다.

         

       ‘삼음…인가.’

         

       삼음절맥.

         

       진맥 결과에 호천안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단음이나 삼음이나 구음이나…그 진행 속도가 다를뿐 절맥증의 증상은 모두 대소동이하다. 결국 부풀어 오르는 음기가 맥을 막고 맥이 막히니 몸이 쇠약해지다가 죽는 것이다.

         

       단음이라면 어릴 적부터 적절한 내공심법을 부지런히 수련하는 것 정도로도 극복할 수 있다. 그 증상이 천천히 오고 천천히 오는 만큼 내공을 쌓고 몸을 단련할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음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성년은커녕 소녀도 되기 전에 손쓸 틈 없이 진행되는 구음절맥에 비하면야 낫긴 하지만 삼음을 다스리는 일 역시 지극히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부지런히 내공을 쌓아도 보통은 몸에 음의 기운이 차오르는 속도가 더 빠르다. 그 흐름이 거세고 빠르니 기를 다루는 이치를 깨달아야만 삼음의 기운을 제어할 수 있는데 그 전까지는 영약이나 타인의 힘에 의존해서 계속 음기를 해소시켜주어야 한다.

         

       못해도 절정, 혹은 초절정의 경지에 오를 때까지 영약이나 고수의 도움이 필요하니 실제 그런 뒷바라지를 할 수 있는 자는 천하에서 손에 꼽을 정도.

       

       정삼이나 여진상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호천안은 속이 복잡해졌지만 내색하지 않고 나빈의 머리에서 손을 뗐다.

         

       “이놈아! 와서 장기나 둬라.”

         

       “지금 간다.”

         

       시기적절하게 정삼과 여진상이 호천안을 불러냈지만 나빈은 호천안에게서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찹쌀떡처럼 늘어진 서공을 챙겨 어딘가로 달아났다.

         

       “그래, 어떤가?”

         

       “삼음이더군.”

         

       “…그렇구만.”

         

       정삼과 여진상은 한숨 한 번 내쉰 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음 같아서야 바짝 채근하고 싶지만 어디 제자를 들이는 일이 동정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던가.

         

       호천안은 장기를 두면서 나빈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다.

         

       ‘제자라.’

         

       호천안은 지금까지 제자를 들인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이런저런 무공이나 영약을 잔뜩 끌어안고는 있었지만 소유는 하고 있되 특별히 집착하지는 않았다. 경지가 오르고 오르다보니 쓸만한 무공이 없어 뇌공에 몇 가지 초식을 추가하고 이치를 다듬기는 했지만 전승의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다.

         

       딱히 대단한 이치가 깃든 것도 아니고 규격 외의 내공과 규격 외의 몸뚱아리의 몸을 제대로 쓰기 위해 개량한 것뿐이다.

         

       칠극칠뢰영변환휘같은 개량무공을 전승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금강불괴의 몸이 아니면 그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제 몸만 상할 텐데 말이다.

         

       ‘나빈을 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자로 들일 필요도 없기는 하지.’

         

       호천안에게는 돈도, 영약도 충분하다. 충분한 지원과 함께 고명한 의원이나 믿을 법한 문파에 나빈을 의탁하면 나빈 역시 제대로 성장해 삼음을 떨쳐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또 그것대로 어떨지.

         

       혹시나 버려질까 두려워하던 나빈의 모습을 떠올린 호천안은 그 선택지가 영 내키지 않았다.

         

       “장일세!”

         

       “졌네.”

         

       장기에 조금도 집중하지 않았으니 호천안의 패배는 당연한 일이었다.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는 호천안을 보며 정삼이 소매를 걷었다.

         

       “뭐 하나? 이마 까.”

         

       “뭐?”

         

       “어허 이 노인네가 치매가 왔나. 우리끼리 장기 둘 때마다 딱밤을 때리는건…그래. 국물? 국룰이 아니었나.”

         

       호천안이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정삼은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남의 제자를 들이는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어서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화가 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이놈의 자식은 우리 나빈이 뭐가 어디가 부족하다고 아직도 고민을 하고 자빠졌단 말인가.

         

       “어휴. 맘대로 하게나.”

         

       호천안이 이마를 깠고 정삼은 혼신의 힘을 다해 기를 손가락에 집중했다.

         

       받아라 이놈아!

         

       뻐억!

         

       “억!”

         

       둔탁한 타격음과 동시에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손가락을 쥐고 바닥을 구르는 정삼!

         

       “으아악! 내 손가락!”

         

       “자네! 괜찮은가!”

         

       호천안은 바닥을 뒹구는 정삼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금강불괴의 몸뚱이에 전력으로 딱밤을 날렸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아이고! 이 더러운 자식! 딱밤 맞기 싫다고 남의 손을 박살을 내?!”

         

       “미안하네만 그냥 몸뚱이가 튼튼해서 어쩔 수가 없다네.”

         

       “진짜 드러워서 같이 못 놀아주겠구만!”

         

       “허허, 주사위나 골패라도 할 텐가?”

         

       “누가 네놈이랑 도박을 하겠냐!”

         

       호천안은 분노해 펄펄 날뛰는 두 사람을 보면서 껄껄 웃었다. 나이가 먹어도 사람은 바뀌지 않는 것일까.

         

       문득 호천안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놈들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돌보았거늘 나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네들은 제자를 두었나?”

         

       “저저, 썩을 놈이 말 돌리는 것 좀 보게.”

         

       “알면서 왜 물어봐 자식아!”

         

       여진상의 성질에 호천안은 자신을 데리러 왔던 세 청년을 떠올렸다. 아주 조금이나마 무공을 익힌 자들. 이 산골에서 무공을 가르쳐 줄 사람이라고는 이 둘밖에 없었으니 이 둘이 제자들인가.

         

       “해보겠네.”

         

       “뭐?”

         

       “나빈의 스승 노릇 말이야. 한번 해 보겠네.”

         

       펄펄 뛰던 두 사람의 움직임이 딱 멈추었다.

         

       “그래. 잘 생각했어!”

         

       “어휴. 이제야 한시름 놓았구만!”

         

       두사람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어리는 것을 바라보며 호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재기하기로 하지 않았던가. 인연이 코앞에 다가왔음에도 외면하는 것을 어찌 재기라 할 수 있을까.

         

       그러니 나빈이라는 아이를 거두자.

         

       호천안은 그리 결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호천안과 두 사람이 간과한 것들이 있었으니.

         

       바로 제자와 스승의 관계란 상호 협의하에 이루어지는 관계라는 점과.

         

       “흐…흐아아앙!! 저 버리지 마세요! 저 할아버지 싫단 말이에요! 으아아아앙!!”

         

       나빈이 정삼과 여진상의 집에서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세 사람은 목놓아 우는 나빈 앞에서 식은땀을 잔뜩 흘리는 수밖에 없었다.

         

       *** ***

       

       호천안은 나빈과 대화를 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쉽지 않았으니.

         

       호천안의 얼굴이 보인다 싶으면 정삼과 여진상의 딸들이나 며느리들의 치마폭을 잡고 뒤에 숨었기 때문이었다.

         

       사정을 전해들은 정삼이나 여진상의 딸들이나 며느리들도 나빈을 설득해 보려고 했지만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 버릴거야?’라고 묻는 듯한 나빈의 얼굴을 보면 차마 나빈을 떼어내지 못했으니 호천안은 번번이 뒤로 물러서는 수밖에 없었다.

         

       “끄응.”

         

       그렇게 통으로 하루를 날려보낸 호천안은 결국 본인의 힘으로는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좀 도와 주겠느냐?”

         

       찍!

         

       그 말에 서공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팩 돌렸다.

         

       서공은 요새 호천안에게 섭섭한 점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애들이랑 열심히 놀아줬더니 놀아줘서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엉뚱한 아이에게 돌봐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나 하지를 않나. 그렇게 열심히 애들을 돌봐 주었더니 칭찬은커녕 자신은 안중에도 없고 나빈만 쫓아다니질 않나.

         

       호천안은 입맛을 다시며 일단 삐진 서공부터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허허, 네가 고생이 많다는 것을 어찌 내가 모르겠느냐.”

         

       호천안이 전신을 쓰다듬어 주며 칭찬을 퍼붓자 서공의 고개가 점차 치켜올라갔다. 그렇게 한참 서공을 살살 달래던 호천안은 품에서 영초를 꺼내 서공에게 내밀었다.

         

       “그러니 좀 도와주면 좋겠구나.”

         

       서공은 슬쩍 영초를 바라보았다. 황금색으로 번쩍이는 이파리와 청량한 향기를 풍기는 금사오선엽. 평소에 먹던 영초와는 확연히 격이 다른 영초에 서공은 고개를 끄덕이며 영초를 덥석 물어 볼 주머니에 저장했다.

         

       찍찍!

         

       거래 성립!

         

       서공은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나빈을 찾아가 곧바로 몸을 부빈 것이다.

         

       “와앗? 왜, 왜 그러니?”

         

       좋아하는 동물이 친근함을 표현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늘 얌전히 쓰다듬만 받던 서공이 갑자기 치대자 나빈은 당황했지만 이내 그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찍찍!

         

       서공을 꼭 껴안고 그 감촉을 즐기던 나빈은 서공이 꼬리로 자신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자 당황했다. 서공의 움직임이 집 바깥으로 나가자고 보채는 것임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함부로 밖에 나가면 안 되는데…”

         

       찍찍!

         

       하지만 서공이 뒤에서 몸을 밀며 성화를 부리자 서공과 더 놀고 싶었던 나빈은 어쩔 수 없이 집 바깥으로 발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서공과 놀고 싶다는 욕심이 나빈의 발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마을의 외곽까지였다.

         

       나빈에게 있어 마을 바깥은 공포의 영역이었으니까.

         

       찍?

         

       자신의 꼬리를 놓은 나빈을 돌아보는 서공. 서공의 의문 어린 눈에도 나빈은 도리질을 칠 뿐이었다.

         

       나빈은 기억하고 있었다.

         

       시커먼 어둠 속에서 불어오던 바람의 공포를. 땡볕 속에서 끝없이 펼쳐진 길을 기약 없이 걷던 괴로움을. 감자 하나를 아껴 먹으며 달래던 굶주림을. 대지에서 올라오던 차디찬 냉기를. 그리고 늘 힘겨워하던 어머니의 모습까지.

         

       마을 밖. 세상은 나빈에게 곧 괴로움이나 마찬가지였다.

         

       찍!

         

       파스슥!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서공이 덤불을 헤치고 사라졌다. 나빈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서공이 위험한 바깥으로 나가버리고 만 것이다.

         

       “으으….”

         

       위험한 바깥에 나가기 싫다는 마음과 서공을 데리고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이 나빈 속에서 충돌했다. 결국 서공의 꼬리와 보드라운 털가죽을 떠올린 나빈은 벌벌 떨면 숲속으로 들어갔다.

         

       찍! 찍!

         

       앞에서 들려오는 힘찬 목소리에 나빈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나빈의 머릿속에는 어서 서공을 데리고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애써 수풀을 뚫고 빠져나왔을 때.

         

       나빈은 어린아이 따위는 한 입에 삼켜버리고도 남을 거대한 짐승과 눈을 딱 마주쳤다. 나빈의 전신이 공포로 굳어버리고 숨이 멈추었다. 그대로 굳어버린 나빈을 빤히 바라보던 거대한 짐승은 그대로 고개를 기울이며 입을 벌렸다.

         

       캥!

         

       미호가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며 몸을 낮추고 꼬리를 흔들었다. 나빈이 여전히 공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수풀이 흔들리며 서공이 불쑥 튀어나와 미호의 머리 위에 착지했다.

         

       찍!

         

       서공이 꼬리로 미호의 머리를 두들기며 말했다.

         

       내가 겁주지 말라고 했잖아!

         

       미호가 억울해하면서 항의했다.

         

       캐앵! 캥!

         

       그래서 지금 좋아좋아 하고 있잖아!

         

       두 영물들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를 알 길이 없는 나빈이었지만 그래도 미호가 서공의 친구라는 것 정도는 눈치챌 수 있었다.

         

       “아….”

         

       나빈이 용기를 내서 몸을 낮추고 있는 미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호는 고끝으로 나빈을 톡톡 치며 호응했다. 나빈의 얼굴에 긴장과 공포가 씻은 듯이 사라지고 환한 미소가 걸렸다.

         

       찍찍.

         

       서공이 나빈의 등을 떠밀어 미호의 등 뒤에 태웠다. 나빈도 이제 두려움보다는 호기심과 흥분이 앞섰다. 서공과 미호가 또 자신에게 무엇을 보여 주려고 이럴까.

         

       서공과 나빈을 태운 미호가 숲을 달렸다.

         

       “꺄악!”

         

       처음 느껴보는 속도감에 나빈이 비명을 지르며 미호의 털을 꽉 붙잡았다. 깡총이며 숲을 헤치는 미호의 등에 정신없이 매달려 있기를 잠시. 미호가 어느 공터에 멈춘 것을 깨달은 나빈은 고개를 들었다.

         

       “와아.”

         

       그곳에는 호천안과 함께하는 영물들이 모여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영물로 꼬시기!

    *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절거운 외전!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