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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3

       *** ***

         

       호천안이 자신을 살해하려 했다는 것이 아니고 유찬과 사마경휘가 배신했다는 게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깨달은 이후 유경은 고분고분 여행을 받아들였다.

         

       호천안에게 그리 난장을 피워놓고는 또 황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할 염치도 없었거니와 착각이라고는 하나 죽음을 각오했다가 살아났으니, 여벌의 인생이라고 여기면 이 여행도 그럭저럭 납득할 만한 일이었다.

         

       유경은 그렇게 은암일이 되어 천하를 누볐다.

         

       석웅의 등에 올라 풍광을 바라보고 호기심을 보이며 다가오는 서공이나 미호를 쓰다듬어어 주기도 했고.

         

       당과를 입에 넣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나빈과 그런 나빈을 웃으며 바라보는 호천안의 뒤를 따라 도시와 마을에 들려 천하의 백성들이 어찌 살아가는지를 살폈으며.

         

       “이 구역은 우리 독사파의 것이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감히 맹룡회를 공격하고 무사할 줄 알았느냐!”

         

       무림인들의 다툼을 직접 목격하기도 했고.

         

       “흐하하! 다 죽어가는 노친네들이랑 어린 여아라! 목숨을 내놓고 다니는 간 큰 놈들이군!”

         

       “가진거 다 내놓고…캑!”

         

       “고수…꽥!”

         

       도적떼들을 만나기도 했으며.

         

       “장이오.”

         

       “…아니 왜이리 장기를 잘 둬?”

         

       수배된 탓에 맹단이라는 가명을 쓰고 있는 사복설과 시간을 때우기도 했다.

         

       유경은 여행을 통해 천하와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삶을 보고 느꼈다. 유경은 호천안의 생각이 옳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의 유경과 여행을 떠난 후의 유경은 분명히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까.

         

       그러나 마음의 구멍은 여전히 메워지지 않았다.

         

       이는 변화를 거부하는 옹졸한 고집이 아니었다.

         

       석웅을 타고 다니며 보는 장엄한 풍광도, 혀끝을 만족시키는 호천안의 요리도, 가끔 와서 손에 머리를 부비고 지나가는 서공의 감촉도, 절로 미소 짓게 되는 나빈의 웃음소리도, 백성들이 보이는 웃음과 근심걱정에 대한 생각도, 그들을 괴롭히는 무인이나 도적들에 대한 분노도.

         

       그저 구멍을 간질이고 빠져나갈 뿐이었다.

         

       유경이 생각할 때 이 구멍이 평생 메워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유경은 말없이 여정을 따랐다.

         

       호천안의 여행길에는 어떤 명확한 목표가 있는 것 같았으니까.

         

       결론을 내리는 것은 여정의 마지막을 본 뒤에 내려도 늦지 않을 일이었다.

         

       그렇게 호천안의 여행길은 이어졌고.

         

       종국에 유경은 점창파의 현판을 앞에 두게 되었다.

         

       *** ***

       

       아무 연락 없이 찾아온 뇌명존자 호천안의 방문에 점창파는 한바탕 뒤집어졌지만 그 혼란은 이내 수습되었다.

         

       뇌명존자가 한때 여일예와 혁기린과 함께 여행했던 뇌검낭인이자 사천낭인 호천안임을 알아볼 수 있는 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부족하나마 점창파의 장문직을 맡고 있는, 창민이라 합니다. 천하의 혼란을 종식시킨 뇌명존자 대협을 이리 만나뵙게 되는군요.”

         

       장문인실에 초빙되어 창민을 마주한 호천안은 지나간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 자신과 함께 수련하던 창민이 장문인이라니.

         

       “대사형과 여일예 사저를 기리고자 찾아오신 겁니까?”

         

       “그것은 아니나, 아무래도 관계없다고는 할 수 없겠구나.”

         

       호천안은 의문 어린 눈으로 자신을 바라는 창민에게 자신이 유경을 데리고 왔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모든 이야기를 전해들은 창민은 입을 떡 벌렸다.

         

       “미치셨습니까? 황제를 납치해요?”

         

       “폐하께 천하를 보여드리는 중일 뿐이지.”

         

       “하아.”

         

       “그래서 잠시 점창파에 머물고 싶은데 허락해 줄 수 있겠느냐.”

         

       “…어쩔 수 없군요.”

         

       창민은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충격과 경악이 한 차례 지나가고 나니 상황이 파악되기 시작한 것이다.

         

       황제 유경이 돌연 무림을 탄압한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혁기린을 잃은 분노 때문이었다.

         

       그 분노를 다스릴 수 있다면 무림 역시 지난 성세를 회복할 수도 있을 터.

         

       무림 전체를 위한 일이었으니 창민의 입장에서 거절할 수 없는 요청인 셈이었으니 창민은 차마 거절하지 못한 채 승낙을 입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

         

       *** ***

         

       일행은 둘로 나뉘어졌다.

         

       점창파 체류는 쉽게 결정되었지만 호천안 일행이 머문다는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창민은 덩치가 큰 영물들이 염려되었고 호천안의 입장에서는 사복설이 마음에 걸렸다.

         

       세월이 지난 탓인지 아니면 금제 때문에 경지가 바뀌고 허리춤에 도를 차지 않은 탓인지 사복설을 알아본 자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사천정파와 치고 받았던 사복설을 모른 척하고 점창파에 데리고 들어간다는 것은 객으로서의 도리도 아니었고 그저 분란의 불씨를 던지는 일에 불과했으니까.

         

       결국 큰 영물들은 산문에서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사복설이 돌보게 되었고, 다른 영물들과는 다르게 힘이 넘치고 덩치가 작은 서공과 미호는 호천안과 나빈 그리고 유경을 따라 지객당에 투숙하게 되었고 그렇게 3일이 흘렀다.

         

       짹짹!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진 유경은 침상에 누워 한숨을 내쉬었다.

         

       지객당에서 지낸 지도 벌써 3일이 지났건만 지객당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자신이 한심해서였다.

         

       몸에 쌓인 여독을 푼다고 스스로를 속여 왔지만 며칠 푹 쉬니 몸에 활기가 넘쳐서 이젠 잠도 길게 못 잘 지경이 되었으니 이젠 자기자신에게 할 별명조차도 마땅치 않았다.

         

       점창파.

         

       유경은 서신으로밖에 접하지 못했던 ‘혁기린’이 자라고 지냈던 장소. 유야가 혁기린으로서의 추억을 입에 담을 때마다 유경은 점창파에게 감사함과 동시에 질시의 감정을 느끼곤 했었다.

         

       황실이라는 둥지를 떠나야만했던 유야를 따뜻하게 품어준 것은 고마웠으나 유야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 유야 공주보다는 혁기린이라는 삶이 더욱더 좋아진 것이 아닐까 겁이 나기도 했었으니까.

         

       그랬던 점창파에 유야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도착했다.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유경은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유경이 서신으로만, 그리고 유야의 입으로만 들었던 혁기린으로서의 추억이 산재해 있는 이곳. 이곳에서 혁기린의 추억을 마주하게 된다면 과연 나는 어찌 행동해야 하는가.

         

       그 답을 모르기에 유경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저 지객당에서 시간만 죽이고 있었다.

         

       “이야압!”

         

       어떻게든 꼬인 마음을 정리하려고 애쓰는 유경의 귀에 매섭고 힘찬 기합성이 닿았다. 이제는 익숙한 나빈의 목소리였다.

         

       방을 나서 마당에 나가니 나빈이 눈을 빛내며 무공을 수련하고 있었다.

         

       어제 점창파의 또래 제자들과 대련을 해서 완패했다고 씩씩대더니 아무래도 새벽부터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모양이었다.

         

       찍!

         

       이제는 완전히 친숙해진 서공이 앞발을 들며 아는 체를 해왔다. 의자에 앉아 두 사람을 지켜보던 서공의 옆에 앉은 유경은 서공의 등을 쓰다듬어주며 나빈의 수련을 바라보았다.

         

       점창파의 제자들에게 패했으니 특훈이라고 할까 싶었는데 언제나와 같은 수련의 반복이었다.

         

       나빈도 유경처럼 특훈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인지 점점 얼굴에 불만이 쌓이더니 오래지 않아 폭발해버렸다.

         

       “아이 참! 사부! 오늘은 꼭 찬송한테 이기고 싶다고 말했잖아요! 필살기를 가르쳐 주세요!”

         

       “허허, 나빈아. 그런 편리한 방법은 없단다.”

         

       “이잉~ 싸부~ 알려주세요~ 네?”

         

       나빈이 앙탈을 부렸다. 호천안이라면 하루아침에 적수를 꺾을 비책이 있다고 확신하는 눈치였다.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유경 역시 나빈과 같은 생각이긴 했다. 저 호천안이라면 분명 수를 낼 수 있겠지. 그러나 호천안은 그런 나빈을 귀엽다는 듯이 응시하면서도 절대 비책을 알려주지 않았다.

         

       “사부님이 이렇게 나오면 저도 무공 수련 안 할거에요!”

         

       이내 인내심이 바닥난 나빈이 바닥에 드러누우며 땡깡을 부렸다. 그러나 호천안은 허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럼 오늘 수련은 여기까지 하자꾸나.”

         

       “싸부 미워!”

         

       나빈이 화를 내며 벌떡 일어나 서공을 챙겨 도망쳤으나 호천안은 그런 모습조차 귀여웠는지 너털웃음을 터트릴 뿐이었다.

         

       “기침하셨습니다.”

         

       “그렇네.”

         

       유경은 자신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넨 호천안을 복잡한 눈길로 응시했다. 이 자는 대체 무엇을 바라고 자신을 이곳 점창파로 이끌었을까.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지객당에 웅크리고 있는 걸 바라지는 않았을 터였다.

         

       그럼에도 호천안은 유경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허허, 나빈아. 그래도 아침 식사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

         

       “흥! 따라오지 마요!”

         

       유경은 실랑이를 벌이며 멀어지는 나빈과 호천안의 모습을 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당연한 말일지 모르겠지만 유경이 바라던 답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일은 없었으니 그저 재차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그렇게 속절없이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을 죽이고 있을 때.

         

       유경의 눈 앞에 볼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나빈과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점창파 도사가 나타났다.

         

       “암일 할아버지! 같이 가요!”

         

       “…무엇을?”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씩씩거리는 나빈 대신 점창파 도사가 입을 열었다.

         

       “나빈 소저가 본파의 소학당에 방문하고자 하는데 아무래도 보호자가 필요해서 말입니다. 나빈 소저가 한사코 뇌명존자님은 안 된다고 거부하셔서…”

         

       유경에게 딱히 달가운 용건은 아니었다. 결국 나빈의 보호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 지객당을 나가야 할 일이었으니까.

         

       “으음. 소학당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결국 점창파의 장내가 아니오? 그 정도 거리를 이동하는데 보호자가 필요하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구려.”

         

       “단순한 견학만이라면 그렇겠습니다만…비무를 벌이게 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음.”

         

       유경은 도사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이해했다. 아무리 감독이 있다 한들 비무를 치르다보면 아이들이 다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법이다. 나빈이 홀로 비무를 치르다가 상처라도 입게 되면 점창파 입장에서는 꽤 난감한 일이겠지.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내가 대신 가도 괜찮을지 모르겠구나. 뇌명존자와 함께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흥! 몰라요! 사부는 내가 이기고 지는 것에 관심도 없는데요!”

         

       호천안에게 난 화는 아직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 와중에 어제의 패배는 설욕하고 싶었던 것일까.

         

       “할아버지~ 가요오~”

         

       유경은 자신의 소매를 잡고 조르는 나빈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래…평생토록 이 지객당에 처박혀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유경 역시 알고 있었다.

         

       그가 황실에 틀어박혀 있을 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듯이 이 지객당에만 박혀 있다고 한들 복잡한 마음이 절로 정돈되는 일은 없을 것임을.

         

       “그래. 가자꾸나.”

         

       유경은 나빈의 손을 잡고 지객당을 나섰다.

         

       *** ***

         

       비무장.

         

       나빈과 찬송이 중앙에 서 기수식을 취한 채 서로를 노려보았다.

         

       “각오해라! 오늘이야말로 내가 꼭 승리를 거두고 말 테니까!”

         

       “오늘도 승리는 나의 것이다!”

         

       이내 서로에게 달려드는 나빈과 찬송. 어우러지는 두 사람을 지켜보던 유경은 호천안이 어째서 나빈에게 필살기를 알려주지 않았는지 깨달았다.

         

       문외한인 유경이 보기에도 두 사람의 격차는 필살기 하나 가지고 메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점창파에서 또래 무인들과 밥 먹듯이 비무를 펼쳐온 찬송과 달리 나빈은 또래 무인들과 비무를 치루어 본 경험조차 없었으니 어찌 상대가 되겠는가.

         

       찬송에게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성사시키지 못한 나빈은 제풀에 지쳐 주저앉았고 찬송은 그런 나빈을 보면서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비겁해!”

         

       “뭐가 비겁하다는거냐?”

         

       “피하기만 하잖아! 맞서 싸워야지!”

         

       “훗, 맞추는 것도 실력이고 피하는 것도 실력이다.”

         

       “이이잇! 이대로 인정 못해! 나무 오르기로 승부다!”

         

       유경의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갑자기 나무 오르기 승부를? 그것도 체력이 다 떨어져 제 자리에 주저앉았으면서 지구력이 필요한 나무 오르기를?

         

       “하, 좋다! 점창파의 저력을 보여주지!”

         

       그걸 또 받아주는 찬송. 게다가 나무 오르기랑 점창파의 저력은 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단 말인가. 그러나 유경이 느끼는 황당함과 별개로 점창파의 제자들과 나빈이 한데 뭉쳐 우르르 장내를 빠져나갔다.

         

       유경과 함께 온 점창파의 도사는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의 행동에 이미 익숙해졌다는 양 별 다른 말 없이 아이들의 뒤를 따를 뿐이었다.

         

       유경은 어느 새 점창파의 제자들과 즐겁게 웃고 떠드는 나빈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비무에서 패해서 화가 잔뜩 난 줄 알았거늘 그냥 처음 경험한 비무에 신이 나서 더욱더 잘 즐기기 위해 필살기를 요구한 것 뿐이었나.

         

       유경은 멀어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따라가야 하나? 비무는 끝났으니 굳이 보호자가 필요할 것 같지도 않고 애들 노는 것을 뒤에서 멀거니 지켜보는 것도 영 그림이 요상했다.

         

       유경이 그리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무량수불. 오늘의 비무는 꽤나 일찍 끝나버린 모양입니다.”

         

       한 선사가 도호를 읊으며 다가왔다.

         

       “어제는 나빈 소저도, 본파의 제자들도 제법 길게 비무를 이어나갔는데 오늘은 흥미가 다른 곳으로 옮겨간 모양입니다.”

         

       “그렇군요. 아이들끼리 사이가 좋아 보이니 다행입니다.”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도호를 읊은 여선사는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런 제 소개가 늦었군요. 본인은 점창파의 선사 중 한 사람인 선영이라 합니다.”

         

       선사의 소개에 유경의 눈이 크게 떠졌다.

         

       선영이라는 이름이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혁기린 그리고 여일예와 함께 후예십시의 일원으로 꼽히던 자.

         

       혁기린의 사제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예까지 걸음하셨으니 차 한잔 하시겠습니까?”

         

       *** ***

         

       호천안은 서공과 미호를 쓰다듬으며 나빈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사부! 사부! 들어봐요! 글쎄…!”

         

       해질녁이 되어서야 돌아온 나빈은 아침에 호천안과 싸웠던 것은 까맣게 잊어버렸는지 호천안의 앞에 달려와 점창파 제자들과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미주알고주알 떠들었다.

         

       “허허. 그랬구나.”

         

       “그렇다니까요! 그래서…!”

         

       나빈은 호천안을 붙잡고 한참이나 무용담을 늘어놓고 나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래. 은암일 어르신은?”

         

       호천안의 물음에 그제야 나빈은 아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앗! 맞다! 도사 언니가 할아버지는 선사님이랑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어요!”

         

       선사. 선사라.

         

       혁기린보다 한 세대 아래였던 창민이 점창파의 장문이 되었음을 고려해 보면 현재 점창파의 선사들은 주로 혁기린의 세대였을 가능성이 높았다.

         

       “허허, 그렇구나.”

         

       호천안은 슬쩍 웃었다. 참새가 어떻게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있을까.

         

       본래부터 혁기린의 사족을 못 쓰는 유경이다. 그런데 그런 유경이 자신은 모르는 혁기린의 추억담을 잔뜩 알고 있는 선사를 만났다?

         

       시간가는지 모르고 혁기린에 대한 추억담을 듣고 있을 것이 불 보듯 훤했다.

         

       “나빈아 오늘은 일찍 자자꾸나.”

         

       “네!”

         

       그러니 호천안은 고개를 끄덕이는 나빈과 함께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늦게 돌아올 것이 뻔한 유경이 괜한 민망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그날 밤.

         

       늦은 밤이 되어서야 돌아온 유경의 기척을 느끼며 호천안은 미소 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또 잠시 손이 멈추어 버리고 말았네요.

    그래도 오늘은 밀린 연재분을 조금 보충해보았사옵니다.

    *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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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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