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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

   「너 말이야 그렇게 맨날 훔쳐 먹으면 아슬란이 뭐라 안 하냐?」

     

   창공의 세대에서 크라슈가 한참 활동하던 무렵.

   크라슈는 아슬란의 시종 리리나가 아슬란에게 배달한다던 음식 바구니에서 빵을 빼먹고 있는 걸 발견하곤 황당한 듯 물었다.

     

   창공의 세대에서도 손에 꼽힐 수준의 실력자인 아슬란이다.

   염왕의 유일한 손자이기까지 한 그는 과거에는 몰라도 지금은 아벨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강의 화염 마도사였다.

     

   그런 그의 시종인 리리나가 반쯤 감긴 눈으로 매번 저런 짓을 하고 있으니 황당해서 물었다.

     

   「네, 알고 계셔도 안 혼내셔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빵을 꿀꺽 삼켰다.

     

   「아슬란 님은 빵을 안 드시거든요. 그래서 그냥 제가 특별히 먹어드리고 있어요.」

     

   그런 것치고는 늘 빵을 열심히 먹는 그녀였다.

     

   「너 그러다 살찐다.」

   「무슨 소리예요. 제가 얼마나 열심히 관리하는데요. 직접 보여 드려요? 정말 화가 나네요.」

   「아슬란은 대체 널 왜 시종으로 남겨두는 거냐…….」

     

   아슬란의 시종인 리리나와 크라슈는 나름대로 꽤 친했다.

   아슬란도 창공의 세대다.

   그 또한 매번 세계 침식에 가야 하니 저주에 당하는 일이 종종 있었고, 그때마다 크라슈에게 신세를 졌다.

     

   그러니 그의 시종인 리리나와 종종 이렇게 사담을 나누곤 했기에 서로 나름의 농담도 던지는 사이였다.

     

   「그야, 아슬란 님을 유일하게 챙겨주는 예쁜 시녀니까요. 외모 빨이죠.」

   「아슬란이 뭐가 부족해서 시녀를 외모로 뽑아 두냐.」

   「저, 인기 많아요? 길가면 늘 차 한잔하자면서 신사분들이 막 꼬드긴다니까요?」

     

   크라슈는 물끄러미 그녀를 볼 뿐이었다.

     

   「뭐요. 불만 있어요?」

   「아니.」

     

   본인이 그렇다고 하니 크라슈는 그냥 그렇다고 넘어가 주었다.

     

   「저한테만 늘 무례하시네요. 사실 크라슈 님은 저한테 관심 있으신 건가요. 곤란해요. 거절할게요. 저는 아슬란 님밖에 없어요.」

   「고맙다.」

     

   리리나는 그렇게 말하곤 바구니를 챙겨 들었다.

     

   「다른 건 영 아니시지만, 아슬란 님과 종종 대화해 주셔서 고마워요. 아슬란 님도 크라슈 님이랑 대화할 때는 조금 편안해 보이시니까요.」

   「……정상적으로 대화하는 놈이 그놈밖에 없어서야.」

     

   리리나는 입을 가리고 ‘호호.’하고 웃음을 흘렸다.

     

   「그런 셈 치죠.」

     

   눈은 웃지 않고 있는 주제에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언젠가는 크라슈 님이 저주를 훔쳐주시는 것처럼, 아슬란 님의 속내도 속 시원하게 빼내 주실 거라 믿어요.」

     

   염제라 불리고 있음에도 아슬란은 늘 세상에 초연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 얼굴을 몇 번이고 봐온 크라슈는 혀를 찼다.

     

   「……그 녀석 이제 며칠 남았냐.」

   「291일이요.」

     

   그 숫자를 내뱉은 리리나는 고개를 숙인 뒤 떠나갔다.

   크라슈는 291일이라는 숫자를 곱씹었다.

     

   왜냐하면 그 숫자가 바로 아슬란의 남은 수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크라슈는 지금 빵을 다 입에 밀어 넣은 현재의 리리나를 보고 있었다.

   

   

   

   

     

   ‘……저 녀석은 이때부터 하나도 안 늙는 건가?’

     

   크라슈는 이맘때 리리나를 본 적 없었다.

   크라슈가 아슬란과 면식을 쌓게 된 것도 창공의 세대에 들어가고 나서니까.

     

   아슬란은 애초에 라헬른 아카데미에 오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리리나는 신기하게도 그때도 그렇고, 이맘때도 그렇고 얼굴이 변함이 없었다.

     

   이쯤 되면 무서울 지경이다.

   더불어 괜히 옛날 생각이나 기분이 묘해졌다.

     

   “수프와 식전 빵입니다.”

     

   그러는 순간 점원이 수프와 빵을 내왔다.

   그사이 리리나는 빵을 마저 다 먹고, 바구니를 든 채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크라슈는 탁자 옆에 있는 창문을 툭하니 두드렸다.

   그러자 밖에서 푸드덕 소리와 함께 무언가 날아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잘 쫓아가 주겠지.’

     

   크라슈는 수프와 빵을 돌아보았다.

   마침, 크라슈도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일단 식사부터.’

     

   어차피 리리나와 아슬란이 사라질 일은 없으니 말이다.

   그러다 크라슈는 문뜩 떠오른 게 있어 비앙카를 돌아보았다.

     

   “비앙카, 너 머리 묶어야 하지 않냐.”

     

   비앙카는 숟가락을 들다가 자기 머리카락을 힐끗 보았다.

   그러곤 숟가락을 입에 문 채 자기 뒷머리를 살짝 매만져 보았다.

     

   크라슈 말대로 확실히 머리카락은 꽤 길어져 있었다.

   청송관에 온 이후 머리카락을 다듬기는 할지언정 길이를 자르지 않았다.

   그러니 처음보다 머리카락이 꽤 길어져 있었다.

     

   저 정도 길이면 입에 들어가기 딱 좋다.

   실제로 비앙카는 식사하기 전에 늘 머리를 묶었다.

   그녀 담당 시녀인 엘리가 늘 머리를 묶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엘리가 없다.

     

   “그럼 묶어주세요.”

     

   그러자 비앙카는 몸을 돌리며 주머니에서 머리 끈을 건넸다.

   순간 어이없는 표정이 된 크라슈였다.

     

   “수프 식어요.”

     

   그러자 비앙카가 뒤를 살짝 돌아본 채 크라슈를 재촉했다.

     

   “너 뜨거운 거 못 먹잖아.”

     

   크라슈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에게 머리 끈을 받아 그녀의 뒷머리를 모았다.

   머리를 세게 당기면 아플 테니 살짝씩 당겨 모은 크라슈는 능숙하게 그녀의 머리를 묶어 올렸다.

     

   자기 머리가 잘 묶어 올려진 것을 확인한 비앙카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잘하시네요.”

   “예전에 배웠거든.”

     

   그것도 꽤 혼나면서 말이다.

   크라슈는 머리를 묶은 손을 잠시 힐끗 보았다.

     

   이제는 옛 기억이다.

   식사나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크라슈는 대신 수저를 들었다.

     

   식사는 그럭저럭 만족스러웠다.

   싼값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인 가게다.

     

   그렇다 보니 가게 안은 전부 평민이었다.

   다행히 비앙카도 평민 음식이건 말건 신경 쓰지 않고 잘 먹었다.

     

   원래 선호하는 것은 있어도 싫어하는 것은 딱히 없는 비앙카라 그런 모양이었다.

   식사를 마친 크라슈는 비앙카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때마침 하늘이 적당히 저물고 있었다.

   저녁 직전에 먹은 식사였으니 당연했다.

     

   푸드덕!

     

   그러는 순간 크라슈의 귀에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크라슈가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까마귀 한 마리가 내려오고 있었다.

     

   그 까마귀는 다름 아닌 크림슨가든이었다.

     

   “크림.”

     

   비앙카는 크라슈의 어깨에 앉은 크림슨가든을 자연스럽게 매만졌다.

   그런 비앙카의 손길이 싫지 않은지 크림슨가든은 그녀에게 털을 내주며 크라슈를 보았다.

     

   “쫓아가 봤냐.”

   [ 그래, 잘 쫓아가 봤지. 네 말대로더구나. ]

     

   크라슈의 질문에 크림슨가든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향한 방향에는 거대하게 세워진 마탑 너머 한 저택이 있었다.

     

   [ 지금 저택이 난리가 났다. ]

     

   그 말을 듣고, 크라슈는 역시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난리 난 이유는 역시.”

   [ 그래, 염왕의 손자가 또 자살 기도를 벌였다. 덕분에 저택이 뒤집혔지. ]

     

   염왕의 손자의 자살 기도.

   그런 자살 기도를 벌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크라슈가 무척이나 잘 아는 인물.

     

   염제 아슬란 이그리트였다.

     

     

   * * *

     

     

   마법 도시 할그람에서 가장 유명한 저택이라 하면 어디인가.

   그곳은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할 것이다.

     

   그건 다름 아닌 염왕이 거주하는 저택, 이그리트 저택이라고 말이다.

   그런 이그리트 저택은 지금 한창 소란이 일어나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염왕의 손자에게 있었다.

     

   “이번에는 목을 매셨대.”

   “저번 주에는 독약이었다면서. 정말 어쩌려고 그러시는 걸까.”

     

   청소하던 시녀들의 쑥덕거림이 이어졌다.

   그들의 주 이야기는 다름 아닌 아슬란 이그리트의 자살 기도에 관한 이야기였다.

     

   염왕의 유일한 손자인 아슬란은 후에 이그리트를 이어받아야 할 장남이었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월음지체라는 체질 탓에 이그리트 가가 대대로 사용하던 화염 마법을 익힐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심성이 못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월음지체에 의해 낮에는 거의 자고, 밤에 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그는 점잖았고, 마법에도 나름대로 열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비록 이그리트가 자랑하는 화염 마법은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마법 공부는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을 기점으로 그는 미쳐 버리고 말았다.

     

   누군가 말하기를 세계 침식자의 주술에 당해 미쳐버렸다고 하던데.

   정확한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슬란 님 이야기를 그렇게 뒤에서 하시면 시녀장 님이 혼내실 거예요.”

     

   그러는 순간 두 사람은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그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아슬란의 직속 시녀인 리리나였기 때문이다.

     

   “리, 리리나.”

   “우린 아무 이야기도 안 했어!”

     

   그녀 둘이 줄행랑을 치자 리리나는 바구니를 든 채로 혀를 찼다.

   가문의 시녀라는 사람들이 저렇게 입이 가벼워서야.

     

   리리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곤 걸음을 옮겼다.

   그러곤 얼마 후 한 방문 앞에 도착했다.

     

   그 순간 그녀가 문을 열기 전 안쪽에서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제정신…니!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데! 자살을 하려 해?! 대체 왜…!”

     

   리리나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아슬란의 어머니이자 부가주인 염주 애가사 이그리트였으니까.

     

   문틈으로 들려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명백히 호통치고 있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녀가 아슬란에게 아무리 소리쳐도 아슬란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자 결국 씩씩거리는 소리를 낸 그녀가 문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리리나가 얼른 뒤로 걸음을 빼자 덜컥하니 문이 열렸다.

   붉은색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걸어 나온 중년 여성은 리리나를 힐끗 보았다.

     

   “들었느냐.”

     

   그녀의 얼굴에 깃든 냉혹함은 리리나조차 움찔거릴 정도였다.

     

   “아뇨. 못 들었습니다.”

     

   설령 들었다 하여도 듣지 않았다고 하는 게 상책이다.

   그러니 리리나가 대답하자 그녀는 리리나를 한 번 노려보다가 몸을 돌려 가버렸다.

     

   리리나는 그런 그녀가 떠나가자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안에서는 비릿한 약의 향기와 함께 암막이 쳐진 커튼이 보였다.

     

   방문을 닫은 리리나는 바구니를 든 채 다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녀의 눈에 한 남성이 비추었다.

     

   마른 몸과 축 처진 붉은색의 긴 머리카락.

   눈 아래 짙게 자리 잡은 눈그늘까지.

     

   그는 다름 아닌 아슬란 이그리트였다.

   그런 그의 목에는 붉은 줄 자국과 풀어진 붕대가 보였다.

     

   그 자국은 그가 자살 기도를 위해 목을 맨 탓에 생긴 것이었다.

     

   “……차라리 제가 있으실 때 그러시지, 그랬어요.”

     

   리리나가 혼잣말을 내뱉자 뒤늦게 아슬란의 눈꺼풀이 천천히 떠졌다.

   그는 리리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곧 힘없이 웃었다.

     

   아까 전 애가사에게 호통이란 호통은 다 들었음에도 무척이나 초연해 보였다.

     

   “리리나.”

   “네, 아슬란 님의 전속 시녀 리리나예요. 시장하시죠. 식사 준비할게요.”

     

   그녀는 아슬란의 목을 보고도 별말 하지 않고, 탁자에다가 음식을 세팅했다.

   그건 다름 아닌 조금 전 가게에서 챙겨온 음식들이었다.

     

   보온 마법이 걸린 바구니인 만큼 음식들은 식지 않은 채 그대로였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아슬란이 그런 음식들 앞에 다가왔다.

     

   그는 의자를 빼어 앉고는 음식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곤 리리나가 세팅해준 수저를 들고는 수프를 한 모금 먹었다.

     

   “……그 가게구나.”

   “아슬란 님은 이 가게가 아니면 식사를 전혀 안 하시니까요. 리리나가 매일 열심히 다녀오고 있답니다. 그러니 오늘은 꼭 다 드셔 주세요.”

   “노력할게.”

     

   하지만 노력한다는 말에 비해 아슬란의 수저는 너무 힘이 없었다.

     

   그렇게 몇 분 후.

   거의 한입씩 정도만 비워진 음식과 함께 아슬란이 수저를 내렸다.

     

   그것을 본 리리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먹은 음식들을 치웠다.

   아슬란은 그 뒤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워 버렸다.

     

   “아슬란 님, 식사하시고 바로 누우시면 몸에 안 좋아요.”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만 가봐.”

     

   아슬란은 그렇게 말하며 이불을 뒤집어쓸 뿐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리리나는 모든 음식을 치우곤 탁자를 깨끗이 닦은 뒤 밖으로 나왔다.

     

   반쯤 감긴 그녀의 눈은 닫힌 아슬란의 방문을 물끄러미 보았다.

     

   두 달 전.

   밝은 얼굴을 보이던 아슬란은 이제 더 이상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 죽기를 바라는 그만이 있을 뿐.

   리리나는 들고 있는 바구니를 꽈악 쥐었다.

     

   어떻게 해야 도련님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을까.

   아슬란은 전속 시녀의 그녀는 아슬란이 바뀐 이유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자였다.

     

   ‘누군가.’

     

   그를 되돌려 줄 이는 없는 걸까.

   자신의 힘으로서는 부족함을 아는 리리나는 기다랗게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그러던 그녀의 눈에 창문에 앉은 까마귀가 들어왔다.

   창문에 앉은 까마귀는 왜인지 리리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본 그녀는 고개를 기울이곤 창문 쪽으로 다가갔다.

   그러곤 슬쩍 창문을 열어 보자 까마귀는 신기하게도 도망치지 않고, 그 창틀에 계속 앉아 있었다.

     

   “신기한 아이네.”

     

   리리나는 바구니를 돌아보았다.

   어차피 버리게 될 음식이다.

     

   그녀가 바구니에서 남은 고기 하나를 꺼내자 까마귀는 고기를 입에 물고는 날아가 버렸다.

   역시 음식을 노리고 왔던 모양이다.

     

   “똑똑한 아이였네.”

     

   그리고 그 뒤, 그녀와 까마귀와의 기묘한 만남이 계속되었다.

   까마귀는 그날 이후 그녀를 밥 주는 사람이라 생각했는지 리리나가 아슬란의 남은 밥을 정리하고 나올 때면 늘 나타났다.

     

   그때마다 까마귀는 고기 조각이나 남은 음식 자투리를 받아 날아갔다.

   그것이 며칠 반복되자 어느새 리리나는 일상이 되었다.

     

   오늘도 아슬란의 밥을 정리하고 나온 그녀는 창문에 앉은 까마귀를 보았다.

     

   “까미, 안녕, 오늘도 왔네.”

     

   어느샌가 까마귀에게 이름을 지어준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까마귀에게 다가왔다.

   이제는 자신이 만져도 날아가지 않는 까마귀를 보고, 리리나는 조금 치유 받는 기분을 느꼈다.

     

   “치유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닌데 말이야.”

     

   혹시 까미를 보여주면 아슬란도 조금은 즐거워하지 않을까.

   그녀가 그리 생각한 순간이었다.

     

   갑자기 까미가 날개를 펴서 날더니 창문 아래쪽에 앉았다.

   리리나는 의아함을 품은 채 창문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까미? 오늘은 밥 안 먹어?”

     

   그런 리리나를 힐끗 본 까미는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리리나는 마치 따라오라는 것 같아 창문을 타고 넘어 밖으로 나왔다.

     

   신기하게도 까미는 정말로 날지 않고, 리리나를 어딘가로 안내했다.

   어느새 저택 밖을 나온 리리나는 어느 한 공원에 도착했다.

     

   종종 지나치던 공원은 리리나도 알던 곳이었다.

   그런 공원을 얼마간 지났을까, 갑자기 까미가 푸드덕하고 날았다.

     

   리리나가 까미를 따라 고개를 든 순간 까미는 어느 한 사람의 어깨에 앉아 있었다.

   검은색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 아직은 앳돼 보이는 얼굴은 날카로운 눈매가 도드라져 보였다.

   거기에 이제 막 성장기에 돌입한 듯한 키는 소년의 나이가 십 대 중반임을 알려주었다.

     

   그런 소년의 어깨 위에 앉은 까미는 그와 무척이나 친해 보였다.

     

   “누구신가요?”

     

   그리고 소년이 그녀를 보고 의아하게 물었다.

   무척이나 순진무구한 얼굴로 말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순?진?

※NTR 아닙니다.

[ 트위치에서 삽화 작업을 방송하고 있습니다~ ]
!!놀러 오실 분들은 트위치에 ‘무화꽃란’ 을 입력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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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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