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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

     지브롤터 가문의 가정교사, 미르딘 부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에 솔직히 당황했다.

     -세자르의 후계자를 우리에게 보낸 일의 후폭풍에 대해서는 그대가 더 잘 알 것이오.

     변경백은 경고했고, 실제로 그러했다.

     -그대가 선의와 동정으로 에단을 보낸 건 이해하겠소. 그러나 세자르를 보낸 건에 대해서는, 왕도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부인이 더 잘 알겠지.

     그때, 뭐라고 했더라.

     죽을죄를 지었으니 제발 용서해달라고.

     지브롤터 가문에 누를 끼치려고 한 게 아니었다고.

     본인은 죽여도 좋으니, 자식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빌었다.

     어떻게 살아남았더라.

     -미르딘 부인은 어디 가서 대체하지 못할 인재입니다. 아버지.

     그레이 지브롤터.

     -살려주시죠. 대신,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그 아이 같지 않은 아이, 변경백보다도 괴물 같은 아이.

     -그냥 아이만 덜렁 보내는 게 아니라 그들을 위해 ‘교육봉사’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도 그렇게 수군거리지 않을 것입니다.

     무상으로 에단 세자르를 비롯한 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친다면 사교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귀족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브롤터 도련님 덕분에 살았다.

     그 뒤로 미르딘 부인은 사실상 지브롤터에서 살다시피 지내면서 가문의 자제들과 보육원의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제2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보육원 가정교사라는 인생의 2막에서 가장 큰 난관을 만났다.

     “…상상 이상으로 뛰어나구나. 벌써 기초를 전부 습득하다니.”

     미르딘 부인은 앞에 앉은 백발의 아이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왕국어를 익힌 지 고작 나흘 만에 이렇게 된다니.”

     제국에서 온 고아들이라고 이미 이야기는 들었다.

     당연히 어디 가서 발설하지 않기로 피의 맹약을 했기에 이 교단에 설 수 있었지만, 이 정도의 재능은 가르치는 자로서 남들에게 자랑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멘테 경. 아이들이 정말 굉장하지 않습니까?”

     “예에, 그렇군요.”

     “제가 가르친 아이들 중에 이보다도 더 습득이 빠른 아이들은 없었어요. 정말이지, 여러분들만큼 모두가 다 똑똑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미르딘 부인의 말동무이자 희생양은 같은 공간에 호위로 선 멘테 경으로 선정되었다.

     “멘테 경. 언어라는 게 이렇게 쉽게 배울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왕국어와 제국어가 여러모로 언어가 유사하고 익히기 쉬운 문법 구조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다들 잘 익힐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단 말이죠!”

     “예, 예. 그렇군요.”

     “그런 의미에서 이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가든, 저는 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이 왕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제 의견을 당당히 드러낼 수 있게 할 책임이-”

     “미르딘 부인.”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귀부인을 상대하기에는, 멘테 경은 인내심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쉬는 시간 끝났습니다.”

     “아앗, 그렇죠! 내 정신 좀 봐. 그러면 다음 강의를 해야 하는데….”

     미르딘 부인이 슬쩍 시간을 확인한 뒤, 의자에 앉은 화이트 같은 사람들을 쭉 훑었다.

     “오늘 강의는 여러분들이 잘 배운 만큼, 남은 시간은 이걸로 수업할까요?”

     사삭, 사삭.

     칠판에 적힌 제국어를 본 소녀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지브롤터에서 살아남는 법.”

     소녀들이 배우기에는 조금 험악하고 거친 내용이었으나.

     “여러분이 이 화이트 보육원, 아니 ‘협곡’에서 살아남으려면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조금은 어눌한 제국어임에도, 소녀들의 귀는 쫑긋 열려있었다.

     “하나. 백작 부인을 모욕하지 마세요.”

     사삭, 사삭.

     “변경백께서는 백작 부인을 누구보다도 사랑하십니다. 때로는, 자식들보다도 더.”

     소녀들이 깃털 펜을 들고 직접 필기까지 하며 칠판에 적힌 문구를 기록한다.

     “하루는 가문에서 오래 일한 하인들을 무참히 죽이기도 했답니다. 부인이 왕도의 파티에 참석한 날이 있었는데, 그때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여 부인이 모욕당했다는 이유로.”

     펜이 멈췄다.

     일부 소녀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침을 삼켰고, 방에는 정적이 내려앉았다.

     “두 번째. 지브롤터의 핏줄에 대해, 충성해야 합니다. 이곳은 백작령이지만, 백작의 자제분들은 이곳에서 사실상 왕자나 공주와 다를 바가 없답니다.”

     사각, 사각.

     다시, 깃털 펜이 움직인다.

     “그리고 마지막. 이건 사실 제 개인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미르딘 부인은 조금 심각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레이 지브롤터.”

     뚝.

     “…음?”

     공간이, 얼어붙었다.

     이름 하나만 말했을 뿐인데, 소녀들이 전부 표정을 굳히며 미르딘 부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 음, 여러분도 지난 일주일 동안 같이 지냈으니, ‘그분’의 성향에 대해 어느정도 알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끄덕.

     인형처럼, 소녀들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코 그분을 자극해서는 안 돼요. 특히 이 보육원에서는. 언어는 몰라도 돼요. 여러분이 그 미모를 그대로 가꾼다면, 솔직한 말로 왕국어를 몰라도 왕국에서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미르딘 부인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소녀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이 보육원에서만큼은, 이 협곡에서만큼은 결코 그레이 도련님을 몰라서는 안 된답니다. 그분의 성향, 그분이 여러분을 대하는 태도 등.”

     미르딘 부인은 잠시 한숨을 내쉬며 호흡을 가다듬은 뒤.

     “그분을 이 협곡의 왕자, 아니-폭군이라고 생각하세요.”

     폭군, 그레이.

     “……?”

     

     그 말에 금발의 소녀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고.

     “헤헷, 왕자님….”

     은발의 소녀 중 한 명은 멍한 얼굴로 홀로 웃고 얼굴을 붉히고.

     “…….”

     녹발의 소녀-같은 이는 그런 소녀들의 서로 다른 분위기를 뒤에서 지켜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 * *

     

     지브롤터에 새로운 왕자님, 혹은 공주님이 태어난다.

     한 생명의 탄생에 축복을.

     기사의 호출에 보육원에서 저택으로 느긋하게 돌아와 그렇게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려고 했지만, 솔직히 약간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제대로 태어날까?’

     누구나 같은 걱정이겠지.

     

     출산이라는 건 언제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유산이든.

     혹은, 산모의 죽음이든.

     전자라면 차라리 낫다.

     어머니가 죽는 게 아니니까.

     한동안, 그리고 계속 슬픔에 잠기기는 하겠지만, 지브롤터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후자라면?

     ‘설마 아기 목을 조르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평생 사랑받지는 못하겠네.’

     넷째는 아버지에게 그 어떤 사랑도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런 만큼-

     지금, 백작 저택의 분위기는 살벌하기 그지없다.

     “도, 도련님!”

     “말콤. 분위기가 왜 이래?”

     “그, 그야….”

     “아버지께서 심기가 몹시 불편하신 모양이군.”

     집사장 말콤은 자기 입술에 검지를 붙이려다가-

     “뭐.”

     “히, 히익…. 아, 아닙니다…!”

     기겁했다. 

     그냥 한마디를 했을 뿐인데.”

     “무슨 초상난 것도 아니고, 다들 왜 그렇게 죽을상이야?”

     “도, 도련님…!”

     “알아. 나도 마냥 아버지께 이런 소리 들리게 할 생각은 없어.”

     어머니가 출산의 고통으로 인해 비명을 참거나 악을 내지르고 있는 상황.

     “다들 긴장은 하되, 그렇게 죽을 듯이 서 있지 말라고. 오늘은 누군가의 생일이잖아?”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 근처에서 신경을 긁을 수 있는 이가 있다면, 그건 진짜 미친 인간이다.

     “다들, 인상 펴라고. 응? 누가 보면 귀신이라도 온 줄 알겠어?”

     거기에-

     “도, 도련님?”

     “왜.”

     “도, 도련님까지 그렇게 계시면….”

     “…아. 내가 좀 예민해졌나?”

     뒤에서 로버트가 말해준 덕분에 간신히 깨달았다.

     “예민해졌던 건 나였군.  미안.”

     내가 지금 아버지 이상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걸.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잖아. 이건 미래에는 없었던 일인 걸.’

     넷째는 미래에 없었다.

     ‘애초에 넷째가 태어날 이유도 없었고.’

     아버지와의 사이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회일로를 걸었던 미래.

     ‘아버지는 안 해주는데 아이가 생긴다? 그날로 인생 끝나는 거지.’

     어머니는 때때로 왕도에 방문했고,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그 틈을 노려 제국 쪽 인사들과 만남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그런 건 이제 없는 이야기야.’

     그런 미래는 이제 없다.

     ‘싹을 제거하지는 못했지만, 줄기부터 아예 꺾어버렸다고.’

     3년 동안 어머니는 왕도는커녕 외간 남자와 말도 섞은 적이 없었다.

     ‘아버지도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어머니를 위해 꼬박꼬박 해드렸다고.’

     아버지는 아예 어머니가 침실과 저택, 보육원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뻐꾸기는 없다.’

     매일 밤을 둘이 함께 같이 지냈던 만큼, 일말의 가능성도 없다.

     ‘문제는 알을 깨러 오는 뻐꾸기나 잡아먹으려고 하는 뱀이 아니라, 새끼 자체가 알을 깨고 잘 태어날 수 있느냐 하는 것.’

     아이가 부디 잘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렇지 않았을 때의 백작가는 조금 감당하기 힘들다.

     누군가가 죽는다면.

     

     차라리 어머니가 죽어서 백작가가 개판이 나는 것보다는-

     “오빠!”

     내 뒤로, 누군가가 달려들었다.

     

     “와줬구나!”

     “레타르. 그럼? 당연히 와야지. 울었어?”

     “으, 그게.”

     나는 울먹거리는 레타르의 눈을 소매로 닦았다.

     “아니면 누가 울린 거야? 누가. 누아르? 아니면 에단이 그랬어?”

     “아, 아니야! 에단은 안 그래! 에단은 나 안 울려!”

     에단을 언급하자, 레타르가 바로 기겁하며 펄쩍 뛴다.

     “에, 에단한테 뭐라고 하지 마. 에단, 나쁜 아이 아니야.”

     “알지. 그러면 누아르야?”

     “그, 그게.”

     “어, 형, 와, 왔어?”

     레타르의 뒤로, 떫은 얼굴을 한 누아르가 쭈뼛거리며 다가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대답해.”

     “벼, 별거 아니야! 그, 그냥 레타르가 이상한 소리를 하잖아.”

     “이상한 소리?”

     “막내는, 무조건 여자애라고.”

     “여동생이야! 남자애 아니라고!”

     “그건 그냥 네가 바라는 거잖아. 막내는 남동생이어야 해. 무조건!”

     “…하.”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나는 태어날지 아닐지를 걱정하고 있는데.’

     너무 걱정이었던 걸까.

     동생들이 마냥 잔혹한 현실을 바라보지 못한다고 하기에는, 내가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했었나 보다.

     “내기를 할까.”

     “내, 내기?”

     “혀, 형? 갑자기 그게 무슨…?”

     “여동생이 태어나면 레타르 승리. 남동생이 태어나면 누아르 승리.”

     간단한 내기다.

     무조건 태어난다는 걸 전제로 한, 그저 성별을 두고 구분하는 내기.

     “레타르가 이기면 보육원의 화이트들, 소개해 줄게.” 

     “어, 정말? 와, 신난다! 나 나 말고 백발인 언니들은 본 적 없어!”

     “그렇지.”

     레타르는 순수한 백발이다.

     제국 쪽 핏줄과는 관계없다.

     ‘그냥 이쪽의 색이 워낙 중구난방이어야지.’

     지브롤터의 자식들은 머리카락 색에 일관성이 없으며, 눈동자 색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보통 태어나는 아이의 색으로 이름을 짓는 게 보편적.

     레타르의 흰색은 지브롤터의 색일 뿐, 제국의 색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흰색이라는 점에서는 화이트들과 비슷하다.

     “오빠, 요즘 하얀 언니들이랑 같이 지낸다며?”

     “그렇지.”

     “예뻐?”

     “예쁘긴 하지?”

     “그러면 나, 언니들한테 소개해 줘!”

     “그거야 얼마든지.”

     “나, 나도!”

     뒤에 서 있던 누아르가 갑자기 소리쳤다.

     “내가 이기면, 나도 소개해 줘!”

     “…네가, 뭐 하러?”

     아차.

     나도 모르게, 회귀 전과 같은 느낌으로 대답해 버렸다.

     그래도 ‘또 여자 여럿 끼고 무슨 짓을 하려고’라는 말을 간신히 삼킨 건 나 자신에게 칭찬할 일이다.

     “나, 나만 소개해달라는 거 아니야! 우리 애들이 궁금해한다고!”

     “보육원 애들이?”

     “그, 그래! 스쳐 지나가면서 본 보육원 애들, 후보생 애들이 자꾸 나한테 묻잖아!”

     “아아, 그런 건가.”

     3년 동안 지브롤터 기사단 예비 후보생으로 체력을 단련하여, 혈기가 왕성해진 소년들.

     “하긴. 걔들이 부탁한다면 너한테 하겠지, 설마 나한테 하겠냐.”

     그들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9명(+2)의 백발에 병약-한 것처럼 보이는-미소녀들.

     

     “뭐, 인사라도 원해?”

     “어, 으음….”

     “아니면 같이 밥이라도 먹고 싶나? 공동수업이라도 한 자리 만들까?”

     “…그래주면, 고맙고.”

     참으로 솔직한 녀석이다.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남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녀석은 정직하고 솔직한 인간이다.

     ‘정직하고 솔직하게 하렘을 꾸렸지.’

     몇 명이었더라.

     최대 9명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택에 계속 여자를 들이며 갈아치우는 게 꼴 보기 싫어서 아예 별장을 따로 만들어줬더니, 그 별장에 단체로 여자들을 초대해서 광란의 파티를 벌였었다.

     

     -자네도 좀 자네 동생을 본받게, 그레이.

     얼마나 굉장하면 그 황제가 나보고 그런 소리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속 터질 소리.

     그런 걸 생각해보면-

     저벅, 저벅.

     익숙한 발소리가 들린다.

     “아버지?”

     아버지가 어딘가 정신이 나간 것 같은 얼굴로, 계단을 내려온다.

     “…….”

     설마.

     그럴 리가. 

     아무리 시간이 바뀌었다고 한들, 아이가 없었다고 태어나는 아이가 제대로 태어나지 못한다거나 그럴 리가-

     “그레이.”

     “…예.”

     “가넷, 루비, 카넬리언. 이름은 뭐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느냐?”

     “…….”

     정정.

     아버지가 어딘가 홀린 듯한 모습은, 불안감으로 인해 정신이 나간 게 아니었다.

     “딸입니까?”

     “그래. 딸이다.”

     막내는 여동생이며.

     “나를 빼닮은, 붉은색이더구나.”

     아버지의 머리카락 색과 눈동자를 물려받은 모양이다.

     “왜. 걱정이라도 했느냐?”

     “…하.”

     설마.

     “아버지.”

     “표정이 워낙 심각해 보여서. 누구 죽기라도 한 줄 알았잖느냐.”

     지금, 장난을 친 건가?

     “축하드립니다.”

     “음, 그래.”

     “레타르. 잘됐네. 여동생이 태어났잖아.”

     “아, 으응! 추, 축하드려요! 아버지!”

     “…으음.”

     레타르가 꾸벅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자, 아버지가 은은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누아르. 너는 좀 아깝겠다?”

     “혀, 형?”

     “남동생을 원했잖아.”

     “그, 그건…!”

     

     아버지를 슬쩍 바라봤다.

     아버지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제 다섯째는 남동생이면 되는 거죠, 아버지?”

     “…그레이, 너?”

     “어머니께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누아르가 남동생을 하나 원한다고.”

     내 말에, 곧 누아르를 노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 아버지. 그게, 제가 넷째가 여자인 게 싫다는 게 아니라, 그, 그게….”

     “…….”

     누아르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야, 모두. 축하의 박수를.”

     “……..”

     “왕도에서 이 소식을 들으면 모두가 찬사를 보낼 겁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구나!”

     

     만일 들었다면, 아버지의 시선이 자신이 아니라 나에게 빤히 박혀있었다는 걸 알았을 텐데.

     “여전히 건강하고, 영원히 굳건할 지브롤터 백작 부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짝짝짝.

     아버지가 나를 어떻게 보든, 이는 진심이다.

     넷째의 탄생은, 곧 역사가 바뀌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니까.

     “저택이 불탈 만큼, 뜨겁게 사랑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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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The Genius Villain of a Traitorous Family

매국명가 간신천재
Score 7
Status: Ongoing Type: Author: ,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eldest son of a lord notorious for treason returns to the past. ‘A person adept at selling a country once can do it well again.’ However, in this life, ‘I will rise as the king of traitors.’ Beyond a directionless kingdom or a betraying empire, ‘Join me in this revolution.’ All for the sake of my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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