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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36

        

       둥!

       둥두두두둥!

       둥!! 둥!!!!!!!!!

         

       끓어오르는 비트!

       터질 것 같은 엔진 소리!

       질주, 질주!

         

       “Yes! oh, fucking yes!!!!!!!!!!!”

         

       남자는 황홀경에 빠지기라도 한 듯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질주했다.

       액셀을 밟은 발은 떼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고, 남자의 목은 한시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위아래로 흔들리는가 하면 좌우로 흔들리기도 하고, 빙글빙글 돌기도 했다.

       마치 콘서트의 관객이라도 된 것처럼 말이다.

         

       아니, 차라리 그뿐이면 다행이다.

       심지어 운전대에서 손을 놓을 때까지 있었다!

         

       그렇게 남자는 미친 듯이 질주했다.

       도로?

       그딴 게 무슨 상관일까!

         

       이 가슴을 울리는 쇼크 록의 무한한 힘으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달리고 있는 차들은 모세가 바다를 가르듯 옆으로 퍼지고, 본래 간간이라도 보여야 할 차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는다. 분명 마초 그 자체인 그의 위용에 겁을 먹어서 숨어버린 것이지! 멍청한 타조 새끼들처럼 말이야!

       아니면 칠면조일 수도 있지!

         

       오, 칠면조.

         

       “Fuck! 칠면조는 록이 아니야!!!!!!!!!!!!!!”

         

       콰앙!

         

       빠아앙———!!!

         

       맛대가리 없고 퍽퍽하고 씹기도 힘들고 목구멍 안으로 넘기기도 힘든 그 빌어먹을 고기!

       양만 더럽게 많아서는 추수감사절이 끝난 다음에는 일주일 동안 그것만 먹어야만 하는 비극!

       그딴 고기는 그의 취향에 전혀, 전혀 맞지 않는다!

       남자라면 그딴 칠면조가 아니라 좀 더 커다랗고 박력이 있는!

       버펄로 정도는 뜯어줘야 제맛이 아닐까!!!!!!!!

         

       버펄로!

       남자의 동물 그 자체!

         

       “버펄로 좋지! 지금 여기 인간 버펄로가 간다!!!!!!”

         

       빠아아아앙————!!!

         

       남자는 미친 듯이 경적을 울리며 질주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착실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갔고, 마침내 목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에!!!

       하지만 이 트럭의 속도로는 잠깐이면 될만한 거리에 목표가, 목표가 보인다!

       우뚝 솟아있는 빌어먹을 빌딩이 보인다!

       저 Fucking 빌딩이 눈깔에 들어왔다고!

         

       빠아아앙-!!!

         

       “양을 해…!”

         

       퍼어어억!

         

       그 과정에서 뭔가를 친 것 같기도 하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스트라이크!!!”

       

       크고 육중한 걸로 사람 모양을 쳐서 날리거나 쓰러뜨리는 거라면 볼링이지!

       처박기 전에 이런 소소한 미니게임도 준비해주다니!

       

       “존나 고맙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 * *

         

         

         

         

       콰아아아아아아앙——-!!!!!!!!!

         

       조용해야 할 밤중.

       어마어마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정적에 휩싸여 있든 월 스트리트는 그 굉음과 함께 사람들의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고, 이윽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함께 수많은 인파가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이들은 한 건물 앞으로 몰려들었다.

         

       엄청 커다란 트럭이 박혀있는 빌딩 앞으로 말이다.

         

       “오우, 세게도 들이박았군.”

         

       “트럭도 그냥 트럭이 아닌데? 빌어먹게 크군. 2층까지 박살이 났는데?”

         

       “잠깐만. 2층도 박살이 났다고? 철근 콘크리트도 뭉개면서 들어왔단 말이야?”

         

       “도대체 뭐로 만든 트럭이지? 이 정도면 대가리가 찌그러져야 하는데 멀쩡하잖아! 와우….”

         

       워낙 크고 높은 차라서 그런 것일까?

       트럭은 2층까지 박살을 내놓은 상태였다.

       게다가 그냥 박살을 내놓은 게 아니라, 치즈에다가 칼이라도 꽂은 것처럼 2층까지 박살 내면서 빌딩의 깊숙한 곳까지 박혀있기까지 했다.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특히, 2층 바닥에 빼곡하게 깔린 철근들을 본다면….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기도 했다.

         

       아무리 크다고는 하지만, 고작 트럭이 저 철근을 무시하고 빌딩에 박힐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으니까.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가설은 저 빌딩이 부실 공사를 했다는 것인데….

         

       “루카스의 빌딩이 이렇게 부서진다고?”

         

       “자기 몸 안전은 끔찍하게 생각하는 놈이잖아. 게다가 빌딩이 지어질 때도 그렇게 지랄을 떨었다고 하던데 말이야.”

         

       “어지간한 방공호 수준의 방어력을 가지고 있어서, 뭔가 일이 터졌을 때 이곳으로 대피해도 된다고도 들었어.”

         

       저 빌딩의 주인을 생각하면, 그 가설도 그리 신빙성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그렇다면 대체 저 트럭은…?

         

       구경꾼들은 이 기이한 일을 더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빌딩에 가까이 접근했고, 그렇게 그들이 움직인 자리는 또 다른 구경꾼들이 자리를 메웠다. 그렇게 빌딩은 기쁘지 않은-분명 루카스도, 루카스의 빌딩도 딱히 원하지는 않았으리라.- 구경꾼들의 무리에 둘러싸인 채 구경거리가 되는 듯했다.

         

       “하——–하핫!”

       

       빌딩의 안쪽.

       트럭의 운전석 쪽에서 들려온 커다란 괴성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덜컹.

       덜컹.

       덜컹.

         

       빌딩에 처박힌 트럭의 운전석이 열리려 하는 듯 덜컹거렸다.

       하지만 부딪치는 과정에서 찌그러지기라도 한 듯,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 때문에 안에 있는 사람은 분노라도 치미는 것인지 점점 문을 여는 소리가 커졌고….

         

       콰앙!

         

       마침내 손이 아니라, 발로 차서 문을 날려버린다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문이 열렸다.

         

       터엉!

         

       문이 완전히 찌그러진 채 저 멀리 날아가 버렸으니 문이 ‘열렸다’라고 표현하기는 힘들지는 모르겠지만…. 뭐 어쨌든 문이 사라지고 밖으로 나올 수 있으니 문이 열린 것과 조금은 닮은 점이 있지 않겠는가?

         

       아니, 어쩌면 이 방법은 메탈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문을 발로 차서 연다….

       이건 분명 사나이다운 문 여는 방법이었으니까!

         

       “오, 냄새 존나게 좋군!”

         

       문을 부숴서 나온다는 마초적이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등장한 남자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목을 잔뜩 긁으며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는 운전석 근처에 숨겨두었던 위스키 한 병을 꺼내고는 손날로 목을 쳤다.

         

       퍼억!

         

       손날로 가볍게 목을 치자 단단한 유리로 만들어진 위스키병의 목이 그대로 잘렸고, 남자는 그렇게 뚜껑이 따진 위스키를 호쾌하게 마시려고 했다.

       하지만 위스키병을 기울여도 술은 그의 목구멍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그냥 입가 근처에서 줄줄 흘러, 아래로 떨어질 뿐이었다.

       왜?

       왜?!!!!!!!!

         

       “이런!!!!!!!!!!”

         

       당연한 일이었다.

       남자는 복면을 쓰고 있었으니까!

         

       은행강도라도 되는 것처럼 눈깔과 코만 내놓은 복면.

       그 복면에는 놀랍게도 입가에 구멍이 뚫려있지 않았다.

       게다가 복면은 평범한 소재가 아니라 뭔가 질기고, 방수가 되는 데다가, 속이 비치지 않는 재질이었다 보니—술은 단 한 방울도 그의 입가로 들어가지 않았다.

         

       “젠장!!!!!!! 술도 못 마시게 하다니!!!!! 마실 수가 없는 술은!!! 이딴 건 존재해서는 안 돼!!!!!!!”

         

       퍼억!

       챙그랑!

         

       남자는 격분해서 위스키병을 트럭에 내려쳤다.

       그러자 위스키병이 산산조각이 나며 사방으로 튀었고, 그중에 몇몇 큰 조각들은 남자의 눈으로 날아왔다.

       하지만 남자의 눈으로 날아온 조각들은 남자의 눈을 뚫지 못했다.

         

       정말 놀랍게도, 말 그대로 뚫지를 못했다.

       기막이니 뭐니 하는 그런 것이 펼쳐져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 연약하고 무른 눈알 하나를 뚫지 못한 것이다.

         

       남자는 자신의 비싼 눈깔에 흠집도 내지 못한 유리 조각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대신 바닥에 떨어져 있는 더 커다란 조각들을 거슬려 하며, 그것을 발로 차버렸을 뿐이었다.

       어디로?

       구경꾼들이 있는 곳으로!

         

       그리곤 구경꾼들을 보며 소리쳤다.

         

       “뭘 봐 씨발!! 구경났어?!”

         

       구경이 났다.

       구경이 났으니 이렇게 몰려든 것 아닌가.

         

       멀쩡한 빌딩에 꼬라박은 트럭.

       거기서 나오는 약이라도 한 것 같은 미친놈.

         

       이게 구경거리가 아니면 뭐겠는가?

         

       구경꾼들은 미친 것 같은 남자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그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미친놈이라는 것은 엮이면 귀찮기는 하지만-지켜보는 재미는 있는 존재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 ‘미친놈’은 이러한 구경꾼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얼굴을 찌푸렸다.

       그래서, 그는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했다.

         

       “Fuck! 다들 잘 들어! 이 빌딩은 지금부터 내가 따먹는다! 그러니까 관음증 걸린 늙다리처럼 그러고 있지 말고 당장 꺼져!!!!!!!!!!”

         

       그는 괴성을 지르며 트럭의 짐칸으로 뛰어갔다.

       그리곤 있는 힘껏 펀치를 갈겨서-

         

       콰아아아아앙-!!!

         

       짐칸에 실려있는 폭발물 중 하나에 충격을 줘서 터뜨려버렸다.

         

       크지는 않은 폭발.

       하지만 분명한 폭발이다.

       가스 유출이니 뭐니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폭발물에 의해 터진 폭발이다!

         

       “으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악!”

         

       “폭탄이다!”

         

       그리고 이 폭발을 본 사람들은 혼비백산하며 등을 돌려 도망가기 시작했다.

       구경꾼이니 늑대니 해도 이들은 모두 자신의 목숨 정도는 아낄 수 있는 이들이다.

       그들은 쓰러진 사람이 밟히든 말든 미친 듯이 뛰어서 빌딩에서, 남자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애를 썼다.

         

       그렇게 구경꾼들은 싹 사라져버렸다.

       바닷물이 때가 되었을 때 빠져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광경은 남자에게는 참 마음에 드는 것이라서.

         

       “하, 좋군. 존나 록 하잖아.”

         

       감탄사를 내뱉지 않을 수가 없었다.

         

       둥!

       둥!

       두둥!

         

       Fight-!

       Fight!!!

         

       거기다가 더 좋은 것은!

       더 존나게 좋은 것은!!!!

         

       축하라도 하듯이, 멈췄다가 갑자기 터져 나오는 음악이다!

       이번에는 트럭에 울리는 것이 아니라, 건물 전체에 울리는 듯한 이 끝내주는-!

         

       “하, 갈 것 같군. 씨발!!!”

         

       남자는 환하게 웃으며 짐칸에 실린 폭발물들을 바닥에 내리기 시작했다.

       아니, 내리기 시작하다가-

         

       “씨발 존나 귀찮네!”

         

       쿠당탕탕!

         

       그냥 짐칸을 기울여서 통째로 쓸어버렸다.

         

       귀찮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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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The Shaman Desires Transcendence

주술사는 초월을 원한다
Status: Ongoing Author:
The shaman realized he had gained life once more. This time, he would live a life solely for transcendence, through shamanism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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