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발사 시에 자동으로 장전 되는 화기에 관심 있니?”
“…리볼버 같은…”
브라운에 말에 답하던 후임이 입을 다물었다.
‘리볼버랑은 다른 방식인가.’
발사 시에 장전되는 화기라고 했다.
리볼버는 해머가 젖혀질 때, 실린더가 돌아가며 차탄이 올라오는 방식이다.
“그거랑은 다르지.”
브라운은 그 점을 짚으며 말을 이어갔다.
“탄알이 격발될 때, 총기의 기관부가 자동으로 차탄을 장전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는 거야. 그렇다면 과연, 이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브라운의 질문에, 후임은 고민을 이어갔다.
“반동을 활용한다면 구현할 수 있을까요?”
후임의 답에, 브라운이 이어 말했다.
“그렇지.”
다만, 반동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민할 게 있다.
격발과 동시에, 노리쇠가 후퇴 된다면.
“가스가 탄알을 온전히 밀어내지 못하고 유출될 수도 있고, 이에 사수가 부상을 입을 수도 있겠지.”
“그럼 이를 보완할 방법은…”
브라운이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하자, 후임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는 브라운의 태도는 느긋했다.
전생의 기억이 있으니, 어떤 식으로 보완할 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반동 작동식을 활용하면 될 일이다.
격발 이후, 총열과 노리쇠가 함께 후퇴하는 방식.
총열과 노리쇠가 분리되는 시점에 따라, 롱 리코일 방식과, 쇼트 리코일 방식으로 나뉜다.
롱 리코일은 강한 반동과 낮은 명중률, 내구성으로 얼마 못 가 사장된 기술이지만, 쇼트 리코일 방식은.
‘초기의 기관총에서도 활용 된 방식이지.’
맥심 기관총, 누군가의 전기톱 등.
가스작동식이 대세가 되며 권총을 제외한 대부분의 화기에서는 이 방식을 찾아볼 수 없게 되지만.
지금 당장에는 여전히 쓸만 한 방식이다.
생각을 이어가던 브라운에게, 후임이 답했다.
“노리쇠와 총열이 같이 움직인다면…”
“오.”
‘천재인가?’
스미스 워랜.
이 시대의 평범한 일반인.
물론, 고등 교육을 받은 인재이다.
전생의 기억이 있는 브라운과 다르게, 그는 총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다.
지금까지 무기 연구소에서 개발하거나, 개발 중인 무기들에 대한 정보를 제외하면.
그럼에도 반동 작동식의 기본 원리에 대해 생각해 냈다.
브라운은 그에게 또 감탄했다.
“하하. 워렌. 혹시 많이 바빠?”
“…안바쁩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 볼까? 그렇다면 노리쇠와 총열이 분리되는 시점은…”
“오..오호…”
브라운은 후임에게 반동 작동식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다만 강한 반동과 낮은 내구성, 그리고 명중률까지. 단순한 구조이지만, 단점또한…”
“으음…그렇다면…중간에 노리쇠가 총열과…”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
“하하. 참.”
후임에게 설명을 할 때마다, 찰떡같이 이를 알아들었다.
“그렇다면…이를 활용해서 연달아 탄알을 격발 할 수도 있겠군요.”
“그렇…지.”
다만, 이어지는 후임의 말에 사고가 정지했다.
자동화기.
화기의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식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한 가지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다.
‘납탄의 문제를 해결 해야 되겠는데.’
납탄의 재료인 납은, 구하기 쉽고 무른 성질로 총열의 강선을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사격 할 때마다 총열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격발을 반복 할 수록, 총열 내부의 강선 사이에 납이 눌러붙어 결국 활강총열과 다를 바 없어 진다.
단발로 쏴도 골치 아픈데, 연발로 쏜 다면 어떻게 될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두를 코팅해야 했다.
구리와 같은 금속으로.
‘언제 쯤 해결 될려나.’
브라운은 금속 탄알의 생산과 함께, 이를 의뢰했었다.
지금쯤 기술자들이 탄두를 코팅 해 생산할 방법을 찾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뭐. 언젠가는 되겠지.’
쇼트 리코일 방식을 연구 한다면, 기관총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가스 작동식을 연구 하게 되면, 더욱 발전된 형태의 총기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라운은 우선 쇼트 리코일 방식에 집중 할 생각이다.
그리고…
“…연발로 발사할 수 있는 화기는 지금도 만들 수 있는데, 관심 있니?”
“…예!”
우선 기관총을 선보일 생각이다.
브라운이 원래 그에게 말하려던 것은 이것이었다.
손잡이를 돌리면, 총열이 회전하며 탄알을 퍼붓는 게틀링 기관총.
당장에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마수들을 갈아버리는 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 할 것이다.
“오…이건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군요. 손잡이를 돌려서 탄을 쏟아붇는 화기라…”
“그치?”
“제가 설계 해 봐도 되겠습니까?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그래. 그럼.”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여 감사인사를 하며 자리로 돌아가는 후임.
브라운은 후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후임이 성장한 미래가 기대됐다.
“쯧, 또 그 표정이군.”
브라운의 표정을 본 맥콜슨이 표정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왜. 내 표정이 어때서.”
“나한테 뭘 맡길 때마다 짓는 표정이야. 나는 이걸 자네가 일을 짬 때릴 때 나오는 추악스러운 표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네.”
“지랄.”
“…”
브라운은 맥콜슨의 음해를 가볍게 무시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다시금 일을 시작하려 했을 때, 다른 후임이 와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저…브라운씨? 손님이 찾아 오셨습니다.”
***
메건 록펠러.
연금술 연구소의 연구원.
직위는 연구관.
우연히 맡게 된 석유 연구.
그때부터 그의 연구원 생활은 꼬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지부진한 성과.
줄어드는 지원과 인원들.
사고로 인해 입은 오른팔의 화상 자국.
뿐만 아니라 동료 연구원들의 비웃음까지.
다만, 그는 꾸준히 연구를 지속 해 나갔다.
조금만 더 하면 성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다만, 연구자금은 계속 줄어들었고, 이윽고 끊어졌다.
포기하려던 그에게 지원의 손길을 내미는 이가 있었다.
존 브라운.
무기 연구소의 연구원.
직위는 연구사.
다만, 그의 연구 자료들은 제국에 또다른 발전을 가져다 줬다.
왜 연구관으로 진급되지 않는 지 궁금할 지경.
다만, 어느정도 추측 되는 것은 있었다.
경력이 지나치게 부족하다.
연구사가 된 지는 이제 2년이 넘었을 것이다.
연구관으로 진급하기엔 햇수가 모자라다.
아무튼, 그의 도움을 받아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드디어…”
지원을 받아 연구를 재개한 뒤, 성과가 나왔다.
증류를 통해 석유를 성질별로 분리할 수 있게 됐다.
크게 세 가지로.
다만, 록펠러는 연구를 계속 이어나갔다.
조금 더 세분화 하여 증류하기 위해.
“됐다…”
증류해서 나오는 물질들은 여섯 가지.
초반에 나오는 가스까지 포함하면 일곱 가지로 증류할 수 있었다.
“축하해요. 드디어 연구의 결실을 맺네요.”
옆에서 그를 보조하던 연구원.
메리 클레인. 직급은 연구사인 그녀가 축하 인사를 건냈다.
“자네 도움도 무시할 순 없겠지. 고맙네.”
“뭘요. 연구관 님이 제일 고생하셨는걸요.”
그동안 연구를 진행하며 겪은 일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쉽지 않았지…’
그래도, 마침내 성공했다.
이에 그는 작게 전율했다.
“아 참, 내 잠시 나갔다 오겠네.”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알릴 이가 떠올랐다.
첫 증류에 성공했을 때는, 서면으로 이를 알렸지만.
오늘은 직접 만나서 말할 생각이다.
“넵, 저는 마저 보고서를…”
연금술 연구소를 뒤로 한 그는, 곧바로 무기 연구소로 찾아갔다.
그리고.
“아. 오랜만입니다. 록펠러씨.”
“성공 했습니다!”
“…! 우선 안으로 들어오시죠.”
무기 연구소의 응접실로 향한 둘.
그는, 브라운에게 연구 결과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덕분에 연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그것보다 성공적으로 이를 해결 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네요.”
“하하. 그리고, 석유에서 뽑아낸 물질은 총 일곱가지로…”
그의 설명을 들으며, 브라운은 생각했다.
‘이제 내연기관을…’
자동차, 비행기.
전차, 전투기 등.
뿐만 아니라 석유에서 뽑아낸 물질들로 만들 수 있는 것들까지.
다만, 앞으로는 내연기관에 집중해야 될 것 같다.
물론 브라운은 내연기관의 설계는 잘 모른다.
다만, 기본적인 원리와 구조는 알고 있다.
록펠러가 돌아가고 난 뒤, 브라운은 종이를 꺼내 뭔가를 그렸다.
내연기관의 기본적인 구조와 원리를 작성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
삐딱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맥콜슨.
“쩝. 다른 사람을 찾…”
“잠깐. 부탁하려는게 있는 것 아니었나.”
돌아가려는 그를, 맥콜슨이 잡는다.
“뭐. 바빠 보이는데.”
“…안 바쁘네. 그래서 용건이 뭔가.”
“우선, 석유 연구가 결실을 맺었어.”
“…아.”
“그리고, 이를 동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계에 대해 고민을 해 봤는데.”
“흐음…”
설명을 듣던 맥콜슨이 질문했다.
“뭐. 어떤 원리인지는 알겠군. 자네는 이걸로 뭘 할 생각이지?”
“말 없는 마차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흐음…”
브라운의 말에, 맥콜슨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