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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

       신소희의 복장이 너무 심하게 강렬해서 그랬지, 유하늘과 이수아도 여러모로 굉장했다.

        

       유하늘은 그 검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원래는 내 몸에 딱 맞는 사이즈였던 티셔츠인지라 가슴 부분이 팽팽하게 늘어나 있었다. 원래는 검은색이어야 했을 부분이 꽉 눌린 유하늘의 하얀 피부와 겹쳐 색이 조금 연하게 바뀌어 있었다.

        

       ……만약 그런 부분을 접사로 찍어 올렸다면 옷이 아니라 스타킹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으리라.

        

       참고로 얘도 아래는 안 입었다.

        

       내 방에서는 제발 바지를 입어달라는 규칙이라도 만들어야 할까?

        

       이수아는……그래도 세 명 중에서는 제일 정상적인 복장이었다. 그나마 내 파자마를 입고 있었으니까. 물론 미드 사이즈는 나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였으니, 가슴 부분이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실 단추와 단추 사이 부분이 많이 당겨져서 그사이의 구멍에 손가락도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그리고 그 세 명은 말이 없었다.

        

       그야 당연하다. 바로 방금 엄청나게 쪽팔린 경험을 했으니까.

        

       이 아이들의 복장을 보고 패닉에 빠져서 완전히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있는데, 보통 사람은 본인 집에서 편하게 벗고 있는다고 해도 친구 집에서까지 벗고 있지는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친구에게 보이는 것은 둘째치고, ‘친구의 가족’에게 보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아니, 보일 가능성이 아니다. 미성년자 친구 집에 간다면 당연히 ‘보일 수밖에’ 없다.

        

       내가 사는 곳이 저택인 것을 보고 안심해서일까? 아니면 이 방이 웬만한 가정집보다 커서 우리가 ‘방’에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일까?

        

       사실 제일 심각한 문제는, 이 아이들이 이 저택에 사용인이 몇 명씩이나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저택에는 나 말고도 사람이 많다.

        

       다들 소리도 안 내고 걸어 다녀서 그렇지.

        

       그리고, 이 방은 딱히 내가 부르지 않더라도 아무렇지도 않게 메이드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저택 정문 앞까지 배달된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순살 치킨을 들고 내 방문을 연 채 흠칫 굳어버린 양혜인의 얼굴을 봤다면, 절대로 쪽팔리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양혜인은 프로페셔널 메이드.

        

       그 표정에 당혹감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흠칫 굳었던 것도 한순간이었을 뿐이고.

        

       ……문제는 그 메이드와 눈이 마주쳤다는 사실 그 자체겠지만.

        

       “……먹을까?”

        

       다행히 방이 넓어서 탁자가 하나 있긴 했다. 그 탁자 한가운데 치킨을 놓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세 사람에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다들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옷이 없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런 복장을 할 거면 잠자기 직전에 했어야지.

        

       “…….”

        

       한동안, 다들 말없이 치킨을 우물거리고 있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여기서 위로 같은 걸 하면 오히려 더 쪽팔리겠지?

        

       “아, 그래!”

        

       “흣!”

        

       그렇게 침묵 속에서 말없이 치킨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이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 소리쳐서 흠칫 놀랐다.

        

       “이 방에 들어올 때 보니까, 문 옆에 도어락이 설치되어있던데.”

        

       “아, 그래. 생각해보니까 진짜 그렇네.”

        

       신소희가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뭐지, 이 갑작스러운 화제는.

        

       “확실히, 저택 입구가 아니라 방 문 앞에 있는 건 조금 이상하네.”

        

       거기에 이수아까지 얼른 화제에 올라타는 것을 보면…… 역시, 조금 전에 있었던 그 쪽팔리는 일은 잊고 싶은 모양이었다. 어떻게든 다른 이야기에 집중하면 조금 전의 기억을 되새기며 앉아있을 필요는 없을 테니까.

        

       “그러게…….”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세 사람이 그대로 딱 굳어버렸다.

        

       “……응? 왜 그래?”

        

       그 반응을 보고, 젓가락을 다음 조각을 향해 가지고가던 나는 그대로 허공에서 젓가락을 멈췄다.

        

       “어, 아니, 그, 아무리 그래도 ‘너의 방’ 앞에 달린 도어락이잖아? 본인이 이유를 모르면…….”

        

       하늘이가 조금 주춤거리며 그렇게 물었다.

        

       “……아마 나 어렸을 때부터 계속 있었을걸?”

        

       물론 그렇게 대답하면서도 확신은 하지 못했다. 나는 예사라의 기억을 가지지는 못했으니까. 그냥 단순히 추측해볼 뿐이었다.

        

       아이들의 안색이 변했다. 조금 창백해졌다고 해야 할까?

        

       “응? 아, 아냐, 그런 걱정은 할 거 없어. 안에서 열 수 있는 거니까.”

        

       내 대답에, 아이들이 작게 숨을 내쉬었다. 아이들 사이의 분위기가 다소 이완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 다행이지만.”

        

       이수아가 다소 안심했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러면, 역시 바깥에서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려고 설치해둔 건가?”

        

       신소희가 그렇게 물었다.

        

       “그렇지. 저 문은 등록된 사람만 열 수 있으니까.”

        

       사실 나는 문을 열어본 적이 없다. 내가 열기 전에 언제나 양혜인이 먼저 문을 열었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내 지문으로는 당연히 열리겠지?

        

       일단 매일 열고 들어오는 양혜인이나……

        

       “아마 메이드나 회장님 정도는 등록되어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젓가락을 움직였다. 음, 아무리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해도 역시 저녁 먹은 게 위장에 그대로 남아있는지, 이거 먹고 나면 더는 먹지 못할 것 같다.

        

       아깝네, 하고 생각하며 치킨을 입으로 가져가다가, 아이들이 모두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장님……?”

        

       신소희가 중얼거렸다.

        

       “어, 응. 유진그룹 회장님.”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아이들의 얼굴이 더더욱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니까, 그 회장이라는 사람은 너를 여기 가두어 두고, 다른 사람 말고 자신은 들어올 수 있도록 해두었다는 거야?”

        

       하늘이가 침착하게 물었다.

        

       “어, 그렇지……?”

        

       지난번에 내 사정에 관한 이야기는 조금 했으니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니었나?

        

       “저, 그런데, 회장님이라면 최나경 회장님을 말하는 거 맞지?”

        

       이수아가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지……?”

        

       “너의 ‘양어머니’, 맞지?”

        

       그렇긴 한데.

        

       물론 전화로 들었을 때는 어머님이라는 말 보다는 회장님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왜 그런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직접 만나보면 알 수 있을까?

        

       ……음, 사실 직접 만나는 것도 별로 내키지는 않는데.

        

       “양어머니?”

        

       신소희의 눈이 조금 커졌다.

        

       “어, 맞아. 내 아버님의 부인이시니까, 양어머니.”

        

       내가 그렇게 말하고 치킨을 입 안에 넣는데, 어째 신소희의 어깨에서 힘이 쭉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대체 얘는 또 뭐에 안심한 걸까.

        

       “양어머니…….”

        

       하늘이는 또 심각한 표정으로 혼자 중얼거리고 있다.

        

       아니, 얘들은 오늘 대체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는 건지.

        

       *

        

       “……저기, 얘들아? 역시 이불을 가지고 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렇게 끼어서 잘 수 있을까?”

        

       “걱정할 거 없어.”

        

       내 오른쪽 자리를 꿰찬 신소희가 그렇게 말했다.

        

       천장을 보고 누운 나와는 다르게, 신소희는 내 쪽을 보고 누워있었다. 바깥에서 그랬던 것처럼 대놓고 팔짱을 끼고 있지는 않았지만, 내 얼굴 쪽을 똑바로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옆으로 누우면 충분하니까…….”

        

       내 왼쪽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왼쪽에 누워있는 것은 이수아였다. 신소희와 마찬가지로, 아주 당연하다는 듯 내 쪽을 보고 누워있다. 덕분에 나는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돌아누울 수가 없었다.

        

       “왜 나만…….”

        

       왜 너만이냐뇨.

        

       너가 뽑은 자리잖아요.

        

       제일 오른쪽, 그러니까 신소희의 뒤쪽에서 하늘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량한 목소리가 불쌍하긴 했지만, 이건 어쩔 수가 없다.

        

       어째서인지 내 옆자리를 두고 싸우던 아이들이 멋대로 젓가락으로 제비뽑기를 한 결과 이렇게 순서가 정해진 거였으니까.

        

       심지어 누가 내 옆자리에 눕느냐로 정한 것도 아니고, 눕는 순서 정하는 걸로 정해진 거니 뭐라고 할 건덕지도 없었다.

        

       “…….”

        

       어…… 그럼 이대로 그냥 자면 되는 건가?

        

       어떻게든 같은 침대에 누울 수는 있었다. 나머지 세 명이 옆으로 누워준 덕분에 침대 자리는 생각보다 누울만하게 남았다. 물론 이 중의 한 명이라도 똑바로 누우면 바로 비좁아지겠지만.

        

       이불은 원래도 침대 옆으로 축 늘어질 정도로 여유가 있었으니 네 명이 동시에 덮을 수는 있었다.

        

       “…….”

        

       어, 잘 자라고 인사라도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아이들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까.

        

       그저 침대에 누워있는 네 명의 숨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안 자?”

        

       신소희가 작게 물었다. 볼에 신소희의 입김이 느껴졌다. 아직도 눈을 뜨고 나를 보고 있는 걸까?

        

       “어, 응, 자야지…….”

        

       평소에 자는 시간보다 더 늦은 시간인데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은, 내 양옆에, 그리고 그 옆에도 여자애들이 누워있기 때문일 것이다.

        

       20대 중반까지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이었기에, 긴장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

        

       “사라야.”

        

       이수아가 속삭이듯 내 이름을 불렀다.

        

       “으, 응?”

        

       “내일 학교 가야지…….”

        

       그래, 가야지.

        

       가야 한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자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런데 이러고 있어서 잠이 안 오는 걸 어쩌라고!

        

       “…….”

        

       그나마 내 옆자리가 아닌 하늘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하아, 그래. 자자, 자. 자야지.

        

       나는 눈을 꾹 감았다.

        

       여전히 옆에서 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눈을 감으니 조금은 덜 의식할 수 있었다. 좋아, 그럼 나는…… 지금 혼자 있는 거다.

        

       혼자서 침대에 누워서, 그러니까, 옆에 아무도 없이.

        

       …….

        

       쌔액, 쌔액, 하고, 내가 잠이 들기도 전에 옆에서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이수아는 잠이 든 것 같은 모양이다.

        

       “…….”

        

       그래, 이게 뭐 하는 건지.

        

       나 혼자 의식해봐야 아무 의미 없는 거 아니겠는가.

        

       먼저 잠이 들 정도라면, 애초에 나랑 누워있으면서 긴장하지 않았다는 소리다.

        

       그래, 아까부터 너무 아이들을 의식하고 있다.

        

       친구잖아, 친구.

        

       그렇게 생각하고 나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이제야 좀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불 꺼진 방.

        

       나란히……는 아니고, 침대에 똑바로 누워있는 사라를 향해 누워있던 세 명의 소녀는,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

        

       눈을 감고도 한참 동안 긴장한 듯 떨리던 사라의 숨소리가 점차 고르게 변해갔다.

        

       물론 그녀들은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사라가 완전히 잠들었다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

        

       사라의 숨이 편하게 변하고 얼마 뒤.

        

       사라의 숨소리가 얕게 잦아들었다. 작고 규칙적인 숨소리.

        

       이젠 잠들었을까?

        

       누가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세 명의 소녀는 분명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제일 먼저 움직인 것은, 사라의 오른쪽에 누워있던 신소희였다.

        

       그녀는 손을 살금살금 뻗어 사라의 오른팔을 끌어들였다. 얇고 고운 파자마 너머로 따뜻한 체온이 느껴졌다.

        

       그 끌어온 여린 팔을, 신소희는 그대로 끌어안았다.

        

       사라는 깨지 않았다.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 사라를 보고, 신소희는 그대로 자기 몸을 사라 쪽으로 붙였다. 신소희의 흉부에, 복부에, 그리고 허벅지에, 사라의 오른쪽 몸이 찰싹 달라붙었다.

        

       그대로 고개를 숙인다. 사라보다 키가 큰 소희였지만, 누울 때는 눈을 맞출 수 있는 위치를 잘 골랐다고 생각했다. 아쉽게도 이쪽을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눈높이를 맞춰 누워있던 신소희가 고개를 숙이자, 그녀의 얼굴은 사라의 목덜미에 찰싹 달라붙게 되었다.

        

       그대로 천천히,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너무 큰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사라의 몸에서는 아직도 향긋한 냄새가 났다. 아마도, 샤워한 뒤의 냄새가 아직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그 향긋한 냄새 너머에서, 희미하게 살 내음이 났다.

        

       사라는 아직 깨지 않았다.

        

       다음으로 움직인 소녀는, 사라의 왼쪽에 있던 이수아.

        

       이수아는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신소희만큼 가깝게 달라붙지도 않았고, 아직은 그럴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감지 않고 있었다.

        

       그저 가만히, 사라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새까만 방 안에서, 시야가 서서히 어둠에 적응해나간다.

        

       자는 사라의 옆모습이 서서히 어둠 속에서 떠올랐다.

        

       비록 실루엣만 겨우 보였지만, 이수아는 그것으로 이미 좋았다. 사라의 예쁜 얼굴을 이미 눈앞에 선명히 그려 보일 수 있었으니까.

        

       오른손을 내려, 이불 속 사라의 손을 찾았다. 가늘고 여린 사라의 손을 찾은 이수아는, 그대로 그 손에 자기 손을 깍지 꼈다.

        

       사라의 손의 따뜻함이 여실히 느껴진다.

        

       이수아는 그대로 사라의 왼팔을 가볍게 안았다.

        

       사라는 아직 깨지 않았다.

        

       제일 마지막으로 움직인 것은, 당연히 사라에게서 제일 멀리 떨어져 불만에 가득 찬 유하늘이었다.

        

       유하늘은 한참 동안 가만히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부스럭거리며 움직이던 두 소녀의 움직임도 이제는 완전히 멎었다.

        

       어둠 속에서 계속 눈을 뜨고 있었던 덕분에, 신소희의 등이 조금 보였다.

        

       그 등은 규칙적으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잠이 든 것이다.

        

       귀를 기울이면, 신소희와 사라의 규칙적인 숨소리 이외의 다른 숨소리가 하나 들린다.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이수아도 분명 잠든 것이리라.

        

       유하늘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침대 위에 여럿이 누워있다. 자칫 잘못하면 그대로 침대가 흔들려 누구 하나라도 깰 수 있다.

        

       그랬다가는 생각했던 일을 하지 못할 테니까.

        

       몇 분 동안 천천히, 신소희의 등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신소희의 몸에 닿지 않게, 손끝, 발끝에 신경을 집중하여 그녀의 몸을 넘어갔다.

        

       다행히, 신소희와 이수아 모두 각자 팔을 한 쪽씩 끌어안고 있을 뿐이었다. 신소희는 사라의 쇄골 쪽에 얼굴을 박고 있었지만.

        

       역시 두 사람에게 닿지 않게 주의하면서, 유하늘은 천천히 손을 내렸다.

        

       사라의 팔과 허리 사이에. 역시 몇 분에 걸쳐서.

        

       그리고, 사라의 허리 부분을 찾았다.

        

       사라는 마른 체형이었지만, 의외로 하체 자체는 발달한 편이다. 살이 붙지 않아 다리가 무척 얇았을 뿐, 분명 잘 먹고 운동만 꾸준히 한다면 잘록한 허리와, 그에 대비되는 골반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유하늘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초적인 골격이 된다는 말은—

        

       침대에 똑바로 누운 사라의 허리 밑에 손이 들어가기 수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엉덩이와 허리가 그만큼 대비되는 라인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으니까.

        

       천천히, 그 사이에 손을 넣는다. 팔을 거의 다 집어넣었을 때는, 유하늘은 사라의 허리에 매달리듯 안긴 모습이 되었다.

        

       그대로 서서히, 머리를 내린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머리를 내리자, 유하늘의 옆얼굴은 사라의 약간 부푼 가슴에 가 닿았다.

        

       콩닥콩닥, 사라의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사라는 아직 깨지 않았다.

        

       그제야 유하늘은 몸에 힘을 풀고, 눈을 감았다.

        

       콩닥콩닥.

        

       그 심장 소리를 자장가 삼아, 유하늘은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주말에는 이전과 똑같이 13시에 두 편 모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헤엄치는새님,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제가 전작과 같이 하루에 한 화씩만 올렸다면 저는 아직도 플러스 독점을 달지 못했을 겁니다. 독자 여러분의 조언을 받아 한 편을 둘로 갈라 올리기 시작하니 훨씬 더 빠르게 화수가 차네요. 조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도 이렇게 빠르게 화수가 오르는 것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쓰는 양도 전보다 조금 많아졌고, 무엇보다 소설을 클릭했을때 분량이 엄청나게 많아보이니까요.

    그런데 아직도 소설 내용은 학기 시작하고 1주일밖에 되지 않았고, 저도 연재를 시작한지 이제야 한 달이 되어가네요. 역시 글을 쓰기 시작하니 시간이 빠르게 흘러갑니다. 특히 직장에서 일할 때는 시간이 정말 안 흐른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글을 쓰니 쓰는 동안은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되네요. 제가 이만큼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마 앞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도, 모두 이 소설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덕분입니다. 언제나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후원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해주신 후원, 그리고 플러스 유지를 위하여 쓰신 돈, 제 소설을 읽으며 투자하신 시간들이 아깝지 않도록, 언제나 열심히 글을 쓰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디나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제 소설을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가 50화까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 덕분입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을수록 글을 쓰는데 신이 날 수 밖에 없죠. 매일같이 올라가는 조회수를 보며 뿌듯할 따름입니다. 1화부터 제 소설을 읽어주셨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처음 연재하기 시작했을 때는 많이 떨렸었는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는 글을 읽으니 마음이 조금은 놓이네요.

    사실 백합전개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중인 것이 있습니다. 백합전개 자체가 고민인 것이 아니라, 수위조절에 관한 고민이에요. 19금을 걸지 않은 소설이라도 일부 성인용 에피소들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주인공들이 미성년자이다보니 함부로 19금 에피소드를 썼다가는 계약상으로나, 법적으로나 철퇴를 맞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일단 10대 시절에서 벗어날 일이 없는 본편은 이런 분위기로 끝까지 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19외전을 내지 않을 계획은 아닙니다. 스토리상으로 당장 낼 수는 없어도, 후에 주인공들이 대학생이 되거나, 아니면 모종의 이유로 대학에는 가지 않아도 성인이 된 이후의 외전을 쓸 생각은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는 엔딩 말고 if엔딩 이후의 그 if엔딩에 맞는 외전도 생각중이구요. 아이디어는 몇 개 있는데, 아직 외전을 낼만큼 스토리가 진행되지 않았으니 천천히 생각해보면서 내용을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소설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제 소설을 읽으시면서 쓰신 돈이나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언제나 재미있는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Ilham Senjaya님, 후원 감사합니다!

    익명으로 후원해주셨기에 이렇게 노벨피아의 독자닉네임 시스템으로 인사드립니다!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월정액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에 따로 후원을 해주시거나, 소장을 해주시는 것은 그 자체로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주실 필요가 없는 돈을 주시는 것이니까요. 금액에 상관 없이, 그 모든 후원금은 작가인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표지 뽑는데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저의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은 작가로서 그만큼 든든한 일입니다. 오늘 글을 올렸을 때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 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인터넷에 글을 올려서 조회수가 0인 경우나 1인 경우를 겪어보기도 해서, 무관심이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작도, 이번 작도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몇 명도 아니고, 몇 십명도 아니고, 매일 올리는 매 화마다 수백명의 독자님들이 읽어주신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작가라는 직업을 이렇게 이룰 수 있어서 행복한 요즘입니다. 제 글을 기대해주시는 분들이 있고,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저는 오늘도 멈추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매일 저를 위해 기다려주시는 독자님들을 위해, 언제나 읽기 즐거운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후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의 즐거움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가나다람쥐님, 후원 감사합니다!

    이렇게 큰 돈을 후원해주신 점 너무나 감사드립니다ㅠㅠ 소설이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언제나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 많이 긴장되고 떨립니다. 수십화 수백화가 지나면 나름대로 전개에 대한 확신이 생겨서 큰 긴장 없이 계속 써내려갈 수 있지만, 소설을 처음 연재할때는 언제나 떨립니다. 설령 전작에서 많은 독자분들의 칭찬을 받았다고 하더라도요.

    이 소설도, 이번달 초에 쓰기 시작할때만 해도 많이 긴장되고 떨렸습니다. 전작과는 다른 설정과 캐릭터들을 과연 독자님들이 좋아하실지, 제가 쓰려는 스토리를 독자님들이 따라와 주실지 몰랐으니까요. 전개가 너무 느린 것은 아닌지, 아니면 오히려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을 보니 제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댓글, 추천, 후원, 선작은 언제나 제게 큰 도움이 됩니다. 비단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도움 뿐만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도 큰 힘이 나요. 그 전까지는 별다른 목표도 없이 그냥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글을 쓰면서 매일매일이 무척 빠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매일 글을 올리고 독자 여러분의 반응을 보는 것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앞으로도,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의 돈이 아깝지 않도록, 그리고 끝까지 읽고 난 후에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읽고 나더라도, 몇 년 뒤에 한 번씩 생각하면 이 글을 읽었던 기억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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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Q악역 영애가 되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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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ell into the single-player game 'If You Wish' and decided to struggle to avoid becoming a villainess with a terribl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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