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530

       

       

       이 미친 노인네가 뭐라고 한 거지? 

       

       ‘만져 달라고?’

       

       역겨운 기분이 들어 귀를 곧바로 후벼 파야 했다.

       

       잘못 들었다고 생각하고 싶었으나. 

       이를 들은 건 나뿐이 아닌지, 괴선의 표정이 개판이 되어있었다.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저 인간,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곤 아니나 다를까.

       

       “영감…. 미쳤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툭 하고 꺼내주더라. 속이 좀 시원했다.

       물론, 그렇다고 이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만져달라니. 진짜 돌아버린 건가?’

       

       듣기론 남궁명이 남겨두고 간 미련. 그것에 대한 사념으로 남아있는 상태라 하더니.

       수백 년이 흘러 미쳐버린 게 아닐까 싶었다.

       

       […명아…. 명이야….]

       

       와중에 애처롭게 내뱉는 신 노야의 목소리가 거슬렸다.

       

       ‘…노야, 친구분 아직 안 죽고 저기 계시…. 아니, 죽긴 했는데. 저기 계십니다.’

       

       마치 그리워 한다는 듯 얘기를 하기에, 앞에 있다고 말을 해주지만.

       

       [허허, 뭐라는 게냐 애송아. 명이가 대체 어디 있다고 그러느냐?]

       ‘저기 있….’

       [저런 변태 놈과 명이를 착각이라도 한 게냐? 하하하. 그럴 리 없겠지.]

       ‘…’

       

       그렇군.

       

       신 노야는 지금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남궁명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의 미련의 형상화니 어떻게 보면 남궁명이 맞았거늘.

       신 노야는 그조차 아니라고 믿기 시작한 모양이다.

       

       ‘…음.’

       

       솔직히 나도 믿기 싫었지만, 이미 들어버린 것을 어쩌겠는가.

       

       […제발….]

       

       남궁명은 애처롭게 내게 계속 말을 걸어온다.

       

       진짜 왜 지랄이지.

       

       ‘시발…. 이걸 뭐라고 해야 해?’

       

       들끓는 이 감정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확실한 건 좋은 감정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다 하다 죽은 인물에게 이런 짓(?)까지 당할 줄이야. 

       등골에 돋는 소름을 간신히 참아내며 내가 남궁명에게 물었다.

       

       “…왜 이러십니까. 혹시….”

       

       돌아버리셨습니까? 그렇게 튀어나오려는 말을 참으며 다른 말을 내뱉었다.

       

       “어디 아프십니까…?”

       

       귀물에 담긴 사념도 아플까?

       그건 모르겠지만, 적어도 남궁명이 이상한 상태라는 건 알겠다.

       

       이걸 보고 어찌 정상이라 생각하겠나.

       

       [아해야…! 제발…!]

       ‘진짜 왜 이러는 거야.’

       

       공포스러울 지경이었다.

        

       당장 여인이 해도 당황스러울 판국에, 다 늙어 죽은 노인네가 만져달라 아우성을 치고 있으니 말이다.

       

       “아, 진짜 왜 이러세요.”

       

       나도 모르게 뒷걸음이 쳐진다. 진짜 왜 이러는 거야.

       

       내가 질색하는 표정으로 거리를 벌리고 있으니, 옆에 있던 남궁비아가 이상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물었다.

       

       “…왜…그래…?”

       “왜 그러긴, 이 노인네가 지금…?”

       

       남궁명에 대해 얘기를 꺼내려던 찰나, 남궁비아의 표정을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너….”

       “…?”

       “혹시, 아무것도 안 들려?”

       

       물음에 대해 남궁비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궁명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뇌아를 잡아서 쓰기까지 해놓고?’

       

       직전까지 뇌아를 잡고 있던 걸로 모자라, 제대로 검신을 뽑아내기까지 해놓고.

       남궁명의 목소리는 정작 들리지 않는다고?

       

       ‘이게 무슨 상황이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잠시 당황을 머금을 무렵, 남궁명이 한껏 지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꺼내들었다.

       

       […저 후손 아이는, 뇌아에겐 인정받았을지 모르나, 내게는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뇌아에겐 인정받았지만.

       남궁명에겐 인정받지 못했다고?

       둘 다 같은 게 아니었나.

       

       [뇌아가 저 아이를 마음에 들었다고 한들, 내가 저 아이에게 목소리를 들려주지 않는 한 듣지 못할 뿐이다.]

       

       이 말은, 남궁명이 인정을 하지 않아도 뇌아는 쓸 수 있다는 얘기인가.

       

       ‘그럼 오히려 좋은 얘기 아닐까.’

       

       이 노인네 성격을 보니, 차라리 남궁비아가 목소리를 못 듣는 게 나은 것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쓰읍.’

       

       결과적으로 남궁비아가 강해지기 위해선 남궁명의 힘이 필요하기도 했다.

       

       괴선이 결국, 남궁명에게 검을 얻어 남궁비아에게 알려주겠다고 한들.

       

       ‘남궁명이 직접 알려주는 게 더 나을 테니까.’

       

       아무리 남궁가의 진검을 배운다고 해도, 괴선은 무당의 인물이다.

       

       검술만을 익혀 남궁비아에게 알려주는 것보다, 직접 남궁명이 남궁비아에게 하사하는 것만큼 낫지는 않을 터였다.

       

       그래서 더 의문이다.

       

       “…왜 인정하지 않으신다는 겁니까?”

       

       남궁비아 정도면 차고 넘치는 상황 아닌가.

       

       재능이 딸리는 것도 아니었고. 괴선처럼 남궁가를 버린 것도 아니었다.

       검을 배우기에 누구보다 적합한 상태일 텐데.

       

       어찌 남궁비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까.

       이에 대해 남궁명에게 물으니, 남궁명은 내게 이리 대답했다.

       

       […그걸…왜 네게 말을 해야 하느냐?]

       

       허허.

       

       ‘이 노인네 봐라?’

       

       와중에 자존심을 부리려는 건가. 

       그런 남궁명을 보니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나쁘지 않다.

       

       내게 약점 잡혀놓고 이리 나오는 이들은 언제나 짜릿했다.

       

       “제게 필요한 게 있으신 모양인데. 이리 나와도 되시겠습니까?”

       […]

       

       이용할 건덕지를 스스로 잡혔다면, 그만큼 다루기 쉬운 것도 없었으니 말이다.

       

       잡아달라 애원하는 건 여러 의미로 엿 같았지만. 그걸 그토록 간절히 바란다면 내게 이리 나와선 안 될 일이었다.

       

       또한.

       

       ‘왜 원하는지도 알아야 겠는데.’

       

       남궁명이 대체 왜 저리 나오는지도 알아야 했다.

       원인이 뭔지 알아야 한다. 

       

       잡아서 내게 해가 될 일은 있는지 없는지도 알아야 했고 말이다.

       

       […이놈….]

       

       약점이 잡혀 있다는 걸 새삼 인식했는지. 남궁명이 뒤늦게 반응하지만,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굳이 말씀 안 하실 거라면, 안 하셔도 됩니다.”

       

       대신, 당신이 원하는 걸 내가 해줄 일도 없다. 내 말엔 그런 의미가 선명히 담겨 있었다.

       

       […빠득.]

       

       남궁명이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걸 볼 때 알 수 있던 것은.

       

       ‘진짜 어지간히 급하긴 한가보군.’

       

       이런 꼴을 당하면서도 안 때려치우는 걸 보면, 오죽 급하긴 한 모양이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정신이 나가 있는 거지.

       

       ‘내가 뭔가 했나.’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한 거라곤 당장 낮에 잠시 뇌아를 사용했을 뿐이다.

       

       그 덕에 반동으로 몸이 작살이 났었고.

       

       지금도 그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런 입장에서 뇌아를 다시 쥐는 건 상당히 싸한 부분이리라.

       그렇기에 가능하면 뇌아를 잡고 싶지 않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내가 남궁명에게 협조해줘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즉.

       

       ‘이유를 만들어내 줘라. 이건데.’

       

       그걸 자존심 강해 보이는 저 양반이 해줄까 싶던 순간.

       

       […저 아이의 검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

       

       놀랍게도 남궁명은 내게 협조하겠다는 듯 이유를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게 뭔 말입니까?”

       

       자신을 위한 검이 아니라고?

       

       [저 아이가 뇌아를 잡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가고자 하는 길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말이야.]

       

       남궁비아가 뇌아를 잡아 사용했을 때의 이야기인가.

       

       [그 신념이 얼마나 올곧던지. 뇌아는 이에 반응해주었으나. 나는 아니다.]

       

       방금까지도 지쳐 보이던 남궁명의 목소리에는, 어째서인지 열기가 다분하다.

       그 안에는 여러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음이 느껴졌다.

       

       [타인을 위한 검의 끝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그 길을 가고자 하는 아이에게 힘을 주고 싶진 않다.]

       [네놈…!]

       ‘…노야. 잠시만.’

       

       남궁명의 말에 신 노야가 발끈하듯 말을 꺼내려 하기에, 속으로 내가 말렸다.

       

       타인을 위한 검.

       

       남궁명이 말하는 것은 결국, 세상을 위해 살았던 자신에게 하는 한탄이다.

       

       ‘아니, 남궁명이 남겼다는 미련이 하는 한탄인가.’

       

       크게 다를까 싶지만. 아마 비슷하겠지.

       

       남궁명의 본체가 어찌 저런 미련을 두고 사라졌나를 떠나. 남궁명이 남궁비아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얼추 알 것 같았다.

       

       자신을 위한 검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한 검.

       

       남궁비아가 그런 검을 기르자 한다면.

       누구를 위한 검인가. 

       

       그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

       

       나를 지키겠다며 북해로 가겠다 했던 만큼, 그 검이 누굴 위함인지는 내가 아무리 등신이라도 모를 수 없다.

       

       만일 그게 남궁명이 보기에 문제라고 한다면.

       

       “어쩌라구요 그래서.”

       […뭐?]

       

       그게 내 알바는 아니긴 했다.

       

       남궁비아가 날 지키겠다 나선 것은 말리고 싶을 따름이나.

       

       그걸로 인해 상황이 이리된다고 하면, 내 입장에서 엿 같을 뿐이다.

       

       “얘 마음이 착하구만, 그거 마음에 안 든다고 꼬장부린다 이 말이죠 그러니까?”

       [어찌 말을 그렇게….]

       “뭐 시발, 맞잖아.”

       

       내 말이 거칠기는 하지만, 틀린 말은 없으리라. 살짝 열 받아서 조금 다그치듯 말하니, 옆에 있던 남궁비아의 눈이 커진다.

       

       얘가 옆에 있는지라 가능한 한 참으려 했구만.

       성질을 박박 긁네 아주.

       

       “선조라는 양반이, 하는 꼴이 어디 코흘리개만도 못하네.”

       [이놈이…!]

       

       신 노야가 지금 남궁명의 꼬라지에 연신 한탄하는 걸 보자면.

       본체인 진짜 남궁명은 이렇지 않았던 모양인데. 이 양반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

       

       ‘미련이라 그런가.’

       

       자기 입으로도 떨구고 간 미련이라 했으니.

       추한 감정만 돌돌 뭉쳐 두고 간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했어야 버틸 수 있던 세월이라면, 인정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똥을 내가 겪을 생각은 없어.’

       

       노망난 노인네는 주변에 차고 넘친다.

       

       안 그래도 머리 아픈데. 이런 양반까지 상대하긴 귀찮았다.

       

       왜 이러나 알아보고 가려 했는데. 

       아무래도 쉽게 가는 게 낫겠다.

       

       열이 받았는지 바들바들 진동하는 남궁명에게 말했다.

       

       “내가 필요하다고 하셨지요.”

       […그래….]

       

       어째서 내가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그토록 급하다 한다면.

       

       “그럼, 쟤한테 제대로 알려주신다 약속하시죠. 그럼 잡아드릴게요.”

       

       나도 얻을 걸 얻어야겠다.

       

       [네놈…!]

       

       내 협박에 남궁명의 목소리가 짙어진다.

       이걸 걸고넘어질 줄 몰랐던 걸까. 지금이라도 알면 됐지.

       

       [협박이라도 하겠다. 그 말이더냐.]

       

       하하.

       

       남궁명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이 어르신, 재밌으시네.”

       

       하기야 날 오래 못 봤으니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거겠지.

       

       [뭐가 우스운….]

       “그럼 이게 협박이지, 뭔 거 같으십니까?”

       […]

       “좀 더 나아가면 협박보단, 거래 쪽에 가깝지요. 서로 주고받으면 좋잖아요.”

       

       해달라는 걸 해줄 테니, 내가 원하는 걸 들어달라.

       

       이게 어렵나? 

       내가 보기엔 별로 안 어려운데.

       

       일그러지려는 이마를 간신히 펴가며, 남궁명에게 말했다.

       

       “그러니, 할지 안 할지만 대답하십쇼. 저 졸려서 자러 가고 싶거든요.”

       […끄득.]

       

       남궁명은 내 말에 연신이 이를 갈지만.

       

       나는 남궁명의 반응을 보며 이미 그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예상할 수 있었다.

       

       살짝 걸리는 게 있다면.

       

       ‘조금 열 받아서 강하게 하긴 했다는 점.’

       

       이건 남궁명에게 미안하다기보단.

       

       신 노야에게 미안한 부분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신 노야 친구를 이리 갈궜….

       

       [친구? 누굴 말하는 게냐.]

       

       아, 이미 모르는 사람이 됐구나.

       

       정녕 모르겠다는 듯 반응하는 신 노야에 죄책감마저 사라졌다.

       다행이네.

       

       괴선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뇌아를 보고 있었고. 

       

       남궁비아는 무슨 상황인지 몰라 눈알만 굴리고 있을 뿐이다.

       그 속에서 나는 남궁명에게서 대답이 들려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몇 초가 흘러.

       

       […알려 주겠다….]

       

       남궁명의 대답이 들려왔다.

       

       “뭐라구요? 선배님. 잘 안 들립니다.”

       […검을 저 아이에게도 알려줄 테니, 이제 잡아달라는 뜻이다.]

       “안 들린다니까요.”

       [이리 말하는데 어찌 안 들린다는 게냐!]

       

       남궁명이 내 말에 버럭 소리 지르지만. 실제로 안 들리고 있었다.

       

       “쟤한테 안 들리잖아요.”

       […!]

       

       내가 아니라, 남궁비아한테 아직 안 들리지 않는가.

       이런 건 확실히 해야 했다.

       

       [끙….]

       

       내 말의 뜻을 알았는지, 남궁명은 짧게 침음을 흘린 후, 다시금 말을 내뱉는데.

       

       […들리느냐.]

       “…!”

       

       그제야 남궁비아 또한 뭔가 느꼈는지 반응을 내비친다.

       깜짝 놀란 눈이 다소 귀엽게 보였다.

       

       [이제 되었….]

       

       그런 남궁명의 말을 듣자마자 뇌아를 괴선에게 받아왔다.

       

       해줄 거면 빨리해주고 싶었던 탓이다.

       그러자.

       

       우웅-!

       

       손에 쥔 뇌아로 내 내기가 흡수되는 게 느껴졌다.

       

       [허어…!]

       

       그 즉시 남궁명이 감탄을 내비치듯 숨을 터트렸다.

       

       소리가 상당히 징그럽게 느껴져 당장이라도 던지고 싶었으나.

       우선은 참아야 했다.

       

       ‘…잡아달라더니. 내 기운을 먹으려 한 건가.’

       

       기운이 상당히 빠져나간다. 

       야금야금 먹는 양이 많았던 탓이다.

       

       [흐어어어!]

       “…어우. 시발.”

       

       다 늙은 노인네가 신음을 흘리는 소리라니.

       역겹기 짝이 없다.

       

       그렇게 내기가 빨리는 게 차츰 줄어들 무렵.

       

       “진짜 왜 이러시는 겁니까?”

       

       나는 경멸하는 표정을 숨기지 않고선 남궁명에게 물었다.

       대체 왜 이러는 거냐고 말이다.

       

       기운을 좀 얻어먹은 탓일까. 

       겨우 정신을 되찾은 것인지 남궁명의 소리가 좀 돌아와 있었다.

       

       […네가 뇌아에게 기운을 넣은 탓이다.]

       

       남궁명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역시나 아까 뇌아를 사용한 탓이 맞았던 모양인데.

       

       ‘왜지?’

       

       내가 기운을 넣은 것과 남궁명이 이리 반응하는 것에 무슨 연관이 있다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크게 연관성을 못 찾겠다.

       

       “어찌 그러시는지, 원인은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지. 이걸 직접 겪어볼 줄은 몰랐을 따름이다만.]

       

       다행히 남궁명은 이유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일단 징그럽다는 듯 쥐고 있던 뇌아를 괴선에게 돌려줬다.

       

       다시 받는 괴선의 표정도 그다지 달가워 보이진 않더라.

       

       아마 제 선조의 못난 모습을 너무 많이 본 탓일 것이다.

       나 같아도 내 조상이 저러고 있으면 정이 좀 많이 떨어질 것 같거든.

       

       거친 숨을 연달아 내쉬던 남궁명은, 간신히 진정이 됐는지,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리 반응하는 데에는, 나도 짐작하는 바가 있다.]

       “이제 와서 목소리 까시긴 좀 늦은 것 같습니다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아해야.]

       

       어째 처음 봤을 때처럼 서늘하고 과묵한 목소리를 내기에, 한 번 찔러봤는데.

       아무래도 내 말을 무시하려는 모양이다.

       

       이건 별로 상관없으니 대충 웃으며 넘어가려던 찰나.

       

       [너는…혈마와 무슨 관계인가.]

       

       남궁명의 말에 미간을 콱 찌푸려야 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다음화 보기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