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52

       ‘으…’

       

        아주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의 채수현이었다.

        그녀는 지금의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여전히 어질어질해하는 중이었다.

       

        ‘이거 어떻게 해야하지…?’

        ‘일단 지훈 오빠를 잡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긴 한데…’

       

        그녀의 마음은 미친 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워낙 너무 강력하게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평소의 그녀라면 절대로 이렇게 생각을 할리가 없는데, 꽤 많이 약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었다.

       

        ‘오빠 친구들이 누구 있더라… 하.. 아니 근데 말을 할 수 있어야…’

       

        입을 열어서 말을 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살짝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설마… 나… 벌받는 건가..? 지훈 오빠 뒤통수 쳐서…? 아.. 아냐.. 나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 그랬을 뿐이라고.’

       

        그녀는 아주 답답한 모습이었다.

       

        끼이익.

       

        의사가 들어왔다.

       

        “어. 채수현 헌터님. 혹시 좀 괜찮으신가요?”

       

        살짝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하지만 채수현은 여전히 말을 할 수 없었다.

       

        “흐음… 어째서… 회복이 더딘건지…”

       

        담당의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국내 탑 헌터인 채수현이 회복이 더딘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기는 했으니까.

       

        “헌터 협회에 연락을 해서 상태창을 확인이라도 해야할 것 같은데요. 분명 뭔가 이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의사는 분명 헌터 스텟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헌터의 상태창의 내용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계가 헌터 협회에 있었다.

        그것을 통해 등급을 확인하고 부여하는 것.

       

        ‘아!!! 아.. 안돼!!!!’

       

        채수현은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말을 할 수 없었지만 손짓발짓을 써서 의사를 막아서려고 했다.

       

        “예? 뭐 필요하신 것 있으신가요?”

       

        ‘아니. 헌터 협회에 연락하지 말라고!!!!’

       

        채수현은 빼액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마저도 목이 말을 듣지 않아서 할 수 없었다.

       

        완전히 다급한 상황이었다.

        만약에 헌터 협회에서 채수현의 스텟이 E급 수준인 걸 알게 된다면?

        그녀는 지금 누리는 그 모든 지위를 박탈당할 수 밖에 없다.

       

        지금 묵고있는 vip병실도 이진혁이 대주고 있는 것이니까.

        백호 길드에서도 쫓겨날 테고, 이진혁도 자신을 벌레보듯 할 것이 분명했다.

       

        들키는 것은 시간 문제.

        하지만 자신이 어떻게 해서든 들키기 전에 해결을 해내서 회복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턱.

       

        그녀는 의사를 막아섰다.

        나가지 못하도록.

       

        ‘어? 채수현 헌터님이 왜 이러시지?’

       

        의사는 당연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혹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여기에 적어주시겠어요?”

       

        종이를 내밀었다.

       

        [ 헌터 협회에는 연락하지 말아주세요. 일을 키우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태양그룹이나 백호 길드에서도 그렇게 생각할 거에요. ]

       

        그녀는 최대한 이 상황을 잘 피해보기로 했다.

       

        “아. 예.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의사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나갔다.

       

        ‘하… 씨… 그냥 스텟만 날아가도 개 짜증나는 상황인데 말을 못하니 원…’

       

        언제쯤 다시 자신이 회복이 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거… 밖에 나가서 헌터들을 따먹고 다니기라도 해야되나…?’

       

        그녀는 지금 포인트가 한번에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이 되었다.

       

        ‘그래… 다시 남자들을 따먹고 다니면서 포인트를 어케든 모아야 해.’

        ‘그러다 보면 좀 상황이 호전될 것이 분명해.’

        ‘정 안되면 그냥 열심히 따먹고 다니면서 포인트를 모으지 뭐. 백지훈 오빠가 없어도 상관 없을 수도 있다고!!’

        ‘효율이 낮으면 낮은 대로 무지성 따먹기 하면 돼.’

       

        그녀는 지금의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열심히 떠올리며 모색하고 있었다.

        지금 그녀에게 남아있는 것은 서큐버스라는 특성 뿐.

        그걸 어떻게 활용해서라도 벗어나야 했다.

       

        아직 무너지지는 않았으니까.

        여전히 이진혁은 채수현 곁에 있고, 채수현은 백호길드의 소속이다.

       

        ‘하… 다시 S급 헌터가 되려면…’

       

        채수현은 차분히 앉아 이것저것 계산을 해보기 시작했다.

       

        ‘하.. 장난해?’

        ‘다시 S급이 되려면 10만명이나 따먹어야 되잖아? 아 씨… 언제 해?’

        ‘아니 게다가 S급 1위로 가려면 20만명이랑… 하….’

       

        그녀는 눈을 꾹 감고는 자신의 이마에 손을 짚었다.

       

        ‘하.. 이러다 걸레년 되겠네..’

        ‘아. 이미 걸렌가?’

        ‘무슨 소리야. 채수현. 이게 왜 걸레야? 그냥 자신의 특성을 잘 활용한 것이라고.’

       

        채수현은 애써 자신을 합리화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뭔가 결심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

       

        [ 오빠. 나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쉴게. 그리고 내가 회복하면 다시 연락을 줄 게. 나 혼자서 알아서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 ]

       

        “응? 병실에서 나가겠다고? 왜? 너 아직 힘들어 보이는데? 여기 병실 비싸서 그러는 거야? 야. 태양 그룹 이진혁이야. 걱정마 하루 500만원 정돈 껌값이야. 너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이진혁은 채수현이 갑자기 왜 이런 행동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회복이 느린 것도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아직 아픈 상태이면서 병실에서 나가겠다는 것도 이상했다.

       

        vip병실.

        대한민국 아픈 사람 누구라도 당연히 여기에 오고 싶을 수 밖에 없는데.

       

        ‘뭐야? 집에 뭐 있어? 왜 자꾸 나가고 싶어하는 거야?’

       

        살짝 갸우뚱 거리며 채수현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하. 병실에 있으면서 헌터들을 따먹고 다닐 순 없잖아. 그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해?’

       

        당연히 병원에서는 다른 헌터를 만나기 힘들었다.

        게다가 이동, 입출입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었다.

       

        어디 좀만 나서려고 해도 간호사들이 우르르 몰려왔으니까.

       

        ‘어? 채수현 헌터님. 어디 가시게요? 다시 병실로 돌아가세요. 의사 선생님이 하신 말씀 못들으셨어요?’

        ‘그렇게 자꾸 움직이시면 회복이 더뎌집니다. 분명 보호자께서도 환자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신경써달라고 하셨거든요.’

        ‘거기는 가시면 안됩니다~ 병원 밖으로 나가는 엘레베이터에요~’

       

        여기 층에서 벗어나는 것조차 아주 까다로웠다.

       

        ‘하… 씨… 남자 간호사면 어케든 따먹어서 홀리면 되는데. 왜 죄다 여기 층은 여자 간호사만 있냐고.’

       

        답답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이 병원을 나가야 했다.

       

        [ 오빠. 여기 병원이 나랑 안맞는 것 같아. 나 S급 헌터잖아? 이 정도 있었는데도 회복이 되지 않는 걸 보면 분명 병원 문제라니까? 나 그냥 집에서 쉴게. 우리 집에서 쉬면 금방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아. ]

       

        ‘흠. 왜 이 좋은 곳을 냅두고? 집에?’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병원에 계속 있는다고 나을 것 같지는 않았다.

       

        “알겠어. 그럼 오늘 퇴원 절차를 밟자. 집에서 쉬면 좀 나을 수도 있지.”

       

        ‘오케이. 됐다.’

       

        채수현은 싱긋 웃었다.

       

        ***

       

        ‘휴.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간의 시간이 아주 길게 느껴졌다.

       

        ‘무슨 감옥에 갇혀있는 것만 같았어.’

        ‘일단. 포인트를 어케든 벌어야 해. 좀 벌다 보면 실어증은 풀릴 것 같은데.’

       

        왠지 느낌이 그랬다.

        한번에 포인트가 쑥 빠지면서 부작용으로 실어증에 걸린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으니까.

       

        ‘흠.. 그리고 백지훈 오빠…쓰읍… 내가 마음을 돌려볼 수 있으려나…아직 나한테 마음이 좀 남아있는 거면 좋겠는데…’

       

        그녀는 떨리는 눈망울로 깊이 고민을 하는 것이었다.

       

        ‘분명 나를 직접 만나주지는 않을 거니까… 그럼 지훈 오빠 친구들을 이용하면…’

        ‘꽤 친구들이 많았잖아? 헌터가 아녀도 매혹이 먹히겠지…? 지훈 오빠 친구들을 다 따먹은 담에 어케든 지훈 오빠에게 다시 접근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하면…’

       

        채수현은 어떻게 해서든 백지훈에게 다시 다가가 매달릴 계획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모든 헌터를 다 꼬시고 다니기엔 너무 필요한 횟수가 많다고 생각이 되는 중이었다.

       

        ‘역시 내가 직접 하고 다니는 것보다 지훈 오빠가 편해. 지훈 오빠의 마음을 다시 돌려야 해…’

       

        채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씩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

       

        “허억.. 허… 허억… 채… 채수현… 헌터님… 오.. 오늘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완전히 얼굴이 넋이 나간 어떤 헌터가 침대에 널브러져 있었다.

       

        “어디 가서 제 얘기는 하면 안돼요. 절대로요. 아시죠?”

        “넵. 명을 받들겠습니다. 당연하죠… 헤헤…”

       

        그 남자는 아주 황홀감에 가득차서 넋이 나간 것처럼 보였다.

        거의 피골이 상접한 모습.

       

        ‘드디어. 말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어…’

       

        채수현은 꽤 하루 저녁 만에 많은 활동을 했다.

       

        ‘하.. 내가 또 이 더러운 짓을 해야 한다니.’

        ‘내가 창녀도 아니고 말이야.’

        ‘어쩔 수 없어. 날 위한 거야. 그 누구여도 이 상황에선 이럴 수 밖에 없다고.’

       

        “채.. 채수현… 헌터님… 제 목숨.. 제 몸뚱이를 가져가 주십시오. 바치겠습니다. 제발…”

       

        황홀감에 빠져있던 헌터는 살짝 정신이 들었는지 벌거벗은 몸으로 무릎을 꿇은 채로 채수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하.. 미안하지만 필요 없어요. 특성도 별로 대단한 것 같지도 않고.”

        “크흑.. 제발… 부탁드립니다. 채수현 헌터의 노예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채수현 헌터님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요. 크흑…”

        “어휴. 집에서 조용히 있으세요~ 제가 만약에 나중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그때 연락을 해드릴테니까요. 그때까지 당연히 저한테 반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저에 대한 이야기를 남에게 하든가 하는 행위 말이죠…”

        “아. 당연하죠. 헤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절대 그런 행동을 할 리 없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저를 제발 노예로 삼아주신다면 헤헤…”

       

        그는 완전히 채수현에게 푹 빠진 모습이었다.

        골골대는 상태였음에도 채수현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에휴. 이런 놈들을 보니 차라리 백지훈 오빠가 낫기는 했네. 적어도 나한테 이득이 되는 특성이었으니까…’

       

        그녀는 남자의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뽑아먹을 건 다 뽑아먹었네. 휴. 이제 껍데기만 남았어’

        ‘역시 일반 헌터는 성에 안찬다니까. 내 능력을 올려주는 게 아니잖아? 이딴 거론 10년도 넘게 걸릴 거라고.’

        ‘하.. 지훈 오빠…’

       

        채수현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문을 나섰다.

       

       

    다음화 보기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