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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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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줄리아나의 도움으로 잔혹한 숲속에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어둡고 축축한 동굴에서 아이들과 체온을 나누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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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마물을 찾아 사냥하고, 그나마 먹을 수 있는 버섯이나 과일을 찾아 굶주린 배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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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일상은 몇몇 아이들이 마물에게 습격받으며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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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체 부위가 잘린 건 아니지만, 상처가 깊어 제대로 된 치료가 반드시 필요했다. 노아는 무작정 숲을 벗어나 마을을 찾기 시작했다. 노예에게 붙잡힐 수도 있었지만, 가만히 있다가 아이들을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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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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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던 걸까? 노아 일행은 작은 마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에는 전문적인 치유사나 신관은 없었지만, 사냥꾼들은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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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숲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마을은 마물을 사냥하여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강한 이들이 모여있는 곳은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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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혹한 마왕의 땅에서 살아남기엔 약하지만 그렇다고 검을 놓기에는 힘이 있는…쉽게 말해 애매한 강자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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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주변 마물을 사냥하는 걸 업으로 삼고 있었기에 아이들의 상처를 어렵지 않게 처치해주었다. 하지만 공짜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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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한 약초를 사용했으니, 그 값을 갚을 때까지 마을에서 허드렛일을 해라. 너희도 안전한 땅에서 사니 좋지?”
    ​
    ​
    치료의 대가로 마을 촌장은 아이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마땅히 다른 방법이 없는 데다가, 동굴에서 쭉 살아갈 순 없었기에 촌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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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노아 일행은 작은 마을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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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빨리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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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도, 부모도 없는 아이들은 노예나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았다. 그들이 먹고 남긴 음식을 겨우 선심 쓰듯 받을 수 있었고 잠은 천장조차 제대로 없는 짐승 우리 같은 곳에서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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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죽음의 숲보다는 훨씬 안전한 장소였기 때문에 아이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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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쯤은 일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어느 날,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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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노아 오,오빠아!”
    “이거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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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직한 장작더미를 옮기던 중 들려온 비명에 노아는 나무를 팽개치고 달려갔다. 달려간 곳엔 릴리가 사냥꾼 중 한명에게 붙잡혀있었고 네로가 사냥꾼의 손목을 할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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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주저할 것 없이 사냥꾼에게 달려들었다. 줄리아나와 함께 했던 수련이 헛되지 않았다는 듯 가볍게 사냥꾼을 제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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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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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오들오들 떠는 릴리를 안아주며, 이 마을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걸 자각했다. 기절한 사냥꾼을 숲에 숨겨놓고 마을에 숨어들어 돈이 될만한 것과 먹을 만한 걸 들고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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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장은 아이들이 죽음의 숲으로 도망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에 굳이 아이들 곁에 감시를 붙여두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움 없이 모든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을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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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후 노아는 죽음의 숲을 구르며 점점 더 빠르게 강해졌지만 동시에 지쳐갔다. 아이들의 몸에 하나둘 상처가 늘어갔고, 어쩔 땐 목숨이 위험한 경우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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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녀를 포함한 아이들의 몸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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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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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아는 잔혹한 현실 앞에서 무너질 것 같을 때마다 리안을 떠올렸다. 그의 다정한 웃음, 따스한 말과 온기를 떠올리면 이를 악물고 일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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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은 끈질기게 살아남았고, 드디어 죽음의 숲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죽음의 숲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더 이상 무기를 들고 휘두르는 데 주저함이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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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한 몸을 숨긴 채 이동하길 며칠, 그들은 숲속에 숨어 상인 행렬의 뒤를 따라갔다. 긴 행렬의 상단은 작은 성벽을 지나 커다란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개구멍을 찾아 작은 몸을 구겨 넣어 겨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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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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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 도착한 노아는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도시는 노아와 네로가 노예로 팔려다니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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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이름은 ‘카르디샨’. 거대한 암흑가가 자리 잡은 도시였다. 거지와 시체가 여름철 벌레처럼 흔하게 널려있는 도시는 노아 일행이 머물기 괜찮은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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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안이 좋지 않은 덕분에 신분패가 없음에도 도시에 머물 수 있었다. 물론 거지들이 늘어져 있는 뒷골목에 겨우 터를 잡는 정도였지만, 적어도 그들을 죽이거나 착취하려는 이들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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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것도 길게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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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쓸만해 보이는데?”
   “하나, 둘, 셋 -…이 정도면 당분간 술값 걱정은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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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약한 아이들은 뒷골목에서 먹잇감일 뿐이었다. 노아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칼을 뽑아 들었다. 아이들 또한 그동안 키운 실력으로 달려드는 이들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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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과정에서 크게 다친 사람도 있었다. 노아는 얼마 없는 돈으로 다친 아이를 치료하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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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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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과 모두를 지키기 위해선 더 강한 힘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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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힘만으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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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 강해져선 안 된다. 살아남기 위해선 모두 함께 강해져야 한다. 동시에 무리를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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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뒷골목 생활을 하면서 ‘약자가 살아남는 법’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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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노아는 뒷골목에 소외된 아이들을 찾아 구해주기 시작했다. 뒷골목에서 성인까지 버틴 이들은 이미 인간성이 글러 먹었기에 그나마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아이들을 품었다. 물론 그런 의도로만 아이들을 받은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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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 너였다면 나와 같은 선택을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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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거리낌 없이 자신을 희생하던 리안의 모습을 본받고자 노력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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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숲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새로 들어온 아이들에게도 배웠던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단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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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통솔하는 재능과 검에 대한 재능을 가진 노아가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하자 아이들의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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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단련과 함께 뒷골목의 생태를 빠르게 파악했다. 뒷골목을 지배하는 쥐새끼들의 싸움을 보며 눈치껏 사각지대를 찾아 몸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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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노아의 무리는 점차 크기를 키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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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던 어느 날, 노아는 바닥에 떨어진 신문에서 리안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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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별의 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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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창한 제목이 달려있지만, 거의 끝자락에 손바닥보다 작게 실린 기사였다. 함께 사진이 실려있긴 했지만, 사진이 작아 그녀 정도의 눈썰미가 아니면 리안이라는 사실을 알아보기 힘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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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눈을 부릅뜬 채 너덜거리는 신문을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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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역시 살아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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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잔혹한 뒷골목 생활을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혹시, 설마 -.’ 라는 생각하고는 했다. 그런 그녀의 불안감이 환희로 젖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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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 내가 반드시 구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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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곧바로 투기장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고작해야 아이들끼리 뭉쳐 만든 그룹이었기에 그럴듯한 정보는 모으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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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긁어모은 정보도 ‘놀라운 실력을 갖춘 하얀 머리의 노예가 있다더라.’정도가 전부였다. 노아는 그 정도 정보만으로도 아찔할 정도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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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이라도 리안을 투기장에서 구해오고 싶지만, 지소의 땅까지 살아남아 도착할 자신도, 리안을 빼돌릴 힘도 노아에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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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통솔하며 길러진 ‘리더’의 재능이 빠르게 그녀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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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을 지키기 위해선 이대로는 안 돼. 더 큰 힘을 가져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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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의 크기를 키우고, 개개인의 힘을 더욱 키운다. 그리하여 모두를, 리안을 지킬 수 있는 둥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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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아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줄리아나는 그런 노아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기민하게 알아차렸다. 하지만 지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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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잔혹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미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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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리아나는 노아가 피에 취하거나 약에 취하는 것보단, 사람을 낙원으로 삼아 미쳐버리는 게 그나마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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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노아를 말리지 않았기에 노아의 안에서 리안의 무게는 날이 갈수록 더욱 크기를 키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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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인생 목표가 ‘리안’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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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 사람들은 노아의 리안에 대한 집착을 알아차렸다. 알아차린 이들 또한 줄리아나와 다를 바 없이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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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긴 위험하니까 오빠가 돌아오면 최대한 건물 안에서 지내게 하자.”
    “답답해할지도 모르니까 정원도 만드는 게 어때?”
   “그럼 큰 건물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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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의 대장인 노아가 항상 리안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담으니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리안을 잊지 않고 그를 그리워했다. 그 덕분에 노아를 지적하기는커녕 도리어 한술 더 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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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안이 없는 곳에서 리안 감금에 대한 계획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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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우연_866님! 익명님! 혈소연님! 헤엄치는새님! 후원감사합니다! 연재 열심히 하겠습니다!(*´꒳`*)

Ilham Senjaya님!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어느새 정신을 차리니 50화를 넘었군요!

함께해주셔서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

추천과 선작은 사랑입니다.다음화 보기

노아는 줄리아나의 도움으로 잔혹한 숲속에서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어둡고 축축한 동굴에서 아이들과 체온을 나누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작은 마물을 찾아 사냥하고, 그나마 먹을 수 있는 버섯이나 과일을 찾아 굶주린 배를 채웠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일상은 몇몇 아이들이 마물에게 습격받으며 끝이 났다.

신체 부위가 잘린 건 아니지만, 상처가 깊어 제대로 된 치료가 반드시 필요했다. 노아는 무작정 숲을 벗어나 마을을 찾기 시작했다. 노예에게 붙잡힐 수도 있었지만, 가만히 있다가 아이들을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

“마을이야..!”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던 걸까? 노아 일행은 작은 마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을에는 전문적인 치유사나 신관은 없었지만, 사냥꾼들은 꽤 있었다.

죽음의 숲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마을은 마물을 사냥하여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강한 이들이 모여있는 곳은 아니었다.

잔혹한 마왕의 땅에서 살아남기엔 약하지만 그렇다고 검을 놓기에는 힘이 있는…쉽게 말해 애매한 강자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주변 마물을 사냥하는 걸 업으로 삼고 있었기에 아이들의 상처를 어렵지 않게 처치해주었다. 하지만 공짜는 아니었다.

“귀한 약초를 사용했으니, 그 값을 갚을 때까지 마을에서 허드렛일을 해라. 너희도 안전한 땅에서 사니 좋지?”

치료의 대가로 마을 촌장은 아이들에게 노동력을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마땅히 다른 방법이 없는 데다가, 동굴에서 쭉 살아갈 순 없었기에 촌장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노아 일행은 작은 마을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빨리빨리 움직여!”

힘도, 부모도 없는 아이들은 노예나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았다. 그들이 먹고 남긴 음식을 겨우 선심 쓰듯 받을 수 있었고 잠은 천장조차 제대로 없는 짐승 우리 같은 곳에서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죽음의 숲보다는 훨씬 안전한 장소였기 때문에 아이들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갔다.

조금쯤은 일에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어느 날, 사건이 발생했다.

“노아..노아 오,오빠아!”

“이거 놔!”

묵직한 장작더미를 옮기던 중 들려온 비명에 노아는 나무를 팽개치고 달려갔다. 달려간 곳엔 릴리가 사냥꾼 중 한명에게 붙잡혀있었고 네로가 사냥꾼의 손목을 할퀴고 있었다.

노아는 주저할 것 없이 사냥꾼에게 달려들었다. 줄리아나와 함께 했던 수련이 헛되지 않았다는 듯 가볍게 사냥꾼을 제압할 수 있었다.

‘떠나야 해.’

노아는 오들오들 떠는 릴리를 안아주며, 이 마을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걸 자각했다. 기절한 사냥꾼을 숲에 숨겨놓고 마을에 숨어들어 돈이 될만한 것과 먹을 만한 걸 들고 도망쳤다.

촌장은 아이들이 죽음의 숲으로 도망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에 굳이 아이들 곁에 감시를 붙여두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움 없이 모든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노아는 죽음의 숲을 구르며 점점 더 빠르게 강해졌지만 동시에 지쳐갔다. 아이들의 몸에 하나둘 상처가 늘어갔고, 어쩔 땐 목숨이 위험한 경우도 생겼다.

그녀를 포함한 아이들의 몸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늘어갔다.

‘리안..’

노아는 잔혹한 현실 앞에서 무너질 것 같을 때마다 리안을 떠올렸다. 그의 다정한 웃음, 따스한 말과 온기를 떠올리면 이를 악물고 일어날 수 있었다.

그들은 끈질기게 살아남았고, 드디어 죽음의 숲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죽음의 숲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더 이상 무기를 들고 휘두르는 데 주저함이 없어졌다.

최대한 몸을 숨긴 채 이동하길 며칠, 그들은 숲속에 숨어 상인 행렬의 뒤를 따라갔다. 긴 행렬의 상단은 작은 성벽을 지나 커다란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은 개구멍을 찾아 작은 몸을 구겨 넣어 겨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긴…!’

도시에 도착한 노아는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도시는 노아와 네로가 노예로 팔려다니던 도시였다.

도시의 이름은 ‘카르디샨’. 거대한 암흑가가 자리 잡은 도시였다. 거지와 시체가 여름철 벌레처럼 흔하게 널려있는 도시는 노아 일행이 머물기 괜찮은 도시였다.

치안이 좋지 않은 덕분에 신분패가 없음에도 도시에 머물 수 있었다. 물론 거지들이 늘어져 있는 뒷골목에 겨우 터를 잡는 정도였지만, 적어도 그들을 죽이거나 착취하려는 이들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도 길게 가지 않았다.

“꽤 쓸만해 보이는데?”

“하나, 둘, 셋 -…이 정도면 당분간 술값 걱정은 없겠어.”

연약한 아이들은 뒷골목에서 먹잇감일 뿐이었다. 노아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칼을 뽑아 들었다. 아이들 또한 그동안 키운 실력으로 달려드는 이들을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크게 다친 사람도 있었다. 노아는 얼마 없는 돈으로 다친 아이를 치료하며 이를 악물었다.

‘힘이 필요해.’

나 자신과 모두를 지키기 위해선 더 강한 힘이 필요했다.

‘내 힘만으로는 안 돼.’

자신만 강해져선 안 된다. 살아남기 위해선 모두 함께 강해져야 한다. 동시에 무리를 이뤄야 한다.

노아는 뒷골목 생활을 하면서 ‘약자가 살아남는 법’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이후, 노아는 뒷골목에 소외된 아이들을 찾아 구해주기 시작했다. 뒷골목에서 성인까지 버틴 이들은 이미 인간성이 글러 먹었기에 그나마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아이들을 품었다. 물론 그런 의도로만 아이들을 받은 건 아니었다.

‘리안, 너였다면 나와 같은 선택을 했겠지?’

어린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거리낌 없이 자신을 희생하던 리안의 모습을 본받고자 노력한 결과였다.

죽음의 숲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은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새로 들어온 아이들에게도 배웠던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단련했다.

누군가를 통솔하는 재능과 검에 대한 재능을 가진 노아가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하자 아이들의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노아는 단련과 함께 뒷골목의 생태를 빠르게 파악했다. 뒷골목을 지배하는 쥐새끼들의 싸움을 보며 눈치껏 사각지대를 찾아 몸을 숨겼다.

그렇게 노아의 무리는 점차 크기를 키워갔다.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하던 어느 날, 노아는 바닥에 떨어진 신문에서 리안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별의 등장! ]

거창한 제목이 달려있지만, 거의 끝자락에 손바닥보다 작게 실린 기사였다. 함께 사진이 실려있긴 했지만, 사진이 작아 그녀 정도의 눈썰미가 아니면 리안이라는 사실을 알아보기 힘들어 보였다.

노아는 눈을 부릅뜬 채 너덜거리는 신문을 들여다보았다.

‘리안..역시 살아있었구나!’

분명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잔혹한 뒷골목 생활을 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혹시, 설마 -.’ 라는 생각하고는 했다. 그런 그녀의 불안감이 환희로 젖어 들었다.

‘리안, 내가 반드시 구해줄게.’

노아는 곧바로 투기장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고작해야 아이들끼리 뭉쳐 만든 그룹이었기에 그럴듯한 정보는 모으긴 힘들었다.

그나마 긁어모은 정보도 ‘놀라운 실력을 갖춘 하얀 머리의 노예가 있다더라.’정도가 전부였다. 노아는 그 정도 정보만으로도 아찔할 정도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리안을 투기장에서 구해오고 싶지만, 지소의 땅까지 살아남아 도착할 자신도, 리안을 빼돌릴 힘도 노아에겐 없었다.

아이들을 통솔하며 길러진 ‘리더’의 재능이 빠르게 그녀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리안을 지키기 위해선 이대로는 안 돼. 더 큰 힘을 가져야 해.’

무리의 크기를 키우고, 개개인의 힘을 더욱 키운다. 그리하여 모두를, 리안을 지킬 수 있는 둥지를 만들어야 한다.

노아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줄리아나는 그런 노아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기민하게 알아차렸다. 하지만 지적하지 않았다.

이런 잔혹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미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줄리아나는 노아가 피에 취하거나 약에 취하는 것보단, 사람을 낙원으로 삼아 미쳐버리는 게 그나마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도 노아를 말리지 않았기에 노아의 안에서 리안의 무게는 날이 갈수록 더욱 크기를 키워나갔다.

그녀의 인생 목표가 ‘리안’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 사람들은 노아의 리안에 대한 집착을 알아차렸다. 알아차린 이들 또한 줄리아나와 다를 바 없이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여긴 위험하니까 오빠가 돌아오면 최대한 건물 안에서 지내게 하자.”

“답답해할지도 모르니까 정원도 만드는 게 어때?”

“그럼 큰 건물이 필요하겠다.”

무리의 대장인 노아가 항상 리안에 대한 이야기를 입에 담으니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리안을 잊지 않고 그를 그리워했다. 그 덕분에 노아를 지적하기는커녕 도리어 한술 더 뜨고 있었다.

리안이 없는 곳에서 리안 감금에 대한 계획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I’m the Only One With a Different Genre

나 혼자 장르가 다르다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n the world of comedy anime, I was living an ordinary life until I became possessed by a dark fantasy novel I was reading before falling asleep. ‘Hahaha! Don’t hold a grudge -..!’ ‘Ugh, cough cough…seriously…my clothes are ruined.’ ‘…!?’ Though I was stabbed in the stomach, I calmly stood up and pulled out the spear. Originally, residents of the comedy world are a race that can be torn into 100 pieces and still come back to life the next day. ‘Stop it! Stop now! How long do you plan to sacrifice me?’ ‘No…I mean..’ ‘I’ve become strong to protect you…what have I become?’ Residents in the comedy world are just a race that vomits blood even if they stub their toe. I never made any sacrifices..but my delusion deepens and my obsession grows. One day, while I was half-imprisoned and taking care of some pitiful kids… ‘Are you the boss?’ ‘Excuse me?’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the behind-the-scenes boss of a huge underworld organiz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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