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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5

       *** ***

         

       현 무림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일은 무엇인가.

         

       바로 모산대전이었다.

         

       무림에 세력을 뻗는 것처럼 행동한 천마신교. 그리고 그런 천마신교와 불화가 있었던 것처럼 연기하던 뇌검낭인이 그야말로 벼락같이 혈교의 본거지인 모산을 공격했고, 무너뜨렸다.

         

       세인들과 무림인들에게는 미치광이 마인집단이라 여겼던 천마신교가 그러한 연막작전을 펼쳤다는 사실에 놀라고, 천하 어떤 세력도 감을 잡고 있지 못했던 혈교의 본거지를 뇌검낭인과 천마신교가 파악했다는 사실에 또 놀랐으며, 그 혈교의 본거지가 바로 유서 깊은 문파가 자리잡은 모산이었다는 사실에 경악했고. 단 한번의 충돌만으로 혈교의 주력을 쓰러트린 천마신교와 뇌검낭인의 저력에 감탄했다.

         

       천하 전체가 몇 번이나 놀랄 충격적인 소식의 집합체가 바로 모산대전이었으니 장소를 막론하고 사람 세 명만 모여도 모산대전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모산대전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은 점차 뜨거워져만 갔다.

         

       결과만 소문으로 퍼졌을 뿐 모산대전을 지켜본 이들이라고는 무림의 세작들뿐이었으니 자세한 상황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탓이었다.

         

       그렇기에 세인들은 있는 소문 없는 소문 모두 긁어모아 모산대전에서 벌어진 일을 추측하는 일에 열을 올렸으니.

         

       서안의 어느 한 도박장이라고 모산대전과 뇌검낭인 그리고 천마신교에 대한 이야기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아니 자신들의 코앞에서 일어난 일이었던 만큼 더욱더 흥분해 모산대전에 얽힌 이야기를 떠들었다.

         

       “거 참, 모산이라면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도 않은 곳 아닌가. 이리 가까운 곳에 혈교의 영물이 득실거렸을 줄이야 내 상상도 못 했네.”

         

       “후우. 안 그래도 밤 사이에 도망친 혈교의 잔당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일세.”

         

       한 사내의 엄살에 다른 이가 호통을 쳤다.

         

       “예끼 이 사람! 매일 도박장에서 밤을 새고 돌아가면서 밤사이 집에 혈인이 들어오던 무슨 상관인가!”

         

       사내의 호통에 둘러앉아있던 이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한동안 모산대전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던 도박사들의 이야기는 당연하게도 그들의 관심사, 도박으로 이어졌다.

         

       “뇌검낭인이 그리 도박을 잘 한다면서?”

         

       “하룻밤 사이에 유명한 기루의 판을 모조리 쓸어버렸다는 소문이야.”

         

       “정말로 도박을 그리 잘 하려나.”

         

       “유명해지기 전에는 매일같이 사천성의 도박판을 들락거렸다고 하니 아예 헛소문은 아닐 걸세.”

         

       “소천마가 운남 연회장에서 주사위 도박을 이긴 자들에게만 술을 허락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는가?”

         

       “나도 들어 보았네. 무림고수들이 줄을 서서 주사위를 굴리는 것이 퍽 장관이었다는군.”

         

       도박을 즐기는 무림고수가 별로 없다보니 위서련과 호천안은 도박사들의 도박판에 등장하는 단골 안줏거리였다.

         

       “흥! 무림고수들이 도박 실력이야 다 뻔하지!”

         

       물론 모든 도박사들이 호천안과 위서련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무림고수는 오직 제 무공실력만을 앞세워 도박기술을 갈고 닦은 도박사들을 아래로 보기 일쑤였으니 무림고수이며 도박사로 알려진 두 사람을 덮어놓고 싫어하는 도박사도 적지 않았다.

         

       “도박은 말이야! 기술이라고 기술! 해코지를 당할까봐 두려워서 봐 주는 것이지 어디 무인들이 도박을 잘해서 이긴단 말인가?”

         

       “뭐, 그렇기는 하지.”

         

       도박사라면 옆구리에 찬 칼이 무서워서 무림인들에게 일부로 패해 준 경험이 있기 마련이었으니 도박사들은 흥분한 도박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흥이 오른 도박사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외쳤다.

         

       “소천마고! 뇌검낭인이고 제대로 붙으면 어디 우리같은 진짜 도박사들의 상대가 되겠냐 이말이야!”

         

       그럴 때였다.

         

       덜컹!

         

       도박장의 문이 세차게 열렸다.

         

       위서련이 특별히 차출한, 전입을 포함한 지하도박장의 도박사 6인이 나타났다.

         

       무공을 모르는 이들만 모여 있는 도박판이었지만 그럼에도 범상치 안은 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 살벌한 기세를 풍겼으니 순식간에 도박장은 싸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도박장을 눈으로 살핀 여섯 무인이 그대로 길을 만들 듯이 시립했으니 사람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입구를 주목했다.

         

       저벅. 저벅.

         

       어두운 밤길 사이로 누군가 느긋하기 짝이 없는 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음을 확인한 장내의 인원들은 등골에 오싹 소름이 돋았다.

         

       사람의 형체조차 제대로 알아볼 수 없는 어둠을 뚫고 전해지는 불길함! 그리고 그 불길함조차 뚫고 형형이 빛나는 붉은 두 눈!

         

       “소, 소천마…”

         

       누군가의 확인사살에 장내 모든 이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재미있는 소리가 들리더구나.”

         

       이윽고 도박장 안으로 들어온 위서련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의 붕대를 휘감다시피 한 모습이었으나 그런 모습에 긴장감을 푸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본좌를 이길 자신 있는 자가 있다라….”

         

       위서련이 느긋한 걸음걸이로 방금 전까지 흥을 내던 도박사의 판에 앉았다.

         

       “어디, 한번 증명해보거라.”

         

       위서련의 시선을 마주한 도박사는 창백한 얼굴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요, 요….용서를…!”

         

       “그리 겁먹을 것 없다. 본녀가 싫어하는 것은 허풍쟁이이지 실력 있는 자가 아니니까. 이 도박장에 그만한 실력자가 있다면 기꺼운 일이지.”

         

       실력있는 도박사와 제대로 된 승부를 겨룬다. 위서련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런 일이야말로 정녕 여흥을 즐기는 일이고 천하가 넓음을 실감할 수 있는 일이지.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일이었다.

         

       위서련이 뚫어져라 도박사를 바라보았다.

         

       소천마 위서련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충분히 검증된 도박사인 뇌검낭인 호천안까지 들먹이며 자신감을 보였으니 당연히 실력이 있는 자일 것이라는 기대감 어린 시선이었다.

         

       “아, 아아…”

         

       그러나 흥을 내던 도박사는 물론이고 장내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서련의 행동은 ‘시건방진 말을 일삼던 이 녀석을 어떻게 죽일까’를 고민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 어디 한 번 실력을 보자꾸나.”

         

       위서련이 판에 놓인 주사위와 잔을 집어 도박사에게 내밀었다. 도박사는 차마 그 손을 거부하지 못하고 잔과 주사위를 받아들였으나.

         

       따닥. 따다닥!

         

       이빨 부딪히는 소리가 아닌, 잔과 주사위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었다.

         

       그 담력 없는 모습에 위서련의 눈살이 찌푸러졌으나 위서련은 이해심을 발휘해 이해하기로 했다.

         

       그냥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천마와 도박을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당혹스럽고 놀랐겠는가.

         

       그러니 위서련은 눈 앞의 상대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기로 했다.

         

       좀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서 말을 건네라는 흑묘의 잔소리를 떠올린 위서련이 입을 열었다.

         

       “무얼, 그리 걱정하지 말거라. 만약 그대가 지더라도 상응하는 실력을 보여 준다면 그저 하룻밤의 여흥이 될 뿐이겠지. 비록 무공대결은 아니지만 십만대산의 정점, 천마에게 승리했다는 사실은 삼대의 영광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

         

       위서련의 말에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았던 도박사의 표정이 한결 나아졌다. 정말…그냥 도박을 즐기러 온 것 뿐이고 자신을 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일까?

         

       위서련은 분위기가 풀어졌음을 느끼고 다시 한번 흑묘의 잔소리를 떠올렸다. 천마의 분위기는 너무나 위협적이니 썰렁한 농담일지라도 한 번 던지고 나면 분위기가 나아질 것이라 했던가.

         

       “뭐, 그대가 실력 없는 자라면 소문을 제대로 듣지 못한 그대의 귀를 잘라야 할지 아니면 함부로 말을 뱉은 혀를 잘라야 할지 고민해야야 겠지만 말이다.”

         

       위서련은 그리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도박장은 단추 하나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조용해졌다. 그 반응에 위서련의 고개가 갸웃했다. 이거, 안 웃기나?

         

       “농담이었는데 별로 웃기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위서련의 시선을 받은 흥 많은 도박사는 볼을 푸들푸들 떨면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

         

       “하.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 하! 하! 하! 하! 하!”

         

       이내 웃음소리로 가득찬 도박장의 분위기를 살핀 위서련이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판을 시작하지.”

         

       혀와 귀의 생존 여부를 건 지옥같은 도박판이 시작되었다.

         

       *** ***

         

       “라는 일이 있었다는군,”

         

       “아….그렇군요?”

         

       성묘도 다녀오고 혁기린에게 1감사를 표시하고 흑묘에게는 1고백 1까임을 적립한 뒤 천마신교의 야영지로 돌아온 나에게 위지천은 위서련의 소식을 전했다.

         

       위지천은 내 반응이 아주 못마땅했는지 인상을 팍 찡그렸다.

         

       내 입장에서는 꽤나 억울한 일이었다.

         

       붕대인간 위서련이 인근 도시에 찾아가 도박장에서 도박을 즐기고 올 정도로 기운찬 것이 내 탓은 아니지 않은가.

         

       “본좌는 지금 위서련의 뒤치다꺼리까지 해 줄 정도로 한가하지 않네.”

         

       뭐 그건 그렇지.

         

       모산대전 이후에 처리해야 할 일도 산더미일 테고 무엇보다 별의 이치를 깨달았으니 그 깨달음을 조금이라도 더 온존할 수 있도록 깨달음을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겠지.

         

       하늘을 날고 천마삼추를 펼쳤다는 것은 최소 초대 천마와 동등 혹은 그 이상의 이치를 깨달았다는 뜻. 뭐 이미 휘발되어 버린 모양이지만 그래도 정리는 필수였다.

         

       게다가 위지천은 흑룡기를 받아들인 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흑룡의 저주를 깨트리고 각성했다.

         

       천마신교 역사상 최초로 흑룡천마에서 우주천마로 2차각성에 성공한 셈이다.

         

       그에 더해서 내가 흑룡의 시련에서 비급만 건지고 빠진것도 따지고 보면 최초.

         

       그냥 흑룡의 시련을 통과해 흑룡기를 받던 흑룡천마 단일루트에서 성자루트와 우주천마루트까지 전직분기가 단번에 늘어났으니 갑자기 천마전직에 대격변이 일어난 셈이었다.

         

       그런 전직루트를 정립하는 것 역시 천마가 처리해야 할 일이겠지.

         

       “그러니 자네가 그 아이를 좀 데리고 가게.”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자니 위지천이 폭탄 선언을 했다.

         

       “예?”

         

       누굴 데려가라고?

         

       내 지금 제대로 들은 것이냐는 의문을 담아 위지천을 바라보았지만 위지천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어차피 한동안 자네는 여행을 다녀야 할 처지 아닌가? 향후 그대의 계획은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당가와 점창은 한번 들려야 할 것이고 합작을 펼친 하남의 무림맹에도 한 번 들러야겠지.”

         

       “끙.”

         

       나는 위지천의 예측에 앓는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혈교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큰 신세를 진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건 빼 놓을 수가 없는 일이었으니까.

         

       “운남은 우호세력이 되었고 청해의 곤륜에는 빚을 지웠네. 그러니 뭐 사천무림과 더불어 무림맹과 교류한다면 천마신교의 외교는 그럭저럭 성공이라 할 수 있겠지. 나는 신강으로 돌아가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으니 자네가 서련이를 챙기게.”

         

       “아니…”

         

       “자네는 좋건 싫건 천마신교의 성자이고 교의 일원이라는 것을 잊지 말게나. 그 서련이도 도박과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제 역할을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네. 그러니 그냥 도박 관련하여 사고만 치지 않도록 감시하게나. 알았나?”

         

       아니 그래도 이건 아니지.

         

       저 천방지축 바람난 망아지 위서련을 떠안게 되면 얼마나 골치 아픈 일들이 벌어질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판인데 이걸 그대로 떠안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건…!”

         

       그렇게 항변을 시작하려던 찰나.

         

       펄럭!

         

       위지천의 막사의 문이 펄럭이며 위서련이 들어왔다. 여전히 붕대를 전신에 감고 약 냄새가 풀풀 풍겼지만 그래도 불길한 두 눈은 어느 때보다 번뜩이고 있었다.

         

       “뭐 하나 호천안? 지금 당장 출발하지.”

         

       “…예?”

         

       채 닫히지 않은 채 펄럭이는 천막 사이로 보이는 것은 위서련 전용 검은 마차.

         

       “후! 천하를 돌면서 각지의 도박사들과 승부를 펼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려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이런 시발.

         

       나는 고개를 홱 꺾어 위지천을 바라보았다. 위지천은 내 짐작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서련이에게는 말해 두었네.”

         

       당했구나!

         

       “참으로 기대되는군! 하하하하! 당장 줄발하지!”

         

       나는 어쩔 수 없이 바람난 망아지, 위서련을 태운 검은 마차와 함께 사천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천 마 행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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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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