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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40

       *** ***

         

       일행들이 숙소로 돌아왔기에 오늘 하루는 이렇게 저무는가 싶었는데 막 잠에 들려는 시기에 유경의 호출이 이어졌다.

         

       낮의 기억 쥐어짜기 형에 이어지는 고도의 괴롭힘인가 싶어서 난 죽었다를 되뇌이며 출두했거늘.

         

       “유야와 대체 어떻게 혼례를 올릴 생각인가?”

         

       예상과는 달리 진짜 중요한 용무였다.

         

       “무림에 알려진 혁기린이라는 신분은 남자이니 혼례 자체가 불가능하고, 그저 사랑만 있으면 신분은 관계없다는 헛소리나 하려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닐 터. 그렇다면 그대는 무슨 생각을 품고 이곳에 왔는가?”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유경의 얼굴에는 장난기 한 점 없이 황제의 위엄만이 가득했다.

         

       내가 내린 답. 혹은 그 답이 없을지라도 무엇이라도 들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풍기는 유경. 그런 유경을 보며 나는 내가 내린 답에 대해서 생각했다.

         

       과연 내가 내린 답을, 내가 하려는 도전을 황제는 용납할 수 있을까.

         

       절로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판을 벌이기 위해서는 황제 유경의 힘과 허락이 필수적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유경에게 내보이기로 했다.

         

       내 진심을!

         

       “페하. 소인은 유야 공주님과 혼인을 올리기 위해 황궁에 왔습니다. 악양에서 이곳까지 적지 않은 시간동안 오직 하나 어찌하면 유야 공주님과의 혼례를 올릴 수 있을까만을 계속해 고민해왔지요.”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해결책은 보이지 않더군요. 유야 공주께서 남장여자 혁기린이 되어 점창파에 몸담은 일은 도무지 황녀가 해야 할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혁기린의 표정이 서글퍼지고 유경의 입술이 깨물어졌으나 이게 현실이었다.

         

       “공주님께서 품은 비밀이 퍼져나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야 공주님은 황실을 대표하는 공주로서 해서는 안 될 해괴한 짓을 벌였다 손가락질을 할 것이고 점창파는 도문임에도 불구하고 물질적 성공을 위해 관무불가침의 불문율을 깼다고 비난 받겠지요. 뭐 그런 공주님과 함께 무림을 누빈 저 역시도 정신나간 놈이라 욕을 들어먹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안타까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유야 공주님이 왜 이런 가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더군요. 까놓고 말해서 예? 유야 공주님이 뭘 잘못했나고요. 황국의 질서를 위해서 제 한몸 희생하여 무림으로 투신했고! 그리 남장여자가 혁기린이 된 이후로는 문파의 제자들을 살뜰이 살피고 협객의 마음을 품고 사람을 돕는 일을 실천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무림의 여협의 되어 천하를 평안케 만들기 위해 제 한 몸을 불살랐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그, 그렇지.”

         

       갑작스럽게 급발진을 박는 나와 그런 나를 보면서 당황하는 유경. 나는 그런 유경을 보면서 벌컥 화를 냈다.

         

       “아니, 폐하! 왜 그렇게 미적지근하게 말씀하십니까! 지금 유야 공주님을 보십시오! 절로 정수리 쓰담쓰담과 뺨 만지작거림을 부르는 귀엽고 착한 혁기린 대협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말입니다!”

         

       “…자네 평소에 내 동생에게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지?”

         

       황제가 이상한 곳에 꽃혔기에 나는 더욱더 성을 냈다.

         

       “지금 그게 중요합니까! 만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유야 공주님이 세상으로부터 부당한 비난을 받을 처지란 말입니다!”

       

       내 불타는 시선을 받는 유경은 잠시 당황하다가…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의 말이 맞네. 천하에서 유야만큼 심성이 곱고 귀여운 아이가 또 있을까.”

         

       “…오라버니?!”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는 천하에서 제일가는 유경 아닌가. 그런 유경이 어찌 내 열띤 혁기린 예찬론에 감화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유야는 어렸을 때부터 착하고 귀여웠지! 지금도 빛을 발하고 있는 저 선함과 포근함은 누구나 좋아하고 웃음 짓게 만들 수 있는 것이거늘…! 어째서 그 매력을 만인에게 떨치지 못하고 남장을 하고 태양건을 둘러싸고…! 크윽…!”

         

       오랜 세월 가슴 깊숙한 곳에 켜켜이 쌓인 안타까움이 치밀어 오르는지 눈물마저 글썽이는 유경.

         

       “맞습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정말로 그러한 일이야! 그저 내 부덕함이 유야의 귀여움을 지키지 못했음이 안타까울 뿐일세!”

         

       기어이 분루를 흘리고야 마는 유경!

         

       그리고 그런 유경을 먼 산 바라보듯이 바라보는 사마경휘와 당장이라도 죽고 싶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혁기린이 눈에 들어왔지만 지금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내가 느낀 내면의 분노와 내 내면의 분노에 동조해 줄 유경이었으니 더욱더 열변을 토했다.

         

       “이는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반드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일이지요!”

         

       “그래! 자네 말이 맞네!”

         

       “역시 폐하께서는 이해해 주시는군요! 우야 공주님의 선업이 인정받는 세상! 우야 공주님의 성품과 귀여움에 세인들이 미소 짓는 천하! 이야말로 올바른 세상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 바로 그러하다!”

         

       됐다.

         

       지금의 열기라면 분명 유경을 설득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확신하며 크게 외쳤다.

         

       “지금의 천하는 잘못되었습니다!”

         

       “…어?”

         

       “그렇다면 바꾸고 갈아 엎어야지요!”

         

       방금 전까지 나의 열변에 완전히 감화되어있던 유경의 입이 떡 벌어졌다.

         

       *** ***

         

       “유야 공주님의 행실이 천하의 상식에 빗대어 볼 때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것이라면! 그렇지 않게 바꾸어버리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라는 말로 포문을 연 호천안은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줄줄이 토해내기 시작했다.

         

       황제 유경은 그 생각과 계획을 들으며 생각했다.

         

       ‘나는 이놈을 기인이라고 생각했다.’

         

       호천안이 범상치 않은 자라는 점은 유경은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호천안은 어떤 인간인가?

         

       동창이 만든 판에서 낙양의 정예 도박사들을 단신으로 박살낸, 가히 천하제일의 도박사가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도박 실력이 있으면서 점창파에서 선사들에게 당과 숨기기 같은 재주나 가르쳐 줄 뿐 정작 도박으로 재물을 불리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금의위 외부교관 때의 일도 그러했다.

         

       사실 유경은 호천안을 꽤 오래 금의의 외부교관직에 얹혀 둘 생각이었다. 세월만큼 확실한 증명은 없으니 대충 일 이 년 정도 계속 돌려보내야 할 훈련생들의 교관으로 앉혀 두면 자연스럽게 소문도 스러질 터였으니까.

         

       황궁비고에서 뭐도 얻었겠다, 정파의 칼 맞아가며 사는 낭인보다는 녹봉 받고 대우받는 한직 군관이 되어 수련에 매진도 하고 나갈 때 즈음에는 뒷배 하나 없는 호천안에게 전직 군관이라는 직함이나 하나 달아주려는 의도였다.

         

       영리한 자였으니 다 알아서 이해하고 숨을 죽일 줄 알았더니 갑자기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훈련법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금의위 훈련교관 직에서 파직을 당하고 순식간에 낙양을 떠났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자!

         

       그러니 유경은 호천안을 기인으로밖에 여길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유경은 호천안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또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놈은 기인이 아니라…광인이었구나.’

         

       혼인을 위해서…천하를 상대로 판을 벌이겠단다.

         

       유야를 둘러싼 신분의 비밀이 모두 풀렸을 때, 손가락질이 아닌 박수를 받도록 바꾸겠단다.

         

       다시 생각해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었으니 유경은 절로 웃음을 흘렸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더 어이가 없는 것은….이게 또 설득력이 있는 계획이라는 점이었다.

         

       “자네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네. 그러나 나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구만. 일이 실패하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황실이고 그 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모를 일이니까.”

         

       결국 일이 실패하면 황실에서 공주의 영달을 위해 백성들을 속였다는 말을 피할 수 없으니 그야말로 민심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겠지.

         

       그렇기에 유경은 호천안의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그러니, 나에게 확신을 심어주겠나.”

         

       “페하. 전에 황실을 방문했을 때 했던 한담을 기억하십니까? 천상루에 다녀온 뒤 폐하께서는 어쩌다 그런 도박 실력을 지니게 되었냐고 여쭈어 보셨지요.”

         

       “그래. 그랬었지.”

         

       유경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어찌 그 참혹한 패배와 연관된 일을 잊을 수 있을까.

         

       “아직도 그때의 기억은 생생하네. 자네는 사천낭인으로 살다가 무공이 벽에 막혀 도박을 익히기 시작했다고 답했었지.”

         

       “예. 분명 저는 그리 말했지요. 좀더 첨언을 하자면 낭인 생활을 시작한 지 2년 후에 도박에 손을 댔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가.”

         

       유경은 호천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게 지금 중요한 사안인가?

         

       그런 유경의 의문은 이어진 호천안의 말에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소인이 도박의 기술을 익힌 기간은 오 년입니다. 그리고….사천낭인의 한 사람으로써 연출을 익힌 기간은 칠 년이지요.”

         

       호천안의 답에 유경의 눈이 크게 떠졌다.

         

       호천안은 오 년간의 수련으로 절대적인 도박 실력을 손에 넣었다.

         

       그렇다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갈고 닦았다는 연출은 과연 어느 경지에 도달해 있단 말인가!

         

       유경의 가슴속에 혹시라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어쩌면 저 호천안이라면…무력한 어린아이 시절 자신 때문에 꼬여버린 유야의 기구한 팔자를 펼 수 있을 것이라기는 기대감이.

         

       그런 기대감이 피어 오르자 유경은 저도 모르게 유야 쪽을 바라보았다.

         

       “유야의..”

         

       유야의 뜻은 어떠한가.

         

       그렇게 물으려던 유경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자신을 바라보는 유야의 눈빛 때문이었다. 그저 걱정으로 가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유야를 보며 유경은 어린 날, 황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을 찾아왔던 어린 유야를 떠올렸다.

         

       안락한 황실의 울타리에 남는 것은 자신이었고 피와 칼이 난무하는 무림으로 향하는 것은 유야였거늘 유야의 눈에는 그저 유경을 향한 걱정만이 가득했었다.

         

       마치 지금과 같이.

         

       유야는 제 혼인이 걸린 일임에도 그저 유경을 걱정하고 있었다.

         

       “자네의 뜻대로 하게.”

         

       그 사실을 깨달은 유경은 마음을 정할 수 있었다. 그때와 같이 그저 유야의 걱정을 받으며 제 자리에 안주나 할 것이라면 뭐하러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부지런히 황권을 강화하고 힘을 길러왔단 말인가.

         

       “내 모든 것을 걸고 그대를 밀어주겠네.”

         

       “명 받들겠습니다.”

         

       다음 날 아침.

         

       황궁에서는 수많은 전서구가 날아올랐으니.

         

       호천안의 손끝에서 천하를 무대로 한 호감협객공주무사 혁기린을 위한 연출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안녕하십니까. 검은주사위입니다.

    우선 거의 2주 가까이 연재를 쉬게 된 점 우선 사과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눈이 작살이 나서 각막염에 걸렸습니다.

    길게 풀어보자면 증상은 대충 8일, 금요일쯤부터 발생했고 그냥 눈이 빨개지고 부어올랐기에 아 눈이 아프구나 해서 근처 안과에 갔습니다. 결막염 초기인건 ‘같다’고 해서 월요일날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월요일날 다시 갔습니다. 이젠 그냥 눈이 따끔한 정도를 넘어서 그냥 햇빛만 받아도 구아악 소리를 내며 눈물을 줄줄 흘리는 유사 뱀파이어가 되어 있었는데 뭐 그냥 한번 들여다보고 아 결막염이군요. 그러고는 금요일날 다시 오라며 전과 같은 처방을 똑같이 주더군요.

    이미 눈 상태는 눈을 뜨기도 힘든 상태였고 만약 무림천하에 빙의되었다면 눈병이 났다고 주장해도’이놈! 이놈 이거 혈교의 잔당이야! 당장 목을 쳐라!’라는 말을 듣고 바로 목이 댕강 잘리더라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시뻘개진 상태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빨리 큰 병원에 갔었어야 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내복약도 먹고 안약도 넣었지만 상태는 나아지는 듯 나아지지 않는 듯 유사 뱀파이어 체험을 하고 있다가 수요일 쯤에는 눈이 흐릿하더군요. 갑자기 눈이 안 본이니까 깜짝 놀라서 목요일날 큰 병원에 가봤습니다. 그러더니 의사선생님께서 엄청 심각한 상황이라고 항생제 주사도 놓고 약도 바리바리 처방받고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다시 오라는 말과 함께 말이죠.

    그래서 다음날(저번주 금요일) 갔더니 결막염이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처방이 잘 받았는지 많이 호천됬다고는 하는데 못해도 2주 이상 치료 받아야 한답니다.

    이번주 월요일날은 가서 간단한 검사만 받고 일주일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시더군요. 아마 장기전이 될 듯 합니다.

    현재 오른쪽 눈은 조금 흐릿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하프 혈인 유사 뱀파이어 상태는 벗어나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뒤늦게 공지라도 한 편 써서 올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말이 길어졌네요.

    내일부터는 정상적인 흐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꾸우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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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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