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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0

        

       “가겠다.”

         

       위서련은 잔을 흔들며 생각했다. 잔을 흔들어 그 안에 있는 주사위 눈을 맞추는 도박은 다른 도박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

         

       그건 바로 잔을 흔드는 사람이 꼭 자신의 주사위 눈을 제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골패나 야바위는 자신의 잔 속 주사위의 위치나 골패의 순번을 모르는 순간 도박이 성립할 수 없지만 잔 속의 눈을 맞추는 주사위 도박은 설령 본인조차 눈을 알 수 없도록 잔을 마구 섞더라도 상대방 역시 눈을 알 수 없게 만들 수만 있다면야 감수할 만한 선택이다.

         

       선공권은 결국 상대에게 있으니 쉽게 섞다가 눈을 간파당하느니 서로 모르는 편이 낫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 호천안이 알 수 없도록 잔을 섞느냐는 것인데…’

         

       그냥 제어를 놓고 마구잡이로 흔든다?

         

       그런 조잡한 수로 호천안을 속일 수는 없다.

         

       도박은 대충 기감으로 상대의 경지를 파악할 수 있는 무공과 달리 판에 오르기 전부터 상대의 실력을 정확히 간파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세상에는 실력이 좋은 이보다 실력이 좋지 않은 이가 압도적으로 많은 법. 도박 경험이 많은 도박사들을 그만큼 하수들이 부리는 잔재주에 익숙해져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위서련은 이내 잔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었다.

         

       따다다닥!

         

       위서련의 잔이 움직이며 그 답을 내주었다.

         

       쓸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다 섞는다. 명백하게 눈의 제어를 넘어간 잡탕이지만 마구잡이로 흔드는 것과 주사위의 눈을 모른다는 결과는 같더라도 그 과정의 질이 다르다.

         

       탁!

         

       위서련이 잔을 내려놓았다. 잠시 고민하던 호천안은 7에 가전 하나를 걸었다.

         

       위서련 역시 6에 가전 하나를 걸었다.

         

       “열겠다.”

         

       그리 말하는 위서련의 말투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묻어났다. 호천안이 방금 전의 움직임까지 따라잡았다면 위서련의 입장에서는 도무지 호천안을 이길 길이 없었으니까.

         

       잔이 들어올려지고 드러난 주사위의 눈은…10이었다.

         

       위서련은 속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할 수 있다!

         

       승산이 얼마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공격과 방어에서 한 수 승리를 거두었으니 이기지는 못할지라도 승부가 성립은 하는 셈이었다.

         

       그런 생각을 떠올린 위서련은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새로이 다잡았다.

         

       이기지 못한다니? 그럼 뭣 하러 덤빈단 말인가.

         

       가능성이 적을지언정 그 적은 가능성을 움켜쥐기 위해 발버둥 쳐 보리라.

         

       “갑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위서련은 호천안의 잔놀림에 집중했다.

         

       *** ***

         

       뜬금없는 위서련의 도전.

         

       일행들은 두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고 둘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순배는 이미 스무 번은 돌아간 상황.

         

       놀랍게도 승기를 점하고 있는 쪽은 위서련이었다.

         

       현재 가전은 65개 대 35개.

         

       “소천마께서 은공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다니 놀랍습니다.”

         

       여일예의 평가에 도박에 완전히 문외한인 모용연화는 두 사람의 승부를 바라보며 물었다.

         

       “대협께서 도박에 통달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보았습니다만, 소천마께서 우위를 점하는 것조차 놀라울 정도의 수준이십니까?”

         

       모용연화의 물음에 여일예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사실 도박에는 그리 정통하지 않은지라 저 역시 승부의 향방을 예측할 안목은 없습니다. 그저…여태동안 은공이 보여 주신 모습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뿐이지요.”

         

       독고이설도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저 역시 같은 의견이에요. 대협께서는 쪼개진 주사위를 가지고도 승부에서 이기는 신기를 보여주셨거든요. 그런 호천안 대협께서 진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워요.”

         

       혁기린이 흑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흑묘 소저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군요. 흑묘 소저께서는 두 사람의 도박을 여러 번 지켜보지 않으셨습니까?”

         

       “그때의 위서련과 지금의 위서련은 아예 다른 사람일 정도로 발전했어요. 그렇지만 저는 선배가 이길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 생각하시는 연유가 궁금합니다.”

         

       모용연화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흑묘를 바라보았다. 사실 어느 대결이건 실력이 좋은 쪽이 승산이 높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흑묘의 어투에서는 그런 실력적 유불리가 아닌 호천안이 이길 수밖에 없다는 확신이 묻어나고 있었으니 모용연화는 호천안의 어떤 면이 흑묘에게 그런 확신을 주고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모용연화의 물음에 잠시 흑묘는 지금까지 관람했던 호천안의 도박판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선배는 제법 판을 길게 보거든요.”

         

       *** ***

         

       마흔 순배가 넘었다.

         

       호천안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던 위서련.

         

       그런 위서련은 조금씩 흐름이 호천안에게 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삼입니다.”

         

       “나는 육에 하나 걸지.”

         

       “받고 하나 더 걸겠습니다.”

         

       “받고 열겠다.”

         

       위서련은 잔을 들어올렸고 주사위의 눈은 3이었다.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둑이 무너지듯이 방어도 공격도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위서련은 호천안의 잔놀림을 간파하기 위해 눈을 부릅떴지만, 판을 시작할 때처럼 호천안의 기술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어째서일까.

         

       어떤 기술이 통하지 않는지, 통하지는지를 파악한 탓일까.

         

       위서련은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부정했다.

         

       기술을 파악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순배가 이어질수록 위서련 역시 호천안의 기술을 파악해가고 있었으니까.

         

       서로의 기술에 서로가 익숙해지고 있다면 위서련의 입장에서는 불리할 것이 없다. 아니 유리할 수밖에 없다.

         

       위서련과 호천안은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겨루었고 그 때문에 호천안은 위서련이 쓰는 기술의 근간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반면 위서련은 실력적 격차 때문에 호천안이 사용하는 기술의 요체를 간파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

         

       근래 당씨들과의 대결을 통해 급성장하여 이제는 어느 정도 호천안의 기술을 간파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게 되었으니, 호천안과의 대결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기술적 격차는 좁혀져야 정상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어째서 점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끈!

         

       호천안의 기술을 간파하면서 동시에 어째서 흐름이 기우는지 고민하던 위서련은 불현 듯 찾아온 두통에 그 답을 깨달았다.

         

       눈 한번 깜빡할 사이에 몇 번이나 움직이는 손짓을 잡아채기 위해 온 집중력을 끌어내는 것은 물론이요, 눈동자의 움직임 하나 놓치지 않고 집중한 판이 벌써 두 시진이 넘게 이어지고 있었으니 슬슬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탁.

         

       위서련은 잔을 내려놓은 호천안을 살폈다. 마흔 순배가 넘게 도박 승부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 시간으로 따지면 이미 두 시진은 족히 흘렀거늘.

         

       호천안은 마치 방금 한 순배를 마친 것만 같은 깔끔한 모습이었다.

         

       “셋에 하나 걸겠다.”

         

       “열둘에 하나 걸고 다시 하나 걸겠습니다.”

         

       “하나 받겠다.”

         

       위서련은 두 개의 가전을 걸었고 호천안이 연 잔의 주사위 눈은 12였다. 그 모습에 위서련은 확신을 가졌다.

         

       호천안은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고.

         

       그 사실을 자각한 위서련은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매 순배, 아니 호천안의 손짓 한번에 집중력이 뭉텅이로 날아가고 있거늘 호천안은 아무런 소모가 없단 말인가?

         

       그럴 리가 없다.

         

       호천안도 소모는 되고 있을 것이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있을 뿐.

         

       위서련은 판을 살폈다.

         

       보유한 가전은 68개. 흐름이 넘어가기 시작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판돈은 우위에 있다.

         

       이대로 간다면 점차 판돈을 빼앗기게 된다. 그러니 판돈에 여유가 있을 때 가전을 뭉텅이로 걸어서 승부를 보아야 하나.

         

       위서련은 천천히 잔을 돌리며 판세를 완전히 굳힐 한방을 궁리했다.

         

       스무 개. 아니 열 개라도 호천안의 가전을 끌어낼 수 있다면 승부의 쐐기를 박을 수 있을 터.

         

       그러니 호천한을 큰 판에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거기까지 생각하던 위서련의 잔이 우뚝 멈추었다.

         

       위서련은 자신도 모르게 호천안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잔을 흔들던 위서련이 손을 멈춘 상황이었지만 호천안의 얼굴에 떠올라 있는 감정은 의아함이나 걱정이 아닌 담담함이었으니.

         

       [그래도 주사위 굴리기가 저에게 가장 유리한 종목이거든요.]

         

       위서련의 머릿속에는 호천안이 잔 속 주사위 맞추기를 택하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런 의미였나…!’

         

       위서련은 그제야 큰 판이 성립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 현재의 도박 종목은 잔 속의 주사위를 맞추는 것이었으니까.

         

       판돈을 거는 권한이 온전히 잔을 쥔 반대 사람에게 있는 구조의 야바위.

         

       반대로 변수가 너무 많아서 판단 실수로 인해 큰돈을 잃거나 허장성세에 당할 가능성이 골패.

         

       이 두 도박과 달리 잔 속의 주사위를 맞추는 도박은 쌍방의 의사가 합치하지 않는 이상 결코 큰 판으로 나아갈 수 없다.

         

       상대방이 잔을 섞었을 때, 그 수를 간파하지 못했다면 최소한의 판돈만 걸고 죽으면 그만이다.

         

       내가 잔을 섞었을 때, 내가 낸 수를 상대방이 맞추었다면 역시 죽으면 그만이다.

         

       이 과정에서 잔을 섞을 때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도박에 반드시 따라붙는 ‘운’이라는 이름의 변수는 없다.

         

       그러니.

         

       판돈의 우위가 사라지기 전, 승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애초에 없었던 셈이었다.

         

       위서련은 그 사실을 깨닫고 한탄했다.

         

       “승부는 시작하기도 전에 갈려 있었나.”

         

       위서련의 물음에 호천안은 여전히 감정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박은 판에 앉는 순간 돌이킬 수 없으니까요.”

         

       “…그렇군.”

         

       위서련은 생각했다.

         

       너무 성급했고 또한 미숙했다고.

         

       판 안에 들어서만 최선을 다할 각오를 했을 뿐, 판에 앉기 전에도 판의 승패를 결정할 요소는 차고 넘쳤음에도 그 모든 요소를 버리고 말았다.

         

       “8에 하나 걸겠습니다.”

         

       “받고 4에 걸지.”

         

       흐름은 호천안에게 넘어갔고, 위서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분전했으나 집중력도 판돈의 우위도 모두 놓친 상황에서 위서련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으니.

         

       “졌다.”

         

       두 사람의 승부는 호천안의 승리로 끝이 났다.

         

       *** ***

         

       길고 긴 도박이 끝났다.

         

       “두 사람 다 수고했어요.”

         

       “소천마께서 그리 실력이 느셨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대체 얼마나 도박을 한 것일까. 세 시진? 네 시진? 이미 점심 때를 훌쩍 넘겼으니 길게도 한 셈이었다.

         

       드디어 가려진 승패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길게 한숨을 내쉬고 있자니 위서련이 주사위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승부에 대한 미련이 뚝뚝 흘러넘치는 모습.

       음.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참 위서련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내가 아는 위서련은 패배조차도 내일을 향해 나아갈 연료를 얻었다며 기뻐할 사람이었으니까.

         

       그만큼 이번 승부에 아쉬움이 남았다는 뜻일까.

         

       흑묘 역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위서련을 향해 입을 열었다.

         

       “너무 상심하지 마요. 지금도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흑묘의 위로에 위서련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너무 조급했군.”

         

       “뭐가 말인가요?”

         

       “당소열은 나를 보며 이대로만 하라고 말했지. 날 보며 기뻐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초조해졌다.”

         

       그래서 갑자기 승부를 제안했던 것일까.

         

       “딱히 나 자신은 그런 대견함을 받을 정도로 발전한 것 같지 않았는데…이미 만족했다는 듯이 떠나버리는 뒷모습을 보니 지금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랬군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은 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십 대에 현경과 맞먹는 무의 이치를 쌓아올린 위서련은 높이 올라간 만큼 누구나 경험해 볼 만한 당연한 것들을 경험하지 못했다.

         

       불현듯 받아든 기대감이라던가.

         

       혹은 친구의 신뢰 같은 것 말이다.

         

       지금처럼만 해라.

         

       당소열이 건네었던 그 말은 분명 지금처럼 즐기면서 천천히 세상에 익숙해지라는 말이었을 테지만 위서련은 그 기대에 부응해서 더욱더 빠르게 도박 실력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뭐, 기대를 받으면 왕왕 조급해지고 마는 것이 사람 아니겠는가.

         

       “그리 앞뒤 가리지 않고 서둘렀으니 이미 졌는지도 모르고 열을 올려버렸으니 꼴이 우습게 되었구나.”

         

       위서련도 그런 조급함에 사로잡힌 모양이다.

         

       “좀 이상한 말이로군요.”

         

       “음?”

         

       “스승님은 딱히 도박 상대도 아니었지 않습니까. 도박 실력이 늘어났다고 스승이 기뻐할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내 말에 위서련의 눈이 살짝 커졌다.

         

       “스승은 그저 본인이 깔아준 판에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냥 지금처럼 계속해서 도박을 즐긴다면 족할 일이 아니겠습니까.”

         

       일행들에게 시선으로 동의를 구하자 모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들의 끄덕임에 위서련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군.”

         

       대답을 구하는 말일지도 모르나 나는 대답 없이 한참전에 미지근하게 식은 차를 홀짝였다. 이미 위서련의 얼굴에는 자신감 넘치는 불길한 미소가 되돌아와 있었으니 딱히 내 답이 필요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도박이 하고 싶어졌다.”

         

       “…또요?”

         

       흑묘가 기가 막히다는 듯이 되물었으나 의욕이 재충전된 위서련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당가의 도박장에 가겠다. 오늘은 좀 늦게 돌아올 것 같군!”

         

       그 말만을 남기고는 힘찬 걸음으로 도박장으로 떠나버리는 위서련.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와 일행은 그냥 피식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위서련이 품은 도박에 대한 열정을 끊이는 일 없이 계속해서 타오를 것 같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너무 오래 쉬어버리고 말았네요.

    *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 주셨네요.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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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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