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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24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것만 같은 독특한 생김새의 두 명이 길다란 웨펀케이스를 들고 밖으로 나간 순간, 드론캠은 해당 인원을 비춘다. 그리고 로렌티나 – 나는 진즉 캐비닛 내에서 대기 중인 저격소총의 순서를 전부 외워놓았다. 요컨대 막내 팀이 뭘 들고갔는지 안단 소리.

        

        강당 내부는 일정 상한선을 넘지 않는 작은 웅성거림만이 울려퍼졌고, 대개의 인원들은 사전에 지급했던 단말기를 통해 바쁘게 의사 교환을 하고 있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이 자리에 모인 친구들이 얼마나 짱구를 굴려대는지를 알 것도 같았다.

        

        저 둘이 들고간 총기의 정체가 이 자리에서 선공개되는 순간 누군가는 입가에 미소가 걸렸고, 일부는 뭐라도 씹은 것마냥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SVDM.

        

        러시아의 반자동 저격소총이자, 한때 미국에 발을 디딘 러시아군 시체와 함께 수만 정씩 굴러다녔던 총기였다.

        

        

        

       “…총기 목록을 모르는 이상 저걸 꽝이라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한다고 해야만 할지를 모르겠는데.”

        

       “그냥저냥 무난하지 않나? 아니면 어려운 축인가?”

        

        

        

        어렵지만, 동시에 그리 어렵지 않은 축에 속했다.

        

        공기를 타고 흘러온 갈 곳 잃은 질문에 소리없이 자답했다. 그럼에도 난이도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은 이유는 SVD 계열 총기가 동구권의 저격소총 중에서 가장 메이저했기 때문이었다.

        

        아마 ‘타 군의 총기’라는 명목으로, 혹은 ‘적성국 총기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이 총기를 한 번이라도 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 그러나 그럼에도 조금 어렵겠지-라고 말한 이유는 해당 총이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과 비슷하게 생겼음에도 내부구조가 닮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것과는 별개로 탄환이 떨어지면 적 총기라도 주워서 써야 했던 다른 세계의 뉴욕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면, 아마 막내와 로건은 이 자리에 앉아있는 자슬론 친구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저 총을 많이 쏴보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시종일관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있었을까, 옆에 있던 통제관 중 한 명이 인컴으로 슬그머니 물었다.

        

        

        

       “준위님 표정이 자신 넘치는 걸 보아 이번에도 끝내주게 잘 하고 오겠군요, 저 친구들.”

        

       “물론이죠. 어떤 친구들인데.”

        

        

        

        괜히 저 두 명을 번외 참가자로 박아놓은 게 아니란 말이지.

        

        더군다나 이런 밤의 막내는 다른 사람들이 따라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신체기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다 – 다르게 말하면 열감지. 특수부대원들이 흔히 사용하는 열화상 카메라가 기본적으로 눈에 내장되어있단 소리였다.

        

        바로 그 때문에 막내는 로건과는 다르게 야간투시경을 가지고 가지조차 않았다. 발현자와 일반인들 간의 차이가 극적으로 좁혀지는 저격이라는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어느 부분에서는 기본적인 출발점 자체가 달랐다.

        

        

        막내와 로건 조는 어느덧 대기 지점으로 향했고, 해당 위치에서 기다리고 있던 통제관은 초시계를 손에 들었으며, 로건과 유진은 테이블 위에 웨펀케이스를 올려놓은 채 시작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삑!

        

        

        

        짧은 신호와 함께 케이스가 개봉되는 순간, 굉장히 특징적인 부품들이 충격흡수용 폼에 박혀있는 모습이 카메라를 가득히 메웠다.

        

        찰나의 정적. 그러나 말 그대로 찰나였다. 로건은 케이스 한쪽에 처박힌 직사각형 상자를 꺼내어 열고는 탄환과 탄창을 꺼내 차분히 삽탄을 시작했다. 유진은 부품이 상하지 않도록 적당한 속도로 파츠를 하나둘씩 꺼냈고, 가스 피스톤 조립 단계에 돌입했다.

        

        로건은 탄환 한 발을 유진에게 건넸고, 그녀는 이를 부품 틈에 끼운 뒤 돌려 가스 피스톤을 잠그고는 핸드가드를 덮었다. 그 다음은 볼트 캐리어와 어퍼 리시버에서 튀어나온 스프링을 결합, 그 후 총 상부를 덮는다.

        

        그 다음으로 유진은 피카티니 레일 위에 동봉되어있던 스코프를 끼우고 단단히 잠근 뒤, 삽탄이 끝난 탄창 두 개를 전술조끼 파우치에 끼운 뒤 밖으로 나갔다.

        

        여기까지 55초였다.

        

        

        

       “이런 망할. 가스 블록까지 전부 분해를 해놨다고?”

        

       “총만 하루종일 만지작거리다가 탈락하는 재수없는 경우만 아니면 좋겠는데.”

        

       “저 친구들은 안 쏴본 총이 뭔지 모르겠구만, 도대체가….”

        

        

        

        현존하는 거의 모든 총을 전문가처럼 다룰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그 어떠한 상황에도 수백 가지의 총기의 분해 및 조립 방법을 머릿속에 상시 암기하고 다닌다’는 아니었다. 물론 자국의 총기라면 그것이 가능할 수도 있었으나, 뜬금없이 몇 번 다뤄보지 못한 총기까지 전부 그렇게 할 수 있을 가능성은 비교적 낮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막내와 로건은 신나게 사격 지점까지 달렸고, 바닥에 소프트케이스를 깜과 동시에 그 자리에 엎드렸으며, 북극곰은 재빠르게 스포팅 스코프의 초점을 맞추고는 피아식별장치가 달려 깜빡거리는 수백 미터 바깥의 타깃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유진은 야간투시경조차 없이 IFF가 발산하는 열을 통해 표적을 순식간에 찾아내었고, 이내 상부 및 측면 클릭을 조정하여 영점을 맞췄다.

        

        

        

       “전방에 보이는 부서진 탱크 보이지? 좌측으로 대략…4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표적. 거리 390m. 좌에서 우로. 풍속은 9mps. 준비되면 사격해.”

        

       “….”

        

        

        

        타앙!

        

        그리고 까앙.

        

        어둠 속에서 불똥이 튀었고, 땅에 박혀 나는 먹먹한 소리가 아닌 경쾌한 금속음이 들려왔다. 그것만으로도 유진과 로건은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음을 깨달았고, 뒤에 있던 통제관의 입에서 튀어나온 ‘임팩트’란 단어가 쐐기를 박았다.

        

        1분 37초. 상당한 기록이었다.

        

        

        

       “추가적으로 사격하겠습니까?”

        

       “아뇨, 여기서 멈출게요.”

        

        

        

        그와 동시에 두 명은 웨펀케이스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복귀했고, 이제는 슬슬 연례행사 비슷한 게 되어버린 박수가 터져나왔다. 당연하겠지만 외부에서 모셔온 귀한 몸이기도 한 일반참관인들 역시 한 명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인상깊었단 표정으로 박수를 쳐댔다.

        

        당연하겠지만, 제외된 한 명은 부루퉁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쳐다보고 있는 올리비아였다.

        

        

        

       “한 분은 그리 깊은 인상을 느끼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글쎄요.”

        

        

        

        나는 올리비아가 뭘 하던 사람인지를 알았으니 저 부루퉁한 표정이 ‘나만 저런 재밌는 거 못하고….’라는 암묵적인 시위라는 걸 알았지만, 그렇지 않게 보이는 사람들도 역시 얼마든지 있는 모양이었다.

        

        좌우지간, 막내 팀의 차례가 끝났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당일의 마지막 미션이 시작될 차례였으며 – 이 또한 모두가 기대하는 것처럼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곡성이 터지기 시작했다.

        

        

        

       “스프링이 개머리판까지 이어져있는 걸 보면 AR 계열이고…후, 아예 스프링이랑 클립 하나하나까지 싹 분해가 안 되어있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빌어먹을, 완전히 나사 투성이…아니, 그래도 어퍼 핸드가드만 나사로 조이면 끝나니 다행이긴 한데, 이런 걸….”

        

       “Mk.18? AR 계열인 것 같긴 한데, 이건 이렇게 하면…되는구만.”

        

        

        

        반자동 저격소총의 경우 대부분은 아말라이트 기반, 꽤 드문 경우 M14 기반, 재수가 없으면 동구권. 다르게 말하면 해당 선택지를 고른 사람들은 M14 혹은 동구권 총이 나오지 않은 이상 무난하게 조립을 완료한 뒤 2분 안에 목표를 맞추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고성이 튀어나온 것은 비교적 제멋대로인 총기들이 한가득인 볼트액션 라이플 쪽이었고, 대표적으로는-

        

        

        

       “무식하게 크다 했더니, 바렛을…!”

        

       “DSR-1? 환장하겠구만.”

        

       “DVL-10M3? 이게 러시아 거였나. 내부 구조는 다른 거랑 크게 다를 게 없긴 한데….”

        

       “아크틱 워페어라. 이건 좀 할 만하겠…망할, 50구경 쓰는 물건이었구만. 빡세게 뛰어야겠는데.”

        

        

        

        총기의 구조가 쉽거나 조립해야만 하는 게 별로 없다면 필연적으로 무겁고 대구경 탄환을 쏘는 총이었고, 때로는 사격 기회도 그닥 없을 희귀한 총기가 웨펀케이스 내부에 들어있었다.

        

        그리하여 드론캠은 조립이 끝나자마자 헐레벌떡 밖으로 뛰어나와 지정 사격 지점으로 향하는 이들을 조망했고, 대개 더 무거운 총을 든 이들은 해당 위치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고르기 위해 몇 번이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경우가 흔하게 보였다.

        

        더군다나 야간 사격. 야간투시경의 성능은 문제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제한과 야간이라는 점은 해당 미션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강요했다.

        

        다양한 형태로 구현된 변별력. 그리하여 총기 고르는 운에 따라 점수가 좌우된다는 볼멘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웨펀케이스 내부에 실린 총기들의 조립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란 말이지.’

        

        

        

        화면을 통해 몇 번이나 나왔던 50구경 스나이퍼 라이플.

        

        남들보다 더 많은 무게를 가지고 뛰어야만 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부품 수는 그렇게 많이 나뉘어지지 않았고, 반대로 들고 기동하기에 더 편하고 가벼운 것들은 좀 더 세부적으로 나뉘어져있었다.

        

        아예 조립이 불가능한 것들은 없었다. 꽤나 희귀한 총들의 경우에는 어떻게 조립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간략한 설계도가 동봉되어 있었으니까.

        

        실로 섬세하게 조절된 난이도와 참가자들이 도착하기도 전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진 검증은 비합리적인 난이도를 어찌어찌 감당할 수 있는 곳까지 끌어내렸고, 이는 변별력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그 무엇보다도 창의적인 형태로 참가자들을 괴롭혔다.

        

        

        그리하여 오후 7시에 시작된 세 번째 경기는 9시 30분이 되어서야 끝이 났고-

        

        

        

       “───이상, 2036 인터내셔널 스나이퍼 컴페티션의 첫 날이 종료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각 팀이 세 개의 미션을 진행하며 획득한 포인트가 합산되고, 화면에 표기된다.

        

        그러나 보이는 것은 오로지 16등까지. 17등 이하의 점수는 블라인드 처리가 되어 가려질 뿐. 정확한 등수를 알고 싶은 사람은 추후 통제관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을 끝으로, 말은 많았지만 탈은 없었던 11월 3일이 마무리된다.

        

        화약 냄새 가득한 첫날 밤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오늘 어떠셨나요?”

        

       “정신이 다 아찔했지요. 난이도가 하늘을 뚫는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완벽하게 모든 미션을 통과하는 걸 보니 부럽습니다.”

        

       “하하.”

        

        

        

        포트 무어, 오후 10시 반.

        

        모든 미션이 끝난 뒤, 컴페티션에 참가했던 특수부대원 전원은 차량을 타고 복귀하여 내일을 대비하기 위해 총기손질을 끝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복귀한다.

        

        이들은 다음 날을 대비하기 위해 오늘 배웠던 점들을 머릿속에 꽉꽉 우겨넣은 뒤, 방으로 돌아가 몇 시간 넘게 토론하고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가령, 유진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그녀와 엇비슷하게 출발한 해군 특수전전단 소속 두 명의 경우가 그러했다.

        

        

        

       “대략 20분 전, 2036 인터내셔널 스나이퍼 컴페티션의 첫 날에 이뤄졌던 경기 목록과 저희 팀의 결과가 한국으로 전송됐습니다. 다들 기함을 하더군요. 꽤 많이 놀랐나봅니다.”

        

       “꽤…극단적인 상황을 상정한 미션이 있었지요. 그럴 수밖에요.”

        

       “하지만 이런 케이스에 대해 훈련한 적이 없어서 넋놓고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도 없지요. 굉장히…유익한 시간이 아닐까 합니다.”

        

        

        

        같은 나라 출신이기에 가능한 대화.

        

        게다가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본래라면 한국에 방문할 확률이 굉장히 희박한 DEVGRU를,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물들만 모아놓은 골드 스쿼드론 작전팀을 한국으로 부르는 데 비공식적으로 가장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여겨지는 존재였다.

        

        그리하여 두 명은 숨기지 않고 유진에게 덧붙였다.

        

        물론 말해줄 게 그리 많지는 않았다. 현 시점에서 외부와의 통신은 엄격하게 금지된 상태였고, 경기 목록과 UDT 소속 저격수 두 명이 이뤄낸 결과는 포트 무어의 이름으로 반쯤 통보에 가깝게 전달되었으며, 각 나라는 이에 대해 짤막한 반응만을 전달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마도 진해의 친구들은 ‘미국은 이렇게까지 폭넓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하나?’ 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돌아가서 고급저격반 코스에 이것저것 추가하고 상부에 추가적인 예산을 요청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인데….”

        

       “뭐어, 미국은 진즉 거쳐간 단계죠. 물론 한국의 커리큘럼이 낙후됐단 게 절대로 아니고…여기가 오만가지 것들을 전부 손대는 거에 가깝긴 하지만요.”

        

       “필요하니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던 와중에도 계속해서 말은 이어진다.

        

        

        

       “꽤 놀라운 점이 있다면, 그런 와중에도 이번 미션을 도전이 아닌 의무로 여기는 팀이 간혹 있더군요. 흡사….”

        

       “…할 수 있으니까 하고, 실제로 성공한다.”

        

       “그렇지요. 특히나 유진 오퍼레이터와 엇비슷한 소속에 있던 분들이 그러더군요. 캐나다 및 영국에서 오신 분들도 마찬가지지만.”

        

        

        

        잠깐의 정적.

        

        그러나 유진은 그에 대해 손사래를 치거나 겸손을 표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는 두 명이 예상한 것과 정확히 동일한 결과였다 – 요컨대 당사자가 반쯤 직접적으로 말했듯이, 이미 상당히 높아진 난이도의 미션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을 쌓아올렸단 소리.

        

        진기사에서부터 날아온 이 둘이 그러한 형태의 준비를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초장거리 저격에, 그리고 적성국, 혹은 동맹국의 화기에 친숙해지는 건 저격수로서 반드시 갖춰야만 하는 덕목 중 하나였으니까.

        

        그러나 그 어느 순간이 오더라도 의미있는 결과를 뽑아낼 수 있도록 해당 영역을 단련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만큼 많은 기회가 주어진 것도 아니었고.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하려는 듯 두 명은 의자에 앉았다.

        

        조지아의 서늘한 바람이 이들을 스쳐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흡연장이라고 안내를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거의 쓰는 사람이 없군요.”

        

       “호흡에 살고 호흡에 죽는 분들은 담배를 좀 멀리 해야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두 분도 흡연자는 아니신 것 같고….”

        

       “하하, 그렇지요. 저도 중사 달기 전에 끊었습니다. 해일이도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다들 자그마한 웃음을 터뜨렸다.

        

        밤은 깊어만 갔고, 마지막 안건은 당연하게도 차후 있을 종목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사흘차에 있는 잠입 미션에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그렇죠. 로건이라면 몰라도 저는 조금…숨기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까요. 같은 이유로 공작원으로 파견되는 것도 어렵구요, 아하하.”

        

       “무슨 뜻인지는 알 것 같네요. 스포터 – 잠입한 이들을 식별하는 인원 – 로 참여하는 게 아니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하하.”

        

        

        

        그와 동시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시계를 확인했고, 그 즈음에서 이들은 슬슬 헤어져야 할 것을 직감했다.

        

        

        

       “내일도 냉동 피자 한무더기 싸갈 거면 저희도 한두 조각만 베풀어주십, 악.”

        

       “뭔 쓸데없는 소리를. 복귀하자, 해일아. 가서 해야 할 디브리핑이 많다.”

        

       “그럼 내일 피자는 저만 먹겠…끅, 헤드락 좀 그만 거십쇼…!”

        

       “두 분 몫까지 챙겨갈테니 걱정 마세요.”

        

        

        

        그 말을 끝으로, 같은 나라에서 온 두 명과 한 명은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고, 이윽고 서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멀어졌다.

        

        실로 길고 긴 컴페티션 첫 날이 완전히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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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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