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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45

       

        

        

        

        

        

        

        

       [일반]속보)비얌 러시아 강습예정!!!!!!

        

        

       <상트페테르부르크 직행티켓 들고 있는 유진 짤>

        

        

       특급재해 출현!!!!!!!

        

        

        

       [전체 댓글][등록순]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시아예선전 시간 딱맞춰서가네 ㅋㅋ

        

       -‘강습’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ㅈㄴ 맞는말인거같은데 ㅋㅋㅋㅋㅋ

       ㄴ그럼 이게 강습이지 뭐임 ㅋㅋㅋㅋ

       ㄴ강습x 궤도폭격o

       ㄴ아주 지랄들을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강습할거같아서 무섭다 ㅋㅋㅋㅋㅋㅋ

        

       -남들 다 게임할라고 왔는데 지혼자 옥상에서 로프타고 내려와서 강화유리자르고 들어갈거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

       ㄴ뇌절ㄴ

       ㄴ팩트)비얌은 할거같음

       ㄴ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이새기들 대가리에서 비얌은 도대체 무슨 존재냐??

        

       -아니근데 이번에는 완전 그냥 방임중이네 ㅋㅋ 재수없으면 애들 경기시작한 이후에나 도착하겠다

        

       -이번년도에는 누구 붙잡고 교육 안시키나?

       ㄴ이미 얼추 다 끝내놨잖아 ㅋㅋㅋㅋㅋㅋ

       ㄴ자기없어도 굴러갈수있을 정도로 다듬어놨으니 이제 알아서 해보라는거지

       ㄴ?? : 다 가르쳤으니 이제 둥지에서 나가세요

       ㄴwwwwww

        

       -이번년도에도 딱히 다른나라들 힘 못쓸거같으면 개추 ㅋㅋ

       ㄴ일단나부터 ㅋㅋ

       ㄴ개추십개추

       ㄴ1년이나 시간 줬는데 그동안 다른새기들은 손놓고 보기만 했겠냐??? 파훼법 연구해왔겠지 당연히

       ㄴ그 파훼법이 들어맞는다는 보장은 어디있는데 ㅋㅋㅋ

        

       -일본 공중분해당하고 케이스 보복성 출전정지 먹은거보면 이번년도에도 티켓 5개 그냥 쓸어담고올듯 ㅋㅋ

        

       -비얌쉑 사실 그냥 러시아 향기 맡으려고 간 거 아니냐?

       ㄴ러시아 배경으로 닼존이벤트 만들라고 주변실측하러가는거일듯 ㅋㅋ

       ㄴ새끼비얌보러가는게 아니라 폭격지점 확인하러가는거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진 의문의 냉동뱀 예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플로리다 평균온도 22도인데 러시아는 영하8도잖아 ㅋㅋㅋ

       ㄴ와 일교차 ㅈ대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일교차 30도 ㄷㄷ

       ㄴ백색패딩비얌가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머한민국에 붙어있을 생각을 안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10월 말에 출국해가지고 거의 3~4주가량을 해외에서 살고오는www

        

       -이건 그냥 출장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미국갔다가 러시아갔다가 다시 한국오는거면 진짜 출장갔다온거네 ㅋㅋ

        

        

        

        

        

        

        

        

        

        

        

        

       [일반]속보)비얌 내리자마자 흰색롱패딩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다닥 패딩 갖춰입는 유진 움짤>

        

        

       개기엽네 무친련진짜 뭐믿고이렇게기여움?????

        

        

        

       [전체 댓글][등록순]

        

       -와 눈에 바람에 아주그냥 개추운가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뭣

       ㄴ이녀석 방금 개추라고했어

       ㄴ아이시발 개추박지마 미친련들아ㅏㅏㅏㅏㅏㅏㅏ

        

       -와 저게 공이야 타이어야 사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패딩위에 꼬리만 삐죽나온거 진짜 가슴이 옹졸해진다 ㅋㅋ

       ㄴ아니 꼬리 왜 목덜미부분에서 튀어나옴? 개웃기네 ㅋㅋ

       ㄴ추워서 몸에 감은 채로 패딩 입었나보지

       ㄴ와 셀프꼬리묶기플레이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ㅈㄹ ㅋㅋㅋ

         

       -비얌<<이새낀 그냥 어떻게하면 사람이 좋아하는지를 ㅈㄴ잘알음

        

       -후 이런다고 패딩 살거라고 생각함? 바로산다

        

       -비얌패딩보고 느닷없이 구매마려운 닼붕이들이면 개추 ㅋㅋ

       ㄴ후 이번만입니다

       ㄴ생전돈안벌고겜만하던 닼붕이들 통한의 단기알바예약 ㅋㅋㅋㅋㅋㅋㅋㅋ

       ㄴ유진련 광고 하나만으로 예비백수들 강제로 일시키는거 미쳤네 진짜

        

       -하시1발 진짜 태어나서 알바한번도 안해봤는데 뭐부터하는게제일나음?

       ㄴ그걸 왜 닼갤에서물어봐 ㅋㅋㅋ

       ㄴ몸과 마음과 정신을 대가로 돈이랑 교환하고싶으면 상하차하고 면허있고 길잘찾으면 배달알바나 해라

       ㄴ괜히 초장부터 족같은거하지말고 마트알바나 편돌이해라 상하차하면 뒤짐

        

       -패딩 가슴팍에 대놓고 비얌문양박혀있는거 개탐나네 진짜

        

       -와 찾아보니까 60만원이네 비용 개빡세다 시부랄 비얌년아 싸게안팔아!?!?!?!?

        

       -구매한적있는놈들 없냐? 살만하냐?

       ㄴ닼갤리뷰칸가라

       ㄴ퀄리티랑 성능은 기가막힘 서울 영하16도 찍었을때 입고나갔었는데 면상이랑 밖에 노출된 다리빼면 더울정도였음

       ㄴ그건 당연해야하는거아니냐?

       ㄴ비얌치곤 창렬하네요 흚….

       ㄴ애초에 패딩값은 한 40만 정도고 남은 20만은 무슨 오만가지 부가품값이야 빡추들아 ㅋㅋ 가서 비얌백팩이랑 굿즈랑 닼존쿠폰이랑 자켓이랑 텀블러랑 이것저것 다 뺄수있는데 구매사이트도 안들어가보고는 호들갑떠는거 다 뚝배기 깨버리고싶내 시발련들이

       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윾동일침 매콤하농 ㅋㅋㅋㅋ

        

       -와 사이트가서 봤는데 쿠폰이 개웃기네 ㅋㅋ 인겜에서 쓸수있는 총기도색이랑 롱패딩아바타랑 이모티콘이랑 감정표현에 별의별거다있는데

       ㄴ아니시1부랄 이걸 따로 안파는데???

       ㄴ패딩이랑 묶음상품인가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시발 돈독오름? 왤케족같이비쌈?

       ㄴ가서 알바하라고 모지리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돈독 ㅇㅈㄹ ㅋㅋ 비얌이 10분만 방송켜놔도 도네로만 60만은 넘게벌텐데 패딩 몇개 팔라고 아등바등하겠냐?

       ㄴㄹㅇㅋㅋ

        

       -알았어 시불련아 가서 알바잡을테니까 그만홍보해!!!!!!

       

        

        

        

        

        

        

        

        

        

        

        

        

        

       “라흐타 센터에 어서 오시길. 경기가 막 시작된 참입니다.”

        

       “눈폭풍 때문에 착륙이 좀 늦어졌습니다. 이제 시작했단 걸 보면 날이 이렇게 추운데도 로비에 기자들이 대거 몰려있는 이유가 있었군요. 첫 번째 맵은 뭔가요?”

        

       “NBV 사막기지입니다. 그나저나 듣던 대로 러시아어를…굉장히 유창하게 하시는군요. 혹시나 몰라서 통역을 데리고 올까 했는데.”

        

       “아, 그건 괜찮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라흐타 센터.

        

        십수 년 만에 일찍 불어닥친 눈폭풍을 간신히 뚫고, 어깨와 머리 위에 쌓여있는 소복한 눈을 대충 털어낸 뒤 로비를 가로질러 건물 안내인과 접촉. 내가 앞으로 일주일…까지는 아니고, 며칠 가량 쓰게 될 호텔 방이 어디인지를 안내받는다.

        

        조금 뒤늦은 감상평이었지만…건물이 실로 삐까번쩍했다. 외형을 막 화려하게 치장했다기보단 건물 벽에 설치된 LED와 폭죽 같은 걸로 대놓고 아시아 예선전이 개최됐다는 걸 알리고 있든데, 이 근방 건물에 사람이 미어터지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캐리어 운반용 소형 카트와 함께 변형된 오각형 형태의 건물 엘리베이터를 오른다. 해당 건물은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타워의 형태를 띠고 있었고, 그닥 사람을 많이 수용할만한 형태는 아니었다.

        

        그렇게 대략 70층 정도를 올라 최상층으로 향했을까,

        

        

        

       “…이게 뭐야.”

        

        

        

        내가 며칠간 쓸 방의 문 앞에 붙어있는 수많은 포스트잇.

        

        내용도 언어도 다양했다. 한국어는 당연했고, 그 아래엔 일본어와 중국어, 러시아어까지. 포스트잇의 수는 정확히 100개였고, 일본어는 그렇다쳐도 러시아어와 중국어까지는 해석이 가능했기에 그 내용을 살펴보니….

        

        

        

       -비얌의 가호 얻고 갑니다 총총….

        

       -미샤구지님 일본에게 가호를 주세요!!!!!!

        

       -유진은 미샤구지가 아니라 케찰코아틀이지 무슨소리를 하는거임?

        

       -그녀는 사실 뱀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온 용의 분신이다. 우리는 공물을 바쳐 그분의 총애를 얻어야만 한다.

        

       -우로보로스의 가호가 마더 러시아와 함께하리라!

        

       -유진 씨 디즈니월드에서 그만놀고 빨리 와요!!!

        

        

       .

        

        

       .

        

        

       .

        

        

        

       “….”

        

        

        

        …이 무슨 해괴망측한 상황이란 말인가.

        

        아무튼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었고, 나는 이카루스 기어로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있는 문을 사진으로 남기고는 포스트잇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떼어 겹쳤다. 그러니까, 이건 어쩌면 일종의 롤링페이퍼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문을 열어 거추장스러운 짐들을 전부 침대 위에 던져놓은 뒤 20층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다시금 엘리베이터에 탑승, 관계자 이외에는 출입이 금지된 길로 망설임없이 걸어 후문 방향으로 걸어들어간 뒤, 연신 함성이 터져나오는 내부 경기장에 발을 들였을까-

        

        

        

       “아, 말씀드리는 순간 어느덧 남은 인원이 스무 명으로 줄어듭니다! SSM Entertainment의 다이스와 동일 소속 하모니 선수가 나란히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즈음에서야, 나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역시 새끼 비얌들이야. 성능 확실하지.

        

        

        

        

        

        

        

        

        

        

        

        

        

        

        

        

        

        

        

        

       “여기 봐주세요!”

        

       “게임이즈월드에서 나왔습니다! 부디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다섯으로 쪼개진 100명의 참가자들, 그리고 5개의 컨퍼런스 룸.

        

        보다 파이널 챔피언십의 형식에 가깝게 개편된 제4회 아시아 예선전 경기가 끝난 순간, 컨퍼런스 룸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정신이 일제히 각성했다. 각 나라에서 한 발자국 먼저 도착한 스무 명의 국가대표 프로게이머가 단상 위에 자리를 잡은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세션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국에서 온 기자들 뿐만이 아니라 타국 기자들까지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어떠한 답변을 할지를 확인하려 왔기 때문이었다.

        

        한국 국대 측에서도 이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기에 진즉 통역사를 데려다놓고 통역기 역시도 구비해두었지만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노릇.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와 열정적으로 손을 흔들며 첫 번째 질문을 받겠다고 난리를 부리는 수많은 기자들까지.

        

        그동안 얼굴을 모르는 수많은 시청자들 앞에서도 아무런 부담 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할 말과 못할 말을 해대던 능숙한 스트리머인 하모니조차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기자회견. 

        

        그나마 이런 경험을 몇 번 정도 해본 다이스는 반대로 하모니를 능숙하게 진정시키고 있었다.

        

        

        

       “대답하기 싫으면 솔직히 말해도 상관없어요. 게다가 민아가 생각하는 것처럼 막…이상한 질문을 던져오는 기자들은 없을 확률이 높아요. 더군다나 오늘 다른 나라들을 신나게 후려갈기고 왔으니, 오히려 뭔 말을 해도 칭찬의 논조로 기사를 써줄 걸요.”

        

       “…그걸 다행이라고 해야만 하는지.”

        

       “뭐어, 좀 그렇다 싶으면 제가 대신 답변하면 되죠.”

        

        

        

        그와 동시에 시작되는 기자회견, 그리고 쏟아지는 질문들.

        

        당연하겠지만 이들은 이미 휴대폰 스트리밍을 통해 한국이 첫날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는지 진즉 확인해놓은 지 오래였고, 일부는 이미 기사의 많은 부분을 작성해놓은 뒤 기자회견을 통해 도출될 선수들의 답변이 들어갈 부분만을 비워둘 정도였다.

        

        기사의 논지는 간단했다. 한국이 작년에 이어 또다시 아시아의 정상에 우뚝 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컨퍼런스 룸에 들어온 기자들은 몇 개월 전 사전에 신문사에 보내진 가이드라인 – AP 모드에 일정 시간 이상을 투자했거나, 일정 티어 이상만 출입 및 질문이 가능하다는 – 에 의해 선발되었고, 이들은 더 질적으로 우수한 질문을 하나둘씩 쏟아내었다.

        

        물론, 외국 기자들도 그러했다.

        

        

        

       “게임이즈라이프의 김서현 기자입니다. 오늘 오로라 파워플랜트의 N-B13 구역에서 벌어졌던 교전에 대해서 질문드리겠습니다. 분석가들의 예측에 의하면 하모니 선수는 좁혀지는 킬존을 확인한 후 이에 따른 예상 적군의 동선을 예측해서 트랩을 매설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오후 타임 매거진에서 나온 카이시 켄지라고 합니다. 관제실에서 발생한 스즈란 선수와 잉크 선수 간의 교전에서 보여주었던 정확한 수류탄 쿠킹이 어떤 연유로 이뤄졌는지를….”

        

       “왓이즈트렌드의 황지우 기자입니다!”

        

       “한 명씩 물어봐주세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는지, 타국의 실력이 어땠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단순한 질문을 듣기 위해서 만들어진 자리도 아니었거니와, 무엇보다도 오늘 참여한 선수가 20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을 잘 써야만 했다 – 물론 이를 어기려는 기자들은 사전에 전부 걸러진 지 오래였다.

        

        불필요한 질문이 없다는 것은 곧 선수들이 개인적이면서도 상세한 대답을 돌려줄 수 있으며, 동시에 이를 통해 기자회견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눌려있던 일부 프로게이머들의 긴장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는 소리.

        

        그리하여 내부는 빠르게 질서가 잡혔고, 난리가 난 타국 회견장과는 다르게 비교적 정상적인 질의응답이 계속해서 오갔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김한율 기자입니다. 이번 년도에는 작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데 일조했던 유진 스트리머가 아시아 예선전과 비교적 거리를 두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그렇다면 이번 년도의 여러분들은 ‘졸업’하셨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까?”

        

        

        

        상당히 영리하고, 핵심을 건드리면서도 결코 두 명의 친분을 건드리지 않는 절묘한 질문.

        

        그에 다이스와 하모니의 시선이 잠시 오갔고, 이번에 마이크를 집어든 것은 하모니였다.

        

        그녀의 입이 열렸다.

        

        

        

       “유진 씨는…아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저희가 언제까지 그 분의 그늘 밑에서만 지낼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유진 씨는 본인이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아도 저희끼리 알아서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의 중핵을 구축하길 원했고, 그게 곧 저랑…다이스거든요.”

        

       “그리 이야기하는 걸 보니 더 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군요.”

        

       “물론이죠.”

        

        

        

        한 번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는 답변.

        

        

        

       “하지만…오히려 여기까지 올라와보니 산이 얼마나 높은지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도 있더라구요. 누군가는 저희더러 졸업을 했다고도 하지만, 오히려 졸업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해야할 게 많거든요. 더 올라가야할 곳도 한참 남아있고.”

        

       “하하, 올라가야만 보이는 경지가 있더라. 굉장히…인상깊은 말씀이로군요. 앞으로 계속해서 그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그렇죠. 이제 시작인걸요.”

        

        

        

        요컨대 졸업은 했지만 여전히 무수한 고난이 남아있다는 소리.

        

        그리고 아직 남에게 말한 건 아니었지만, 하모니와 다이스 – 그리고 카토 – 는 진즉 유진한테 코가 꿰인 지 오래였고, 적어도 1~2주일 안에 또다시 유진과 함께 다크 존에서 신규 인커젼을 플레이할 예정이었다.

        

        훌륭한 오퍼레이터는 언제나 할 일이 많았다.

        

        

        하모니와 다이스가 대강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녹음기를 끈 기자는 다시금 의자에 앉았다. 컨퍼런스가 시작된 지 어느덧 수십 분을 넘어 1시간이 넘은 시점이었고, 다시 말해 거의 대부분의 질의응답이 끝났다는 뜻이기도 했다.

        

        전면에 나선 진행자가 좌중을 훑어보며 더 이상의 질문이 없는지를 물었고, 이어 더 없다는 것을 깨닫자 연단을 내려가 마이크를 회수했다.

        

        남은 건 진행자의 폐회식 선언 뿐이었고, 그가 입을 열어 막 덧붙이려는 순간-

        

        

        

       ───톡톡!

        

        

        

        마치 마이크를 손가락으로 치는 듯한 작은 소음이 울려퍼졌다.

        

        

        후우-하는 미묘한 음색이 컨퍼런스 룸을 가득히 메웠다.

        

        가벼우면서도 차분한 음색. 남성의 것이라기에는 너무 얇았지만, 그렇다고 가볍다고 하기엔 그 사이에 담긴 음성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척추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훑어올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그 말대로. 아직 여러분을 놔주기엔 이르죠.”

        

       “힉.”

        

       “…에?”

        

       “오늘 경기 피드백은 개별적으로 전달할 예정이고…아니, 그것보다도 우선적으로 해야만 할 말이 있겠네요.”

        

        

        

        목소리만 들렸는데도 환한 컨퍼런스 룸 내부가 서늘하게 얼어붙는 듯한 느낌.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지조차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이미 결과 그 자체였다.

        

        마이크를 든 당사자이자, 모두가 기다려온 존재가 입을 열었다.

        

        

        

       “조금 늦었습니다. 다들 많이 기다렸나요?”

        

        

        

        유진.

        

        라흐타 센터 강습.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아시아 예선전은 쉬어가는 에피소드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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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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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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