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가볼게요.”
“네. 응원 할게요!”
부서 앞에서 카렌과 헤어진 후, 브라운은 사무실로 이동했다.
“저 왔습니다…부서장님?”
사무실 안에는 팀원들 뿐만 아니라 부서장까지 있었다.
그는 빈 자리에 앉아서 브라운이 만들어 둔 기획서를 읽고 있었다.
“음. 왔나? 신기한 걸 구상했더군.”
“예. 부서장님.”
“지금 들고 있는게 자네가 구상한 무기인가?”
“맞습니다.”
브라운은 긴장하며 대답했다.
‘팀원들이랑 먼저 의논해서 기획서를 수정하고 찾아 뵐 려 했는데.’
계획이 살짝 꼬였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한번 내가 봐도 되겠나?”
“여기 있습니다. ”
“흠…”
부서장은 총을 받아들고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니까…여기에 그 매개체랑 구슬을 집어 넣는다고?”
“맞습니다.”
“이걸 누르면 구슬이 날아가고?”
“예. 부서장님.”
“흠. 흥미롭군.”
부서장은 총기를 책상에 내려놓으며 브라운을 바라봤다.
“이 무기는 활과 유사하군.”
“맞습니다.”
“그럼,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지. 활과 비교했을 때 이 무기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
부서장의 평가가 시작되었다.
브라운에게는 위기였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기회이기도 했다.
부서장을 설득 시킨다면, 추가적인 지원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의 머릿속엔 전생의 기억이 있었다.
답안지와 다름 없는 정보들이었기에 자신 있었다.
‘설득 할 수 있다.’
브라운은 답을 하기 시작했다.
“배우기 쉽습니다.”
“배우기 쉽다라…”
“궁수를 교육시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적당한 근력이 있어야 되고, 조준도 곡사로 하기에 숙달이 필요해 교육에 시간이 걸립니다.”
“그건 맞네.”
브라운의 말에 긍정하는 부서장.
“하지만, 화승총은 다릅니다. 장전하고 쏘는 방법만 알면 되고, 이 또한 단순해 배우기 쉽습니다.”
“그럼, 한번 알려줘 보게.”
브라운은 부서장에게 장전하고 발사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화약을 집어 넣고, 작은 헝겊을 같이 넣습니다. 꼬질대로 총구를 쑤신 다음 …”
브라운의 설명이 끝난 후, 부서장이 말했다.
“확실히 단순하군. 나도 바로 할 수 있겠어. 하지만 단순히 배우기 쉽다는 걸로는 활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할 순 없지.”
“활보다 월등한 위력을 일정하게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서장은 여러 질문을 했지만, 브라운의 답변은 그를 설득시키기 충분했다.
잠시 고민하던 부서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준비 열심히 했나 보군. 그간 고생했네. 새로운 방식의 무기를 만들어 내는 데 쉽지 않았을텐데.”
“감사합니다.”
“그래. 그럼 이 무기를 어떻게 운용하는게 좋을 것 같나?”
“아직은 명중률이 부족합니다. 장전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여러명이 동시에 발사하고, 장전하는 동안 다른 열의 사람들이 발사하는 식으로 운용한다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본질적인 보완은 가능 하겠나?”
“가능합니다. 필요한게 많아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래. 이만 들을 건 다 들은 것 같군. 앞으로도 열심히 해 주게. 지원은 아끼지 않겠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이주 뒤에는 윗선의 평가가 있을 걸세. 지금처럼만 준비해주게.”
“네! 부서장님!”
대화를 마무리하고, 부서장이 사무실을 나가려던 차였다.
“아, 부서장님. 화승총 말고도 다른 무기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건 뭔가?”
“대포라고…여기 기획서입니다.”
부서장은 브라운이 건낸 서류를 잠시 흝어봤다.
“…화승총의 크기를 대폭 키웠다고 이해하면 되겠나?”
“예. 부서장님.”
“흠. 이것도 이주 뒤에 볼 수 있나?”
“가능합니다.”
“그래. 그럼 기대하겠네.”
부서장이 사무실을 나간 뒤, 브라운은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손바닥이 축축해진게, 꽤나 긴장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한 고비 넘겼다.’
부서장을 설득했다.
지원도 들어 올 거다.
앞으로 시연용 화승총과 대포도 제작 하고, 평가에 대비해 준비할 게 많았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고민하던 브라운에게 팀원들이 다가왔다.
“이야. 브라운, 준비 열심히 했네? 막힘 없이 답도 하고. 든든해 아주.”
“평가때까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 저도 최대한 도울게요.”
“나도 저거 한번 쏴 볼 수 있을까?”
한편 그시각.
부서장은 집무실의 의자에 앉으며, 브라운과의 대화를 복기했다.
‘흥미로운 무기를 만들었구만.’
부서장은 과거 지휘관으로 전장에서 여러 활약을 했었다.
평화로워진 지금은 전장에서 벗어나 부서장을 맡고 있지만.
‘그때 그 무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잠시 상상하던 부서장은 이내 피식 웃으며 밀린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
다음날, 브라운은 평소와 같이 부서를 나와 대장간으로 향했다.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팀원들도 그를 따랐다.
“오. 여기서 만든 거에요?”
“예. 선임 대장장이분께서 도와주셨습니다.”
“그분이 실력이 좋긴 하시지.”
대화를 나누며 대장간으로 향하던 도중, 브라운은 카렌을 발견했다.
“아, 카렌씨. 여기서 보네요?”
“헤헤. 어떻게 되셨어요?”
“부서장 승인 받았습니다. 지원도 든든하게 받을 예정이고요.”
“축하해요. 잘됐네요.”
“그리고 이건…”
브라운은 품에서 종이를 꺼내 카렌에게 건냈다.
“이게 뭐에요? 헉!”
큰 금액이 적혀있는 수표였다.
“화약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그래도 이건 너무 많은데요…”
“지금까지 쓴 화약값과, 앞으로 쓸 화약에 대한 금액입니다. 그리고 덕분에 저도 잘 풀렸는데요.”
“헤헤…그럼.”
카렌은 아카데미에서 지원을 받지 못해 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브라운에게 받은 수표는 큰 도움이 됐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제가 더 감사하죠.”
“근데 이분들은…”
카렌이 브라운과 함께 온 일행들을 보며 물어봤다.
“아, 이분들은 제가 속해있는 팀의 팀원분들이십니다. 이분은…”
서로의 소개를 끝낸 뒤, 그들은 대장간 안으로 들어갔다.
“저 왔어요.”
“그래. 오늘은 사람이 많네?”
“오랜만입니다.”
부서의 인원들은 적어도 한번은 이 대장간으로 올 일이 생긴다.
그렇기에 서로 알고 있는 듯 했다.
“다들 반갑구만. 같이 총 보러 온건가?”
“네. 그리고 화승총도 추가로 제작 해야 될 것 같아요.”
“얼마나?”
“스무 정 정도 필요합니다.”
브라운은 품에서 수표를 꺼내 선임 대장장이에게 건냈다.
“저번에 부탁드렸던 대포 값 포함입니다. 그리고, 갑옷도 구매 가능할까요?”
“갑옷은 왜?”
“위력을 시험 해 보려고 합니다.”
“받은 금액이 얼만데. 갑옷 값은 받지 않겠네. 저기 있는 갑옷 중에서 가져가서 시험 해 보게.”
“네. 그럼. 아, 그 총기 추가 제작은 위력 확인 전까지 기다려 주세요.”
“그려.”
손을 비비는 선임 대장장이를 뒤로 하고, 브라운과 다른 이들은 갑옷을 챙겨 뒷뜰로 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력은 합격이었다.
카렌이 화승총을 쏘고 난 뒤, 갑옷이 넘어갔다.
4번째 발사였다.
“맞췄다!”
갑옷을 확인하러 향한 카렌.
“헉. 브라운씨. 갑옷이 뚫렸는데요?”
‘됐다.’
브라운은 그녀의 말을 들으며 미소지었다.
***
“황녀님. 가실 시간입니다.”
시중의 말에, 자신의 금색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황녀가 답했다.
“그래.”
제국 회의에서 부서 평가에 들어간다고 결정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오늘 부로 많은 부서가 폐지되거나 통합 될 것이다.
“흠…”
그녀 또한 부서 평가에 참석할 것이다.
단순 여흥으로.
그녀는 평가 대상 부서들이 어떤 발악을 했을지 궁금했다.
“오늘도 부탁하네.”
“예. 황녀님.”
시중이 평소처럼 그녀의 뒤에 서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황녀의 모습도 점차 변해갔다.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는 금색 머리와 눈동자의 색은 갈색으로 변했다.
누구나 마주치면 볼을 붉힐 외모는 수수하게 바뀌었다.
“끝났습니다.”
“그래. 그럼 가지.”
“예.”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시중과 함께 부서 평가 장소로 향했다.
“기대되는군.”
하지만 부서 평가는 그녀의 바램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그저 그런, 평소보다 조금 더 신경 쓴 정도의 결과물들.
‘시시한데.’
여러 부서가 심사를 받았지만, 그녀의 관심을 받을만한 성과는 없었다.
“다음은 무기 개발연구 부의 신무기 시연입니다.”
‘이것만 보고 돌아가자.’
황녀는 서류를 바라봤다.
서류 상으로는, 지금까지 없던 신 무기 개발에 성공했다고 적혀 있었다.
“무기 개발연구 부서의 존 브라운입니다. 오늘 시연해 드릴 무기는…”
황녀는 무신경한 눈빛으로 발표하는 사내를 바라봤다.
발표 내용은 꽤 새로웠다.
‘구슬을 발사해 적을 공격하는 무기라.’
새로운 방식의 무기인 것은 분명했지만, 그녀의 흥미를 자극하기엔 부족했다.
그녀는 무신경한 눈빛으로 사내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이 바뀌는 것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자정 전까지 올리려 했는데, 늦었습니다…
항상 봐주시는 분들…감사합니다…그리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