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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03

    증명사진을 다시 찍어야했다.

    사실 행정상으로 미성년자인 자신은 아직 신분을 증명해야 할 의무가 없어 당장 신분증의 사진을 교체 할 필요는 없지만, 혹여나 이후 필요하다면 신분을 위조하기 위해서라도 최근에 찍은 증명용 사진이 필요하기는 했으니까.

    또, 옛날에 찍은 사진은 지금보면 아무래도 감정이 지금처럼 풍부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그런지 웃는 게 살짝 어색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제 사진을 좀 찍어야 할 것 같아요.”

    루크는 저녁식사를 하며 오는 길에 시에나와 나눴던 증명 사진의 이야기를 슬그머니 꺼냈다.

    “어머, 그래? 하긴, 그러고보니 그거 다시 찍을 때가 되기는 했지. 그 때랑 비교하면 엄청 커졌으니까…….”

    예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실제론 1년밖에 안되었다고는 하지만 루크는 그 1년만에 몇살이나 먹은 것처럼 불쑥 커버린 탓에 증명 사진이 더이상 증명의 역할을 못 하고 있었다.

    게다가 루크는 이번에 아카데미를 조기 졸업하게되면 학생증 말고 다른 증을 만들기도 해야할 테니까.

    “그럼 내일은 사진관에 가자. 그날은 다이튼이 데려다 줄 수 있을 것 같아.”

    오늘은 다이튼과 예르나 모두 일이 있어서 루크를 데려다줄 수 없었지만, 내일은 마침 다이튼의 근무가 빨리 끝나는 날이니 아마 오늘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할 필요없이 차로 옮겨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이튼, 괜찮지?”

    그에 다이튼은 무언가 생각할 것이 있다는 듯 말끝을 흐렸다.

    “응, 일단 나는 괜찮은데…….”

    다이튼의 그 고민이 있다는 듯한 모습에 예르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다이튼, 왜그래? 그날 혹시 무슨 일 있어?”

    그러자 다이튼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니라 잠깐 뭘 생각하고 있어서. 예르나. 쇠도 달았을 때 두드리라고, 이번 기회에 웨딩사진도 같이 찍는 게 어때?”

    예르나는 다이튼의 입에서 갑자기 그런 이야기가 나올줄은 상상도 못했는지, 뺨을 살짝 붉히며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웨, 웨딩사진? 글쎄…, 아직 우리 결혼식도 하기 전인데?”

    그런 예르나의 반응에 다이튼은 살짝 당황하여 얼버무리듯 횡설수설 말을 이었다.

    “아니, 그…! 너도 벌써 임신도 했고…, 나중에 배가 불러서 찍으면 조금 그렇지않아? 아니, 물론 당신 배가 불러도 나는 괜찮지만! 그냥, 배가 불러오기 전에 찍은 사진도 하나쯤은 있긴 해야 할 것 같아서……? 또 사진은 결혼 전에도 찍을 수 있는 거고…….”

    결혼식은 이미 몇달 전부터 이야기가 오가면서 서서히 날짜가 확정되어가고 있기는 했지만, 결혼식이라는 게 일생에 한번뿐인 커다란 행사이다보니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아서 조금 뒤로 미뤄진 상태였다.

    그런데 이미 그 전에 임신을 해버려서, 결혼식을 할 때 쯤이면 이미 예르나의 배가 좀 불러있을지도 모를 일.

    물론 웨딩사진을 배부른 상태로 찍는 게 잘못됐다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날씬할 때 사진을 남겨둔다고해서 나쁠 일은 또 없지 않은가?

    그런 이야기를 들은 예르나도 금방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음, 듣고보니 그렇네.”

    일때문에 바쁘고 일 끝나면 지쳐서 귀찮다고 미뤄두다보니 어느새 예르나는 임신을 했고, 루크는 부쩍 커버렸다.

    여기서 더 미루면 이제 이런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 법이니까.

    그런 후회는 없는 편이 좋겠지.

    그렇게 생각한 예르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그럼. 그날 웨딩사진도 같이 찍자. 어차피 나도 그날은 별 업무가 없어서 금방 끝날 것 같으니까.”

    “응!”

    다이튼은 결혼을 하고 난 뒤에 거의 처음으로 순수하게 부부다운 일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들떴다.

    사실 한번 ‘신혼여행’을 가기는 했지만, 그때는 애들이 같이 간 여행이다보니 그냥 가족여행같은 느낌이었고…….

    ‘내가 뭐 애 딸린 유부녀랑 결혼한 것도 아닌데…….’

    이런 생각도 사실은 루크만 있을 땐 들지 않던 생각이었다.

    루크의 성숙한 성격도 같이 지내기엔 상당히 괜찮을 것 같았고, 자신에게도 이미 어린 디아나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요즘 부쩍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근데 웨딩 사진? 이 뭐야? 먹는 거야?”

    이 놈도 자기 언니의 얼굴 말고 성격을 반의 반이라도 닮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이튼은 자신의 옆자리에서 다 먹어치운 밥그릇을 핥고 있다가 물어보는 파이리스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러자 시선이 느껴졌는지 파이리스는 왜 그러냐는 듯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응? 나 왜 자꾸 쳐다봐?”

    파이리스와 잠시 눈을 마주치고 있던 다이튼은 결국 졌다는 듯이 대충 얼버무리듯 말했다.

    “…얼굴에 밥풀 묻었다.”

    “진짜? 어디? 여기?”

    다이튼은 볼 한쪽만을 가리키며 묻는 파이리스의 뻔뻔한 모습에 기가 차서 대답했다.

    “그냥 여기저기 다 묻었어, 임마. 넌 밥으로 세수를 한 거냐?”

    어디냐고 물으면 어디라고 정확히 짚어서 말해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체 밥을 어떻게 먹으면 저렇게 밥풀을 여기저기 다 붙이면서 먹을 수 있는 걸까.

    “오! 진짜네! 고마워! 놓칠 뻔 했어!”

    다이튼은 자신의 얼굴에 붙은 밥풀을 떼어먹으며 좋아하는 파이리스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처음에는 루크도 어떻게든 저 녀석에게 식사예절을 가르치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그냥 포기한 모양이다.

    지금도 저렇게 애써 파이리스의 모습을 무시하기만 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다이튼은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려 비교적 얌전히 숟가락질을 하며 밥을 우물거리고 있는 디아나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래도 얘 정도면 정말 잘 자라줬다고.

    “디아나, 너는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

    “으엑, 동생 밥먹는데 뭐야 갑자기. 닭살돋아!”

    뭐, 그 마음을 표현해봤자 디아나는 질색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떨었을 뿐이지만.

    —-

    다음 날.

    -루크, 나 왔어. 사진관 가자. 차로 와.

    “응, 알겠네. 지금 바로 가지.”

    이미 외출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루크는 자신을 부르는 다이튼의 전화에 곧장 나와서 다이튼의 자동차로 향했다.

    -찰칵.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잡아내리며 차내를 둘러보던 루크는 분명 함께 있어야 할 예르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의아한 목소리로 다이튼에게 물었다.

    “그런데 예르나는 함께 오지 않은 게냐? 오늘 웨딩사진도 찍는다면서? 그냥 다음에 찍기로 한게야?”

    그러자 다이튼은 걱정 말라는 듯 대답했다.

    “어. 예르나는 오늘 서류작업이 밀려서 나중에 끝내고 온대. 우리가 먼저가서 예약접수부터 하라더라.”

    “음, 그렇군. 알겠네.”

    오늘같은 날에 하필 서류가 발목을 잡았다니 아쉬운 일이지만, 어차피 자신의 사진도 찍어야 하기에 예르나가 조금은 늦어도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자동차를 출발시킨 다이튼이 물었다.

    “예전에 너 증명사진 찍은 곳이 어디지? 예전 집 근처 있던 거기로 갈까?”

    그에 루크는 즉시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 거기는 다신 안 가.”

    그 루크에게서 이 정도로 격한 반응이 나오는 일도 드물기에 의아해진 다이튼은 중앙 백미러로 루크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응? 왜? 거기 별로야? 사진을 잘 못찍어?”

    “아니, 사진은 그럭저럭 괜찮게 찍는 것 같은데….” 

    그렇게 루크가 말끝을 흐림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은 과거에 있었던 한가지 부끄러운 기억.

    그것은 바로 자신이 아직 세상에 잘 적응하지 못하던 시절, 소르비의 가르침(?)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는 반드시 손가락 두개를 펼쳐 얼굴 옆에 두어야 한다는 잘못된 상식을 가진 채 증명사진을 찍으려다 망신을 당한 일이었다.

    그때의 일을 사진사가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종종 자기전에 덮고 있는 이불을 구멍이 뚫릴 정도로 걷어차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가 있다.

    지금의 자신을 보고 그때의 그 어린 모습을 떠올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설사 그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이 기억하는 이상 그 사진관은 다신 갈수 없다.

    그러나 이런 세세한 이야기를 굳이 다이튼에게 늘어놓고 싶지 않았던 루크는 말을 아끼기로 했다.

    “아무튼 안 갈거다. 다른 곳으로 가.”

    그런 루크의 반응에 다이튼은 아무렴 어떻냐는 듯 어깨를 한번 으쓱여보이고는 말했다.

    “예이, 뭐어. 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어차피 널린 게 사진관이니까.”

    어딜 가던지 그냥 동네 사진관보다는 낫겠지.

    루크와 다이튼은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다가 적당히 괜찮아보이는 사진관을 찾아 들어왔다.

    그러자 곧장 서글서글한 인상의 여직원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어서오세요~! 두분,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 증명 사진이랑 웨딩 사진을 좀 찍으려고 하는데요. 오늘 바로 찍을 수 있나요?”

    “네, 증명사진이랑 웨딩사진이요! 일단 가능은 하신데, 지금은 먼저 온 분이 있으니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금방 가서 안내해드릴게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앉을 자리를 안내하는 직원을 따라가 안락한 소파에 몸을 기대니, 다른 직원이 잠시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으라며 따듯한 음료를 건네왔다.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밖이 많이 춥죠? 두분 다 홍차 괜찮으세요?”

    “아, 네. 주세요. 너도 홍차 괜찮지?”

    홍차라, 홍차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아서 이런 곳에서 대접용으로 내어놓기에는 참 좋다.

    그러나 일반적인 티백을 사용해서인지 사실 루크에게는 그 향이 썩 훌륭하다고 말할 순 없었다.

    하지만 굳이 그런 이야기를 호의로 맞이해준 이의 앞에서 할 이유는 없겠지.

    “응, 그래. 고맙군.”

    생각을 마친 루크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차를 건네온 직원에게 더 가까이 있던 다이튼이 차를 받아서 루크에게 건넸다.

    그렇게 홍차가 담긴 종이컵이 각각의 손님의 앞에 내어진 것을 확인한 직원은 예의 그 미소를 띄며 말했다.

    “마시면서 얘기하고 계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아,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직원이 자리를 비우자 루크와 다이튼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데나 찍어서 들어온건데, 오늘 둘 다 찍을 수 있다고도 하고 괜찮게 고른 것 같네. 그 동네 사진관으로 안가길 잘한 것 같다.”

    “그러게나 말일세. 예르나도 만족스러워할 것 같군.”

    웨딩 전문이라는 문구에 이끌려 별 생각없이 고른 사진관이었는데, 들어와보니 직원 서비스도 좋고 시설이나 장비들도 전체적으로 깔끔한 것이 상당히 믿음직스러운 느낌의 사진관이었다.

    비록 홍차는 텁텁함과 인공적인 향이 느껴지는 것이 좀 싸구려같지만, 그게 그리 큰 감점요인은 아니었다.

    다이튼도 그런 사소한 결점따위는 별 신경은 안 쓰는 것 같고.

    그렇게 종이컵에 담긴 차로 입가를 적시듯 살짝 후릅소리를 내며 마신 다이튼이 중얼거렸다.

    “음, 여기 차도 괜찮네, 네가 타던 그 느낌인데?”

    “뭐라고?”

    방금 생각은 취소.

    다이튼은 그냥 차의 맛을 모르는 녀석이었던 모양이다.

    “이 싸구려 티백을 내 차와 동일선상에 올려두지 말게. 나를 모욕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가만히 있다가 난데없이 다이튼에게 차 달이는 능력에 대한 모욕을 받은 루크가 조금 찌릿한 눈길을 보내오자 다이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알았어, 미안해 임마. 내가 차에 대해서 뭘 알고 한 말이겠냐? 그냥 한 말이지.”

    “흠. 그래야 할 걸세.”

    그렇게 무안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종이컵에 담긴 홍차를 마시던 다이튼은 문득 주제를 돌리려는 듯 중얼거렸다.

    “홍차가 따듯해서 좋긴하네. 몸이 녹아서 그런지 배도 좀 고파지는 것 같고.”

    “그렇겠지, 홍차에는 소화촉진등의 효능도 있으니까. 향이 싸구려라고 그 효능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 말일세.”

    “그랬냐? 뭐, 아무튼. 루크, 이따 사진 찍고나서 뭐 먹을래?”

    루크는 곧장 먹을걸로 넘기려는 다이튼의 그 모습이 굉장히 뻔뻔해보였지만, 하필이면 먹고 싶은 게 떠올라서 그냥 참기로 했다.

    “…치즈돈가스.”

    다이튼은 생각했다.

    보고있으면 이녀석 취향도 참 일관적이라고.

    하긴 뭐, 1년만에 입맛이 크게 변하진 않겠지.

    “그래, 그럼 끝나고 그거 먹자.”

    그렇게 홍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직원이 돌아왔다.

    “죄송해요, 오래기다리셨죠? 아까 증명사진하고 웨딩사진 말씀하셨던 거 맞으시죠?”

    “네, 맞아요.”

    직원의 확인에 다이튼이 고개를 끄덕이자 직원은 가져온 노트패드에 무언가를 필기하며 말을 이어나갔다.

    “네, 알겠습니다. 증명사진하고 웨딩… 드레스는 대여하시나요, 아니면 따로 준비된 의상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대여로 해야할 것 같아요.”

    “아, 네 알겠습니다. 드레스는 대여로….”

    노트패드에 다시 무언가를 적어나간 직원은 이후 얼굴에 생글생글한 웃음을 띄며 ‘루크’를 바라보았다.

    “그럼 일단 증명사진 먼저 찍으신 후에, 신부 분 사이즈를 재는 걸로 할게요. 괜찮으시죠?”

    “…에?”

    자신은 증명사진만 찍을 생각이었고 다이튼이 알아서 척척 진행해나가는 모습에 관심을 두지 않고 차만 마시고 있던 루크는 갑자기 자신을 향해 들어온 직원의 질문에 굳어버렸다.

    “지금 내게 묻는 겐가?”

    “…네, 그렇죠?”

    그렇게 이어진 1초 정도의 침묵.

    그 후, 루크와 다이튼은 그녀가 말하는 ‘신부’가 함께 온 루크를 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그들은 이내 발작하듯 서로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아, 아닙니다! 얘는 신부가 아니라 제 딸이에요! 신부는 좀 이따가 오기로 했어요!!”

    “이, 이녀석은 내 남편이 아니라 아비다! 신부는 좀 이따가 합류하기로 했네!!”

    루크가 누가봐도 어린아이였던 이전에는 한번도 이런 오해를 받은 적이 없었기에, 그런 오해가 가능할 거라고는 그 누구도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격렬한 거부반응에 놀란 것은 직원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 그…. 그랬나요?”

    이 둘의 사이가 아빠와 딸이었다니?

    이 집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터무니없는 오해!
    그러고보니 이것도 참 오랜만에 일상적인 착각이네요.

    근데 웨딩사진관에 남녀 단둘이 들어와서 웨딩사진 찍겠다고 한거면 솔직히 직원책임은 없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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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The Archmage dreams of being an Archmage again

다시 대마법사를 꿈꾼다 대마법사였던것은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5000 Years in the future, the Archmage Luke Irushi opened her eyes again. The world has changes so much.

Horseless carriages, an entertainment box with audio and video, food and spices she has never seen before…

And, a changed magical system!

It wasn’t just the world that chan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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