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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40

       

        

        

        

        

        

        

       -[MAV : 나나나나나너무신나]

        

       -[RAIN : 나도그래]

        

       -[GENE : 후후. 아직 다들 수련이 부족하군요. 2호기가 들어오기 전부터 몇 번이고 전투에 나간 본 개체는 이 정도에는 놀라지 않습니다.]

        

        

        

        한편, 유진을 위시한 발현자 멤버들이 개별적인 노스탤지어에 빠져들고 있을 무렵.

        

        북극곰, 상어, 혹은 수리부엉이와의 짧은 대화를 제외하면 눈을 초롱초롱 빛낼 뿐인 세 명은 아키타입이 ‘얘네들 왜 이렇게 조용하지?’라고 질문을 던질지 말지를 고민할 정도로 조용한 모습으로 주변을 관람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이들은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부터, 혹은 그 전부터 자기들끼리 네트워크 안에서 떠드는 법을 배웠고, 이는 일종의 3인-비밀 채팅방으로 진화하여, 갓 인간으로 진화 중인 세 메카-소녀들의 아무말 대잔치방으로 변모했다.

        

        미사여구를 다 떼고 말하자면, 겉은 조용해도 마음 속으로는 신나게 떠들고 있다는 소리였다.

        

        

        

       -[RAIN : 얼굴에 걱정이 하나도 없는 인간들을 이렇게 많이 본 건 처음이야]

        

       -[GENE : 그래도 요즘은 우리가 있던 곳도 다들 표정이 괜찮지 않습니까. 물론 근본적인 차이가 있긴 하지만.]

        

       -[MAV : 우리도 수십 년 정도 지나면 저쪽 세계에도 이것보다 더 번쩍번쩍한 테마파크가 생기지 않을까? 대신 그 전까지는 이런 광경을 보려면 아키타입한테 부탁해야겠지만.]

        

        

        

        태어나서 처음 보는 세상.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메카 유진들의 시각 데이터에는 테마파크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 아니, 있었을지언정 전투 데이터로 학습한 것에 가까웠다.

        

        과거 대거를 포함한 수많은 태스크포스가 한 번씩 할퀴었고, 그마저도 모자라 종국에는 태스크포스 레이저 소속 부분대장 올리비아가 행한 중거리 핵-탄도탄 폭격에 의해 쇳물과 용암, 그리고 녹았다가 굳은 유리의 혼합체가 도처에 널린 평지로 변해버린 올랜도 디즈니 월드.

        

        하늘에서 쏟아져내리다시피 한 수많은 무인 전차와 그림자에 의해 파편화된 콘크리트와 짓이겨진 철근의 집합체가 되어버린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다시 말해, 이 자리에 선 발현자들처럼 대거 팀 소속 메카 유진들이 공유하는 간접 기억 역시도 거기서 거기였으나, 적어도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의 주인인 아키타입은 그 위에 새로운 기억을 덧칠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다는 것이었다.

        

        

        

       -[GENE : 그러고 보니 레인만 아키타입과 은근슬쩍 계속 팔짱을 끼고 있지 않습니까. 슬슬 나오십시오. 다음은 제 차례입니다.]

        

       -[RAIN : 싫어. 내 거야.]

        

       -[MAV : …너희들은 아키타입한테 직접 구출되어서 그런 거지? 나는 아직 그렇게까지 직접적으로 표현을 못 하겠어. 난 오히려 너희들한테 느끼는 고마움이 더 크기도 하고….]

        

        

        

        사람이었으면 얼굴이 미묘하게 붉어졌으리라.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유진이 직접 구출해온 두 명과 다르게 매버릭, 마브의 구출에는 진과 레인이 아주 거대한 역할을 했고, 그 외에도 건너편 세계의 국방부가 동원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즉응 화력을 쏟아부어 구출해냈기에.

        

        그리하여 마브는 기본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입장이었고, 그것이 진과 레인과의 결정적인 차이기도 했다.

        

        특히나 레인과는 더더욱.

        

        

        어느새 유진 일행은 미확인구역 탈출 모드 중 레인의 구출, 그리고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를 소개하는 섹션에 도달했고, 그 즈음 레인이 덧붙였다.

        

        

        

       -[RAIN : 주인이 날 여섯 번씩 구하려고 시도했었을 때네. 만약 실패했었더라면 난 여기 없었을 거야.]

        

       -[GENE : 그걸 핑계로 아키타입과 하루종일 팔짱을 끼고 다닐 생각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RAIN : 아이, 진짜. 나는 오른쪽으로 갈 테니, 네가 왼쪽으로 가.]

        

        

        

        그리고 실제로 그 말대로 되었다.

        

        슬그머니 앞으로 전진한 두 명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던 유진과 각기 팔짱을 끼었고, 당사자는 반쯤 헛웃음을 지으며 덧붙이-려다가 꼬리를 휘감는 두 개의 메카 꼬리의 감촉을 느끼고 눈을 화등잔만하게 떴다.

        

        

        

       “왜 갑자기 꼬리를 얽고 있어요!?”

        

       “그, 그, 뭐가. 감사의 표시라고. 주인이 없었으면 나도 여기 없었잖아. 그래서 그냥….”

        

       “레인이 하자고 했습니다.”

        

       “내가 언제 그랬어!?”

        

        

        

        물론 진상을 아는 이들은 두 명밖에 없었다.

        

        그 광경을 보던 다른 지인들이 어처구니없단 듯 큭큭 웃는 사이, 어느샌가 이들은 박물관의 막바지에 다다른다. 내부에 들어온 지 대략 1시간 가량이 지났을 즈음이었다.

        

        무릇 박물관의 끝에 있는 것은 대개 기념품 샵이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 안에는 오만가지 상품들이 진열된 상태였다. 인형과 가방, 머리띠 같은 장난감은 기본이요, 군복 어깨에나 붙이는 패치, 군인들이 자주 쓰는 가방 및 스튜디오에서만 한정판매하는 스킨 코드도 있었다.

        

        유진은 그닥 신경쓰지 않았고, 레인은 아까 산 택티컬-미키 머리띠가 있었으며, 진과 마브는 그닥 뭔가를 착용하고 싶은 눈치가 아니었다 – 그리하여 이들은 바깥으로 빠져나왔고, 여전히 푸른 하늘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으로 나온 이들 전원은 근방을 돌아다니는 관광객 혹은 코스플레이어들의 의복이 좀 더…다채로워진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저 사람들은 뭐야? 귀가 엄청 긴데.”

        

       “뭔가 은빛 전신방탄복 같은 걸 입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키타입.”

        

       “테라인지 뭔지 하는 게임에서 온 것 같군요. 옛날에 버지니아 검술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친구들 중 저렇게 전신갑주를 입고 다니던 사람이 몇 있었지요.”

        

       “강해보이네. 꼬리에 달고 있는 무기로 쏘면 관통이 되려나?”

        

       “플라즈마 캐논이든, 레일건이든, 이온 캐논이든 간에 뭘 맞아도 시체조차 안 남을 거예요. 그냥 철덩어리 두들겨 만든 플레이트 메일에 무슨 방호력을 기대하는 거예요?”

        

        

        

        마브가 중얼거린 물음을 근방의 누군가가 들었으면 아주 기함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모두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올리비아가 덧붙였다.

        

        

        

       “언제 한 번 저 게임 플레이영상 비슷한 걸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이 나. 그래서 갑자기 생각난 건데, 메카 막내들이 달고 있는 무기 정도라면 테라인가 하는 그 게임에 나오는 적들도 전부 으깨버릴 것 같단 말이지.”

        

       “메카 막내들이 나온 시점에서 개별 개체의 파워 인플레이션이 꽤 있었지요. 프로토타입 알파는 그 중에서도 꽤 심각할 정도였긴 한데…뭐어, 저로서는 게임은 둘째치고 나중에 메카 막내들을 뛰어넘는 뭔가가 나오지나 않으면 좋겠군요.”

        

       “그건 그렇지.”

        

        

        

        올리비아를 제외한 전원이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에 참가한 경험이 있기에 나온 말.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격 지원을 하는 아군 무인기들을 말 그대로 갈아버린 프로토타입의 위력은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떠오를 정도로 생생했기에 – 물론 옆 에어리어에서 넘어온 이들을 보면서 할 만한 생각은 아니었다.

        

        견마형 로봇을 마치 애완동물마냥 끌고 다니는 아르테미스 패트롤 직원들과 이를 보며 실컷 사진을 찍어대는 관광객들, 그 외에도 수많은 아수라장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광경. 유진은 그 모습을 뒤로 한 채 아직 방문하지 않은 곳의 목록을 살폈다.

        

        그러던 와중 옆에서 이어지는 말.

        

        

        

       “그건 그렇고, 큰 문제 없으면 슬슬 스트리밍을 해도 되지 않을지.”

        

       “…갑자기요? 의외네요. 로렌티나 언니가 그런 말을 다 하고.”

        

       “뭐어, 제가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그와 동시에 그녀는 휴대폰을 들어올렸다.

        

        메카 막내들을 봐주느라 휴대폰 볼 틈조차 없는 유진 대신 로렌티나에게 날아든 하모니와 다이스의 열렬한 땡깡이었다.

        

        그걸 보며 상어가 큭큭 웃었다.

        

        

        

       “뉴 막내들을 꼬리성애자로 만들어놨으면 책임을 져야죠.”

        

       “…그래요, 결국 피할 수 없는 국면이 찾아오고야 말았군요.”

        

        

        

        유진은 손을 휘저었고,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구역과 구역을 가로질러 날아온 드론캠이 유진의 손에 안착했다.

        

        

        방송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제야 좀 만족해요?”

        

       “어떻게 이런 재미난 상황을 혼자서만 즐길 수가 있어요, 유진 씨!”

        

       “대가로 꼬리 쓰다듬권 30분을 요구합니다!”

        

       “……뉴 막내들은 갈수록 뻔뻔해지는군요.”

        

        

        

       -방송시작부터 뭐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미친메카비얌이현실에????????오늘내생일인가????????

       -캬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

       -이궈궈던ㅋㅋ이궈궈던ㅋㅋ이궈궈던ㅋㅋ이궈궈던ㅋㅋ이궈궈던ㅋㅋ

       -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메카비얌!

        

        

        

        플로리다 올랜도, 엡콧 가상현실 스튜디오.

        

        눈 앞에 하모니와 다이스가 있었다. 기어코 나타났고, 오자마자 괴상망측한 소리를 해대는 중이었다. 심지어는 그 마이페이스인 로렌티나조차 진심으로 할 말을 잃어버렸으니 이 두 명이 얼마나 뻔뻔한 소리를 했는지 알 수가 있겠지.

        

        물론 내가 이 둘을 꽤나…오래 방치해둔 것도 사실이었기에, 나는 하는 수 없이 승낙했고, 가상현실 스튜디오 곳곳에 보관되어있던 휴머노이드에 로그인한 하모니와 다이스의 홀로그램-입가에 미소가 귀까지 걸린다.

        

        이 정도면 그냥 꼬리를 줬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그것과는 별개로, 진과 레인은 당연히 하모니와 다이스를 알아보았다.

        

        누군가가 먼저 입을 열어 말하기도 전 진과 레인이 먼저 말한 것이었다.

        

        

        

       “되게 오랜만이네. 마지막으로 봤던 게 언제였더라, 오퍼레이션 우로보로스였나…아무튼 오랜만이야. 두 명 다 잘 지냈어?”

        

       “오랜만입니다. 하모니, 다이스. 현실에서 만나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만, 굉장히 기뻐보이는 표정인데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습니까?”

        

       “메카 유진이…현실로….”

        

       “오, 오늘 나 계탔나봐. 실제로 보니까 진짜 말도 안 된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두 명이 먼저 입을 연 덕분에 매버릭의 소개가 좀 늦어졌다.

        

        사실 마브의 존재 때문에라도 약간…방송은 꺼려지는 감이 없잖아 있었다. 존재 자체가 반쯤 스포일러기도 하거니와, 이번에 출시할 새 인커젼에서 나올 3호기와 마브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달랐으니까. 물론 그 점에 대해서 시청자들에게 변명할 방법은 매우 많았다.

        

        마브는 기본적으로 홍보용이었고 – 적어도 이카루스는 공식 홈페이지에 그리 설명하고 있었다 – , 동시에 인커젼에 등장할 개체와는 차이가 있다고 사전에 공지를 해두었다. 아쉬워하거나 의문을 표하는 시청자들이 없지는 않겠지만…어쩌겠어. 그건 내가 신경쓸 부분은 아니지.

        

        

        아무튼, 며칠 후면 직접 만날 수 있을 텐데 이렇게까지 얼굴을 내민 이상 내 나름대로의 본분을 다해야만 하겠지.

        

        아마 이 둘도 그걸 알고 여기까지 얼굴을 내비친 게 틀림없겠지.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그리하여 입을 열었다.

        

        

        

       “아시아 예선전 준비는 잘 되고 있겠죠?”

        

       “극적인 실력 향상 같은 건 없긴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요. 확인 가능한 모든 변수를 체크했고, 시간이 나는 대로 모의전을 돌렸으니까요. 내일 모레 있을 아시아 예선전에서 만나는 친구들을 전부 북처럼 두들겨보면 준비가 미흡했는지 잘 됐는지를 알 수 있겠죠.”

        

       “하모니는요?”

        

       “음, 이런 대회에 출전하는 건 처음이라서 확신할 수는 없는데, 그래도 다이스를 상대로 40%까지 승률을 끌어올렸으니까…딱히 누구한테 질 것 같지는 않네요.”

        

        

        

       -아니 40%요???????

       -팩트)다이스는 작년 본선에서 4위를 했다

       -프로게이머 수준이 아닌 사람이랑 정면에서 싸워서 4할로 승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비얌련 도대체 하모니를 뭘로 만든거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개의 불합리가 느닷없이 아시아 예선전을 덮치는ww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구태여 더 파들어갈 필요는 없겠지.

        

        지금은 이들의 실력이 현재 어느 정도의 수준에 있는지를 엄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없었다. 며칠 후에 있을 아시아 예선전을 보게 되면 알아서 그 결론이 나게 되어 있었으니까.

        

        그 즈음에서 둘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모니랑 다이스는 디즈니가 만든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나요?”

        

       “당연하죠! 동화책으로도 보고, 애니메이션으로도 보고, 영화로도 보고…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제가 유치원을 다닐 때는 항상 미래에 되고 싶은 직업란에 공주를 써넣었다구요.”

        

       “어…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건 전부 봤죠. 모르는 건 거의 없을 정도?”

        

       “제 지인들이 아니라 두 명을 디즈니 월드에 데리고 왔어야만 할지도 모르겠네요. 저희는 이쪽은 완전히 문외한이거든요.”

        

        

        

        그 순간 채팅창에 ‘동심파괴자’나 ‘디즈니파괴자’, 혹은 ‘이 사람들은 디즈니에 폭격유도를 해도 안 이상할 것 같다’는 음해가 마구잡이로 올라오기 시작했지만…아니, 어떻게 알았지?

        

        시청자들은 대놓고 깝치고 싶어서 깝친 것 같지만, 그것이 실제로 사실이라면 딱히 기강을 다질 필요조차 느껴지지 않는 법이다. 나 뿐만이 아니라 로건, 로렌티나, 올리비아 역시도 그닥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고.

        

        그에 오히려 당황한 건 시청자였지만, 우리들이 슬그머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여론은 곧바로 다른 형태로 변동하기 시작했다.

        

        

        간략하게 주변을 설명하며 덧붙였다.

        

        

        

       “민아랑 예린이는 나중에 한 번 저랑만 따로 와보는 게 더 편하겠네요. 보다시피 여기는 다크 존을 모티브로 한 에어리어고, 제 일행은 이미 거의 모든 걸 다 봤기 때문에 글로리 앤 아너 에어리어로 곧 넘어갈 예정이거든요.”

        

       “앗.”

        

       “저희가 놓치지 말아야만 하는 특별한 내용 같은 건 없었나요?”

        

       “글쎄요. 제가 기억하기론 딱히 없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세 명의 메카 유진이 방문했다는 게 더 특별한 일이겠지요.”

        

       “그러면 상관없을 것 같네요. 출발합시다.”

        

        

        

       -극한의 쿨가이 메타 ㅋㅋㅋㅋㅋㅋ

       -??? : 메카 유진이 여기 있는데 다크 존 테마파크가 대수인가?

       -비얌바라기들 진짜 미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제발뷰벼!!!로건의집이불타사라질때까지!!!!!!!!!

       -진짜 북극곰이 옆에서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어림도없지 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도 북극곰 드립이 성행하는구나.

        

        아무튼 다크 존 에어리어에서 볼 일이 다 끝난 이후 우리가 갈 곳은 이미 정해져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고, 부서지고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건물 중에서 묘하게 르네상스풍의 형태를 띠고 있는 건물이 우리의 목적지였다.

        

        엡콧 가상현실 스튜디오의 에어리어 분단 방법은 실로 기묘하기 짝이 없었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게임 세 개를 하나의 공간에 몰아넣었는데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닐까.

        

        그리 생각하며 건너편으로 넘어간 순간 보이는….

        

        

        

       “…여기가 그…용병중개소 같은 곳인가?”

        

       “정신 차리시죠, 막내. 평범한 글로리 앤 아너 에어리어라구요.”

        

       “그런 것치곤 좀…다들 대련 비스무리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대놓고 사람이 지나다니는데 칼을 휘두르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고, 일종의…투기장이라고 해야 하나, 저걸. 아무튼 그런 형식에 좀 더 가까웠다.

        

        자세히 보니 그것만이 끝이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끼리 간단한 형식의 대련을 하는 광경 이외에도 특수한 재질로 이뤄진 목표물을 누가 더 먼저 잘라버리는지에 대한 경기도 있었다.

        

        이리 말하니 뭔가 여기는 특정 게임을 모티브로 한 에어리어라기보단 일종의 체험장처럼 생겼는데…그리 생각하며 주변을 휙휙 둘러보자, 익숙한 인영 하나가 어느샌가 감쪽같이 증발한 상태였다.

        

        

        

       “로렌티나?”

        

       “흐음. 최단시간 안에 얼음을 깨고 안의 내용물을 가져가는 게임 같군요. 해머에 도끼, 철퇴까지 있는 걸 보면 무지하게 튼튼하게 만들어놓은 것 같은데….”

        

       “하하, 그렇습니다. 부분적으로 에폭시를 섞어놓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열심히 두드리지 않으면 잘 안 깨질 겁니다.”

        

       “한 번 시도해보죠.”

        

        

        

        그와 동시에 로렌티나가…레이피어 한 자루를 들어올렸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해당 대회를 주최하는 사람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고 있었지만, 내 직감상 이는 상어가 이제부터 시작하게 될 장대한 진기명기의 시작에 불과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손목을 이리저리 돌리고, 날을 손가락으로 튕겨보며 강도가 어떤지를 확인한 그녀의 팔이 순식간에 허공에 녹아들어 사라진다 – 아니, 사라진 게 아니었다. 너무나도 빠르고 자연스러웠기에 제대로 보이지조차 않았던 것이다.

        

        순간적으로 들려오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 오히려 소음이 너무나도 작아서 문제였다.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는 것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

        

        그러나 그 순간 한 자루의 레이피어는 마치 마술쇼라도 한 것마냥 두터운 얼음벽을 통째로 관통했고, 마치 시간이라도 멈춘 것마냥 모두가 입을 쩍 벌렸다.

        

        그 사이 레이피어를 스르륵 빼낸 상어가 검을 붕붕 휘두르며 덧붙였다.

        

        

        

       “이걸로는 안 되겠군요. 차라리 해머를 쓰는 게 훨씬 낫겠어요.”

        

       “…그렇게 말해도 이미 진기명기 다 봤거든요.”

        

       “후후. 레이피어를 가지고 뭔가를 찔러 뚫는 것 정도라면 쉽죠.”

        

        

        

       -?????????????????

       -또또 이상한짓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게임이지? 게임안에서 하는거지? 이게 현실일리가없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그많애!!!!!!!!!

       -나정신나갈거같애ㅐㅐㅐㅐㅐ

        

        

        

        내가 안 하면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안 하면 내가.

        

        발현자-쇼는 언제나 순항 중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종강이 마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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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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