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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04

       

        

        

        

        

        

       [유진 마이너 갤러리]

        

       [일반]아니 선생님 또 핵폭탄을 데리고 오셨습니까 정말이지 끝이 없습니다

        

        

       <방송 캡쳐짤>

        

        

       하드코어2명인데 왜 아무런 싸움도 안 하고 걸어가는 것보다 빠른데 무친련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체 댓글][등록순]

        

       -그럼 비얌이 데리고 왔는데 못하겠냐고 ㅋㅋ

        

       -아니 근데 베오울프 어디서 가져온거임?? 보통 시작하면 아이언사이트나 도트사이트 적당히 달린 총 아무거나 들려주지 않나? 튜토리얼부터 풀무장하네 

       ㄴ이제 시작미션할 때 파티플레이하면 뉴비한테 무기 전달 가능

       ㄴ아니 ㄹㅇ? 개십갓겜됐네 ㅋㅋㅋㅋㅋㅋ

        

       -상어나 북극곰이랑 같이 갔으면 저거보다 빨랐을듯

       ㄴ그사람들은 그냥 움직이는 자연재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애초에 그사람들이 튜토리얼을 왜해 ㅋㅋㅋ

        

       -됐고 이번에 새로나온 올리비아눈나 극호감이면 개추 ㅋㅋㅋㅋㅋㅋㅋ

       ㄴㄱㅊ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개추 ㅋㅋㅋㅋㅋ

       ㄴ올리비아눈나 나 개추가 아파….

       ㄴ진짜개젛아!!!!!!!!!!!!!!!!!!!

       ㄴ비얌련 자기도 최정상급와꾸라고 지인들도 죄다 어마무시한 사람밖에없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유유상종(희망편)

        

       -하와이 갔다와서 좀 시들시들해지나 했더니 또 선물 한아름 안겨주는 유진 그녀는 신인가?????????????

       ㄴ누가 비얌님 존함을 함부로 부르냐 뒤질래?????

       ㄴ헉

        

       -유진<<<이새1기는 그냥 컨텐츠의 신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고 미관제구역까지 들어간게 레전드 그자체

       ㄴ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엥 이거 완전 작년 녹껄룩이랑 똑같은www

        

       -진짜 얘 방송하는거 보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는거같음 ㅋㅋ

        

       -작년 8월에 비얌이랑 하모니 제초하려다가 뒤통수 앞통수 다 깨진 애들 요즘 뭐하고 살려나 모르겠네 ㅋㅋㅋ

        

       -우리는 비얌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정보]개추좀박아주셈제발)나 올리비아눈나 뭐하는사람인지 알아낸거같음

        

        

       <그램 OliviaNyxLorelei 캡쳐짤>

        

        

       ㅅㅂ 여동생이랑 같이 방송보고있는데 어디서 본 것 같다고 그러길래 지랄하지 말라고 했는데 면상에 이거 들이밀어서 보여주더라 ㅋㅋㅋㅋㅋㅋㅋ

        

       머리에 새처럼 난 털 보면 그냥 빼도박도 못하고 이사람임

        

       트리위키 피셜 요 3년 사이에 갑자기 패션디자인 쪽에 나타나더니 IDA 포함해서 집안을 트로피로 꽉꽉 채울 정도로 온갖 대회에서 우승한 양반인지 뭔지라든데 하루에 3시간씩밖에 안 자면서 지혼자 디자인 모델 프로젝트 다 해먹었다나 뭐라나

        

        요 몇주간 심경의 변화라도 왔는지 갑자기 10월 스케줄 몽땅 소화하고는 하와이 가서 비얌년이 사놨던 바렛들고 신나게 쏴대든데 ㅋㅋㅋㅋㅋ

        

        뭔가 더 찾으면 추가하겠음

        

        

        

       [전체 댓글][등록순]

        

       -??????????????????????

        

       -정보는 일단 개추 ㅋㅋ

        

       -진짜 왜온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서 싸랑해요 여네가중계를 해야 할만한 사람이 도대체 비얌방송은 왜 나오는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 정보글이고 비얌 지인 정체도 알았는데 그것 빼고는 하나도 모르겠음 진짜 ㅋㅋㅋㅋ

        

       -이사람은 누군가 -> 도대체 한국엔 왜 왔는가 / 비얌은 도대체 뭐하다 알게 됐는가 / 비얌은 이 사람을 뭐하다가 알았는가

       ㄴ질문이 복사가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팩트)절대 안알려줄 예정이다

       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맨날 자기만 재밌는거하고 궁금한건 하나도 안알려주고 이 무친비얌련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이사람 키가 183cm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ㄴ시발 나보다 10cm나 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모델도 해먹고 디자이너도 해먹는 사람 아니랄까봐 비율이 돌아버린wwww

       ㄴ올리비아누나보다 키 작은 사람 개추좀 눌러볼까? ㅋㅋ

       ㄴ큰사람을 찾는게 더 빠르겠다 시1발아 ㅋㅋㅋㅋ

        

       -왜 시1부랄 발현자들은 죄다 나보다 키 큰 사람밖에 없냐 개빡치게 ㅋㅋㅋ

       ㄴ비얌은 172cm잖아 ㅋㅋㅋ

       ㄴ그것보다 작다고 시발아!!!!!

       ㄴ앗…어…내가미안해

       ㄴ동정하지마 개새끼야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팩트)상어랑 북극곰의 추정 키는 187cm가 넘는다

       ㄴ와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사람 머리스타일 진짜 신기하게 생겼네 ㅋㅋㅋ

       ㄴ뭔가 부엉이같음

       ㄴ이 누나도 발현자 아니냐? 비얌이 데리고 온 거 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을듯

       ㄴ심증100%이긴 한데 어차피 물증없으면 아가리닫고있어야됨 ㅋㅋ

        

       -직업이고 키고 발현자고 나발이고 어느 하나밖에 안 보이는 닼붕이들 개추 좀 눌러볼까??

       ㄴ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빠아아아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뿌아아아아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미친새끼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어마무시하긴 하다 ㅋㅋ

        

       -구라안치고 저런 사람한테 포옹받으면 어떤 기분일까…나도 하루만 비얌이 되고 싶다….

       ㄴ유진은 좋겠다 지인들도 다 발현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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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씨는 가끔 보면 마트료시카 인형 같아요. 까도까도 비밀이 하나둘씩 나오는 게…심심하지는 않아서 좋긴 한데.”

        

       “지난 번에 패션 어쩌구 하면서 물어본 게 이것 때문이었구나. 진짜 별의별 사람들 다 알고 있는 걸 보면…근데 어떻게 저렇게 총을 잘 쏘신대.”

        

        

        

        유진이 방송을 시작하면 인터넷이 시끌시끌해진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 커뮤니티에 신나게 글을 올리는 것과는 별개로, 다들 방송에 집중하느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될 정도였기 때문이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아직 아시아 예선전이 남았는데 유진은 국가대표들 안 봐주고 뭐하고 있냐-고 묻는다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놀랍게도 유진의 본래 직업은 코치나 선수가 아니라 스트리머 – 근데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해대는 – 였고, 그렇기에 방송을 하는 날엔 스무 명에 달하는 아시아 예선전 출전 인원들을 봐줄 수 없었으며, 대개 다이스와 하모니가 코치를 맡는 편이었다.

        

        하지만 하모니와 다이스 대신 유진의 사생팬 1호와 2호로 개명을 하더라도 딱히 문제가 없을 확률이 높은 이 두 명은 ‘할 일을 제대로 하면 나머지 시간은 뭘 해도 자유’라는 메타 하에 트레이닝 중간중간의 쉬는 시간에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해주었다.

        

        거기다 때마침 유진의 스트리밍이 늦게 켜졌기에 말 그대로 자유시간과 다를 바 없는 상황.

        

        

        

       “상어랑 북극곰 분들이라면 저 올리비아란 사람도 아시려나요?”

        

       “모를 리가 없을 걸요. 아무리 생각해도 만나자마자 서로 친근하게 아는 척할 것 같은데….”

        

        

        

        그것과는 별개로, 이 두 명의 머릿속에선 전혀 다른 시나리오가 돌아가고 있었다.

        

        올리비아 닉스 로렐라이, 그 누가 보더라도 전혀 밀리터리와 인연이 없을 것만 같았던 사람이 사실은 유진의 지인 – 그것도 군대 쪽일 확률이 높은 – 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당장 당사자의 SNS에 난리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증명 가능하기도 했고.

        

        물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고, 하모니와 다이스의 머릿속에는 ‘말도 안 되지만 어쩌면….’이라는 소리가 나올 법한 쓸데없는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그 힘을 숨긴 전직 특수부대원 그런 건가?’

        

        

        

        유어스페이스에 치기만 해도 수백 개나 되는 영화 리뷰가 나올 정도의 검색어, 전직 특수부대원. 그런 게 지금 이들의 눈 앞에서 당당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여기서는 도대체 어떻게 썸네일과 제목을 뽑아야만 할까. 전 세계를 휩쓴 패션 디자이너가 사실은 힘을 숨긴 전직 특수부대원? 벌써부터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누르지 않을 수가 없을 것만 같은 제목이었다. 최소 조회수 10만은 너끈하게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렇게 가다가는 하모니나 다이스도 쥐도새도 모르는 사이 비얌-보쌈당해, 어딘가 심상찮게 생긴 훈련소에 끌려가서 인간병기로 제련된 다음 다시 사회에 방출될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바보같은 생각이 오래 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마 유진이 이 둘의 머릿속을 읽었다면 요상한 소리 하지 말라면서 깡!을 시전했겠지.

        

        

        그리하여 이들의 머릿속에는 다른 것들이 스쳐지나갔다.

        

        다이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민아. 지금 유진 씨 미관제구역 들어가있는 거죠?”

        

       “그렇죠.”

        

       “그러면, 그렇다면….”

        

        

        

        뒷말은 이어지지 못했지만, 그 순간 하모니의 머릿속에서 불똥이 튀어올랐다.

        

        미관제구역. 어떠한 규칙조차 없이 자유롭게 PVP 가능한 지역. 다크 존에 들어간 첫날부터 이를 겪은 하모니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고, 결론은 하나로 수렴했다.

        

        그리고 이 두 명에서 끝나지 않았다. 각자 자유롭게 스트리밍을 시청 중이었던 스무 명의 국가대표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 ‘어쩌면….’하는 얼굴로 일어서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느덧 스무 명의 인원들이 풀무장에 돌입한 시점에서, 하모니와 다이스는 그 무엇보다도 근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저녁은 지옥에서 먹자구요, 다들.”

        

       “여부 있겠습니까.”

        

        

        

        아릿하고 잔망스러운 미관제구역-습격 작전.

        

        오늘 로어 맨해튼은 불타오를 예정이었다.

        

        

        

        

        

        

        

        

       “올리비아, 제자들이 뭐하는 친구들인지 알고 싶다고 했었죠?”

        

       “그랬었지. 그건 갑자기 왜?”

        

       “곧 볼 수 있을 거예요.”

        

        

        

       -??????????????

       -아니설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자들이 강습해온다고www

       -제발레전드좀그만찍어미친비얌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어지럽네 ㅋㅋㅋㅋ

        

        

        

        단 한 마디.

        

        그러나 올리비아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알림 : 비밀 통신을 연결합니다.]

        

        

        

       “옛날 생각나지 않아요, 올리비아?”

        

       “…지금 그런 말 해도 되는 거니?”

        

       “시크릿 채널이라서 지금 하는 말들은 방송에 안 나가요.”

        

        

        

        서서히 차가워져가는 바깥, 그리고 그렇지 않은 맨해튼.

        

        주변 곳곳에 흩뿌려진 금색의 피. 겨울이었더라면 김을 모락모락 피워올리며 주변의 눈을 녹이다 빠르게 식어가겠지만, 지금은 그 어떠한 방해도 없이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고, 이어 깨지고 부서진 보도블럭 사이를 적당히 흘러가다 서서히 굳기 시작했다.

        

        올리비아는 명백히 과거와 현재를 겹쳐 보고 있었지만, 딱히 말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나도 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몇 번이나 그랬었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져있는 걸 보면….

        

        어쩌면 이 양반의 마음 속에 있던 공허함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컸을지도 모르겠다.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러네. 무척…재현하지 말았으면 했던 것까지 전부 똑같네. 다시는 보지 말았으면 했던 죽어버린 뉴욕을 게임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기분이 나쁘진 않으신가요?”

        

       “아예 아무런 얘기도 못 들었다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는데, 이미 상어랑 북극곰한테 이 게임의 정체가 뭔지 다 들었거든.”

        

        

        

        그렇다면야.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니 짤막하게 말하자면, 다크 존은 일종의…게이트였다. 두 개의 세계를 잇는. 그 덕분에 다크 윈터가 있었던 세계의 미국 서부가 완전히 수복되었지.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로렌티나나 로건이 큰 문제 없이 힘을 빌려주었던 것도 다크 존이 단순한 게임 이상의 물건이었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나와 올리비아는 어느샌가 무기를 한 자루 이상 들고 있었다.

        

        실로 오래간만일지도 모르는 이야기였기에 간단히 설명하자면, 하드코어 모드는 적이 들고 있는 무기를 실로 합법적으로 강탈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유저를 현실과 동일한 신체능력으로 떨어뜨려버리는 해당 모드의 특성 상 전투에 익숙한 사람들 – 가령 특전사를 비롯한 여러 SOF 소속 인원들 – 조차 게임이기에 가능한 물량 러쉬를 견뎌내기엔 많은 애로사항이 따랐다.

        

        더 많은 적, 더 어려워진 조준. 거기에 정확히 사격하지 않으면 방탄판이나 헬멧에 가로막힌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

        

        탄약 사용량의 폭증.

        

        무기도 탄약도 적에게서 뺏는다-라는 상식을 벗어난 행동은 하드코어에서는 아주 쉽게 용인, 그리고 권장되었다.

        

        

        다시 비밀 통신을 오프한 뒤 – 올리비아에게도 전달했다 –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오늘따라…덤벼드는 유저들이 꽤 많네요. 옛날에 하모니랑 처음으로 합방 비슷한 걸 했었을 때는 그리 뭐가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네 스트리밍이란 건 어떻게 보면 실시간으로 우리 위치를 광고하는 거고, 네 말에 의하면 미관제구역이라는 건 결국 무제한으로 교전이 가능한 지역이랬으니…그 두 개가 결합되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과가 튀어나오겠지.”

        

       “사실 그냥 해본 소리였어요. 어차피 그럴 것 같았고.”

        

        

        

        흡사 세션에 불이라도 난 것마냥 뜨끈뜨끈하다.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콩 볶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관제구역은 대략 320명의 유저와 그 두 배가 넘는 적 AI들. 한 세션에 대략 1천에 가까운 적들이 지멋대로 돌아다니고 있는 마굴이었고, 당연히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교전이 이뤄졌다.

        

        실로 아쉽다면 아쉽게도 나와 올리비아는 죽으면 브루클린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고, 그건 상당히 곤란했으므로…당연히 결과는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피와 시체만이 두 명의 발걸음 뒤에 남겨질 뿐이다.

        

        

        물론 그건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정면에 5인조 포착. 어깨에 붙은 패치를 보아하니….”

        

       “누가 봐도 유저들이겠지요. 거리 275m, 머리 맞추는 순간 휘청거릴 거예요. 쉽게 해결하실 수 있죠?”

        

       “내 시력을 뭘로 보고…중앙에 있는 친구가 유탄발사기를 들고 있네. 저런 걸 파우치에 넣고 다니면 안 되는 걸 알려줘야겠어.”

        

       “그럼 전 그 왼쪽에 있는 친구를 노리죠.”

        

        

        

       -웜멤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조준 진짜 설렁설렁하는 거 같은데 ㅋㅋㅋㅋ

       -시력이 얼마나 좋길래 그냥 살짝 훑어본 것만으로도 수백미터 밖에 있는 애가 유탄을 어디로 들고다니는지를 보는거야 ㅋㅋㅋㅋㅋ

       -어쩐지 새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진짜 그쪽인가?

       -미친다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말대로 되었다.

        

        퉁 하는 소리와 함께 베오울프 탄환이 발사되었고, 묵직한 탄두가 삽시간에 수백 미터를 가로질렀으며 – 콰앙. 그런 끝내주는 소음과 함께 유탄이 관통되자 폭발이 일었다. 이카루스 기어가 제공하는 방어막이 말 그대로 순식간에 박살난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폭발력은 몇 미터 뒤에서 후행하던 다른 유저까지 얼추 닿았고, 그가 동료의 폭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내 LPVO 스코프의 십자선은 해당 유저의 머리를 조준했다.

        

        다섯 명이 순식간에 셋으로 줄어들었다.

        

        그 뒤에는 딱히 할 것도 없었다. 거리가 거리였던만큼 적은 어디서 총알이 날아왔는지를 쉽게 확신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폭발이 만들어낸 소음으로 인해 주변에 어그로를 엄청나게 끌었을 확률이 높았다.

        

        

        그렇게 자동차 뒤에 적당히 숨어 수백 미터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비규환을 적당적당하게 바라보았다.

        

        다른 애비뉴에서 튀어나온 적군 – 폭도 및 이들과 결탁한 라이커들이 슬금슬금 스트리트 전체를 포위했고, 남은 세 명은 어느 한 쪽으로 돌파하려고 했으나 점차 좁혀드는 방어선과 압도적인 숫자 차이로 인해 결국 허망하게 죽어나가고 말았다.

        

        대략 70명 가량의 병력들이 절반으로 갈라져 출구와 입구를 양쪽으로 포위했으니 질 만도 했다.

        

        저렇게 우수한 인원의 목숨과 이카루스 기어, 각종 방어구를 통째로 뺏긴 탓에 유품과 기어를 회수하러 적 요새에 들이박는 미션들을 상당히 많이 했던 게 기억에 선했다.

        

        

        

       “…아직 미관제구역이 풀리려면 1시간 반 정도 남았으니 적당히 숨은 채 돌아다니죠. 어차피 한 번 아웃된 친구들은 이 세션에 다시 못 들어올 거고.”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건너편을 보자 방금 전 그곳을 빤히 쳐다보던 올리비아가 있었고, 나 역시 궁금증이 들어 차량 뒤에서 이를 확인했다.

        

        콩 볶는 소리가 뉴욕 빌딩가를 가득히 타고 울렸다. 70명 가량이 일제히 어딘가를 향해 총알을 쏘아대고 있었지만, 이들 전부가 차례차례 머리 혹은 목이 뚫려 주저앉는다. 상당한 속도였다. AI끼리 교전하는 속도가 아니었다.

        

        그와 동시에 건너편에서 모습을 드러낸 열 명의 인원들.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능숙하게 방어선을 밀어내고, 수류탄과 각종 스킬을 통해 폭도와 탈옥수들의 전선을 붕괴시키며 쐐기처럼 파고들었다.

        

        70명이 싸그리 밀리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올리비아는 저쪽을 보며 얕은 감탄사를 토해냈다.

        

        

        

       “쟤네 꽤 하네. 여기 오래 있으면 들킬지도 모르겠는데…유진?”

        

       “흐음.”

        

       “뭔가 이상이라도 있니?”

        

        

        

        이상, 이상이라.

        

        저걸 이상이라 해야만 하나 싶긴 했지만, 이미 내 입은 청산유수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올리비아, 제자들이 뭐하는 친구들인지 알고 싶다고 했었죠?”

        

       “그랬었지. 그건 갑자기 왜?”

        

       “곧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나는 저쪽을 스윽 가리키며 덧붙였다.

        

        

        

       “쟤네들이거든요.”

        

       “오….”

        

        

        

        상대방이랑 가장 빠르게 친해지기 위해서는 입이 아닌 몸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지만, 과연 그게 총알의 교환이라고 해도 성립되는 것일까.

        

        나는 그런 생각과 함께 탄창을 갈았고, 큭큭 웃었다.

        

        

        

       “제 모든 걸 가르친 친구들이죠. 최선을 다하는 게 좋을 거예요.”

        

        

        

        제자들의 귀여운 하극상이 어느 수준까지 이르렀는지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할까.

        

        전투의 서막이 서서히 올라가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릿하고 잔망스러운 제자들의 습격이여!

    공지에 올리비아 일러를 올렸으니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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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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