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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3

       [작성자: 아크바라기]

       [제목: 아크랑 아따먹이랑 원래 친했나??]

       [지금 둘이 방송 끄고 듀오 중인데??

        

       뭐지 ㅋㅋㅋㅋㅋ]

       –     이게 스톡홀름 신드롬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

       –     듀오영상이 지튜브 워낙 예쁘게 뽑혔자너

       –     ㄴ 지낳괴…….

       –     ㄴ 조회수만 나온다면 테러범과도 뒷듀오를 하는 아크

       –     근데 어케 알았음?

       –     ㄴ 도댓 방송 보는 중인데 상대팀에 아크랑 아따먹 걸림

       –     ㄴ ㄹㅇ?? 개신기하네 ㅋㅋㅋ

        

       [작성자: ㅇㅇ]

       [제목: 큐 하나에 스트리머만 4명ㅋㅋㅋㅋ]

       [(게임 로딩창 스크린샷)

        

       진짜 신기하네 ㅋㅋㅋㅋ 저격들도 벙쪘을 듯ㅋㅋㅋ]

       –     신기하긴 함

       –     ㄹㅇ ㅋㅋㅋ 심지어 아크랑 아따먹은 방송도 안 하고 있는데 ㅋㅋㅋㅋ

       –     우연 맞지?

       –     ㄴ 당연히 우연이지;

       –     ㄴㄴ 아니 아따먹은 전과가 좀 있잖아…….

       –     ㄴㄴ ㅋㅋㅋ아크가 굳이 레반도댓 듀오를 저격한다는게 말이 되냐? 챌린저 듀오한테 얼마나 쳐발릴려고

       –     ㄴㄴ 그건 그렇네;

        

       [작성자: ㅇㅇ]

       [제목: 아따먹 원래 기사도 해?]

       [나 아크 저격할 때부터 봐왔는데 진심 도적 말고 다른 거 하는거 처음 봄

        

       얘 원래 다른 캐도 함?]

       –     ㄴㄴ 나도 처음 봄

       –     존나 잘하네;

       –     쟤 왜 도적하냐

       –     ㄴ 아무도 모름

       –     ㄴ 아무도 모르는데, 절대 방송에서 물어보지는 마라. 한 30분동안 갓캐갓캐 거리니까

        

       [작성자: ㅇㅇ]

       [제목: 기사로 방패 안 들 수가 있나?]

       [(스크린샷)

        

       얘 어케 방패 없이 양손검 들었어?

        

       무기 종류는 캐릭 별로 고정 아님?

        

       원래 무기는 크기랑 양손인지 한손인지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잖아]

       –     왼팔에 달려있는 저게 최소크기 최소무게로 방패 든 거임

       –     ㄴ ㄹㅇ?? 저렇게까지 축소된다고??

       –     ㄴ ㅇㅇ 재질 나무로 바꾸고 슬라이드 왼쪽 끝으로 땡기면 딱 저 크기

       –     ㄴㄴ 방패가 아니잖아…….

        

       [작성자: ㅇㅇ]

       [제목: 도레기 14킬 0데스 하드캐리]

       [증말 앱도적인 스코어네요

        

       부캐에 듀오로 마딱이들 상대로 부끄러운줄 아십쇼]

       –     마딱이는 ㅈㄹㅋㅋㅋㅋㅋ그래서 님 티어가?

        

       * * * *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게 세상 이치라고 한다.

        

       하지만, 때로는 지은 죄에 비해 과도한 벌을 받게 되는 사람도 있고- 죄를 짓지도 않았음에도 벌을 받는 사람도 있다는 것 또한 세상의 이치다.

        

       모진 놈 옆에 있으면 벼락맞는다고 하듯이.

        

       딱히 죄를 지은 적 없던 레반은, 이러한 세상의 진리를 강렬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지하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상대 도적의 목을 두 번 따냈음에도 게임은 급격하게 기우는 중이었으니까.

        

       “최대한 빨리 봇으로 합류할게요. 조금만 버텨주세요.”

        

       아따먹.

        

       분명 도적이 주캐일 저 성기사가, 단신으로 아군의 봇 진영을 박살내고 있었다.

        

       부캐 듀오에 어울리는 잡담이나 만담 따위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럴 상황도 아니었지만, 그럴 기분은 더더욱 아니었으니까.

        

       “아……미안하다 레반아. 너무 말렸네 이거.”

        

       도댓이 머쓱한 말투로 사과의 말을 건네왔다.

        

       “괜찮아요. 일단 제가 도적 한 번만 더 저지하고, 배후 침투 해볼게요.”

        

       애초에, 이 게임에서 도댓만 탓할 수는 없었다. 첫 교전에서 너무 빠르게 킬을 내준 것은 사실이었으나, 게임이 무너지기 시작한 건 그 후의 대처 탓이었으니까.

        

       전열에 공백이 발생했을 때 미련없이 줄 건 준다는 마인드로 뒤로 빠졌어야 할 아군 사제와 궁수가, 거리유지에 실패해서 순식간에 아따먹에게 목을 내어준 것.

        

       사제와 궁수의 지원이 사라지니, 잘 싸우던 탑조차도 밀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게임은 자신이 지상에 제대로 영향력을 끼치기도 전에 7할 이상 상대에게 넘어가버렸다.

        

       『지상 너무 털리는데ㅠ』

       『도댓아 안전벨트 좀 꽉 매라』

       『중앙 거점 넘어갈거같음』

       『아ㅠㅠㅠㅠㅠ 지하 상향좀 진짜』

       『방장 이번판 진짜 잘했는데ㅠㅠ』

        

       이미 패배의 전운을 느끼기 시작한 시청자들 역시, 채팅창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자신을 탓하는 채팅은 전혀 없었지만, 큰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이번엔 지하에서 붙은 건 아니라고 해도, 두 번 연속으로 같은 사람한테 지는 그림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 익명으로 붙은 것까지 합하면 세 번째였다.

        

       픽창에서 아이디를 확인하고, 복수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두근거렸던 자신이 한심해질 지경.

        

       이미 성장의 기세가 꺾인 채 상자나 챙기러 도망다니는 도적을 빠르게 추격해 뒤통수에 도끼를 박아 넣었지만, 킬을 따냈다는 쾌감은 없었다.

        

       오히려, 지난 결투가 떠올라서 찝찝한 기분만 배가되었다.

        

       상자만 따러 다니는 도적도, 이렇게나 실력 차이가 날 수 있다니. 열화판의 흉내나 겨우 내는 수준의 도적을 잡아봤자, 기분은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법사좀지켜(마법사) 님이 처치되었습니다!]

       [아따먹(성기사) → 법사좀지켜(마법사)]

        

       빠르게 지상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지상으로부터 절망적인 비보가 들려왔다. 마법사가 도적이나 광전사도 아닌 성기사에게 죽었다는 건, 전열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신호.

        

       이대로라면, 중앙 거점을 점령당했다는 메시지가 들려오는 것도 시간문제이리라.

        

       레반은 아군 거점에서 다시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경로를 수정하며 지상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런다고 해서, 승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 * * *

        

       “저 중앙 거점에 자리 잡았어요! 어디든 지원 사격 가능해요.”

        

       《네. 큰 주문은 아껴주시고, 탑 위주로 지원해주세요.》

        

       처음 보는 아따먹의 성기사 픽에, 반신반의에서 의심으로 기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아크. 그녀는 어느새, 안락하게 탑승한 게임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있었다.

        

       전열이 단단하게 버텨주는 게임에서, 마법사는 일방적인 포격과 견제를 쏟아부으며 전능감을 즐기기만 하면 그만이다.

        

       이번 게임은, 그 중에서도 최고봉이었다.

        

       [크툰크투운(도적) 님이 처치되었습니다!]

       [Revan(광전사) → 크툰크투운(도적)]

        

       ……지하가, 약간 불안하긴 했지만.

        

       아따먹은 지하에 공백이 발생할 때마다 공격 템포를 절묘하게 늦추며, 마법사와 궁수가 자리잡은 첨탑을 방어하러 합류할 수 있는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었다.

        

       원래 지하 유저인 경력 덕분이겠지만, 저런 묘기가 가능하면 그냥 성기사를 주캐로 해도 되는 것 아닐까- 라는 의문을, 애써 삼키는 아크였다.

        

       아따먹이 성기사를 하고 있는 이유야, 픽창에서부터 봤으니까.

        

       [크툰크투운(도적): 이속신 나왔어요. 봇기사 드리러 갈게요]

       [아따먹(성기사): 네!! 역시 게임에 도적 있으니 너무 편하네요!!]

        

       ……아니, 지금도 보이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일방적인 흐름으로 무난하게 상대를 압박하고 있자니, 캐릭터가 강제적으로 멈추며 상대 첨탑으로 시야가 모였다.

        

       불타며 스러지는 푸른 깃발.

        

       상대방의 항복 선언이었다.

        

       “와, 예나님 진짜 잘 하시네요! 상대에 도댓님이랑 레반님 있어서 당연히 힘들 줄 알았는데……캐리 감사해요!”

        

       약간은 들뜬 걸까. 평소와 같은 조용조용한 목소리가, 조금은 빠르게 들려왔다.

        

       《도적……도적의 숨은 캐리네요. 아이템 차이가 컸어요.》

        

       “……네, 그런 걸로 해요 우리…….”

        

       어찌 되었든 캐리받은 입장에서, 아크는 굳이 신난 이예나에게 반박을 할 필요는 없겠다고 빠르게 판단했다.

        

       다만,

        

       게임도 끝난 마당에 한 가지 궁금한 점은 있었다.

        

       “그런데, 도댓님이랑 레반님은 방송 중이신 것 같던데요? 이렇게 우연히 듀오로 만나다니 진짜 신기하네요. 시청자분들이 이런 기분이려나?”

        

       《네. 저도 신기해요.》

        

       저 어투.

        

       기시감이 느껴지는, 저 어조.

        

       어느새, 그녀는 늘 평온하고 나른한 예나의 말투에서도, 행간의 감정을 조금은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예나님.”

        

       《네.》

        

       “시청자 참여라고 하셨잖아요.”

        

       《네.》

        

       “근데 우리 중 누구도 방송을 안 켰잖아요.”

        

       《……네.》

        

       “이게 왜 시청자 참여죠?”

        

       예리한 질문에 잠시 침묵을 지키던 이예나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우리, 영상 녹화는 하고 있잖아요. 아크님 편집자분께서도 또 듀오하면 제 시점 영상도 부탁드린다고 말씀하셨고.》

        

       납득이 가는 대답이었다. 오히려, 추궁하듯 물어본 자신이 잘못한 기분이 들 정도로 합리적인 대답.

        

       하지만,

        

       그렇게 넘어가기엔, 어느새 이예나에게 너무 익숙해진 아크였다.

        

       “그래서, 우연히 만난 거 맞나요?”

        

       다시 한번 잠시 침묵을 지키던 이예나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이 큐를 돌리기 시작했다.

        

       《빠르게 막판 해요 우리. 이번엔 큐 잡히면 도적법사 2지하 해보는 걸로.》

        

       “네? 아니, 그거 팀원들 난리날 텐데-”

        

       《저번에도 성공했잖아요. 진짜 괜찮은 조합이에요. 선쿨 긴 주문들 위주로 특성 드시고…….》

        

       “아니, 아니, 잠깐만요.”

        

       《아. 큐 잡혔네요.》

        

       * * * *

        

       안타깝게도, 두 번째 판은 시청자참여에 실패했다.

        

       그나마 소득이라면, 내 열렬한 설득 – 그리고 조금 전 도댓의 방송을 틀어봤는데, 픽 보니 우리랑 큐 확실히 다르다는 설명 – 에 힘입어, 도적법사 2지하를 가는데 성공했다는 것.

        

       아크와는 벌써 2 번째로 시도한 도적법사 지하조합이었다.

        

       승률은 무려 100%.

        

       이제 아크의 편집자님이 영상을 잘 만들어주길 바랄 뿐이다.

        

       [아따먹: 오늘 재밌었어요 아크님.]

       [아크: 저도, 재밌긴 했는데……진짜 우연 맞죠?]

       [아따먹: 그럼요. 두 번째 판은 다른 큐였잖아요.]

       [아크: 실패가 아니라 우연 맞죠?]

       [아따먹: 영상 나오면 좋아요 누르러 갈게요. 다음에 또 도적법사 지하 가요.]

        

       게임을 종료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제부터 이렇게 사람을 의심하게 된 걸까. 순수하고 착한 스트리머의 대명사였던 아크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아무튼,

        

       할 일을 마무리 했으니, 이제 과실을 수확할 타이밍이겠지.

        

       빨간 뚜껑을 비틀어 열며, 도댓의 방송에 접속했다. 시청자참여는 끝났으니까 이제 방송을 봐도 합법이잖아.

        

       두 번째 판을 승리로 마무리지은 도댓과 레반은, 본캐로 돌아가 듀오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픽창에 들어설 때마다, 조금의 고민도 없이 또다시 성기사를 고르는 도댓.

        

       ……광전사의 주구랑 함께 한다기에, 광전사 듀오를 가거나 광전사 교육 방송이라도 하려는 줄 알았더니.

        

       다행히, 늘상 하는 성기사 랭크 방송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도댓이 그렇게까지 타락했을 리는 없지.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도댓이 먼저 오해를 불러일으킬 언행을 하고, 소중한 활동비를 착복한 것도 사실이니까.

        

       작은 조언을 남겨주는 걸로, 내 마음속에서 상호간의 빚을 탕감하기로 했다.

        

       -ㅇㅇ 님이 1,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흠……기사보단 도적을 잘 하시는 것 같은데 ㅎ】

        

       『도적충 껒』

       『챌린저 미만 훈수 자제하자~』

       『[매니저] 특정 캐릭터 비하 발언 자제 부탁드려요』

       『자꾸 도적을 해주니까 저런 놈들이 양산되잖아』

        

       『흠……방장 도적 승률이 더 높은건 팩튼데……흠……숫자가 거짓말하나보네 ㅎ』

        

       『도적은 부캐에서 하니까 그렇고』

       『매니저야 분탕 밴 좀 빠르게 하자』

       『기사는 마스터 챌린저에서만 하는데 진짜 ㅈㄹ 자제좀』

       『저거 말투 왜케 띠껍냐』

        

       진정 뛰어난 이는 승리를 쟁취하는 자가 아닌, 승리한 후 떠나갈 때를 아는 자라고 하던가.

        

       나를 이끄는 직감에 따라 빠르게 로그아웃하고 방송을 종료한 후, 침대에 몸을 던져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아, 만족스러운 하루였-

        

       -우웅

        

       [실패가 아니라 우연 맞죠?]

        

       만족……만족스러운 하루였어.

        

       

       답장은……내일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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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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