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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

       

        

        

        

        

        

        경쟁이 가능한 여느 게임이 다 그렇듯, 최상위 티어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무릇 티어란 실력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였고, 같은 게임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 가능한 확실한 방법이었다.

        

        게임이 감당할 수 없이 넓어짐에 따라 랭크 게임이 분화하고 – 그에 따라 상위 티어의 위상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단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또한, 이는 수많은 스트리머들 가운데, 이른바 실력파 방송을 표방하며 다크 존을 메인 컨텐츠로 방송하는 이들이 갖춰야만 하는 최소한의 조건 중 하나기도 했다.

        

        역으로 뒤집어서 말하면, 소위 말하는 스트리머들은 상위권에 비교적 많이 포진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스트리머라 함은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여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사람이었고, 그리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구석이 있어야만 했다.

        

        

        훌륭한 게임 실력은 어필하기에 가장 직관적인 장점이었다.

        

        

        실력과 움직임, 에임 그 자체가 한 편의 희극, 또는 비극에 가까운 최하위권 랭크 게임도 그 나름대로의 어필 포인트라고는 할 수 있었으나,

        

        짐작하기 어려운 수 싸움과 시원시원한 전투, 그런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쟁취한 승리.

        

        요컨대 전자가 코미디 프로그램이었다면, 후자는 그야말로 한 편의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었다.

        

        비록 하위권이라고 해서 그런 상황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식적인 기준선에서 보았을 때 –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아랫쪽에 귀를 귀울여주지 않았다.

        

        

        

        다시 돌아와서, 최상위 티어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를 양면성에 의거하여 확인해보면 – 이 지점이 선망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그곳이 그야말로 인외마경의 지옥이기 때문이었다.

        

        티어가 상승할수록 가혹하기까지 한 경쟁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스스로의 실력이 좋다고 한들, 게임을 돌리면 자신과 실력이 엇비슷한 이들이 한 뭉텅이씩 대기하고 있었다.

        

        거기에 게임을 더 이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요인이 아니라 자신의 앞날로 선택한 이들 – 요컨대 프로게이머 지망생들마저 합류함에 따라, 경쟁은 더더욱 처절해진다.

        

        뒤처지든지, 아니면 뚫어내고 올라갈 실력을 갖추든지.

        

        단 두 가지의 선택지만이 주어진 이들이 내놓을 수 있는 대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 덥디 더운 8월의 어느 날.

        

        

        

       <TIER 2 승급전에 돌입합니다.>

        

       “상당히 많이 올라왔네요…그럼 계속해서 가봅시다.”

        

        

        

        한 명의 인원이, 그런 인외마경의 끝자락에 발을 디뎠다.

        

        

        

        

        

        

        

        

        

        

        

        

        

       <레임미아스테리오 님이 1,000원 후원!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승급전인데도네키네?마니자신있나?니자신늠치나!니자신이주체가안되나!개빱쌉빱좁빱캆톲샚깂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이 쓰바…얘들아.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니, 어? 내가 밥만 먹고 다크 존만 하는 사람이야? 그동안 본업에 약간 소홀하긴 했지만 이렇게 다시 돌아왔잖아!”

        

        

        

       -돌아옴(반강제)

       -목줄묶여서 질질 끌려온 걸 복귀라고 칭하는 건 어디나라 예의범절이고 ㅋㅋㅋㅋ

       -팩트)러스 아니었으면 아시아 예선전 참가는커녕 랭겜도 안돌렸다

       -하루에 열다섯시간씩 폐지줍고다니는 건 소홀이 아니라 멸시라고 쓰는 겁니다 카토 ^^ㅣ발아

       -그럼 백수는 돈벌이에 약간 소홀한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올라가는 채팅창의 옆으로, 웅장한 소리와 함께 랭크 게임이 잡혔다는 메시지가 팝업했다.

        

        무려 5분.

        

        한 번의 경쟁전을 잡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무려 5분이었다. 심지어는 일반 랭크도 아니고 대회 랭크였음에도 그러했다.

        

        모든 사람이 아시아 예선전 하나만을 보고 달리고 있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그와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을 잡아주기 위해 걸린 시간이 5분.

        

        뭔가 이상하단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재 돌아가고 있는 현 티어의 방 수만 수백 개가 넘어가는 걸 보면, 그냥 타이밍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카토 – 스트리머 닉네임 카토그래퍼는 눈 앞에 떠오르는 랭크전 안내화면을 보았다.

        

        

        

       -[TIER 2 승급전이 시작됩니다.]

        

        

        

        감흥은 그다지 없었다.

        

        과거를 조금만 뒤져봐도, TIER 2는 그에게 있어서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닌 거쳐가는 관문에 더 가까웠다.

        

        그의 평균적인 실력은 티어 2와 1을 넘나들었고, 한창 배틀로얄에 미쳐 살았을 땐 최고 등급인 메달 오브 아너에 말석이나마 오른 적도 있었다.

        

        요컨대 다른 이들이 정면에 있는 벽을 바라볼 때, 그는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그보다도 뒤에 있는 더 높은 산봉우리를 직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애초에 아시아 예선전의 ‘최소’ 참가 자격은 티어 2의 5부터였고, 아무리 막바지에 예외를 둔다고 하더라도 SOF 1부터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끼 한 자루, 권총 한 자루만 들고 팬티에 귀중품을 쑤셔넣던 게 일상이었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가는 법이었다.

        

        자신 넘치는 말투와 함께 램프가 회전하며 수송기의 하부 해치가 열렸다.

        

        바람이 휘몰아쳤다.

        

        

        

       “자, 그러면 가보겠습니다! 시즌 말 랭크지만 빠르게 올라가보죠! 갑니다아───!”

        

        

        

        점프.

        

        사람 수십 명을 간단히 태울 수 있는 수송기가 손바닥으로 가릴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지고, 손아귀에 움켜쥘 수 있을 듯했던 연구단지 아래 – 성냥갑만했던 건물들이 빠른 속도로 커져가고 있었다.

        

        경쾌한 소리를 내며 낙하산이 펴진다. 순식간에 낙하 속도가 줄어드는 가운데, 자신보다도 빠르게 지표면에 도달한 인원들이 건물로 황급히 들어가고 있었다.

        

        불과 몇 초 후, 그도 동일한 과정을 밟았다.

        

        

        

       “자, 그래도 승급전이기 때문에 조금 집중할게요. 파밍 순서는 항상 강조하듯 스킬 우선입니다, 여러분. 애초에 대회랭이기 때문에 적당히 쓸 만한 무기들이 바로바로 나와요. 주무기를 꼭 쓰고 싶으면 나중에 공수낙하로 받으시면 됩니다.”

        

        

        

        굉장히 능숙한 손놀림으로 주변에 있는 상자들을 개봉한다.

        

        그 말대로, 그 안에는 빠른 교전을 유도하듯 총기 완제품과 탄약, 현금과 방탄조끼를 비롯한 다양한 물자들이 들어있었다.

        

        거의 즉각적으로 그것들을 착용하고, 이미 어지간히 세팅이 끝난 경기관총 한 정이 손의 위로 들린다. 주변에서는 이미 교전이 시작되고 있었다.

        

        주변을 적당히 살핀 다음, 이동과 동시에 이어지는 멘트들.

        

        

        

       “다들 알다시피 스킬은 활성화 지역이 있어요. 상위 티어 초반 교전을 요약하자면, 사실상 이 주변에서의 심리 싸움이라고 보면 돼요. 대신 활성화 지역 근처에는 현금을 제외하고 아이템 스폰이 정말 더럽게 안 되니, 그 점은 알아서.”

        

        

        

        요컨대, 간단하게 보자면 두 가지 선택지가 주어지는 셈이었다.

        

        화기를 선택한 후, 충분한 돈을 획득하고 스킬을 개방한 유저들과 싸우느냐.

        

        반대로 스킬을 먼저 개방한 후, 주변에서 개떼처럼 몰려드는 유저들 및 스킬을 개방한 다른 인원들과 싸우느냐.

        

        실제로는 스킬의 성능이 상당했기 때문에, 어느 쪽을 고르든 생존률은 비등비등한 편이었다. 이를 뒤집을 수 있는 EMP 수류탄 등은 경기 후반에나 나오기 때문에 밸런스가 쏠릴 염려도 없었다.

        

        

        

       ───!!!

        

        

        

        손가락에 압력이 걸림과 동시에 시원한 총소리가 허공을 날았다.

        

        슬라이딩과 달리기, 걷기를 병행하며 스태미너를 관리하던 그가 모퉁이에서 급작스럽게 튀어나온 적을 조준하고 트리거를 당긴 것이었다.

        

        고티어 랭크 게임이기에 상대방의 반응도 빨랐으나, 그렇기에 고작해야 조금의 차이가 생사를 가른다.

        

        삽시간에 탄환이 교차하는가 싶더니, 카토의 사선에 놓인 적이 좀 더 빠르게 빈사 상태에 돌입하며 첫 교전은 끝난다.

        

        몇 발의 탄환으로 마무리하고, 필요한 아이템만을 챙겨서 뜬다.

        

        

        

       “당연히 처형은 하면 안 되겠죠, 사방에 적들이 우글우글하니까요. 자기가 갑자기 급똥이 마렵다 하는 분들은 살포시 처형 모션 발동한 후 화장실에 가면 되겠습니다.”

        

        

        

       -요약)카토 똥마려움

       -닷지하라는 말을 거 준내 고풍스럽게도 포장하시네요^^

       -새1끼…만발!

       -맨날 빤쓰에 잡템 수북히 넣고다녀도 에임은 어디안가네

       -딴집겜으로 치면 그마 중반인데 여기서 죽으면 안되지 ㅋㅋㅋ

        

        

        

        그 말대로였다.

        

        비록 약간의 걸림돌은 있을지언정, 방금의 격렬한 전투가 무색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빠른 속도로 주변을 휩쓴다. 어느덧 느려지기 시작한 우측 상단의 킬 카운트가 게임 초반처럼 올라가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동안 다른 모드를 하느라 실력이 떨어졌을 법도 하건만, 어느샌가 그를 타박하던 초반의 시청자들조차도 연신 경탄을 내지르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저 자연스럽게 –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활용하여 적들을 막다른 곳에 몰아넣거나, 숨어있을 만한 곳을 청소하며, 때로는 기상천외한 곳에 올라가 예상치도 못한 공격을 퍼붓는다.

        

        실력을 통해, 맵의 이해도를 통해, 또는 센스를 통해, 마치 퍼즐을 조립하듯 자신이 원하는 판세를 유도한다.

        

        비록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머릿속으로는 충분히 극복할 만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도출된다.

        

        그러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립서비스 정도는 빼놓지 않는다.

        

        

        

       “시즌 말이라 그런 건가, 아니면 승급전이라 그런가…확실히 애들이 전부 엄청 잘하네요. 평소라면 여기까지도 편하게 게임할 수 있었는데.”

        

        

        

       -예선전에 눈도장 함 찍어보겠다고 난다긴다하는 애들 다 몰렸네

       -이러니까 내가 대회랭 안돌리지 ㅋㅋ

       -입이 곱창나도 말은 똑바로 하라 했거늘 은근슬쩍 비비는 쉑들은 뭐고ㅋㅋ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양심 대량급처 출처가 여기였내;;

       -나 티어2 현지인인데 내 동년배들 다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카토의 방송을 보고 있는 3천 명 가량의 시청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아무리 상대를 띄워주려고 해도 격의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 당장 반쯤 설명조의 어투와 함께 게임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경쟁자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이 시점에서조차 켜져있는 도네이션과 보이스. 그것이 어떻게 보면 카토그래퍼의 자신감과 실력을 증명하는 숨겨진 요소나 다름없었다.

        

        남들은 소위 말하는 빡겜을 하더라도 올라가기 어려운 구간을 온전하지 못한 집중력과 도네이션이라는 방해와 함께 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그것만으로 많은 것이 증명된다.

        

        

        자동차를 타고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그가 입을 열었다.

        

        

        

       “와, 어느새 32명이네. 여러분, 보셨죠? 딱 초반에만 잘해놓으면 굳이 나중에 어렵고 힘든 길 골라 갈 필요가 없어요. RP에 영향을 미치는 킬 포인트는 어디서 따든 결국 다 비슷비슷하거든요.”

        

        

        

        초반의 아비규환으로 제련된, 각자 좋은 자리를 찾아 흩어진 채 우주방어를 펼치고 있는 적들을 일일히 다 잡아내는 것보다 – 모두가 동등한 초반에 어떻게든 많이 적을 잡아낸다.

        

        모두가 알지만 쉽게 할 수는 없는 효과적인 랭크 상승법.

        

        말로만 구전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투두두두두두!

        

        

        

       “어으, 시부랄거. 뭐야?”

        

        

        

        그러나 그 와중, 수십 발을 넘어 백 발에 달하는 납탄이 근처 저택의 2층 창문에서부터 쏘아진다. 무지막지한 정확성과 화력이었다.

        

        차체에 숭숭 구멍이 뚫리며 좌측 하단의 차량 UI가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연료통이 박살이 났는지 기름 잔량이 미친듯이 하락하고, 바퀴도 박살났다. 그 자신 역시도 몸에 몇 발의 탄환을 맞은 탓에 HP가 중반 지점까지 하락했다.

        

        본능이 께름칙한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저건 잡아야겠다. 놔두면 나중에 큰일날 것 같네요.”

        

        

        

       -오우 리드샷 좀 치네

       -몇대맞았다고 차 개박살난거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만에 집클리어 강좌 보여주나?간만에 집클리어 강좌 보여주나?간만에 집클리어 강좌 보여주나?

       -어그로 좀 끌줄아네 새기 ㅋㅋ

       -알았으니 내려좀 ㅋㅋㅋ 차 터져서 산화하기전에

        

        

        

        그그그극.

        

        차에서 내렸다고 하기보단 거의 갖다버렸다는 말에 가까운 단호한 몸놀림으로 저택에서 좀 떨어진 위치에 내린다. 한 번 어그로가 끌려서인지 주변에선 이런저런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혹여나 모를 사격에 대비해 방금의 창문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하차했기에 걱정은 비교적 적었다.

        

        머릿속으로 해당 저택으로 안전히 들어갈 방법을 강구한 후 입을 열었다.

        

        

        

       “저 집은 파쿠르로 올라갈 수는 없는데, 창고 쪽에 계단이 하나 더 있을 거예요. 수류탄이랑 섬광탄 까고 그쪽으로 빠르게 돌겠습니다.”

        

        

        

       ───드르르륵!

        

        

        

        때마침 타이밍 좋게 2층에서부터 울려퍼지는 두 번째 기관총 격발음. 저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도 전투에 여념이 없다는 의미리라.

        

        기습을 하기에 최적의 기회였다.

        

        짤깍 하는 소리와 함께 수류탄과 섬광탄의 핀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반 박자 느리게 2층에서부터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뒷문 방향, 열려있는 창고 쪽으로 살그머니 돌아간 카토가 주변에 난잡하게 널려있는 잡동사니들을 지나 건물의 안쪽으로 향한다.

        

        

        

       ‘…여긴 뭔데 낚시용품이 이렇게 많대?’

        

        

        

        잡다한 생각들은 뒤로 제쳐둔다.

        

        투척무기를 던졌으니, 집 안에 있는 적도 곧 누군가가 올 거라는 사실 정도는 알 것이다. 하지만 선공권은 이쪽에 있었고, 이를 살리려면 대처하기도 전에 기습을 해야만 했다.

        

        최대한 빠르게, 하지만 은밀하게 계단을 올라간다.

        

        

        투두두두두!

        

        도대체 이 사람은 신경줄이 굵은 건지, 아니면 위기 대처를 완전히 포기해버린 건지. 여전히 2층에서는 총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의심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이미 다년간의 게임 경력을 통해 집의 구조는 꿰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그치지 않는 사격음에 섬광탄 핀 뽑는 소리가 묻혔지만, 고작해야 몇 초 후 – 귀청이 떨어질 듯한 폭음과 함께 카토가 2층으로 발을 디뎠다.

        

        

        아니.

        

        디디려고 했다.

        

        

        

       ───!

        

        

        

       “커헉!”

        

        

        

        쿵.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2층을 클리어하려는 순간 무언가에 발이 걸려 그대로 넘어져버렸다.

        

        장구류와 강철이 목재 바닥과 맞닿으며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퍼진다.

        

        황급히 일어서려고 했지만,

        

        

        

       “시도는 좋았지만, 조금 위기의식이 부족하네요.”

        

       “크, 흐으악…!”

        

        

        

        스륵.

        

        다리가 두꺼운 무언가에 휘감긴 탓에, 그리고 등에 올라간 견디기 힘든 무게감에 팔을 제외한 그 무엇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목에 무언가가 감긴다.

        

        날카롭고, 끊을 수 없는 무언가.

        

        

        공교롭게도, 마치 새우처럼 굽혀지기 시작한 카토의 시선 끝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그것은 창가에 적당히 거치된 기관총이었다.

        

        그런데, 방아쇠에 뭔가…줄 같은 것이 연결되어있는.

        

        

        그제서야 카토는 저게, 그리고 목을 옭아맨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저건 낚싯줄이었다.

        

        

        

       ‘잠깐, 그렇다는 건…!’

        

       “함정을 만들 재료가 많다는 건 좋은 일이죠.”

        

        

        

        죽음이 다가올수록,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던 건지는 명확해진다.

        

        기관총의 방아쇠에 끈을 매달고, 마치 주변 경계 없이 계속해서 사격하고 있는 것처럼 사방에 대놓고 블러핑을 건 것이었다.

        

        아니,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교살은….

        

        

        

       “수고하시길.”

        

        

        

        탕.

        

        다음 순간 – 고막을 꿰뚫는 듯한 권총 소리와 함께, 그는 두부 관통이라는 사인을 받아든 채로 그대로 로비로 내쫓겼다.

        

        

        

       “…뭐야, 시부럴. 뭔 일인데.”

        

        

        

        물론, 어처구니는 미쳐 챙겨오지 못한 듯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현재까지는 에이펙스 프레데터의 내부 묘사가 적습니다

    사실 귀찮아서…

    아무튼 원래 오늘부로 연재 주기를 결정해야만 하는데 요즘 변수가 너무 많아서 결정을 못하겠네요

    예상치 못한 비대면 수업도 몇 개 있었고 격주 수업도 약간 있는 것 같고 그 와중 앙상블은 파트너가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자체휴강당하고….

    일단 다음주까지는 주 5일 연재가 될 것 같네요

    그럼 안뇽!

    담주 월요일에 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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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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