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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3

       게임이 진행될수록 휘센 자작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상대의 체스 실력이 뛰어나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건 따로 있었다.

         

       ‘폐하. 별 거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분명히 그렇게 들었다.

       친선전이 시작되기 전에 황제가 했던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상대는 체스를 그렇게 많이 두지 않았으니 실력이 별로일 거라고.

       혹은 아예 초보자에 가까운 실력을 가졌을 거라고.

         

       괜히 친선전을 핑계로 뉴비를 도살해버리는 게 아닌가. 측은지심도 들었지만.

       그건 과거의 일.

       지금 상황은 휘센 자작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주딱이 한 수를 두면.

       휘센 자작의 눈이 찌푸려졌다.

         

       이 플레이에 담긴 철학을 아시겠어요?

       주딱의 물음이 휘센을 공격했다.

       난해하고 어려운 수였다.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휘센 자작이 머릿속으로 수많은 전투를 진행해봤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떠오르질 않았다.

       애초에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어내기 조차 쉽지 않았다.

         

       ‘도대체 이 수는… 무엇이지…?’

         

       상대는 퀸을 밀어 올리면서 킹 옆에 대줬다.

       한 칸만 움직이면 퀸을 케이크처럼 쉽게 먹을 수 있었다.

         

       이건 가장 비싼 기물을 대놓고 헌납하는 거 아닌가?

       퀸 공짜로 드려요. 퍼줘요. 근데 참을 거야?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달콤한 수였다.

         

       자. 공짜 퀸입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에요.

         

       “윽….”

         

       공짜 퀸이지만, 휘센 자작은 골머리를 썩였다.

         

       하지만 퀸을 홀랑 먹기엔….

       이런 식으로 이 사내에게 2판을 내리 졌다.

       그래서 더욱 방심할 수가 없었다.

         

       이런 이상한 플레이도 몇 수가 지나면 체크메이트를 위한 설계로 변했으니까.

       미래를 볼 수 있기에 이렇게 플레이 하는 건가?

       그런 의심이 들 정도로 휘센 자작의 숨이 턱턱 막혔다.

       태산.

       거대한 벽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이 정도의 실력인데….’

         

       상대의 손은 아주 곱다. 체스를 자주 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기물을 들어 올리고 놓는 행동에서도 숙련도가 느껴지지 않았다.

         

       체스를 많이 두지 않았다는 황제의 말이 맞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체스는 수만 번 전투를 해온 백전노장의 것이었다.

         

       ‘알 수 없는 사내다….’

         

       체스 기물을 움직이는 건 초보자.

       하지만 플레이는… 고인물 그 자체.

       아니, 고이다 못해 썩어 물조차도 아니었다.

       피 냄새가 난다. 그가 걸어온 체스의 역사에서 수많은 시체들의 산이 얼핏 보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이기고 꺾어온 걸까.

       이 사내는 전문가였다. 체스로 상대를 부러뜨리기의 전문가.

         

       주딱이 가볍게 기물을 움직이자, 휘센 자작이 침음했다.

         

       “크윽….”

         

       그는 머리를 싸매고 다음 수를 고민했다.

       이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든 이길 방법을 찾기 위해, 매 차례마다 시간을 사용했다.

       최대한 시간을 아껴가며 겨우 기물을 움직였다.

         

       모래시계가 반 바퀴 돌아가고.

         

       탁.

         

       고민하나 없는 주딱의 거침없는 플레이에 다시 원상태가 되었다.

         

       “큭….”

         

       남은 시간은 대략 50초….

       45초… 42초….

       37초.

         

       차례가 돌아올 때 마다, 깎이는 건 휘센 자작의 시간 뿐.

       점점 목을 죄여오는 시간에 그는 목이 답답해졌다.

         

       “체크.”

         

       주딱의 살해협박이 휘센 자작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일단 킹을 살려야 한다….

       그가 킹을 집긴 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수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짙은 혈향에. 그는 죽음을 직감했다.

         

       “….”

         

       아니, 살아남는 법은 있긴 했다.

       상대가 실수를 저지른다는 요행을 바랐다.

       여태까지 완벽한 플레이를 해온 상대에게 실수를 바라는 건 모순적인 행동이지만.

       그것밖에 없다.

         

       한 턴을 더 살아남기 위해 기물을 움직였다.

       속으로 기도하며 킹을 앞 대각선으로 움직이자.

         

       제발 실수를 해주십시오.

       응. 그래. 편히 죽어라.

         

       상대의 비숍이 귀신같이 따라붙었다.

       더 이상 도망갈 자리는 없었다.

         

       “체크메이트.”

       “….”

         

       주딱의 압도적인 승리에 휘센 자작이 고개가 꺾였다.

         

       “후우….”

         

       여태까지 긴장을 유지하던 주딱은 한숨을 흘렸다.

       오랜만에 진심 체스를 둬서 그런지, 온 몸이 땀에 젖었다.

         

       ‘역시 고수랑 하면 재밌어.’

         

       과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갤러리를 관리하면서, 짬짬이 체스를 두던 과거.

       한창 체스에 푹 빠져서 밥잠체스를 돌리던 백수 시절의 기억이 잠깐 스쳐지나갔다.

         

       생각해보니 좋은 기억은 아니네.

       최고 등급. 천상계까지 올라갔지만, 갤질하는 백수 아니던가.

       체스를 하느라 뜨거워진 머리를 식히고 있으니, 주딱의 옆통수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고생하셨습니다.”

       “어땠어요?”

       “멋졌습니다. 대단한 플레이… 저는 상상도 못하는 영역인 것입니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닌데.”

       “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멋진 체스였습니다.”

         

       용사는 축복을 걸어주며, 눈을 빛냈다.

       어떻게 체스 같이 어려운 게임을 잘하는 걸까.

       그녀는 감탄과 선망이 담긴 눈으로 주딱을 바라보았다.

         

       주딱의 뛰어난 체스 실력은. 카이라가 가지지 못한 것이었으니까.

       카이라가 하지 못하는 일을 가볍게 이뤄내는 모습에 작게 감탄했다.

         

       “저도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싶습니다.”

       “노력하면 무조건 되죠. 당연히.”

       “그렇군요…. 노력하겠습니다.”

         

       어떻게 말하는 것도 이렇게 상냥한 건지.

       남들이 모두 비웃을 때, 주딱만이 응원해준다는 사실이. 카이라의 심장을 간질였다.

       갤러리 체스 공식 전적 승률 13% 카이라의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었다.

         

       ‘언젠가는… 주딱의 호적수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승률 13%의 불타는 기록을 갈아치워서 승률 87%까지 찍으리라.

       그리고 갤러리에서 자신의 총명함을 인정받고….

       주딱이 잘한다는 감탄과 함께 머리를 스윽 스윽 쓰다듬어주는 상상까지 했다.

       체스 특훈을 하자…!

       용사가 그렇게 다짐하는 동안.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난 휘센 자작이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건넸다.

         

       “대단한 실력이라 벽을 느꼈습니다… 제 미천한 수로는 닿지 못해서 아쉽군요.”

       “아뇨. 저도 되게 쫄렸는걸요. 항상 수싸움이 박빙이라.”

       “칭찬 감사합니다. 오늘을 교훈삼아 더욱 증진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붙어도 되겠습니까?”

       “아우. 얼마든지요.”

         

       주딱이 환히 웃었다. 고수는 언제나 환영이다.

       특히, 고장 나지 않는 고급 장난감은 구하기 어렵거든.

       주딱이 고개를 끄덕이자, 휘센 자작은 응접실을 빠져나갔다.

         

       친선전 종료.

       이제 남은 시간은 패배자가 쓴 고배를 마칠 차례다.

       방에 남아있던 황제가 얼굴을 찌그러진 종이마냥 구겼다.

         

       “….”

       “더 강한 사람은 없나봐?”

       “크으윽….”

       “아. 제국 좆밥이네. 아무리 그래도 제국이 왕국한테 안 되지.”

       “크아악…!”

       “자 따라 해보세요. 황제님. 왕국 밑에 제국. 왕밑제.”

       “그런 망발을!!!!!”

       “사실이잖아. 너희 체스 좆밥이잖아.”

       “크윽…! 제국이 왕국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다음 체스 대회에서 이 치욕을 되갚아주마. 꼭 다시 참전해라!”

       “응 좆밥하곤 안 떠.”

       “크아아악…!”

       “꼬우면 이겼어야지.”

         

       응. 다시 안 뜨면 평생 내가 이긴 거야.

       주딱이 악질처럼 환히 웃었다.

       그러게 누가 잔머리 쓰래.

       잔머리는 압도적인 힘 앞에서 부러지게 되어있는데. 그걸 모르네.

       하긴 잔머리도 남지 않을 예비 대머리인 황제라 그런 건가?

         

       “이 수모는 언젠가 되갚아 주고 말겠다!”

         

       노골적인 티배깅에 황제가 길길이 날뛰었다.

       하지만 뭘 할 수 있는데.

       체스 교류전에서 체스로 개 발린 제국이 뭘 할 수 있냔 말이다.

       이대로 있다간 황제의 남은 머리털이 홧병으로 빠지게 생겼다.

       이제 슬슬, 자제할 때가 되었다.

       눈치 빠른 기사단장 에르샤는 주딱에게 다가가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주딱님. 즐거우셨습니까?”

       “어우 즐겁네요. 제국 컨텐츠 넘치네.”

       “그럼 오늘 친선전이 종료되었으니, 손님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입니다.”

       “황제는 저렇게 놔둬도 괜찮아요?”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됩니다.”

         

       뭐야, 진짜 저렇게 놔둬도 괜찮나?

       그녀는 이런 일이 평소에도 있었다는 듯이 능숙하게 황제에게 먹이를 주지 않았다.

         

       응접실을 나와 복도를 걷는다.

       둘을 손님방으로 안내하던 에르샤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방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2인실과 1인실이 있습니다.”

       “그럼 1인실로 따로─”

       “2인실로 같이.”

       “뭣.”

       “호위를 위해서입니다.”

         

       황궁은 안전하다. 최상에 가까운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말을 하려던 에르샤는 용사와 눈이 마주쳤다.

       서슬 퍼런 눈빛에 입을 다물었다.

       입을 열었을 때의 섬뜩한 미래가 자연스레 그려졌으니까.

         

       “…더블베드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황궁의 평화가 지켜졌다.

         

       더블베드가 있는 방으로 온 주딱과 용사는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주딱은 평소처럼 침대에 몸을 던지고.

       용사는 욕실에서 갑옷을 벗으며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펑퍼짐한 옷차림이 된 카이라가 비어있는 침대에 살며시 몸을 뉘였다.

         

       “주딱님. 내일 아침에 바로 가실 생각입니까?

       “반드시 가야죠.”

       “알겠습니다.”

         

       해야 할 일은 전부 마쳤다.

       이제는 집처럼 편안한 왕궁이 슬슬 그리워지기도 하고….

       오센 왕국에 진햔 향수를 느끼기 전에 돌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아침 일찍 일어난 주딱과 용사는 마차에 탑승했다.

         

       돌아가는 그들의 마차엔 올 때보다 짐이 더 늘어있었다.

       탈모약의 답례품으로 받아가는 금은보화 주머니들이 한 구석의 자리를 차지했다.

       오센 왕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야말로 금위환향이었다.

         

       이제는 돌아가서 쉬기만 하면 된다!

       이제 황제가 무슨 짓을 하진 않을 테니까!

       마차에 탑승한 주딱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입을 손으로 가렸다.

         

       “웁… 황제가 또 나에게… 이런 수작을… 권모술수야… 거대한 음모가 나를…!”

       “평범한 멀미입니다. 주딱님. 축복을 걸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쪽으로 누우십시오.”

         

       멀미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다.

       허벅지에 머리를 대고 누운 멀미 시체. 주딱.

       그리고 바르르 떨리는 입을 최대한 진정 시키는 용사.

         

       그들의 마차는 오센 왕국을 향해 조금씩 나아갔다.

         

         

       마차가 떠난 뒤.

       황궁에서는 황제와 휘센 자작의 간단하게 다과를 즐겼다.

         

       “그는 도대체 누구입니까….”

       “신원을 노출하긴 어려운 인물이지.”

       “어제의 패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갤러리의 체스 마스터. 퍼리의 후원자.

       휘센 자작은 어제의 패배를 복기했다.

       배울 점이 많았기에. 그는 몇 번이고 다시 기보를 읽고 분석했다.

         

       갤러리에서 최강이라 불려서 즐거웠지만, 대륙은 그보다 훨씬 넓은 곳이다.

       아직 더욱 강해질 길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휘센 자작은 자신의 마음을 다잡았다.

         

       “일단 저는 심신 안정을 위해, 고롱고롱 묘족 귀 청소 찻집에 가려 합니다.”

       “….”

         

       도대체 왜… 그딴 가게가 수도에 존재한단 말인가.

         

       “폐하. 같이 가서 휴식을 취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나는 그런 취미가 없다만.”

       “그렇다면 복슬복슬한 털이 얼마나 좋은지 제가 설명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수상할 정도로 털을 권하는 휘센 자작의 제안을 황제는 가볍게 무시했다.

         

       “이기지 못한 경에겐 기회가 없지.”

       “큭… 그 자가 압도적으로 강했을 뿐입니다. 다음엔 꼭 이기겠습니다.”

       “믿어도 되나?”

       “노력하겠습니다.”

       “다음에 패배하면… 경의 영지에 있는 수인들을 모두 철수 시켜도 되겠지?”

       “큭… 그럴 각오로 노력하겠습니다.”

       “각오가 좋아서 마음에 드는 군.”

       “폐하.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휘센 자작이 인사하고 테라스를 떠났다,

       어디 귀 청소 찻집인지. 유흥주점인지로 가겠지.

       아무도 없는 이곳. 황제는 조용히 자신의 속내를 중얼거렸다.

         

       “다음이라.”

         

       다음에 볼 땐, 과연 주딱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주딱을 갤러리에서 처음 봤을 땐, 오센 왕국을 삼키는데 방해해서 분노를 느꼈지만.

       어느 순간부터 영향력이 막대하게 커졌다.

         

       주딱의 죽음으로 대륙 전체가 흔들렸을 떈, 황제가 압박감을 느꼇다.

       그를 건드리기엔 이미 태산과도 같은 존재였으니까.

         

       그런 주딱이 다음에 만나면…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일 힘을 가지게 될까.

       지금 황제의 감정은 두려움에 가까웠다.

       그는 주딱이 주고 간 탈모약을 손에 꽈악 쥐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딱과 교류를 하게 된 입장.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는 일도 정치에선 흔하다.

       그러니 어떻게든 주딱을 이용해 콩고물을 빨아먹자.

         

       황제가 그리 생각하는 동안.

       하늘에서 흰 비둘기가 날아와 테라스에 살포시 앉았다.

         

       “….”

         

       누군가 관리를 해준 것인지. 털은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는 비둘기였다.

       그런데 이 곳엔 어떻게 들어왔단 말인가.

       황궁은 마법으로 보호되어, 벌레하나 들어올 수 없을 텐데.

       정상적인 접근이 아니다…!

       이질적인 비둘기의 등장에 황제가 뒤로 몸을 던졌다.

         

       ‘에르샤…!’

         

       지금 하필이면 기사단을 감독하러 떠난 순간을 노리다니.

       황제가 자세를 취하며 칼을 뽑았다.

       그가 착용한 팔찌도 우웅 떨리면서, 몸과 공명했다.

       이로써 신체와 마나 능력이 한 경지 이상 상승했다.

         

       에르샤나 다른 인물들이 낌새를 눈치 채고 올 때 까지만 버티면 된다.

       잠깐의 시간만 확보하면 충분하다.

         

       황제가 긴장하며 칼을 겨누고 있으니.

       흰 비둘기로부터 무언가가 살포시 떨어졌다.

         

       좌우로 비행하면서 떨어진 물건은 편지지였다.

       마나 한 줌 실리지 않은 평범한 편지다.

       목표를 완수해서인지, 흰 비둘기는 밖으로 떠났고.

       황제는 조심스럽게 편지를 꺼냈다.

         

       “이건 도대체.”

         

       「갤러리 분탕 모임 초대장」

         

       마법진이 그려진 수상한 편지지가 황제에게 도착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kimdoyunniming님 항상 후원 감사합니다…!!!!!!! 덕분에 맛있는치킨을…!!!!!!!!!!!!!!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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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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