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507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오늘도 불철주야 기밀 유출 막는 정보보안부 소속 친구들에게 월급을 두둑하게 줘야할 것 같네요. 막내의 밸류가 너무 커져버린 탓에 방송에 새로운 사람이 나올 때마다 누군지 알아보려고 기를 쓰는 친구들이 많군요.”

        

       “스트리밍인지 뭔지에 나가지만 않으면 될 일이긴 하지만, 뭐 어쩌겠어. 어차피 우리가 걱정할 부분도 아니야. 게다가 저 자식이 과거에 뭘 하고 다녔는지에 대한 정보는 우리보다도 훨씬 빡세게 관리되고 있을 걸.”

        

       “뭔가 알고 있군요, 당신.”

        

       “주워들은 게 몇 가지 있거든. 짐작가는 것도 좀 있고.”

        

        

        

        포트 리버티와 버지니아비치, 직선 거리로 330km 가량 떨어진 두 개의 베이스.

        

        소파 혹은 침대 위에 누운 채 눈 앞에 떠오른 스트리밍 방송을 본다. 서로 위치는 다르지만 자세는 똑같았다. 막내라고 부르는 존재가 방송을 시작할 때마다 흔히 있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오늘은 주말이었고, 말 그대로 기지 자체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만약 몇 달 전, 혹은 최소한 몇 주 전이었더라면 이들 역시도 기지 밖으로 나가있었을 것이었다.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자율주행에 몸을 맡기고, 대략 3시간 가량 고속도로를 달려 버지니아비치와 페이엣빌 가운데에 있는 도시에서 만났을 테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불가능했다.

        

        

        이유는 간단했으나 로건은 그것을 구태여 묻지 않았다. 물을 수가 없었다. 이 둘은 본질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대강 알 수 있었고, 로건은 ‘앞으로 몇 주 정도는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상어의 말 속에 내포된 의미를 대강 캐치했다.

        

        이 백상아리가 기어코 2036 인터내셔널 스나이퍼 컴페티션의 심사위원으로 얼굴을 들이밀 예정이었다. 그리고 로건과 유진은 번외 참가자로서 해당 대회에 참가할 것이었고.

        

        요컨대, 아주 쉽게 말하자면 혹시 모르는 부정 방지였다. 참가자와 심사위원이 대회 전에 서로 만나봐야 그닥 좋을 일이 없으리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도 했고.

        

        

        좌우지간, 로건은 숨을 내뱉으며 덧붙였다.

        

        

        

       “타임라인을 나열해봤을 때,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어디에서 뭘 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없는 걸 보면 대충 감이 오지 않아?”

        

       “정보기관?”

        

       “그 어딘가겠지. 자세한 건 걔한테 직접 물어봐야 알 것 같긴 한데 알려주려나 모르겠네. 일단 내 추측은 그래. 아니면 ISA거나 근데 그럴 확률은 거의 없을 것 같고.”

        

       “그 면상으로 ISA? NSA가 더 확실하겠죠. 우리처럼 특이하게 생긴 사람들은 첩보 못 하는 거 알잖아요.”

        

       “그렇겠지.”

        

        

        

        유진의 방송을 보고 있는 시청자들 중 수백 명에 달하는 이들이 지금쯤 간단하게라도 구글링을 해보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 통화 중이었던 로건과 로렌티나마저 이리저리 발품을 팔았음에도 불구하고 올리비아가 어디서 뭘 하다 왔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아마 대놓고 파기 시작하면 하나둘씩 나오긴 하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긴 했지만.

        

        그리하여 이들의 머릿속에서 내린 결론은 하나로 수렴했다.

        

        

        

       “계속 입을 다물고 있으면 꽤나 볼만한 상황이 나올 것 같은데.”

        

       “이미 그런 형태로 흘러가고 있어요, 놀랍게도. 상상력 풍부한 친구들은 이미 오만가지 음모론을 써내고 있고요. 생각해봐요. 그쪽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알 수 있는 유명한 사람이 과거에 특수부대원이었다,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 꼬맹이들이 있기나 할까요?”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막내한테는 짐덩어리겠구만. 차라리 나나 너처럼 좀 빨리 정신 차렸으면 또 몰라, 이제 와서 뭔가 하기에는 꽤 애매하겠는데.”

        

       “그리 어렵지 않을지도 모르죠. 커리어야 얼마든지 손볼 수 있는 거고, 포장지 한두 개 바꾸는 거라면야. 당장 당신이나 나나 MWTR인지 하는 수상쩍은 부대에 소속된 적도 있는 판에. 아예 과거에 뭘 했는지 감도 안 잡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쉬울 걸요.”

        

       “흐음.”

        

        

        

        딱히 틀린 말은 아니구만.

        

        그렇다면 몇 가지 고쳐야만 하는 머릿속 사안이 있었다. 더군다나 불과 얼마 전에 막내가 보낸 ‘제안’도 고려해야만 했으니 – 대강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올리비아를 일반참관인으로 낑겨넣을 수 있냐는 내용이었고, 만약 허가가 떨어진다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사이 논의가 이뤄지겠지.

        

        물론 그러한 생각들은 이들의 머릿속에서 금세 지워졌다. 어차피 통화하는 와중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거니와, 대화 내용의 당사자인 올리비아는 문제 해결 혹은 완화를 위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날아가버렸으니…그건 막내에게 던지면 될 문제였다.

        

        그리하여 두 명은 다시금 현 시점에서의 대화가 제대로 암호화되고 있는지를 체크한 뒤, 슬그머니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이번에 이카루스가 발표한 걸 보아하니, 뭔가 또 수상쩍은 걸 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아직도 할 게 남은 건가? 진이랑 레인도 나오는 것 같고.”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물어보는군요. 때마침 답해줄 수 있는 것도 많으니 당신한테는 호재일거고, 궁금한 게 뭔가요?”

        

       “백그라운드부터.”

        

       “조지아 주 사바나에서 뭔가 수상쩍은 일이 발생하고 있어요. 흥미롭게도 사람이 관여하지 않고, 오로지 아르테미스 무인기만이 마치 지성을 가진 생명체처럼 활동하고 있는데….”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드는 몇 개의 사진.

        

        다 무너져버린 건물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기이하면서도 유려한 형태의 탑 비스무리한 무언가, 그리고 곳곳에 존재하는 일종의 요새들, 그 사이를 활보하는 무인기들까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주요 교차로 등을 점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것만으로도 로건은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아르테미스 무인기들이 주변의 자재 등등을 뜯어 주변을 요새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광경이라고 하긴 어려웠다. 국내를 침범한 적성 세력들이 점령지를 요새화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니.

        

        근데 그게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AI들의 소행일 줄은 몰랐지.

        

        

        

       “저쪽에서도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일이야? 아니면 완전한 IF 시나리오?”

        

       “늘 그렇듯이 전자죠. 진과 레인이 버젓이 나오는 판이니 대거 팀도 참여하고…그래도 막내랑 막내 부모님에게 들어보니, 이번에는 직접 교전에 참여한다기보단 서포트 팀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지난 번처럼 전쟁 끝났는데도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일은 없겠죠.”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 번에 했던 그건 상당히 미친 짓이었어.”

        

        

        

        로건과 로렌티나가 동의했듯이, 말 그대로의 벼랑 끝 전술.

        

        일반적으로는 결코 할 일이 없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오퍼레이션에서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행위는…다르게 말하면 목표 달성을 위해 인명 피해 하나둘쯤은 용인된다는 소리랑 뭐가 다른가.

        

        로건의 의식은 몇 개월 전의 과거,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 당시로 침잠하고 있었다. 동원 가능한 화력의 현격한 차이로 인해 결국 하나둘씩 로비창으로 쫓겨나가는 건 게임 상에서도 그다지 겪고 싶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로건은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였고, 방금 전에 비해 비교적 안심한 듯한 목소리를 토해냈다.

        

        여전히 스트리밍을 재생하고 있는 홀로그램 너머로 보이는 천장. 이를 슬그머니 바라본 북극곰이 작게 덧붙였다.

        

        

        

       “보아하니 이번에도 또 게임 안에서 막내랑 총질하게 생겼구만. 너도 마찬가지고.”

        

       “아직 본격적으로 하기까진 한참 남았다는 점을 빼면 말이죠. 앞으로 꽤 스케줄이 빡빡하잖아요?”

        

       “그도 그렇긴 하네.”

        

        

        

        당장 11월 초순에는 스나이퍼 컴페티션에 나가야 하고, 막내는 그게 끝나는 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아마 어지간한 스케줄을 전부 소화하는 순간 11월 중후반이 될 터였고, 그 즈음에서나 사바나의 신규 인커젼에 손을 댈만한 시간이 나오겠지.

        

        유진이 왜 일반참관인이라는 명목으로 올리비아를 데려가려고 했는지에 대해서 알 것도 같았다. 지금이 아니라면 그녀는 한참을 더 기다려야만 할 확률이 높았으니까 – 그리고 아쉽게도 시간은 그녀를 기다려줄 생각이 없었다.

        

        막내가 이 세계에 떨어진 1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당사자를 따라다녀야만 할 필요가 있었고, 로건과 로렌티나는 그 사실과 필요성을 결코 부정할 수 없었다.

        

        

        화면에는 메인 미션을 말 그대로 쾌속으로 밀어버리고 있는 유진과 올리비아가 비춰지고 있었다.

        

        과거 하모니를 데리고 했을 때의 두 배에 가까운 속도. 여전히 남아있는 과거 풀영상에서의 유진은 그나마 하모니와 발을 맞추려는 시늉이라도 했지만, 올리비아와 함께 교전에 임한 순간 보이는 것은…말 그대로의 청소기 그 자체.

        

        더 이상은 숨길 필요조차 없어서 그러고 있는지는 몰라도 실로 기이한 광경이었다. 며칠에 걸쳐서 밀어야만 하는 시나리오가 벌써 ⅔ 가량 밀리고 있었다.

        

        과연 앞으로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고생 좀 하겠구만.”

        

        

        

        그동안의 간격을 메우려면 부지런히 뛰어야 할 것이었지만, 올리비아는 뛰다 못해 날아다닐 수도 있는 사람이었다.

        

        물론 저 두 명의 보폭 안에 누군가가 낑겨들어간다면 또 모르는 일이었지만, 그건 일절 신경쓸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누가 됐든…저 사이에 들어가는 순간 실로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 확률이 높았으므로, 로건과 로렌티나는 그저 웃고 즐기면 될 뿐이었다.

        

        

        그리고-

        

        

        

        

        

        

        

        

       “에, 에…에?”

        

       “오랜만이네요, 카토. 그동안 잘 지냈나요? 하와이 여행에도 부를까 했었는데, 그동안 꽤 바빴던 모양-”

        

       “뱀끼야아아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갑자기 찾아와서 또 못살게구네!

       -아 올리비아도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 깨야한다고~~~~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만만한게 카토지 으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

        

        만만한 게 그였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 다가오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으, 응애…나 애기 카토…비얌 무서워어….”

        

       “아, 유진. 나 이 사람 알아. 네 유어스페이스 채널에서 봤어. 작년의 네가 낚싯줄로 교살해버린 친구가 바로 이-”

        

       “그 이야기는 하면 안 돼요. 하면 요 친구가 좀…힘들어하거든요.”

        

        

        

       -카토는행복할수없어!카토는행복할수없어!카토는행복할수없어!카토는행복할수없어!카토는행복할수없어!카토는행복할수없어!카토는행복할수없어!카토는행복할수없어!

       -낚싯줄교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연의 실도 아니고 낚싯줄로 맺어진 인연wwww

       -팩트)그때 교살 안 당했어도 어차피 나중에 또 얻어터질 확률이 높다

       -그래도 그 덕분에 진이랑 레인도 만났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크 존, PVP, EU 모드 내부.

        

        이제는 말 그대로 미확인구역의 터줏대감으로 활동하고 있는 카토를 간만에 찾아갔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풍경들이었다. 축축한 공기와 푸른 색을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우중충한 하늘 아래 서있는 건물들. 한때 대거 팀이 잠깐이나마 숙소로 사용했던 지역은 여러 대의 차량이 주차된 곳이 되었고, 그 옆으로는 내 기어 박스로 향하는 길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목표는 그곳이 아니었다. 카토의 세션에 합류 요청을 보내자 약간의 정적 이후 승낙이 되었고, 그리하여 나는 올리비아를 끌고 그를 만나러 간 결과 – 나를 보자마자 경기를 하는 당사자를 만날 수 있었다.

        

        거참, 이제 적응할 때도 되지 않았나.

        

        

        

       “본업은 이쪽이셨나요?”

        

       “에, 그건 아니고…작년 언저리까지만 하더라도 AP가 메인이었죠. 근데 작년 중순부터 EU 모드에 재미가 들려서 계속 하다보니 어느새 이렇게 됐네요.”

        

       “아하. 요즘은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 클리어 도와주고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도 계속 하고 있나요?”

        

       “아유, 물론이죠. 이번에 나오는 신규 인커젼에서 진이랑 레인 나온다고 줄어들긴커녕 계속 사람이 늘어요. 조회수도 효자스럽게 잘 뽑히고, 하하.”

        

        

        

        아하.

        

        그리 말한 카토는 어디선가 상자 두 개를 가져와 의자 대신 앉으라는 사인을 보냈고, 나와 올리비아는 익숙한 듯 의자 대신 거기에 앉았다. 다크 존 본편이랑은 다르게 여기에 있는 물건들은 어지간하면 소비재였기 때문에 앉으면 부서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당장 과거, 내 기어박스에 있던 의자에 누가 앉았다가 화려하게 부숴먹은 전적도 있었고.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카토의 머리 위에서는 이 세상에서 오직 몇 명밖에 얻지 못한 칭호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 우로보로스 헌터. 물론 나를 잡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이 사람은 지난 번에 했던 아르테미스 축출 작전을 말살 난이도로 클리어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다시 말해 나와 로건, 로렌티나, 하모니와 다이스 등등을 비롯하여 직접적으로 다른 세계에 도움을 준 사람이란 뜻이었다 – 블루밍도 있긴 했지만, 그 친구는 어차피 아시아 예선전에 나가야만 하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었다 – .

        

        그리고 저 칭호는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찾아온 이유기도 했다.

        

        

        

       “신규 인커젼이 대략 1달 정도 남았지요.”

        

       “그…렇긴 하죠?”

        

       “진과 레인도 카토를 기다리고 있을 거구요.”

        

       “그럴지도요…?”

        

       “어느 친절한 시청자 분께서, 제가 하와이에 있을 때 카토가 울부짖는 걸…친절하게 클립으로 따서 제게 도네이션까지도 보내주셨구요.”

        

        

        

        쓸데없이 예쁘게 잘 깎인 카토그래퍼의 여자-아바타 표정이 점차 우는지 웃는지 모를 표정으로 변해갔다. 이미 저쪽도 진작부터 예견하고 있었던 것 같았기에 씨익 웃었다.

        

        손을 내밀고 덧붙인다.

        

        카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한 달 후에 시간을 내줄 수 있을지.”

        

       “…안 해! 못 해! 결국 이렇게 또 보쌈하러 온 거지! 끼야아아아앙-!”

        

        

        

       -무친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빼애애애애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얌앞에서 떼굴떼굴구르는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상포인트)카토가 뭘하든 데려갈 생각 만만인 비얌쉑 단호한 표정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는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했다.

        

        쓸데없이 잘 만든 게임이었기에 카토가 바닥을 휩쓸고 지나갈 때마다 흙먼지가 부스스 피어올랐다. 올리비아 앞인데도 실로 뻔뻔하다고 해야 하나, 이걸. 참 쓸데없이 깔끔한 땡깡이었다.

        

        그 와중 올리비아가 그 꼴을 보고 한 마디 덧붙였다.

        

        

        

       “그동안 얼마나 두들겨팼으면 이 친구가 이러겠니.”

        

       “그러니까요! 갑자기 찾아와서 또 못살게 구네!”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어차피 저렇게 데굴데굴 굴러도 끌려갈 놈은 끌려간다

       -진짜 가기 싫었으면 비얌이랑 같은 시간에 접속을 안했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저건 그냥 앙탈이란 소리잖아 ㅋㅋㅋ

       -팩트)다

        

        

        

        하늘 위에서 구원의 동아줄이라도 내려온 걸 본 표정의 카토가 올리비아에게 호소하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은 채 가까이 다가갔다.

        

        힉 하는 소리를 내며 카토가 호다다닥 도망갔지만, 다리를 꼬리로 홱 낚아챈 다음 카토의 귓전에 대고 덧붙였다.

        

        

        

       “진이랑 레인이 카토를 보면 특별한 대사를 할지도 모르는데, 안 가시려구요?”

        

       “…특별 대사요…?”

        

       “무려 그 두 친구들이랑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도 같이 했는데, 다른 유저들은 사무적으로 대해도 카토한테는 친근하게 대해주지 않을까요?”

        

        

        

        걸려든다.

        

        걸려든다.

        

        동공에 지진이 나기 시작한 카토는 침을 꿀꺽 삼켰고, 이내 조심스럽게 바닥에서 일어서기 시작했다. 마치 영원과 같은 정적이 흘렀다. 그 사이에도 그는 몸에 묻은 먼지를 손으로 툭툭 털고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고, 이내 내게 손을 뻗었다.

        

        그 손을 잡는 순간 카토는 허리를 넙죽 숙였고, 이내 덧붙였다.

        

        

        

       “아유, 잘 부탁드립니다, 유진 선생님. 저는 언제든지 유진스쿨 재영입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론이죠. 환영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이미친련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니 처형집행서에 사인하는거야 카토이새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근데 얘 진짜 우로보로스 레이드 참여까지 했으니 그럴 것 같긴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고 카토야 ㅋㅋㅋㅋㅋ

        

        

        

        그리고 나는 내 뒤에서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있는 올리비아의 표정을 보지 못했다.

        

        어쨌든 카토는 영입 성공했으니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싶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닐까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