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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

       로즈메리가 말을 더듬었다.

         

       "지, 지금 한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아요? 이건 애초에 상관모독죄…!"

       "상관모독이든 뭐든, 그쪽도 내가 마음에 안 드는 거 아니에요?"

         

       나는 위협적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그렇게 마음에 안 들면 직접 붙자고요. 계급장 떼고, 서열 정리 한 판 하자고. 왜? 겁나요?"

       "…뭐요?"

         

       얼타던 로즈메리가 우뚝 멈췄다. 갈라진 동공을 돌려 나를 노려보았다.

         

       "지금 이 로즈메리에게 겁이 나냐고 한 거예요?"

       "아니, 뭐. 이해해요. 겁날 수 있지. 그렇고말고."

         

       나는 나를 척 가리켰다.

         

       "슈퍼루키에, 2군 성기사들의 Top. 거기다가 디모나 이단심판관님과도 친하니까, 뭔가 있겠다 싶어서 내빼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

       "하. 단순무력으로 제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죠. 아니야."

         

       나는 그녀에게 얼굴을 들이댔다.

         

       "이기는 걸 넘어서, 그냥 발라버릴 수 있을 거 같은데?"

       "하아아아아?"

         

       로즈메리가 웃었다.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뭘 믿고 나대는지 모르겠는데, 전 그쪽의 상관이에요. 수많은 이단심문관 중에서도 '장'을 맡은 사람이라고요. 라다토크와도 같은 자리에 있죠. 우리는 단순한 이단심문관들이 아니에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죠. 그런 나와 지금 맞설 수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쪽 같은 신입이?"

         

       로즈메리가 다리를 꼬았다. 예쁜 다리를 쭉 내밀었다.

         

       "지금이라도 말을 취소해요. 제 발끝을 개처럼 핥으세요. 혹시 알아요? 심판관님에게 보고하는 걸 생략하며, 발랑 까진 후배의 무례를 용서할지."

       "쫄?"

       "뭐요?!!!!"

         

       로즈메리가 기가 찬 듯 웃었다. 머리를 쓸어넘겼다.

         

       "쫄? 쫄이라고 했어요?"

       "아. 쫄았네."

       "내가 쪼, 쫄았다고요? 당신 같은 햇병아리한테?"

       "뭔가 있나 했더니…그냥 쭉정이였잖아?"

       "…이 천지분간 못 하는 쓰레기 같은 놈이."

         

       표정이 바뀌었다. 로즈메리가 책상을 쾅 내리쳤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냈다.

         

       "심판관님께 예쁨 받는 거 같아 적당히 주물러만 줄려고 했더니…선을 넘어? 좋아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무슨 조건인데요?"

       "지는 쪽이 이긴 쪽의 소원을 들어주는 걸로. 제가 이기면 당신을 저잣거리에 알몸으로 매달아 둘 거예요. 반나절 내내 당신의 멍청함이 사람들 사이에 오르락내리락하겠죠."

       "워. 무섭네요.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네. 근데…"

         

       나는 웃었다.

         

       "그건 좀 약하지 않아요?"

       "…뭐라고요?"

       "그냥 깔끔하게 하나로 해요. 소원이니 뭐니 다 집어던지고."

         

       나는 밑을 가리켰다.

         

       "지는 쪽이 이기는 사람의 개가 되는 걸로."

         

       로즈메리가 눈에 의심이 깃들었다. 대체 뭘 믿고 이러는 건가 헷갈리는 것처럼 잠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룰은?"

       "따로 없어요. 그냥 센 놈이 이기는 걸로."

       "타인의 개입은?"

       "없죠. 그럴 거면 뭐 하러 말 꺼냈겠어요? 공정성이 필요하다면 라다토크 이단심문관님을 공증인으로 내세우죠. 어때요?"

       "하. 좋죠. 그라면 불공정한 규칙은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로즈메리가 우둑 쥔 책상이 반으로 부러졌다.

         

       "미리 사료나 먹어두세요. 내가 이기면 일단 일주일은 굶길 테니까."

       "저런. 심하네요. 저는 굶기지는 않을 생각이었거든요."

         

       나는 목을 우둑 풀었다.

         

       "그냥 알몸 도게자 정도만 시켜볼까 생각 중이었는데. 하나 더 추가해야겠네."

         

         

         

       . . .

         

         

         

       "제정신이에요?!"

         

       디모나가 소리를 빽 질렀다. 나는 귀를 후벼 팠다. 아코 고막이야. 터지겠네.

         

       "내일 싸우기로 결정 났어요. 어차피 뱀 교단 오기 전에 해치우면 되는 거 아니에요?"

       "단순히 그런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고요! 미치겠네…진짜…황소 고집이 둘이나 모여있어서 걱정했더니…벌써 붙어…?"

         

       디모나가 비틀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당신도 알잖아요. 자하드. 우리가 지금 고립되어 있다는 거. 드웨인 대주교에게 물어뜯을 여지 같은 걸 주면 안 돼요. 그 작자는 사악하고 치졸해요. 구멍이 있으면 어떻게든 넓히려 애쓸 거라고요."

       "어차피 해야했던 거, 앞당겼다고 생각하죠."

       "하기는 뭘 해요?"

       "심판관님도 아시잖아요. 로즈메리라는 이단심문관. 성깔이 장난 아니라는 걸."

         

       디모나가 움찔했다. 나는 담담히 말했다.

         

       "어차피 일어날 싸움이에요. 로즈메리…그 고양이는 지금 자신이 영역이 더럽혀진 것처럼 하악질을 해대는 중이라고요. 라다토크님보다 훨씬 많이 근무했다면서요? 바뀐 제5 이단심문소에 적응하지 못하고 예전으로 돌려놓으려 하는 게 뻔히 보이는데 내버려둬요?"

       "하지만…"

       "인종차별에, 기강 잡는다면서 애들 쉬는데 집합시키고…밥도 제대로 못 먹게 하는 거 알아요? 편식한다고 식판 싹싹 비우라는 거? 디모나 이단심판관님이 못 먹는 오이, 안 먹으면 못 쉰다고 말하면 어떨 거 같아요?"

       "그건 좀 선 넘는데."

       "그쵸? 선 넘어서 개 패버리려고요."

       "아니. 아니. 잠시만요."

         

       디모나가 책상을 가볍게 톡톡 쳤다.

         

       "그래. 뭐. 저도 원하지 않아요. 예전처럼 돌아가는 거. 기껏 단합된 2군은 엉망진창이 되겠고, 사이가 좋아진 1군과 2군의 관계 또한 다시금 나빠질 게 분명해요. 하지만 방법이 틀렸잖아요. 싸우는 게 다 방법은 아니잖아요?"

       "제일 빠른 방법이죠."

       "제일 빠르지만 무모하잖아요? 애초에 로즈메리는 역전의 용사에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라고요. 옆의 라다토크와 자웅을 겨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예요. 제5 이단심문소에서 피 흘리지 않고 그녀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저조차 어느 정도 상처를 감내해야 한다고요."

         

       디모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이 그녀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자하드 이단심문관. 왜 그렇게 비상식적인 선택을 한 거예요?"

       "이길 수 있는데요?"

       "예?"

         

       그녀가 눈을 깜빡였다. 잠자코 듣고 있던 라다토크가 속삭였다.

         

       "말씀하시는 도중에 죄송하지만 심판관님…형제님은 적어도 쉽게 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게 무슨…아니 둘 다 무슨 소리에요? 베이그니스의 안에서 전공을 올렸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견습 사제 수준이잖아요?"

       "제가 말했지 않았습니까. 최전선에서 싸웠다고."

       "아니, 농담인 줄 알았죠?! 그거 진짜였어요? 그때의 자하드는 견습 사제였잖아요? 단죄의 검을 제법 다루는 건 알고 있는데…가장 앞장서서 악마들 대가리를 깰 정도였다고요?"

         

       디모나가 고민했다. 혼잣말로 몇 번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아 진짜. 깜짝 놀랐잖아요! 짜증 나."

       "……?"

       "장난치지 마세요. 이제 다 끝!"

         

       디모나가 웃었다. 눈물을 살짝 닦았다.

         

       "아. 정말. 이거 둘이서 짜고 나 놀리는 거죠? 그럴 리가 없잖아요. 나 참. 알겠어요. 로즈메리랑 싸운다는 것도 전부 거짓말이죠? 하 씨. 혼자 속을 뻔했네. 자하드. 저 가슴 철렁 내려앉았잖아요. 놀라게 하지 마세요. 이런 거 한 번 더 하면 혼내줄 거예요?"

       "……?"

       "그만 하라니까요. 이제 재미없어요. 진짜 노잼. 빨리 거짓말이라고 하세요."

         

       나는 라다토크랑 시선을 교환했다. 어깨를 으쓱였다.

       디모나의 의자가 뒤로 넘어갔다.

         

       "지, 진짜라고요? 라다토크가 감싸주려고 일부러 공을 부풀린 게 아니라고?! 그리고 진짜 싸워요?! 로즈메리랑?!"

         

       아.

       그동안 깔렸던 미묘한 의문이 저거였군.

         

       말로 할 필요는 없겠지. 결과로 보여줄뿐.

         

       "라다토크님. 공증인이 되어주실래요?"

       "자신 있습니까?"

       "물론이죠."

         

       이것저것 패널티를 안고 있지만, 그렇다고 질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혹여나 싸우는 도중 뒤틀린 성력을 들킬 거라는 염려도 없다.

         

       라의 사도가 공증하지 않았던가. 드웨인이나 아르피나 급이 아니면 눈치채지 못할 거라고. 디모나만 살짝 견제하면 방해 받을 일은 없었다. 어차피 디모나는 일 때문에 바빠 참석할 수도 없을 테니.

         

       "최근에 깨달은 게 많아서, 질 걱정은 안 해도 돼요."

       

       

       

       로즈메리의 공격 패턴은 대부분 알고 있다. 검이 도끼로 바뀔 때만 주의하면 안정적으로 끝낼 수 있겠지.

         

       변수는 있다. 그녀보다 아마도 낮은 레벨과, 그녀의 무기술과 성법.

         

       하지만 늘 이기는 싸움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거기다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급이 비슷한 사람과 제대로 붙는 건.

         

       가슴이 살짝 뛰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싸움을 겪어보는 건가?

         

       PVP는 못 참지!

         

         

         

       . . .

         

         

         

       로즈메리가 숨을 들이켰다. 라다토크의 공증 아래, 수련장은 깔끔히 비워진 상태였다.

         

       정적. 벽 쪽에는 1군 성기사들과 2군 성기사들이 앉아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내리깔린 성력과, 가라앉은 분위기. 로즈메리는 무기를 점검했다. 날이 없는 가검. 하지만 강하게 때리면 사람이 죽는 건 똑같았다.

         

       힘조절을 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상관없이 패야 할까.

         

       "뭐가 그렇게 오래 걸려요?"

         

       후자로 결정하자.

         

       로즈메리는 일어섰다. 고양이 귀가 쫑긋거렸다. 긴장으로 날카로워진 눈동자에 눈앞의 이단심문관이 담겼다.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낼 때가 있다고 한다.

         

       로즈메리는 제5 이단심문소를 사랑했다. 이단심판관이 될 수 있는 전공을 쌓았으면서도 가지 않았던 이유는, 이곳이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영역이자, 자신이 평생 살아갈 곳. 그리고 그런 곳을 바꾸려고 하는 존재가 눈앞에 있었다.

         

       냄새나고 역겨우면서도 배신을 곧잘 하는 북쪽 야만인들과.

       능력도 하나 없으면서 입만 열면 요구하는 무능력한 것들과.

       사람을 이리저리 재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밝히는 사제도 되다 만 것들이 따르는 남자.

         

       2군 성기사들은 로즈메리의 입장에서 모두 걸러내고 싶은 악의 씨앗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따르는 남자 또한 제대로 되먹지 못했을 게 분명했다.

         

       이번 일검으로 눈앞의 소년을 꿇어 앉히리라.

         

       평생의 바닥을 핥게 하며 완전히 파괴해버리리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노가 끓어 올랐다.

         

       감히…

         

       감히 제5 이단심문소에서 내게 대들어?!

         

       그 혓바닥을 뽑아주마!

         

       "시작하죠."

       "뭐, 거창한 인사치레는 필요 없잖아요. 안 그래요?"

       "그쪽 말이 맞아요. 비켜요. 라다토크."

         

       로즈메리가 발을 뻗었다. 거친 성력이 불꽃이 되어 전신에서 타올랐다.

         

       "시합은 이미 시작됐으니까."

         

       상대는 대검. 소년의 몸에 어울리지 않는 무식한 무기.

         

       무슨 생각으로 저걸 고른 지는 모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로즈메리는 검 자루를 움켜쥐었다.

         

       무엇이 됐든, 정면에서 박살 내버리면 되니까!

         

       화르륵!

         

       세찬 불꽃이 터져 나왔다. 검끝이 녹아내릴 것처럼 성력이 달궈졌다.

       흩뿌리는 검격.

       부딪히는 철의 울음소리.

         

       격돌.

         

       그리고 부딪힘.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로즈메리가 움직였다. 눈은 끊임없이 움직였다. 적의 약점을 파악하고 행동을 분석했다.

       대검을 쪼갤 듯한 기세로 검이 떨어졌다. 이어진 연무가 한순간 수련장을 붉게 물들었다.

         

       단죄의 검 3식(三式)

       백익(白羽)

         

       검이 한순간 떨렸다. 달라붙은 불꽃이 거센 폭음을 토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대검이 뒤로 튕겨났다. 거친 불꽃의 두드림에 가드가 뚫렸다. 로즈메리는 이를 악물었다.

         

       강하다. 적어도 입을 털 정도는 된다. 자신의 백익에 고작 가드가 뚫린 게 전부라니!

         

       하지만 아직 멀었어!

         

       단죄의 검 7식(七式)

       소련(旓攆)

         

       손 끝이 검 자루를 바꿔 잡았다. 끝만 잡힌 검이 유려하게 움직였다. 사슬이 움직이는 것처럼 불꽃이 촤르륵 튀었다.

         

       화염을 두른 찌르기. 손바닥으로 밀어 넣은 극점에서 불꽃이 터졌다.

         

       눈앞의 이단심문관이 붉게 물들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라의 교단 사제들끼리 싸움이 나면 불꽃과 폭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바로 지금처럼.

       타오르는 화염의 소용돌이 속에서 로즈메리가 검을 바로 잡았다.

         

       아직 남았다. 이걸로는 부족할 터. 다음 한 수를 곧바로…!

         

       "좋네."

         

       불꽃이 한순간 걷혔다. 자하드의 넘어가던 상체가 도로 멈췄다. 움직이는 대검. 검을 휘두를 수 없는 자세에서 도리어 발 하나가 앞으로 나왔다.

         

       검격이 후려쳤다.

         

       오싹.

         

       한순간 로즈메리는 반격이 아닌 회피를 선택했다. 가까스로 빗나간 검격에 불꽃이 물들어 있다. 뒤늦게 터지는 폭음이 청각을 잠시동안 앗아갔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눈앞이 붉게 물들었다. 단순 폭발만으로 성력을 두른 몸이 뒤로 튕겼다.

         

       뭐, 뭐야?

       이 말도 안 되는 파괴력은?

         

       로즈메리는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았다. 야성의 감이 그녀에게 경고하고 있었다.

         

       뭔가 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그가 자신을 바라보았다. 작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큰 검이 어깨에 걸려 있었다. 불타는 듯한 시선. 내려앉은 듯한 공기.

         

       "이래야 PVP지."

         

       그가 웃었다.

         

       "왜요? 안 덤벼요?"

         

       달라진 공기에 순간 로즈메리는 대답 대신 검을 겨눴다.

         

       판단을 바꿨다. 눈앞의 상대는 단순한 이단심문관이 아니다.

         

       튼튼한 맷집. 비정상적인 파괴력. 넓은 사정거리.

         

       ….불꽃을 두른 악마랑 다름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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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성기사가 성물을 독차지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 world where magic reigns supreme and the influence of gods wanes, a young boy finds himself unexpectedly thrust into the role of an acolyte in the declining Sun God’s Temple. Blessed with the divine stigma of the Sun God, he must navigate the temple’s internal politics, the hostility of his fellow acolytes, and the challenges that come with his newfound powers.

As he delves deeper into the mysteries of the temple, he discovers hidden secrets and powerful artifacts that could change the course of his destiny. With the guidance of an enigmatic senior acolyte and the unwavering faith in his own abilities, he sets out to prove his worth and carve his own path in a world that has all but forgotten the true power of the di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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