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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7

       

        

        

        

        

        

        

        

        

       “로건이라면 분명히 SUV 같은 걸 몰고 왔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런 걸 끌고 왔나요?”

        

       “있는 게 이런 것밖에 없다는데 어떡하겠어, 그러면. 내가 가장 가까운 올랜도나 잭슨빌의 이카루스 레지던스에서 여분의 세단이 올 때까지 기다렸었으면 마이애미에 석양이 내릴 즈음에나 도착했을 걸.”

        

       “그건 꽤 끔찍한 소리긴 한데, 공도로 나오자마자 몰려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대는 것도 꽤 비슷하게 귀찮았다구요.”

        

       “그 정도는 적당히 참아.”

        

        

        

        플로리다 에버글라이즈를 거쳐 고속도로 위를 달린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현재 우리는 플로리다 최남단, 마이애미보다도 훨씬 남쪽에 있는 미국의 남단 끝자락인 키 웨스트로 향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닥 이해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한국에는 해남이 있듯이 미국에는 키 웨스트가 최남단이었다.

        

        오른쪽 조수석에는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흥미로운 듯이 쳐다보는 메카 유진 – 오메가, 매버릭이 있었다. 입을 떡 벌리고는 당장이라도 밖을 걸어보고 싶다는 표정이었지만 아쉽게도 그건 불가능했다. 사실 지금도 꽤 아슬아슬하단 말이지.

        

        이카루스 기어에 의한 외부 시선 차단, 창문을 열지 않는 이상 보이지 않는 차량 내부, 그리고 주변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 차량 등과 같은 점을 감안하여 태워준 것이었고, 키 웨스트에 도착하여 차문을 여는 순간 저쪽 세계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걸 알기에 매버릭도 평소보다도 들뜬 것이었고.

        

        

        

       “생각보다 불편할 줄 알았는데, 좌석 뒤에 꼬리를 수납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있고. 되게 신기하네.”

        

       “그럴 만하죠. 여러모로 개조를 거친 차량이니까요.”

        

        

        

        천장에 새겨져있는 이카루스 로고, 조수석과 운전석 엉덩이 부분에 뚫려있는 꼬리 수납 공간.

        

        세상에 단 40대밖에 출고되지 않은 이 차를 이카루스에서 어떻게 소유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차가 출시된지 꽤 지났으니 그동안 이리저리 소유권이 돌아다니다가 그쪽으로 굴러들어간걸지도 모르겠다.

        

        엔진을 더 좋은 것으로 교체하고, 내부 시설을 홀로그램 연동이 가능하도록 대대적으로 뜯어고친 건 그렇다고 쳐도, 내가 언젠가 이 차에 탈 가능성이 있단 것을 고려하여 좌석까지 이렇게 만든 건 상당히 예상 외긴 했지만.

        

        

        수십 미터 앞에서 시속 144km 가량을 유지하며 달리고 있는 아벤타도르 안에는 로건과 올리비아가 타있었다.

        

        키 웨스트까지는 대략 두 시간이 좀 넘게 걸릴 예정이었지만, 운전하는 와중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나누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키 웨스트에서 북쪽으로 좀 올라가면 헬기 발착장, 그리고 인근 군사 시설이랑 제휴한 보트 렌탈 샵과 건스토어가 있지. 해상 저격을 연습하기에는 안성맞춤일 거야.”

        

       “해상 저격이라. 예전 생각나네요. 그땐 깜깜한 어둠 속에서 고무보트 하나만 타고 러시아 요새 망루의 초병들을 표적지 대신 쐈던 걸로 기억하는데.”

        

       “별의별 일이 다 있었지, 옛날에는.”

        

        

        

        그러게나 말이다.

        

        여태까지의 교범에 실려있는 모든 종류의 교전을 몽땅 경험해본 것도 모자라, 데이터에는 일절 존재하지 않았던 형태의 교전도 밤새도록 한 적이…대략 170번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이 세계에 존재하는 교범과 저쪽 세계의 교범 두께를 비교하면 대략 5배 정도 차이가 나지 않을까.

        

        아무튼 그건 그렇고, 슈퍼카를 운전해본 건 이번이 몇 번째더라. 이 세계에선 두 번째였었나.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운전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고, 바로 그 때문에라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온갖 보정이 몽땅 들어간 탓에 프라이팬 위에서 녹아가는 버터 위에 올라탄 듯한 느낌으로 운전하던 다른 차량과는 다르게, 노면을 직접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이런 날것의 감각은 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단 말이지.

        

        그 와중 흉흉한 말이 옆에서 들려온다.

        

        

        

       “주변의 인간들이 죄다 이 차를 찍고 있는 것 같은데, 놔둬? 아니면 EMP라도 쏠까?”

        

       “…그런 기능도 있군요, 셋째 막내. 그냥 내버려두세요. 어차피 차 안은 안 찍히니까.”

        

        

        

        공도에 슈퍼카가 두 대씩 돌아다니면 나라도 궁금해서 누구한테 말하고 다니겠지. 영상 촬영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사진 정도는 찍어볼 거고.

        

        물론 그건 과거 꽤나 소시민이었던 내 기준이었고, 지금은 사실…도로에 이런 게 돌아다녀도 그닥 신경쓰지 않을 것 같긴 하다. 어차피 내 차도 아니고 렌트한 거니 적당적당하게 몰 수도 있고 – 사전에 로건 마음에 드는 거 가지고 공항으로 오게끔 도와주라고 이카루스 레지던스에 말해놓긴 했지만 – .

        

        …나중에 부모님 귀에 오늘의 소식이 들어가게 된다면, 그 차가 마음에 들면 타고 다니라면서 그냥 차키를 휙 던져줄 것 같긴 하지만.

        

        이게 금수저의 삶 체험판인가.

        

        

         대강 그리 생각하며 좌측으로 보이는 해안가를 만끽하는 사이, 눈 앞에 몇 가지 홀로그램이 공유되었다. 로건이 보내준 것이었다.

        

        뭔가 했더니 불과 1주일도 안 되어 포트 베닝에서 이뤄질 스나이퍼 컴페티션에서 행해질 종목들과 관련된 것이었다.

        

        다른 건 거의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그 중에서 하나 독특한 게 있었다.

        

        

        

       “저격과 역저격, 요새 돌파…생각보다 흥미진진한 것들이 꽤 있네요.”

        

       “제법 신경을 쓴 모양이야. 개중 하나는 달랑 지도 하나만 준 다음 36시간 안에 57km 가량의 산지를 돌파해서 지정 위치로 향하고, 다양한 사전 공작을 통해 6시간 안에 요새 방어력을 약화시켜 타격팀이 내부로 침투할 수 있도록 만든 뒤, 화력지원을 하고 탈출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지.”

        

       “옛날 시뮬레이션으로 많이 하던 거네요.”

        

       “난 너희들이 하와이를 싸돌아다닐 때 직접 했거든.”

        

       “앗.”

        

        

        

        뭐어, 더 유닛이 쉴 틈이 어딨겠냐만은.

        

        당장 재블린 실사격 훈련을 제일 많이 잡는 곳도 델타인 판이니, 지금은 저런 현실적인 훈련을 틈만 나면 해대겠지. 아마 내가 미군에 계속 남아있더라면 로건이랑 함께 신나게 싸돌아다니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과는 별개로, 막상 독도법과 행군, 적 및 아군 색적 등등이 포함된 통합 미션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니 올리비아의 존재가 꽤나 아쉬워진다. 그리고 올리비아도 그런 나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한 마디 덧붙였고.

        

        

        

       “몰래 날아다니면서 적 어딨는지 알려줘?”

        

       “그냥 재입대하는 건 어때.”

        

       “다시 미군 딱지 달기엔 한참이나 늦었다는 거 알면서 그러는 거지, 너.”

        

        

        

        역시 발현자들끼리의 대화야.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는 순간 물어뜯고 뜯기지.

        

        아무튼 아직 지형이 어떤지도 모르고, 어떤 악조건이 주어질지조차 몰랐으며, 내 경험상 어차피 그런 제반사항들은 본격적으로 대회가 시작될 때나 알려줄 확률이 높았으니, 지금 당장은 그닥 신경쓸 필요가 없을 터였다. 이전까지 잊어버리고 있었던 감을 되살리는 게 우선이었지.

        

        바다 짠내가 날 법한 바람이 불어닥치는 해변가의 도로를 가로지르며 키 웨스트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을 즈음, 세 발현자 간의 대화를 듣고 있던 셋째가 나지막히 덧붙였다.

        

        

        

       “오퍼레이터가 되려면 그런 것도 다 능숙하게 할 줄 알아야 하는 거야?”

        

       “물론이죠.”

        

        

        

        그와 동시에 고개를 힐끔 돌렸다.

        

        하도 대거 팀에게 굴려진 탓에 이제는 제법 오퍼레이터 티가 나고, 그 덕분에 이카루스 기어를 수여받은 진 및 레인과는 다르게, 아직 매버릭의 왼쪽 – 혹은 오른쪽 – 손목에는 딱히 기어가 달려있지 않았다.

        

        반쯤 즉답하긴 했지만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무리 메카 막내들이 잠입 혹은 공작보다는 타격팀에 더 적합하다고 하더라도, 결국 막상 실전에서는 뭔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었으니까. 메카 막내들이 저격총을 들 일이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요컨대 못해도 상관은 없었다. 대신 아군 혹은 자신을 포함한 작전팀의 전멸이라는 D+ 혹은 F 성적표를 받아들고 천국에서 질질 짜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소리였다.

        

        

        그리고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꽤나 흥미로운 생각이 조립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총은 쏴본 적 있나요?”

        

       “…없어. 진짜로. 기껏해야 수류탄만 세네 개 던졌나.”

        

       “그거 꽤나 놀라운 말이로군요.”

        

        

        

        하지만 그런 반응과는 다르게 나는 이미 입가에 웃음을 띠고 있었다. 사운드를 공유하고 있었기에 로건과 올리비아 역시도 들었을 거고…그 두 명의 표정이 입에 그려지는 건 내 착각만은 아니겠지.

        

        무어라 생각할 틈도 없이, 내 본능이 척수반사적으로 덧붙였다.

        

        

        

       “유진스쿨에 온 걸 환영합니다, 셋째 막내.”

        

       “…아니, 에?”

        

        

        

        키 웨스트에서 셋째를 바로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그건 취소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유진스쿨의 저격 커리큘럼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부우우웅!

        

        

        

       “해안경비대…아니, SWCC가 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그 친구들은 이런 거 안 하죠. 야생마처럼 날뛰는 건보트를 타고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간 다음, 미니건이랑 유탄발사기로 보이는 모든 걸 잿더미로 만드는 게 주요한 목표일텐데.”

        

       “그렇지. 그러면 엄밀하게 따져봤을 때, 이건 그 상어 자식의 전문 분야겠군.”

        

        

        

        네 명을 싣고도 상당히 공간이 많이 남는 요트가 물살을 가르며 키 웨스트에서 몇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해상을 나아간다.

        

        날씨는 좋았고, 구름은 그닥 없었다. 파도도 잔잔했다. 사실 지상보다 몇 배나,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속적으로 출렁거린다는 점에서는 비교할 수조차 없긴 했지만, 그러면 뭐 어쩌겠는가. 징징거려봤자 해상 저격은 무조건 경기 종목으로 나올 예정인 것을.

        

        배 안에는 여러 정의 저격총이 있었다. 심지어는 바렛도 있었다. 어쩐지 근래 꽤 자주 보는 친구라고 해야 할까.

        

        

        

       “사전에 해안경비대 쪽에도 허가를 받아놨으니 이번 액티비티의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긴 하겠지만…소음은 그거랑 별개지. 서프레서 장착 끝났나?”

        

       “문제 없어요. 삽탄도 다 끝났고. 목표 지점까지 앞으로 1분.”

        

       “해상 저격이라, 무지 오랜만이네. 파랑 간 간격이랑 높이, 세기는 대충 알 것 같고, 바람도 연안치곤 상당히 괜찮은 걸 보니 400m까지는 어떻게 될 것 같은데.”

        

        

        

        지상이랑은 비교할 수조차 없는 악조건 – 배 위에서 400m 떨어진 걸 맞출 수 있다라, 이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게 실로 무섭다.

        

        아마 발현자들 중에서 저격을 가장 잘하는 건 올리비아 이 양반일 것이다. 뭐라고 해야 하나, 거의 바람을 읽는 수준이다. 무슨 영화도 아니고. 과거 머스크 앨라바마호 피랍 사건에서의 저격 거리가 100미터 가량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로 대단한 것이다.

        

        물론 그 때는 복수의 타깃을 동시에 사살해야만 했기에 난이도를 1 : 1로 놓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긴 했지만.

        

        

        

       “상어 자식이 여기까지 왔어야 하는데. 해상 저격은 자기 전문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로렌티나의 콧대를 네가 지긋이 눌러줬으면 소화제를 안 마셔도 속이 시원했을 텐데 말이지.”

        

       “또 모르지. 걔 총 잘 쏘는 건 누구나 다 알잖아?”

        

       “그건 그렇지.”

        

        

        

        티격태격해도 결국 서로의 실력을 가장 잘 아는 것 역시 서로였으니까.

        

        삽탄되지 않은 총이 두 정, 혹은 세 정씩 손과 꼬리에 들린 채 바깥바람을 쐬기 시작했다. 로건은 태블릿을 만지작거렸다. 저 멀리에서부터 요트를 따라오던 원격조종 해상 표적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었다. 표적이 망망대해 한복판에서 슬그머니 멈추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들어 거리를 살핀다. 거리는 358m. 상당히 멀었다. 로건은 표적을 조금 더 가까이 땡겼고, 그리하여 배와 무인 표적 사이의 거리는 250m 가량으로 좁혀졌다. 거리 오차는 플러스마이너스 2m 가량 되려나.

        

        지상에서는 권총으로도 맞출 수 있는 거리였으나, 오늘은 스나이퍼 라이플을 가지고도 유효 지점에 명중시킬 수 있음을 보장하기 어려웠다.

        

        

        가장 첫 번째 총은 나이츠 아마먼트 컴퍼니의 M110 SASS였다.

        

        같은 총을 두 자루씩 빌렸고, 첫 번째는 나와 매버릭이었다. 스코프와 레이저 거리측정기, 바이포드 등등을 달고 개머리판의 위치를 조정하며 스코프 초점이 어디에 맺히는지를 정교하게 조절. 거리측정을 통해 영점을 맞추고는 시험 사격할 준비를 끝마친다.

        

        그 다음은 총을 한 번도 쏴본 적이 없는 우리 셋째 차례였다.

        

        

        

       “그래도 메카 막내들은 들숨이랑 날숨으로 조준을 흐트러뜨릴 염려는 없어서 다행이네요. 그래도 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한 번 차분하게 쏴봅시다.”

        

       “…응.”

        

        

        

        요트 선미에 평평하게 펼쳐진 자리에 배를 깔고 엎드린 뒤, 앞으로 뻗어있던 바이포드를 잡아당겨 내리고는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는다.

        

        로건과 올리비아는 태블릿을 바쁘게 조정하며 이 근방으로 사람이 오지 못하도록 여러 경고 사인을 발신하고 있었다. 아마 어지간히 간이 큰 사람들이 아니라면 이제부터 반경 1.5km 내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예정이었다.

        

        수평선 너머 건너편으로 언뜻언뜻 보이던 카이트 서퍼들과 요트가 호다닥 반대 방향으로 사라지는 사이,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파랑에 의해 스코프 너머의 십자선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측정한다.

        

        뒤의 두 명이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는 사이 나지막히 덧붙였다.

        

        

        

       “초탄 사격, 거리 250m. 시작합니다.”

        

        

        

        숨을 내뱉고 들이마시며 바닷바람을 폐에 가득히 채운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미루어보면, 큰 배가 아니라 이렇게 작은 요트에서 사격할 경우에는…지상을 기준으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의 경우에는 클릭 조정을 통한 조준 보정은 그닥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건 사격 타이밍이었다.

        

        조준선이 들뜨지 않을 때, 심장 박동과 박동 사이의 정적이 찾아올 때, 해풍과 파랑에 흔들리는 250m 너머의 50cmx50cm 가량의 표적이 드물게나마 얌전할 때…침투조와 맞춰서 사살해야만 하는 실전이 아니라 우수한 점수를 받기 위함이라면 이 편이 더 좋았다.

        

        방아쇠울에 올려놓았던 손가락을 트리거 위에 놓는다.

        

        정적, 그 다음에는 날카로운 쇳소리가 세상을 메웠다.

        

        

        

       ───피잉!

        

        

        

       “굿 샷.”

        

       “9점. 초탄치곤 상당한데.”

        

        

        

        표적은 두 개.

        

        옆에 있던 매버릭도 잠시 끙끙대는가 싶더니 조정간을 반자동으로 바꾸고는 본격적으로 사격을 시작했고, 그렇게 10발들이 한 탄창을 전부 소비했다.

        

        표적지 뒤에는 탄환 수거 장치가 있었기에 바다에 납탄을 빠뜨려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일은 없었고, 로건은 원격조종 해상 드론을 움직여 요트 가까이로 가지고 온 뒤 표적지를 빼내어 요트 위로 가지고 올라왔다.

        

        그리고 이어지는…웃음.

        

        

        

       “이야, 왼쪽은 그렇다고 쳐도 오른쪽은…원시적인 탄환 수거 장치를 박아놓은 보람이 없네. 우리 셋째 막내 덕분에 3년 안에 누가 탄환 먹은 물고기를 튀김으로 해먹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겠어.”

        

       “이씨…그만 놀려! 바보 북극곰!”

        

       “아니, 뭐? 그 별명 도대체 누가 알려준…망할, 이 자식 힘 너무 강하잖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셋째가 씩씩대며 로건과 요트 위에서 신나게 레슬링을 시행하고, 꼬리와 기계 신체의 완력으로 의외로 북극곰을 능숙하게 압도하는 가운데, 나와 올리비아는 단 1도 신경쓰지 않은 채 표적지를 확인했다.

        

        나는 대부분이 8점, 9점, 그리고 중앙 가운데의 10점이 대부분이었고, 개중 하나 정도만 7점 정도에 있었지만, 매버릭은…맞춘 건 7발 가량이었지만, 그 중에서 제대로 맞춘 게 별로 없었다. 사격 와중 조준점이 흔들리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었다.

        

        그 와중 어느새 우위가 바뀌어 로건이 매버릭에게 바닷물-고문을 시행하고 있는 사이, 나는 킥킥 웃으면서 올리비아에게 덧붙였다.

        

        

        

       “가르쳐야할 게 많겠네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늘은 맑았고, 햇빛은 눈부셨으며, 로건과 매버릭이 물에 빠지는 날이었다.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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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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