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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17

       *** ***

         

       위서련은 대체 어디를 갔다 온 것일까.

         

       그 의문은 다음 날 새벽 수련을 하다가 위서련을 마주쳤을 때 풀 수 있었다.

         

       “어제는 어디를 나갔다 오신 겁니까?”

         

       “아아, 당씨들과 도박을 좀 하다가 왔다. 정확히는 당소열과 동년배라는 당근이라는 자와 승부를 겨루고 왔지.”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당소열이 객당에 들렸었나 모양이다.

         

       혹시나 바깥에 슬그머니 나가서 사고를 치고 온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뭐 당소열의 안내로 당가의 사람들을 사귄 것일까.

         

       “역시 당가의 사람답게 도박 솜씨가 출중하더군.”

         

       마치 소풍을 나서기 전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위서련을 보아하니 어제의 도박이 어지간히 마음에 든 모양이다.

         

       뭐 천마신교에서는 신분의 격차 때문에 제대로 된 승부를 겨룰 사람이 없었고, 중원에 나온 이후로는 흑룡기와 소천마라는 위명에 짓눌린 도박사들밖에 상대하지 못한 위서련이다.

         

       당근이라는 자의 솜씨와 무공 경지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당가의 직계니 무공도 도박 실력도 출중했겠지. 그러니 위서련에게는 지금까지 만난 최고의 적수였을 것이다.

         

       “오늘도 도박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으니 나가 한 수 배울 생각이다.”

         

       앞으로도 쭉 어울릴 생각일까.

         

       그렇다면 한 번 정도는 만나서 얼굴이라도 보는 편이 낫겠군. 위서련이 어떻게 하는지도 한번 살필 겸 말이야.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위서련과 함께 당가의 도박장으로 향한 나는 도박장의 문이 열리는 순간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서히 열리는 도박장의 문틈으로 쏘아지는 날카로운 시선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당가 도박장에서는 수십 명의 당씨들이 자리한 상황이었다. 아니 자리잡고 있었다기보다는…숫제 위서련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위서련은 그런 당씨들을 보며, 나와 비무를 할 때 자주 보여주던 표정을 지었다.

         

       흥이 오르는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는 사나운 미소.

         

       시벌 이게 무슨 상황이야.

         

       아니, 어제 당소열의 친구라는 당근이랑 하하호호 도박을 즐기고 친구 먹고 돌아온 거 아니었냐고.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당가 사람들이 독이 바짝 올랐단 말인가.

         

       “바로 시작하겠소.”

         

       “바라던 바다.”

         

       그러나 그런 나의 당황스러움은 안중에도 없는지 당씨들은 신속하게 움직여 판을 마련했고 위서련은 일말의 망설임조차 없이 판에 앉을 뿐이었다.

         

       황망히 그 광경을 바라보며 눈을 꿈뻑거리고 있자니 누군가 내 어깨를 싶었다.

         

       당도경이였다.

         

       “오래간만이요. 호 형.”

         

       “아니, 당형. 이게 뭐가 어찌된 일이란 말이요.”

         

       당도경이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고.

         

       그제야 나는 일의 전말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 ***

         

       비상! 초비상!

         

       소천마 위서련에게 당가의 비전암기가 넘어갔다!

         

       당씨들을 도박판이 끝나자마자 이번 사태의 원흉인 당소열을 잡기 위해 마차 관리소로 향했다.

         

       당도연에게 붙잡혀 비천마차의 수리를 하고 있는, 외인에게 당가의 비전 암기를 넘긴 중죄를 저지른 당소열을 붙잡기 위해서였다.

         

       비천마차를 수리하던 당소열은 순식간에 포박당해서 당씨들에게 둘러싸였고 사람 하나 죽여도 이상하지 않을 흉흉한 기세에 당도연조차 이를 말릴 수는 없었다.

         

       “이 망아지가 기어이 대형 사고를 치는구나!”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지 못할 줄 알아라!”

         

       “당가의 비전 암기를 외인의 손에 넘기다니! 제정신이냐!”

         

       그러나 포박당한 당소열은 그런 흉흉한 기세에도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아…그거 가짭니다.”

         

       “…뭐?”

         

       “위서련에게 준 상급 암기함 때문에 그러는 거 아뇨. 그거 겉모습만 그럴싸한 가짜라고요.”

         

       가짜? 가짜라고?

         

       위서련이 걸었던 상급 암기함을 열어보지 않았던 당씨들은 혼란에 빠졌다. 진짜 그게 가짜였다고?

         

       “아무리 그래도 내가 내손으로 당가의 비전암기를 건네주겠냐고? 그냥 판돈이나 하라고 적당히 만들어 준거라니까? 나라도 여행길에 펼칠 수 있는 간이 대장간의 장비 수준으로는 비전암기는 못 만들어.”

         

       이어지는 당소열의 말에 혼란에 빠진 당씨들도 점차 정신을 차렸다.

         

       이 당가에서 비전 암기를 뭉텅이로 넘기는 것은 어떤 행위인가. 다른 문파로 치자면 문파를 상징하는 기물이나 무공을 유출한 일에 가깝다.

         

       아무리 당소열이 사고뭉치라고 할지라도 쉬이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럼 어제 당근이 판돈으로 건 상급 암기함은?”

         

       “그건 문제 없네. 상급 암기로 채워 넣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 유출되더라도 타격이 없는 것들로만 모아 준비했으니까.”

         

       당씨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당가의 비전암기가 유출되었다는 비상상황은 그저 착각에 불했다는 것이다.

         

       팽팽했던 긴장감이 탁 풀리고 안도감이 자리 잡았다.

         

       “이 망아지 때문에 야밤에 이게 무슨 고생인가!”

         

       “어이구, 지긋지긋해. 화낼 기운도 없으니 난 자러 가야겠네.”

         

       하루종일 극심한 감정노동을 경험한 당씨들이 피로를 호소하며 사방으로 흩어지려는 찰나.

         

       “참 나, 결국 자기들이 진 탓에 암기를 빼앗겨 놓고는 뭘 잘했다고.”

         

       당소열의 중얼거림에 흩어지려던 이들의 발이 멈추었다.

         

       당씨들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지금 이 소란의 원흉이 무엇인가? 위서련에게 가짜 암기를 넘긴 당소열 때문이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지금 상황이 딱 그짝이었다.

         

       “뭐, 뭐라고? 지금 뭐라 했냐?”

         

       “아니 뭐 내가 틀린 말 했나? 말이야 바른 말이지, 결국 위서련을 이겼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아재들이 지는 바람에 진짜 당가의 암기가 위서련에게 넘어간 거 아뇨.”

         

       뒤이어 당소열은 해버리지 말아야 할 말까지 입에 담고 말았으니.

         

       “맨날 도박, 도박 해대길래 진짜 잘 하는 줄 알았더니 영 형편없었구만.”

         

       당씨들의 이마에 혈관이 불쑥 올라왔다.

         

       *** ***

       

       “…그래서 지금 상황이란 말이오?”

         

       당소열에게 ‘너 도박 개 못하잖아’를 당해버린 당씨들.

         

       당씨들은 엄청나게 분노했지만 안타깝게도 위서련에게 도박을 진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러니 당씨들이 긁혀버린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었겠지.

         

       바로 위서련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

         

       그래서 지금 위서련을 꺾기 위해 아침 댓바람부터 수많은 당씨들이 도박장으로 몰려들었다 이건가.

         

       나는 도박판으로 시선을 옮겼다.

         

       당도경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받는 사이 이미 당연이라는 직계와 위서련의 판은 몇 순배나 지나 있었다.

         

       달그락! 달그락!

         

       당연의 잔놀림은 확실히 범상치 않았다. 뭐 당가 전체의 체면이 걸린 판이니 아마 위서련과 승부를 겨룰 수 있을 법한 연배 중에서 주사위 최강자가 아닐까.

         

       탁!

         

       원하는 수를 골라냈는지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잔을 내려놓은 당연. 위서련은 중간에 주사위를 놓쳤는지 잠시 고민하다가 가전 하나를 내밀며 숫자를 입에 담았다.

         

       “흐음. 7에 걸겠다.”

         

       이런, 나라면 주사위를 놓쳤을지라도 중간 수는 걸지 않았을 텐데.

         

       위서련의 판단은 정석이라 할 수 있었다.

         

       두 개의 주사위의 눈을 맞추는 주사위 도박에서 6 전후의 숫자가 나올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니까.

         

       일반적인 도박판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나 지금은 상대방의 실력도 고려했어야지.

         

       당연은 자신의 의도대로 잔의 눈을 뽑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 그런 이가 자신감있게 잔을 내려 놓았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낮은 수를 뽑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가령 2나 12같은 수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겠지만 당가의 자존심이 걸린 판이니 그런 극단적인 수 대신 한 번 꼬아서 3이나 11중 하나를 내지 않았을까.

         

       잔이 들려지고 보이는 주사위의 눈은 2와 1이었다.

         

       당연의 승리에 구경꾼 당씨들이 기세를 올렸다.

         

       “좋아! 잘 하고 있네!”

         

       “이대로 몰아붙여!”

         

       판에 올려진 가전을 살피니 당연은 60개고 위서련은 40개.

         

       당연이 순조롭게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당연과 당씨들의 표정은 영 여유나 우위와 같은 단어와는 거리가 있었다.

         

       나는 그런 당씨들의 마음을 이해했다.

         

       그들은 어제 위서련이 얼마나 괴물같은 재능을 지니고 있는지 두 눈으로 목도했을 테니까.

         

       범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학습속도. 그 자리에서 실력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폭발적인 성장을 목격하게 되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재능에 두려움을 품게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흠.”

         

       위서련은 불만이라는 듯이 당연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위서련의 입장에서 당연의 도박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겠지.

         

       당연은 위서련이 성장할 여지를 주지 않고 있었으니까.

         

       위서련이 당장 파악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기술을 사용하고 집요할 정도로 그 기술만을 사용해 우위를 굳힌다.

         

       위서련이 무언가를 딛고 올라갈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순배가 돌면서 위서련은 기어이 당연의 수를 간파해낸다. 아무리 고급 기술이라도 계속 반복해 사용했으니 결국 위서련의 눈을 피해내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었군.”

         

       위서련이 자신의 기술을 완전히 간파했음을 깨달은 당연의 대응은 간단했다.

         

       또 다른 기술을 꺼낸다.

         

       위서련은 다시 궁리하는 처지가 되었고 그 사이에 당연은 다시 가전의 차를 벌린다.

         

       기술이 간파되면 또 다른 기술을 꺼낸다.

         

       그리 기술을 소모하며 계속해서 우위를 점한 당연의 승률은 칠 대 삼. 무작위적 요소가 강한 주사위 도박을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완전히 압살하고 있다 봐야 했다.

         

       “끙.”

         

       위서련의 가전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남은 가전은 고작해야 다섯 개.

         

       패색이 짙다 못해 거의 승부가 확정이 난 상황에서도 위서련은 그 의지가 꺾이지는 않았지만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차이는 아니었다.

         

       뭐 상대의 기술을 간파하는데만 몰두하는 성향의 위서련에게는 좋은 교훈이 되었겠지.

         

       위서련이 미친 재능을 가진 것은 사실이나 기본적으로 도박은 상대의 기술을 간파하는 것이 어렵다. 운이라는 변수가 끼어들면 승패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도박에서는 심리전이 중요하다.

         

       때로는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만으로, 기술을 간파하는 것과 같거나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 있으니까.

         

       기술을 간파하는데만 몰두하여 심리전을 등한시한 위서련은 제 기회의 절반 이상을 버리면서 싸운 것이나 마찬가지. 그런 상황에서 실력적으로 우위인 당연을 이긴다는 건 불가능했다.

         

       즐기는 기분으로, 자신이 내키는 대로 도박을 해 온 위서련과 달리 당연은 끝까지 철저했다.

         

       위서련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술을 간파하지 못했지만 또 다른 기술을 꺼내든 것이다.

         

       일말의 변수조차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철두철미한 의지가 느껴졌다.

         

       달그락! 달그락!

         

       탁!

         

       당연이 잔을 놓자, 위서련이 남은 가전 전부를 밀어넣었다. 남은 가전으로는 도무지 이 기술을 파악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겠지.

         

       다만 거침없이 가전을 쓸어 넣는 손과 달리 위서련은 좀처럼 숫자를 말하지 못했다.

         

       아마 아쉬움 때문이겠지.

         

       하지만 당연에게는 위서련의 모습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 모양이었다.

         

       비록 위서련이 패배했지만 그 과정은 어떠했는가. 당연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들을 하나 하나 격파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언제 따라잡힐지 모른다.

         

       준비한 기술이 다 떨어지면 반드시 진다.

         

       그야말로 포식자에게 쫓기는 피식자의 심정이 되어 판 내내 가슴을 졸였겠지.

         

       당연은 숙련된 도박사였기에 그러한 감정을 지금까지 잘 숨겨 왔지만 판의 끝에서는 그 감정의 편린을 드려내고 말았다.

         

       아쉬움에 미적거리며 시간을 끄는 위서련의 행동에도 당연의 표정은 여전히 굳건하였으나 이마에서 배어나오는 식은땀마저 막지는 못했다.

         

       위서련은 그런 당연의 이마를 바라보며 그제야 당연이 느끼던 압박감을 깨달았는지 탄식을 토해냈다.

       

       “하아, 그런건가…”

         

       그리 중얼거린 위서련의 얼굴에는 드물게도 아쉬움이 떠올라 있었다.

         

       위서련의 입장에서는 당연이 판돈도, 기술적 우위도 점하고 있었으니 심리적 압박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여겼던 것일까.

         

       “내가 몰랐던 가능성이 있었군.”

         

       위서련의 중얼거림을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위서련에게는 정점이라는 것이 너무나 익숙한 것이 아닐까.

         

       어쩌면 위서련은 추격당하는 자의 초조함을, 압박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천마의 손에 자라 정점을 목표로 하고, 정점이 아닌 삶을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그녀에게 정점의 무게란 평생 짊어져 온 것일 테니, 어쩌면 그 무게를 자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십이…아니 둘에 걸겠다.”

         

       뭐 지금의 상황에서는 별 쓸모없는 이야기다.

         

       위서련은 이제 사람의 마음을 살펴야 함을 깨달았으니까. 그러니 위서련이 무슨 연유로 심리전을 포기했는지 알 필요는 없겠지.

         

       당연의 윗 입술이 까닥였고, 위서련은 눈을 감았다.

         

       이제야 사람의 마음을 살피기 시작한 위서련조차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승리의 미소.

         

       잔이 들리고 나타난 숫자는 5와 6, 11이었다.

         

       “이겼다!”

         

       “당연! 자네가 해낼 줄 알았네!”

         

       당연이 지금까지 쌓인 긴장을 해소하겠다는 양 긴 숨을 토해내며 천장을 바라보았고 당씨들은 그런 당연의 등을 두드리며 기뻐했다.

         

       당가의 명예를 회복했다!

         

       역시 당가의 도박술은 천하제일이다!

         

       그런 말이 터져나오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흥겨운 분위기였지만….그런 흥겨운 분위기는 위서련이 도박판에 암기함 하나를 올려놓으며 입을 여는 순간 깨져나갔다.

         

       “이로써 일 대 일이로군.”

         

       일대일이라는 위서련의 선언에 당씨들이 술렁거렸다. 확실히 당근에게 이기고 당연에게 패했으니 당가와 위서련의 대결은 무승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굳이 무승부임을 언급하며 명백히 승부를 가리자는 의지를 보이는 위서련. 그런 위서련의 뜻에 당씨들의 시선이 부지런히 교차하며 전음이 오고갔다.

         

       방금 전까지 승부를 겨루었던 당연이 대표로 입을 열었다.

         

       “우선 소천마님께 사죄드려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본가의 당소열에게 받은 암기들은 사실…가짜입니다.”

         

       “음.”

         

       “이곳 당가도박장은 당가의 암기와 독을 지닌 자들이 모여 소유권을 정하는 곳. 안타깝지만 당가의 암기를 소유하지 못하신 소천마께서는…”

         

       “역시 그게 문제인가.”

         

       “죄송합니다. 소천마님. 도박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객당에 사람을 보내…”

         

       “아니, 나는 이곳에서 하는 도박이 마음에 들었다.”

         

       갑작스러운 위서련의 강짜에 당황하는 당씨들. 위서련은 그런 당씨들을 바라보면서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고는 방금 잃은 암기함을 당연에게 내밀었다.

         

       당연은 의아한 얼굴로 암기함을 받아들었다. 이건 분명 어제 당근이 잃은 암기함인데?

         

       “열어보도록.”

         

       ….설마?

         

       당연은 황급히 당근의 암기함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그 안에 든 암기함을 살피고는 눈을 부릅떴다.

         

       “이, 이건…!”

         

       “말도 안 되는!”

         

       나는 당가의 암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어제 당근이 어떤 암기가 빼앗겼는지도 몰랐지만 당씨들의 반응만으로도 충분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섞였다!

         

       위서련은 당근의 암기함에 당소열의 가짜 암기와 당근의 진짜 암기를 섞어 넣은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씨들이 경악하는 와중 위서련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어제 그대들의 반응을 보고 생각을 좀 해보았다. 내가 분명 당소열과 막역한 사이라고는 하나 가문의 지보라 할 수 있는 암기를 도박판의 판돈으로 준다는 것이 가당키나 할까. 그러니 가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

         

       위서련은 분명 도박판에서는 미숙하고 응애이며, 무림초촐에 사고뭉치 바람난 망아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위서련은 천마신교의 정점, 천마였으니 결코 호락호락한 자가 아니었거늘.

         

       당씨들은 그 점을 간과했다.

         

       “밤사이 그대들이 당소열의 입을 통해 진실을 듣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닐 테니, 혹시나 당근의 암기함만 회수하려 들지 않을까 걱정되었는데…괜한 걱정이 아니었군. 역시 암기를 섞길 잘했어.”

         

       속았다!

         

       자신들이 얻은 승리가 반쪽짜리였다는 것을 깨달은 당씨들의 표정은 딱 그러했다.

         

       반면 위서련은 훌훌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내일 다시 오겠다.”

         

       아무래도.

         

       당씨들과 위서련의 도박 대결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미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요새 연재주기가 엉망인지라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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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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