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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38

       

        

        

        

        

        

        

       

        

        

       “…엡콧인가 하는 그 동네가 미래랑 자연, 그리고 전 세계의 문화권의 건축물을 모티브로 해서 지어진 동네라고 했지?”

        

       “그렇죠.”

        

       “그러면 저 세계수는 도대체 뭐냐?”

        

       “…에, 글쎄요.”

       

        

        

        다음 날, 엡콧으로 가는 길.

        

        높이가 10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세계수를 닮은 건축물 비스무리한 무언가가 주차장에서부터 보이고 있었다. 로건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덧붙였고, 나 역시도 놀랐다. 디즈니 측이 보내주었던 추천 투어 코스에선 VR 테마파크에 뭐가 있는지를 제대로 안 알려줬단 말이지.

        

        하지만 지금 보니까 알 것 같았다. 듣자 하니 해당 스튜디오 주변에는 일종의 광학미채 같은 것이 24시간 내내 가동되고 있다고 하더니, 일정 간격 안으로 들어온 관광객들에게만 저런 걸 보여줌으로서 여러모로 긍정적인 첫인상을 심어주려 작정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디즈니잖아. 꿈과 희망. 아무리 다크 존이 2위와 3위에 안착한 VR 게임을 가볍게 압살하는 인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칙칙한 바이러스 아포칼립스를 메인으로 내세우기엔 이미지적으로도 무리가 있단 말이지.

        

        물론 무리가 있다고 했지, 강행하지 않은 건 아니다.

        

        

        

       “나로서는 저 멀리 조금씩 보이는 산산조각난 자유의 여신상이 좀 더 신경쓰이는데….”

        

       “아, 그거 말이죠. 태스크포스 레이저는 그때 어디 나가있었더라…필라델피아였나?”

        

       “거기서 약쟁이들이랑 탈옥수, 러시아군 대가리에 구멍을 뚫어주고 있었지. 너희들은 그때 폭탄으로 꽉꽉 찬 민항기가 테러하려는 거 저지하고 있었다면서?”

        

       “그거 때문에 뭉개진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만든 게 스튜디오 안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일 걸요.”

        

        

       

        오퍼레이션…뭐였더라, 그게. 옛날에는 하루에 몇 번씩 크고 작은 출동이 있었다보니 일일이 구별하기도 어렵단 말이지.

        

        그래도 내용은 기억이 난다. 허드슨 강 인근을 싸돌아다니는 테러리스트의 대가리를 몽땅 터뜨려버린 다음, 탈취당한 SAM으로 센트럴 파크에 일직선으로 날아드는 질산암모늄으로 빵빵해진 여객기를 요격하는 작전이었다. 

       

        대략 3톤 가량의 비료가 그대로 폭발한 결과는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과거 베이루트 폭발 사고에 준하는 거대한 폭발이 허드슨 강 공중에서 발생했고, 그 여파에 휘말린 자유의 여신상은 말 그대로 깨강정이 나버렸으니까.

        

        그 광경은 고스란히 다크 존에 이식되었고, 그걸 보고 만든 게 아마 스튜디오에 있는 부서진 여신상이 아닐까 싶었다.

        

        

        당연하게도 그건 대외적인 광고로 써먹을 수는 없었다.

        

        디즈니 월드를 그런 걸로 광고하면 안 되지.

        

        

        

       “그거 말고도…보아하니 게임들이 랜드마크 하나씩 지으려고 여기에 적잖이 돈 좀 썼을 것 같긴 하네. 다크 존 빼고.”

        

       “어차피 다 이카루스가 서비스하는 게임들인데요, 뭐어.”

        

        

        

        주차장에 차량을 대고, 10여 분을 걸어 티켓을 발급받는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진과 레인, 그리고 마브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 애시당초 이카루스에서 서비스하는 ‘원격 접속’은 가상현실 스튜디오 내부에서부터나 본격적으로 지원되는 것이었고, 다시 말해 안으로 들어가서 특정 시설에 접속해야만 볼 수 있다는 소리였다.

        

        물론 오늘은 그러는 ‘척’만 할 것이었다. 세 메카-땡깡쟁이들이 지금쯤 우리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터였으니 좀 더 속도를 높이도록 하자.

        

        

        오전 7시 40분인데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길게 늘어선 입장 줄을 뒤로 한 채, 한적하다 못해 아직 직원들밖에 없는 테마파크 엡콧으로 진입한다. 다들 무언가 바쁘게 연습하고, 기기를 점검하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지나가면 특유의 캐릭터-몸놀림으로 우리의 입장을 환영했다.

        

        적당히 손을 흔들며 응수한 다음 스튜디오 중에서도 가장 으슥한 곳으로 향했고, 아주 은밀하게 감춰져있는 휴머노이드 보관소 중 한 곳으로 향했다. 테마파크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 거의 축구경기장만한 땅을 들어낸 다음 거기에 로봇을 보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안까지 들어갈 필요는 딱히 없었다.

        

        

        문을 지정하고, 손잡이를 움켜쥔 다음, 그것을 당긴다.

        

        다음 순간 청록색과 청색, 그리고 자색이 무자비하게 뛰쳐나왔다.

        

        

        

       “주이이이인-!”

        

       “아키타입!”

        

       “우와, 다른 세상이야. 아기자기한 건물이 가득해….”

        

        

        

        이 세 명의 메카 초딩들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할까.

        

        하지만 이 세 몬낸이들의 표정이 실로 기뻐 보였으니 그걸로 좋은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한 기당 500kg가 넘는 이 로봇 돼지들이 내 몸에 앵겨붙는 행위는 더 이상 없는 것이 훨씬 좋았다. 무거워 죽겠네, 그냥.

        

        그렇게 세 명을 무사히 일행으로 맞이한 뒤 덧붙였다.

        

        

        

       “진은 플라즈마 포 꺼내면 바로 돌려보낼 거고, 레인은 레일건 꺼내면 바로 돌려보낼 거니 그렇게 아시길. 마브는…그러고 보니 마브는 꼬리에 무슨 무기를 달아놨는지 얘기를 들은 적이 없군요.”

        

       “쟤? 경수소 이온 캐논. 듣기로는 메가와트 단위의 출력이 나온다고 하는데, 아직 시험사격이 안 잡혀서 모르겠네. 우리들이야 뭐 전부 20기가와트급 아크 리액터를 달고 있으니까 그 정도 위력은 나오겠지.”

        

       “…셋째는 특히나 더 금지.”

        

        

        

        뭐라고 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저쪽 세상의 기술력은…만약 바이러스만 없었더라면 2030년에는 사람을 태운 우주선이 태양계를 개발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기술력이 저 모양 저 꼴인 거야.

        

        물론 손목에 찰 수 있는 시계만한 기기 내부에 들어가는 극초소형 핵융합로와 심장만한 크기의 리액터의 출력을 1 : 1로 비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기도 했고, 출력 자체는 기기 내의 반응물질을 얼마나 소모하는지에 따라 자유롭게 조절 가능하니 그닥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었다.

        

        그것도 그렇고, 그 정도 동력원은 달아놔야 플라즈마니 레일건이니 뭐니 하는 물건들을 쓸 수 있는 거겠지. 거기에 각 관절부에 달린 상온 초전도체 모터도 열심히 가동해야 하고.

        

        

        아무튼 그런 생각과 함께 다시금 일행과 합류하자마자 이어지는 말.

        

        

        

       “오늘 이곳에 구경을 온 모든 관광객들이 이쪽을 향해 몰려들지 않을까 하는 게 제 기우였으면 좋겠군요.”

        

       “포기해. 반대할 거였으면 어젯밤부터 했어야지.”

        

       “남의 관심을 끄는 게 재미가 없다는 건 아니지만, 이 근방의 모든 이목을 이쪽으로 전부 끌어모으려는 건 그닥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자연스럽게 손깍지 끼지 마세요, 첫째 메카 막내!”

        

       “너무합니다. 저희도 나가서 놀고 싶습니다.”

        

        

        

        나는 히히 웃었고, 부담스러워하는 지인을 무시한 채 메카 유진을 한 명씩 떠넘기기 시작했다.

        

        로건과 로렌티나는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마브와 어느덧 짬 좀 먹었다고 위풍당당 걷는 진을, 나와 올리비아는 진에 비해 비교적 같이 놀아준 적 없었던 레인과 함께 이동할 예정이었다. 나중에 올리비아가 레인과 좀 친밀해지면 로건 일행에 합류시킬 예정이었고.

        

        어느덧 엡콧 입구 방면으로 관광객 수천 명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사이, 바깥에서 기다리겠다는 올리비아를 뒤로 한 채, 나는 이런저런 기념품을 파는 상점 안으로 들어갔다.

        

        막 개점 준비가 끝나고 우리를 맞이하는 직원의 눈이 화등잔만해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서 오세요, 원하는 상품이 있다면 카운터로…신이시여, 설마, 설마….”

        

       “반가워요. 머리띠 두 개만 계산해주시겠어요?”

        

       “아으, 네, 넵.”

        

        

        

        카드를 받아드는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얼마 가량의 돈이 카드로부터 빠져나가는 사이, 간신히 긴장을 누그러뜨린 카운터의 직원이 내 오른쪽에 있는 레인을 보고는 어버버하며 입을 열었다.

        

        

        

       “이, 이쪽은 설마….”

        

       “레인이에요. EU 모드를 할 때나 잠깐 얼굴을 비춘 친구라서 그런지 모르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알고 계셨군요.”

        

       “어…그, 어떻게 게임 속 캐릭터가 바깥으로 나온 겁니까?”

        

       “하와이에 가기 전에 이카루스 다이나믹스가 짤막하게 발표했던 내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게임 속 단독 AI 일부를 실제로 현실에 구현하는 프로젝트가 발족했어요. 그 결과물이기도 하고요.”

        

        

        

        물론 거짓말이었지만, 이카루스가 실제로 이런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가상현실 스튜디오 내의 휴머노이드에 홀로그램을 덧씌워 구현하였다-는 거짓말까지 알차게 덧붙여준 후 싱글벙글한 표정 그 자체의 레인 머리 위에 저작권 괴물의 귀 모양 헤어밴드를 씌워주었다.

        

        듣자 하니 스튜디오에서 관리하는 휴머노이드도 홀로그램의 유무와 관계없이 머리에 헤어밴드를 쓸 수 있다더라. 따라서 이 정도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한편, 그것과는 별개로…가게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점차 커져가기 시작했다.

        

        짤막한 작별 인사를 뒤로 한 뒤, 어쩐지 불안해지는 기분을 느끼며 문을 열고 왔던 길을 보자마자 보이는 광경.

        

        

        

       “…아이구.”

        

       “주, 주인. 사람이 너무 많은 거 아냐…?”

        

        

        

        그 말대로.

        

        사진을 찍는 사람만 없을 뿐이었지, 바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 그 자체였다.

        

        드디어 나왔냐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던 올리비아가 덧붙였다.

        

        

        

       “쟤네들이 하루종일 사람으로 이뤄진 벽 이외에는 아무것도 못 보게 만들 작정이 아니라면, 슬슬 저 인파를 해산시킬 방법을 찾아봐야 할 거야, 막내.”

        

       “…그래야겠네요.”

        

        

        

        정신 나가겠네, 진짜.

        

        

        

        

        

        

        

        

        

        

        

        

        

        

        

        

        

        

        

       “…다크 존 에어리어가 있는 건 알았지만, 거기에 족적을 남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사실 저희가 좀 늦은 거죠. 2회 우승자인 스톰시어 사인은 진즉 벽에 박제되어있는 걸 보면…그런 것치곤 따로 디즈니에서 연락이 오지 않은 게 이상하긴 한데, 발현자라 그런가.”

        

       “지금이라도 남기니 된 거지, 뭐어.”

        

        

        

        디즈니 월드 엡콧-다크 존 에어리어.

        

        이게 테마파크인지, 혹은 에어소프트 건을 든 코스플레이어 유저들의 짬통인지 모를 동네의 한가운데에 세워진 자유의 여신상-이었던 것. 허리 윗부분부터는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여신상의 주춧돌 가운데에는 네 개의 사인과 두 개의 공란이 존재했다.

        

        이게 무언가 하니, 파이널 챔피언십 1등과 2등의 사인이 담겨있는 칸이었다. 사인을 스캔한 다음 벽면에 영구적으로 남기는 형식인 것 같은데, 이걸 이제야 알게 된 것도 참…뭐어,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인가.

        

        아무튼, 다행이라면 다행이게도 사람을 불러서 종이에 사인을 하고, 그것을 어딘가에 제출하거나 할 필요는 없었다. 나중에 태블릿 같은 곳에 간단히 사인을 한 다음 그걸 디즈니 측에 보내면 되는 거였으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꽤나 아쉬워하는 표정이었지만.

        

        

        

       “흠. 손가락으로 강하게 찌르면 나름대로 사인 비슷한 걸 남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다 손가락 부러져요, 아휴.”

        

       “막내가 손가락에 실드 한 번만 씌워주면 꽤 괜찮을 것 같은데…농담이에요, 농담. 알았으니 그런 흉흉한 눈빛으로 보지 말아요.”

        

       “전 실드 없어도 할 수 있습…입 다물겠습니다, 아키타입.”

        

        

        

        왜 다들 자신이 콘크리트 벽 위에 얼마만큼 상흔을 남길 수 있는지를 대결하려고 하는 건지 원.

        

        게다가 에어리어 자체가 워낙 커서 그런지 아직도 둘러볼 것이 한참이나 남아있었기에, 나는 벽면을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지인들의 앞에 몸이 달 대로 단 세 메카-땡깡쟁이들을 얼쩡거리게 시켰고, 그제서야 이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였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다크 존 에어리어는 어제 갔던 매직 킹덤을 포함한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꽤나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디즈니 월드에 거의 반드시 있다고 해도 좋은 특정 캐릭터와 함께하는 밋 앤 그리팅(Meet and Greeting)이 없었다는 점 정도.

        

        당장 어제만 해도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출현하는 오만가지 캐릭터들이 공연도 하고, 퍼레이드도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확실한 차이점이었다.

        

        

        하지만 꼭 그것이 다른 에어리어보다 지루하다는 사실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저거 아르테미스 아니냐?”

        

       “적 특수부대원의 복장을 그대로 재현한 것도 있군요. 탈옥수나 폭도는 말할 것도 없고….”

        

        

        

        이걸 코스프레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 에어리어에 배치된 직원들이 마치…실제 적 순찰조마냥 코스프레 비슷한 것을 하고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어쪽 테마파크에서 스톰 트루퍼 코스프레를 하고 배회하는 직원들이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다들 몸에 각자 총기를 메고 있었지만 총구 끝에는 모의총이란 것을 보여주듯 컬러 파츠가 붙어있었고, 그것을 사람에게 겨누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오히려 이곳을 관람하러 온 관광객들을 손으로 부른 다음 검문하는 척을 하며, 그 후 사진을 찍고 보내주면 보내줬지.

        

        뭐라고 해야 할까. 여러모로 기이한 풍경이긴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기묘한 광경은 따로 있었는데,

        

        

        

       “여기는 작전팀 빔펠, 기묘하게 생긴 이카루스 오퍼레이터를 발견했다. 즉시 포박하겠다.”

        

       “으아아앙-!”

        

        

        

        부분적으로 자신의 몸에 홀로그램을 적용한 미소녀 오퍼레이터 코스플레이어가 러시아 특수부대 복장을 갖춘 직원에 의해 무력화를 당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당연하겠지만 이 또한 일종의 관광객-직원 간의 상호작용이었다. 무릇 모든 VR게임의 숙명이 그러하듯 포스트 및 바이러스 아포칼립스를 표방하고 있는 다크 존 역시 미소녀 아바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물론 한참 전부터 그랬던 일이라 이제 와서 언급할 필요가 있나 싶긴 했는데.

        

        거기에 더하여 퍼레이드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하나, 저어기 옆집이 판타지에나 나올 법한 독특한 퍼레이드카를 몰고, 그 위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타있었다면, 이건 마치…진짜로 타격 작전이라도 나갈 법한 장갑차를 몰고 길을 돌아다닌다.

        

        내 정신이 다 몽롱해지네.

        

        

        

       “…이런 걸 디즈니 월드에 집어넣을 생각을 했고, 그걸 실제로 실현하다니. 여러모로 대단하긴 하네요, 정말. 이러니까 광학미채까지 둘러서 외부에 안 보이게 해놓은 걸지도.”

        

       “에어리어와 에어리어를 칼같이 분단해놓고, 광학미채로 서로 가려놓은 다음 건물과 건물을 통해서만 각 구역을 오갈 수 있게 만든 것도 그 때문이겠지. 같은 테마파크 안에서조차 안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게 만든 것도 그렇고.”

        

       “나름대로 동심 파괴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했단 거려나…하긴, 듣자 하니 테라 에어리어는 어린이들도 많이 오는 모양이고.”

        

        

        

        그렇겠지. 한창 판타지에 빠져있을 친구들이 고층 건물만한 크기의 세계수 – 잎은 홀로그램이었다 – 를 어떻게 참겠어.

        

        물론 이따가 그곳도 가볼 예정이었다.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돌렸고, 오늘 특별 야외 활동을 진행 중인 세 메카 유진을 힐끔 바라보았다.

        

        뭐라고 해야 하나, 말 그대로…세상과 사랑에 빠진 듯한 눈빛이었다. 평소보다도 눈을 크게 뜨고는 주변의 모든 것을 단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끊임없이 고개를 움직였다. 오늘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의 리액션 그 자체였다.

        

        로건, 로렌티나, 올리비아 전부가 귀여운 아이를 보는 듯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이, 갑자기 이카루스 기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뭔가 했더니 누군가에게 전화가 온 것이었다. 812로 시작하는 걸 보니 국제전화인 것 같은데.

        

        그리하여 이카루스 기어가 자동으로 해당 번호가 어디 나라의 것인지를 띄운 순간,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812.

        

        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웃음기를 한껏 머금은 채 전화를 받았고-

        

        

        

       “유, 유진 씨! 첫째랑 둘째는 몰라도 셋째 메카비얌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예요? 지금 아시아 예선전 이후 출시할 새 인커젼 광고하는 거죠!?”

        

       “해 명 해 – !”

        

       “아이구야, 귀청 터지겠어요.”

        

        

        

        따로 스트리밍도 안 켰는데 도대체 어떻게 안 걸까 –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인터넷에 퍼진 썰이 순식간에 저 두 명의 귓전에 들어간 모양이었다 – .

        

        그런 한 줌의 생각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다급한 두 새끼비얌들의 통화가 걸려온 순간, 나는 결국 그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첫째와 둘째, 셋째의 매력이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얌은 못참는 새끼비얌

    테라는 정말 옛날에 아주 짧게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작년 KSM 즈음…지하철역 광고 즈음에 한 번 나왔었나 그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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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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