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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07

    <507 – 파멸의 주둥아리>

     

    황궁으로 가는 길.

    나는 매스각키 황녀와 같은 마차에 탑승하지는 못했으나 황녀의 친구라는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내세워서 전용 호송마차를 한 대 할당받을 수 있었다.

    마차좌석에는 메이드인 리프와 푸른제복 차림의 어중칠검이 동석했다.

     

    “교수님 걱정은 마시고 눈부터 붙여두십시오. 황궁에 들어가기 전에 휴식을 취해야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있습니다.”

    “근데 리프는 왜 여기에 왔어요?”

    “집사 조나의 부탁으로 아가씨를 호위하러 찾아왔습니다. 상황의 급박함으로 인해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는 못했으나 혁명군의 뒤를 압박할 잔존세력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러셨구나!”

    “신체도둑은 혁명가의 눈을 피하지 못해 죽었고 거울도둑은 배신자가 되어 혁명군에 붙었습니다. 비행도둑은 화염을 피해 차원의 경계를 넘어서 목숨은 건졌으나 독연을 피해 인간이 발을 들여선 안 되는 차원에 오래 머무른 탓에 디스트로이어 교수와 마찬가지로 긴 정양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사실상 도적길드의 주력은 전부 사라졌고 그만큼 길드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어중칠검 앞에서 그런 얘기를 다 해도 돼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낼 정보입니다. 아가씨의 안전을 위해 제가 베푸는 호의라고 여겨주십시오.”

     

    호송마차의 창가 자리에 앉아있던 어중칠검이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의 진위유무에 대한 검증은 있겠으나 사실로 판명된다면 가능한 선에서 도움을 드리지요.”

     

    대화도 끊겼고 휴식을 취하라 권유도 받았겠다, 나는 눈을 감고 밀린 정산목록을 들여다보았다.

     

    ━━━

    [당신은 베수비오 화산쇼에서 친구들과 힘을 합쳐 정말로 뭔가를 보여줬습니다.]

    [베수비오 화산쇼 돌발이벤트를 완료했습니다.]

    [완료보상으로 1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조력보너스로 2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작전수립+100]

    [마나제어술+100]

    [집중력+50]

    [사고력+50]

    [은신+50]

    [속임수+50]

    [마나술+30]

    [평정심+5]

    [완벽+5]

     

    *뭔가 보여준 마법쇼* : 적색마탑 비주류학파를 도와 마법쇼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업적보유효과 : 마법성공률 5% 상승

     

    [교수님이 너무 좋은 사려심 깊은 제자인 당신은 교수님의 암흑마나 폭주를 우려하여 마인 오르데 타코의 막타를 스틸했습니다.]

    [막타보너스로 습득 기능치가 증가합니다.(×5)]

    [토벌보너스로 20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울음소리+100]

    [흉내내기+100]

    [마나제어술+50]

    [마나술+50]

    [기록마법+50]

    [잠행+20]

    [속임수+20]

    [폭발마법+20]

     

    *막타전문가* : 당신은 입힌피해량이 1% 미만인 토벌대상의 막타를 상습적으로 훔쳐먹었습니다.

    -업적보유효과 : 기습데미지 200% 상승

     

    [로지니의 지원요청 이벤트를 완료했습니다.]

    [완료보상으로 1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조력보너스로 2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적색마탑의 비주류학파 기여도가 폭발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적색마탑 내에서 자체적으로 불꽃쇼를 진행할 때마다 기여도가 추가로 상승합니다.]

    [향후 기여도를 사용하여 적색마탑의 보물을 구입하거나 마법을 습득, 혹은 마탑 내 마법사들을 작전에 동원할 수 있습니다.]

     

    *비주류학파의 구원자* : 적색마탑 비주류학파를 절멸의 위기로부터 구출해내었다.

    -업적보유효과 : 적색마탑 비주류학파 인물들의 관계도 기본보정치 20 상승

    ━━━

     

    하나같이 쟁쟁한 효과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멸망할 운명의 적색마탑을 구하고 새로운 주류파벌로 거듭날 이들과의 관계도에 보정치를 얻었다.

    이들이 내게 진 빚은 추후 어떤 대규모작전에서라도 최소 한 번은 적색마탑을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큰 빚이다.

    하지만 정말로 큰일은 이 뒤에 해냈었다.

     

    ━━━

    [옛신의 심득이 왜 이렇게 쉽죠? 심득서 습득을 1초 만에 끝냈습니다. 당신, 혹시 석가의 재림인가요?]

    [업적달성보상으로 10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제행무상+100]

    [제법무아+100]

    [열반적정+100]

     

    *권능회수자* : 당신은 1개 이상의 권능을 온전히 수습하였습니다.

    -업적보유효과 : 당신은 어떤 경위로든 획득한 권능의 최소회수효율(100)을 보장받습니다.

     

    [당신은 혁명군 삼검귀 중 하나인 검귀 카스트로를 실력으로 제거했습니다.]

    [토벌보너스로 100만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차원마법+300]

    [제행무상+200]

    [마나술+100]

    [마나제어술+100]

    [마나부스터+50]

    [마나호흡+50]

    [도발+50]

    [추적+50]

    [집중력+50]

    [대담함+50]

    [강적특화+10]

     

    *검귀살해자* : 피를 먹고 자란 검귀를 살해했다.

    -업적보유효과 : 검귀클래스 이하의 살기에 완전면역효과를 얻습니다.

     

    [이것이 정녕 가능한 일이었나요? 당신은 삼대거악의 일축을 맡은 혁명가를 단독으로, 심지어 일격에 토벌했습니다.]

    [초살보너스로 습득 기능치가 증가합니다.(×5)]

    [토벌보너스로 1억 포인트를 습득합니다.]

    [차징+500]

    [절명기:일격필살+500]

    […]

    […]

    [마나술+200]

    [마나부스터+200]

    […]

    […]

    [강적특화+25]

    [마법사의천적+25]

    [초집중+5]

     

    *혁명의 끝* : 희생을 강요하는 착취자에게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도록 만들었다.

    -업적보유효과 : 모든 언변계열 기능의 효과를 완전무시합니다.

    ━━━

     

    혁명가 토벌.

    당장 이 하나의 이벤트만으로도 혁명가가 일으킬 수많은 희생이 사라진다.

    대표적으로 <혁명의 날>이 그렇다.

    혁명가가 보유한 망령의 수를 2배로 늘려줄 이벤트가 무효가 된다.

    당연히 그 망령들을 이끌고 제도로 침공하는 <제도침공> 이벤트도 사라진다.

    제도침공이 사라지니 <어전침입> 이벤트도 사라지고 <황제타도> 이벤트가 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제국의 주적, 삼대거악.

    그중 하나가 사라졌으니 제국과 황제가 더욱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하지만 대륙의 긴장도 또한 낮아진다.

    아카데미에 평화세대를 끝장내고 전쟁세대를 강제적으로 촉발하는 혁명의 날이 사라지니 회차의 진행도 비교적 평화롭다.

    학생들이 전란 때문에 하나씩 휴학하거나 자퇴하는 미래도 벌어지지 않는다.

    교수들이 전장에 나서느라 학생들 역시 외부강의로 함께 실습을 나서는 일도 없어진다.

     

    사실상 아카데미의 평화를 내 손으로 지켜낸 것!

    아카데미에 있을 친구들은 알고 있을까?

    전장에서 킬수가 낮으면 학점도 낮은 못된 시스템을 내가 저지했다는 사실을.

    머, 몰라도 딱히 상관은 없다.

    플레이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공략을 위해서는 해야 하는 일이었다.

     

    ‘혁명가를 죽이지 않았다면 아마도 디스트로이어 교수님이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을 거야.’

     

    그리고 교수님의 영혼을 손에 넣은 망령술사 혁명가는 억 단위의 민중들의 영혼을 제물삼아 교수님의 영혼을 완전지배 하는 데 성공했겠지.

    타락할 신체가 없기에 더 이상 암흑마나를 두려워하지도 않는, 생전보다 더욱 고강한 무력을 발휘할 <망령:디스트로이어>를 손에 얻음으로써.

    사실상 혁명가의 계획은 교수님의 망령체를 이용해 황제토벌에 도전하는 것이니, 그로서는 자신의 오랜 계획을 대성공시키는 셈이다.

     

    ‘흥. 그래봤자 실패할 이벤트에 강의를 들을 때마다 경험치를 듬뿍 챙겨주는 개꿀 교수님을 빼앗길 수는 없지.’

     

    디스트로이어 교수님만큼 강의난이도도 낮으면서 경험치는 잘 챙겨주는 교수님이 흔한 줄 알아?

    게다가… 이번 회차의 교수님은 하비노디가 되어서라도 위로해주고 싶을 정도로 아주 불쌍한 랜덤배경설정에 당첨되기도 하셨고.

    나 좋다는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진 못하더라도 공략도구로 쓰기는 조금 미안하잖아!

     

    “히힣.”

     

    아무튼 교수님은 살았다.

    혁명가도 죽였다.

    보상도 듬뿍 얻었다.

     

    “으히힛.”

     

    차오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웃음이 새어 나오니 리프가 물었다.

     

    “무엇이 그리도 즐거우십니까?”

    “그냥요. 일이 다 잘 풀리니까 너무 좋아서요.”

    “그렇군요. 확실히 아가씨 나잇대에는 겪을 수 없는 커다란 일이었습니다. 몸 성히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아가씨를 대견하게 생각합니다.”

    “그것도 있지만요.”

    “가장 즐거운 이유는 따로 있으십니까?”

    “물론이죠. 혁명가의 어설픈 전쟁보다 훨씬 제대로 된 대전쟁이벤트가 다가오잖아요?”

    “…예?”

     

    고생을 많이 해서 귀가 어두워졌는지 리프가 반문했다.

    아직 20대로 보이는 리프가 벌써부터 귀가 가늘어진 모습에 괜히 마음이 짠해지네.

    이럴 땐 <친절한 아이>인 내가 리프를 배려해서 또렷하게, 천천히, 듣기 쉽게 다시 말해줘야겠지.

     

    “혁명가의 전쟁은 실패했다면 황제의 심기를 거스르고 분노한 황제가 혁명의 씨앗을 찾아 하나씩 격파하는 수순이 되었을 거잖아요? 성공했다면 더 이상 커지지도 못하고 그대로 끝날 테고요.”

    “…”

    “그런 혁명 자체가 무산되었으니 이제 황제를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그러니 황제의 랜덤가챠가 실패하면 곡물을 대신할 자원을 수탈하고자 대전쟁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할 거고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제쳐두더라도 그게 왜… 아가씨를 기쁘게 합니까?”

    “아카데미 졸업하기 전에 터지는 전쟁보단 졸업시즌에 터지는 전쟁이 당연히 더 좋잖아요. 졸업과제로 대신할 수 있으니까요!”

     

    리프뿐만 아니라 어중칠검 또한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들 이러지?

     

    “대전쟁 싫어요? 전쟁세대한테 경험치 삥 뜯기지 않고도 평화세대의 학생들이 졸업시즌에 떡상할 수 있는 이벤트라서 나름 괜찮은 편인데… 중간에 혹시 감당 안 되더라도 황녀랑 용사를 이용해서 암살각을 재면 되는데…”

     

    눈치를 보면서 꿍얼꿍얼 내어놓은 공략에도 두 사람의 미간은 펴질 줄을 몰랐다.

    힝.

    마차 분위기 너무 무거워.

     

    “아가씨.”

    “네?”

    “이 이야기는 두 번 다시 누구에게라도 하지 마십시오. 약속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싫어요! 이벤트를 하려면 황녀랑 용사는 설득해야 할 거 아니에요.”

    “아가씨!”

     

    리프의 언성이 높아지자 괜히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진짜 왜 이러지…?

    나 방금 뭔가 혼날 소리를 했던가?

    아닌데.

    개꿀 이벤트 나눠 먹으려고 미리 대비하라는 좋은 뜻으로 알려줬을 뿐인데…

     

    “참 고민되는군요.”

     

    리프도 리프인데 어중칠검 아저씨도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황제폐하를 모시는 어중칠검의 앞에서 당당하게 암살을 논하는 이를 베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으로 고민이 됩니다.”

    “왜 다들 나만 미워해! 어중칠검은 알아도 아무 상관도 없잖아요. 대전쟁이벤트 시작하기도 전에 다 죽을 건데!”

    “…그건 재단의 후계자로서의 선전포고입니까?”

     

    어째 변명할 때마다 마차 안 분위기가 점점 더 시궁창으로 처박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본색을 드러내는 사악?한 다크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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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I Became the Daughter of the Academy’s Villain

아카데미 흑막의 딸이 되었다
Score 4.2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From the side, she looks pitiful and worn out, but in reality, she’s living her joyful survival story in the world of games.

But how can someone’s name be Okn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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