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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09

       

        

        

        

        

        

        

        

       “세상천지가 복잡하고 기괴하기 짝이 없구만. 낮술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인데…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한 병 딸까? 어차피 오늘 비번 아닌 사람이 없잖아.”

        

       “딱히 할 게 없다는 게 대낮부터 알콜을 아가리에 마음 놓고 들이부어도 된다는 소리는 아니거든요, 서킨스 부분대장.”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다들 무지 흐트러져있는걸.”

        

       “전쟁 끝나고 나니 주정뱅이가 다 됐어요, 이 사람들.”

        

        

        

        분명 손목에 다들 이카루스 기어 하나씩 메고 있어서 숙취도 뭣도 없을 텐데, 다들 전쟁이 끝나자마자 왜 맨날 맛탱이 간 것 같은 소리만 해댈까.

        

        그런 생각과 함께, 나와 진, 레인, 그리고 내 세상에 있는 올리비아는 죽어버린…아니, 이제는 다시 조금씩 생기를 되찾기 시작한 뉴욕에 발을 디뎠다. 무려 로건과 로렌티나조차 해본 적 없는 다른 세상 사람들과의 대면이었지만, 이것이 성사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했다.

        

        여기 올리비아는 지금 사바나에서 막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다시 보니 반가운데. 호칭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거. 그냥 올리비아라고 부르면 되려나 모르겠네. 어차피 여기 세계의 닭대가리는 지금 사바나에서 흙 퍼먹다 올라오는 중일 거고.”

        

       “…여기서도 내 별명은 닭대가리 고정이야? 환장하겠네, 진짜.”

        

       “세상이 뒤집혀도 바뀌지 않는 게 있는 법이지.”

        

        

        

        당연하겠지만 올리비아는 이 자리에 말 그대로 순식간에 적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차이점이 완전히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대거 팀은 공통적으로 당사자를 보고 ‘왜 이렇게 순둥해졌냐’며 신명나게 놀려대기 바빴다. 물론 그럴 만도 했다. 레이저의 부분대장 올리비아가 진짜 밤의 지배자 같았다면 인플루언서 올리비아는 앵무새 같았으니.

        

        어쩌면 상황이 생물을 만든다는 건 인간에게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수달과 브라질의 수달이 천지차이로 다르듯이, 멀쩡한 세상에서 좋은 것만 걸치고 맛난 것만 먹고 다닌 패션리더 올리비아가 허구한 날 화약 냄새 맡는 레이저 부분대장 올리비아와 다른 건 당연할지도.

        

        그런 결론과는 상관없이 대화가 이어졌다.

        

        

        

       “몸에서 커피 냄새가 은은하게 진동을 하는군요. 저쪽 세계에선 뭘 하다 왔나요?”

        

       “음, 패션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데….”

        

       “푸웁-!”

        

       “미친 놈아! 입에 있는 걸 다 뿜으면 어떡해!?”

        

        

        

        로렌티나가 묻고, 올리비아가 답하며, 로건이 뿜는다.

        

        입안 가득히 머금어진 이온음료가 아주 작은 물방울이 되어 허공에 흩날리는 가운데, 로건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 사람들은 경기를 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낄낄대기 바빴다. 나는 후자였다. 물론 뿜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실로 충격적인 소리긴 했으니까.

        

        이미 폐부에, 피부에, 숨결에, 뼈의 골수까지 화약 냄새가 스며들었을 것만 같은 6년이라는 시간을 보냈고,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의 천직이자 평생을 바치게 될 직업이 한 명의 오퍼레이터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기에 발생한 참사.

        

        6년 동안 본 것중 가장 격렬하게 기침을 해대는 로건의 등 뒤를 마커스가 손바닥으로 쳐대는 가운데, 상어는 ‘내가 뭘 잘못 들었나?’ 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입술이 호선을 그렸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킥킥 웃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나 안 어울려?”

        

       “후, 너무 의외의 대답이 돌아와서 그랬지요. 이상한 건 아니죠. 자화자찬하긴 좀 그렇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뭘 걸쳐도 봐줄 만하니까요. 그럼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건가요?”

        

       “이것저것 다. 지금은 반쯤 휴업 상태야. 다시 할지도 모르겠고. 기억이 돌아온 게 얼마 안 되서 그런지 아직…많이 헤매고 있거든.”

        

       “그렇다면 불행 중 다행이로군요. 막내랑 같이 다니는 걸 보니 방향성도 이미 정해진 것 같고, 때마침 꽤 흥미로운 소식도 몇 가지 들어왔으니 와서 들으면 되겠어요.”

        

        

        

        흥미로운 소식이라.

        

        과연 내가 진과 레인에게 전해들은 것과 동일할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무언가 더 할 말이 있을 확률이 높았다.

        

        몇 초나 지났을까, 순식간에 십수 개의 화면이 눈 앞에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아까 진과 레인이 설명했던 것보다도 몇 배는 더 많은 데이터가 추가된 상태였다. 이미 몇 번이고 가공을 가친 것인지 내용을 알아보기도 쉬웠고.

        

        

        오웬스가 진과 레인을 이카루스 기어로 호출하는 와중, 나는 가장 두드러져보이는 공중촬영 사진 및 이를 토대로 구성된 사바나 전반의 지형 데이터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새로이 추가된 요새와 서버 스토리지, 공장 단지 등이 눈에 보였다.

        

        그 아래 보이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자이송내역들. 물론 과거의 것들이었다. 사바나는 강을 따라 항구와 물자집적창고, 오만가지 공장이 늘어선 물류 이송의 핫 플레이스이자 조지아에서 가장 거대한 창고기도 했다 – 그러나 UAV로 본 광경은 실로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강조된 특이한 캐터펄트 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아르테미스 무인 수송기였다. 오만가지 자재를 뜯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걸로 뭘 만들었을지는 이미 답이 나왔고.

        

        

        

       “도시가 아니라 숫제 요새네요. 자재들을 다 뜯어간 다음, 그걸 재료 삼아 아주 광범위한 개조를 거친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 뿐만이 아니지. 올해 4월부터 전말이 밝혀지기 전까지 알음알음 군수물자 및 희귀 금속을 끌어모은 모양이야. 4월 이후의 이송 내역들이 그 증거고. 미 서부에서 총력전 비스무리한 걸 치르느라 말단까지 신경을 쓰지 못한 결과겠지.”

        

       “이미 다 아는 이야기 갖고 토론 그만 하고 다들 이리 오십쇼. 아직 봐야 하는 데이터가 산더미처럼 남아있으니.”

        

        

        

        그런 말과 함께 로건은 재빨리 그녀 자신이 보던 데이터를 이쪽으로 토스했다.

        

        하나는 영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데이터 인플로우였다. 전자는 무언가 했더니 파트모스 정찰기에서 흩뿌려진 초소형 드론 – 스탠드얼론 네트워크 침투용 – 이 사바나 상공에서 지면으로 천천히 내려앉으며 서버 스토리지를 감지, 침투하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후자는 전자에서부터 비롯된 것일 확률이 높겠지. 오웬스가 진과 레인을 데려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만약 제로에서부터 해석을 시작해야만 했다면 그야말로 끔찍했을 것이었다. 말 그대로 의미가 1도 없어보이는 글자 뭉치를 가져온 다음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내야만 했으니까 – 하지만 내가 데리고 온 두 기체는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뭔가를 창조해낼 수가 있었다.

        

        이건 사바나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든 명령 혹은 통신 로그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쉽다는 소리는 또 아니었다.

        

        

        

       “…생각보다 진전이 안 되네, 이거.”

        

       “무슨 일 있나요?”

        

       “명령 체계가 엉망진창이야. 누락된 부분도 있고,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도 있고…내리는 명령 자체가 그닥 어려운 게 아니라 구문 반복 교정을 통해 구체화한 다음 보내주는 것 같은데, 이 반복 과정에서 정크 데이터가 엄청 쏟아지고 있어.”

        

       “문제는 그걸로 끝?”

        

       “물론 더 있습니다, 아키타입.”

        

        

        

        역시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는 법이다.

        

        어느샌가 다들 네트워크 데이터를 분석 중인 두 명에게로 시선을 쏟았고, 이들은 그닥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당연히 녹음 기능은 작동 중이었다. 이 메카 못난이들이 하는 말 전부가 귀중한 힌트였으므로.

        

        

        

       “명령 체계가 엉망진창일 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명령에 동봉된 전자서명과 인증서가 2036년 이전에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아르테미스의 수뇌부가 깔끔하게 날아갔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바나의 무인기들은…단순한 영역 확장을 목표로 두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딱히 특별한 게 없다면 폭격만으로 밀어버려도 되겠는데.”

        

       “그렇다고 하기엔 독특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분석하면 분석할수록 그 구조가 드러난다.

        

        인간들은 완전한 결과를 받아보지 못하면 결코 이해할 수 없지만, 태생부터 네트워크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 무엇보다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이 두 명은 구태여 모든 구조를 밝혀내지 않더라도 대강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

        

        정크 데이터 속에서조차 의도적으로 유리된, 그렇기에 마치 모래사장 속의 바늘처럼 찾아낼 수 있는 여러 개의 에러 메시지들 – 그리고 해당 메시지를 출력하는 과정을 역으로 되짚어 올라가면 무언가 수상쩍은 것을 찾아낼 수도 있었다.

        

        이 두 명은 그리 설명했고, 나를 포함한 이들 전원은 그 광경을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 둘은 네트워크의 심연 속에서 기어코 무언가를 건져내었다.

        

        그리고-

        

        

        

       -[알림 : Ω급 인증서 감지.]

        

       -[알림 : 해당 인증서에 대한 데이터 없음…기존 네트워크를 통한 파악 불가능. 인증서 대조를 시작합니다 – 현재 네트워크에 접속해있는 단말인 ‘진’과 ‘레인’의 개인 식별키와의 등급 비교 중.]

        

       -[알림 : 대조 완료 – ‘레인’과 동급의 인증서임을 확인.]

        

        

        

       “…잠깐만. 이거 뭐야?”

        

        

        

        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의 고개가 돌아간다.

        

        

        타입 오메가라고?

        

        메카 유진은 전부 잡아들이거나 기지째로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것 아니었어?

        

        

        

        

        

        

        

        

        

       “뭔가 또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상황 바뀌는 건 흔히 있는 일이지요. 슬슬 새로운 트레일러를 공개할 때도 됐으니, 더 불을 지펴봅시다.”

        

       “좋아. 본격적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보자고.”

        

        

        

        한편, 이카루스 인터내셔널 본사.

        

        물이 들어오고 있었으며, 이들은 모터보트의 엔진을 작동시켰다.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었다.

        

        

        

        

        

        

        

        

        

        

        

        

        

        

        

        

        

        

        

        

        

        

       -[??? : 확실하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돌아올 수 있겠지.]

        

       -[??? : 전 반대에 걸지요. 이번 일이 아주 지랄같은 형태로 비틀릴 것 같은데, 작전팀장은 어디에 걸 겁니까?]

        

        

        

        10월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화창한 날, 전 세계에 기습적으로 투하된 다크 존 신규 인커젼 트레일러.

        

        한 해 동안 번 돈을 서버 확충과 개발진 충원에만 쓴다는 소문이 돌 정도의 거대 기업. 마지막으로 트레일러를 공개한 지 얼마 되지조차 않았음에도 화수분처럼 쏟아져나오는 또 다른 영상은 전 세계의 수많은 게이머들이 호다닥 유어스페이스로 달려가게 만들었다.

        

        

        그 내용의 시작은 대거 팀 간의 대화로 시작되었고, 계속해서 변환되던 컷신은 어느덧 도시 위를 유유히 부유 중인 UAV와 그 아래, 기이할 정도로 은빛으로 빛나는 사바나의 전경을 비추었다. 건물은 온데간데없고 휑하기 그지없는 건물 터만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었다.

        

        사바나 하부의 상황은 더욱 기묘했다. 곳곳에 좌초된 채 끔찍한 형태로 녹슬어버린 다양한 크기의 선박이 마치 쿠키에 박힌 초코칩마냥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었다.

        

        인간이 떠난 이후 생겨난 버려진 도시의 처참한 전경, 그리고 누가 봐도 인간이 만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 기묘한 은빛들. 마치 은사, 또는 은빛 곰팡이처럼 보이는 그것은 사바나의 도로를 따라 거미줄처럼 퍼져나간 아르테미스의 활동 범위 그 자체.

        

        웅장하면서도 둔탁한 BGM과 함께 무인기들이 제 집을 만난 것마냥 도시 위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비춰졌고, 이어 화면이 급격하게 전환되더니 검은 색으로 물들었다 – 그와 동시에 귀를 타고 들려오는 무전.

        

        

        누가 들어도 전의를 고취시키는 데 탁월하다고 여겨지는 음악과 함께 수많은 헬리콥터가 사바나로 향한다. 그 중에는 레일건 비스무리한 것에 맞아 격추되는 것도 적잖았지만, 그 중 일부는 기어코 지면에 발을 들이고 말았다.

        

        그리고 그걸로 딱히 끝도 아니었다.

        

        

        

       -[여긴 컨쿼러 1, IP 사바나에 도달했다.]

        

       -[현 시간부로 화력지원에 돌입한다.]

        

        

        

        저 멀리에서부터 날아드는 토마호크 미사일 하나, 그것이 일정 거리 내에 도달하자마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엄지손가락만한 작은 실린더를 사방 곳곳에 흩뿌린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몇십 초도 지나지 않아 마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 것마냥 사방팔방에서 거대한 화구가 터져나온 것이었다. 해당 신형 폭탄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폭발이라면 사족을 못 썼으니까.

        

        그렇게 수많은 유저들이 방어선으로 돌격하고, 이내 충돌하려는 찰나 화면은 재차 암전된다.

        

        스페이드 Q를 꿰뚫은 칼날 모양의 패치, 그리고 그것과는 좀 다르게 생긴 패치를 각각 어깨에 붙인 이들이 용도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최첨단 기기가 밀집된 브리핑 장소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었고, 이미 어느 정도 게임을 한 유저들은 그들 중 한쪽이 대거 팀임을 즉각 파악했다.

        

        그와 동시에 모두가 기다리던 존재들이 등장했다.

        

        

        

       -[그러니까. 이쪽이 진이고 다른 쪽이 레인…제대로 얼굴을 마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가? 서포트 역할이긴 하지만, 이카루스의 오퍼레이터로 처음 투입되는 작전이니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문제없어.]

        

       -[언제든지 작전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진, 그리고 레인.

        

        휴머노이드 주제에 어느새 얼굴에서는 꽤나 완숙함이 묻어났고, 태스크포스 레이저의 일원들은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두 기체와 간단하게 인사를 끝냈다.

        

        그 순간 카메라는 테이블 위에서 빛나는 홀로그램을 조망했고, 이어 그것은 수많은 유저들이 질주 중인 사바나로 다시금 변한다. 마치 몇 개월 전의 미 서부 수복전을 보는 듯한 느낌. 미국 소속의 무인기와 아르테미스 소속 무인기, 그리고 전자의 호위를 받아 전장을 누비는 유저들까지.

        

        화면이 바쁘게 변한다. 신규 인커젼의 진행 방식에 대한 설명이었다 – 침식된 도심을 벗겨내고 요새를 무력화하며 이번 사태의 중핵까지 접근하는 형식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또다시 경쟁 요소가 들어가있는 것이었다.

        

       

        카메라 컷이 움직이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이내 그것은 한참을 이동하다 카모플라주에 가려진 거대한 타워를 속도감 있게 오르기 시작했다. 내부는 마치 감옥을 연상하게 만드는 듯한 쇠창살이 통유리 옆면에 빼곡하게 박혀져있었으나 캠 이동 속도가 워낙 빨라 잘 드러나지 않았다.

        

        점차적으로 화면은 어두워지고, 동시에 속도가 느려진다. 어느덧 주변에서 들려오던 교전음이 일체 들리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카메라는 완전히 멈춰섰다.

        

        

        그 순간, 기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완연한 어둠 속에서 보랏빛 안광이 피어올랐다.

        

        마치 사람을 연상하게 만드는 비주얼. 그러나 그런 추상적인 느낌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 해당 영상을 보고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이미 해당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추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아니, 잠깐만. 신규 동형기라고…?”

        

       “미친, 당장 기사 초안 쓰고 송고할 준비부터 해! 신규 기체 출현 예정!”

        

        

        

        각자 받아들이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럼에도 결과는 하나로 수렴했다.

        

        새로운 메카 유진의 등장.

        

        

        그날 커뮤니티는 불타올랐고, 그 중 5%에 달하는 사이트가 트래픽 과부화로 인해 맛탱이가 가버리고 말았다.

        

        예견된 일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쥐불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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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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