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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

       “자~ 액션!!”

       

        아주 싱글벙글한 표정의 감독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다.

       

        “진석 씨. 저 다시 한번만 봐줘요… 안그러면 저 죽어버릴 거예요!!!”

       

        아주 표독스러운 표정, 그리고 얼굴에 넘쳐흐르는 눈물.

        유하나가 연기하고 있는 악녀는 자신의 고통을 더이상 참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제발요… 제발. 어떻게 하면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요? 다 제 잘못이라고요.”

       

        그리고는 털썩 주저앉는 것이었다.

       

        “필요 없어. 네 까짓것.”

       

        남자 배우는 차가운 말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떠났다.

       

        “흑흑…”

       

        주저앉아 쓰러진 유하나는 미친듯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표정을 본 모든 스텝들은 입을 틀어막으며 집중하는 중이었다.

       

        “내가… 내가… 왜 그랬을까…너무 욕심에 눈이 멀어서 그만… 흑흑…”

       

        ‘그래. 채수현. 이 시발년. 너도 저렇게 되어야 한다고.’

       

        나는 유하나의 연기를 바라보며 대리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중이었다.

       

        ‘좀만 기다려라 내가 차근차근 올라갈 거니까. 너 어차피 이제 완전 텅텅 비었잖아?’

       

        100% 회수.

       

        채수현은 이미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뻔했다.

        어떻게 해서든 들키지 않으려고 갖은 안간힘을 쓰고 있겠지.

       

        그렇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케이!!!!”

       

        감독이 아주 미친듯이 광분해서는 소리를 질렀다.

       

        “와. 유하나 씨~~ 아~~~쥬 굳이에요 굳!!!”

       

        거의 유하나를 껴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쩜 이렇게 잘 한대? 아니 지금까지 재능을 숨기고 있었어? 왜 그랬어? 뽀뽀라도 해주고 싶구만.”

        “아휴. 감독님도. 저 괜찮았어요?”

        “아니 괜찮고 말고. 이거 무조건 시청률 대 폭발할 것 같은데?”

        “정말요?”

        “응응. 분명 2배 오를 거 같은 느낌이란 말이지?”

       

        유하나는 감독의 말을 듣고는 한껏 기분이 좋아진 표정이었다.

       

        “감사해요~”

       

        ***

       

        “백지훈 씨.”

        “네.”

        “그 특성 말이에요.”

        “네.”

        “혹시 멀리 떨어지면 효과가 줄어들어요?”

        “어…”

       

        나도 모르는 내용이었다.

        한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런가?’

       

        유하나의 말을 듣고는 나도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당연히 영구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면…?

       

        “어? 그러네요?”

        “아니. 백지훈 씨. 바보에요? 왜 자기 특성도 잘 몰라요?”

        “하하…”

       

        뒤통수를 긁적일 수 밖에 없었다.

       

        상태창을 보니 정말 유하나 말대로였다.

        거리가 멀어지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내용.

       

        ‘뭐야? 좋은 건지 안좋은 건지 모르겠네. 그럼 영구적인 거면서도 안 영구적인 느낌인데?’

       

        이 조건이 앞으로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백지훈 씨?”

        “네넵.”

        “저…제발 매니저 해주시면 안돼요?”

        “네?”

        “저 진짜… 연기 잘하고 싶었거든요. 지금까지 근데 오늘 첨으로 저런 극찬받았어요.”

       

        그녀는 갑자기 아주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거울에 비친 나를 지그시 바라보는 것이었다.

       

        “저… 진짜.. 진짜.. 진짜로… 이거 필요한데… 지훈 씨… 제발…제 곁에 있으면 좋겠거든요”

        “이거 지금 연기하시는 거예요?”

        “아. 아니에요!!!”

       

        버럭 짜증을 내는 것이었다.

       

        “하.. 블루 길드 길드장님이 왜 백지훈 씨를 저에게 보냈는지 알겠네요. 백지훈 씨. 계속 제 곁에 있어주세요. 어디 멀리 가지 마시고. 촬영할 땐 꼭 제 곁에 있으란 소리에요. 아시겠죠? 꼭이요?”

        “어… 넵. 일단은 알겠습니다.”

       

        나를 향한 유하나의 표정과 태도가 살짝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는 내 특성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았다.

       

        ‘음. 뭘까. 어쩌면 내가 채수현과 거리가 멀어져서 그런가?’

       

        만약에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특성들이 거리와 관련이 있는 것이라면 어쩌면 채수현과 내가 멀어진 이 상황이 영향을 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뭐, 나야 좋지.’

       

        ***

       

        타박타박.

       

        대충 가벼운 발걸음으로 퇴근을 하고 있었다.

       

        ‘음 내일은 등급 판정을 한단계 올려보고, 포인트도 그냥 투자할 수 있는 거 다 투자해서 넣어봐야지.’

       

        주중에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당연히 헌터의 스펙이니, 스킬트리니 신경을 쓸 틈이 없었다.

       

        헌터의 스킬은 종류만 해도 10만개가 넘어간다.

        정말 자잘한 것들이 다 스킬로 있을 정도니까.

       

        그걸 다 읽어보고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훈 씨!!”

       

        헌터 6과 사무실을 거의 도달했을 무렵 나를 부르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이수아였다.

       

        “에?”

       

        이수아를 보고는 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하얀 원피스를 입고있었으니까.

       

        “헤헤. 지훈 씨. 이제 퇴근하시는 거예요? 오늘은 좀 일찍 끝났나봐요? 거의 정시에 맞춰서 끝난 거 보니까?”

       

        이수아는 뒷짐을 지고는 치마를 살랑대며 다가왔다.

       

        “앗. 넵. 오늘은 유하나 씨가 연기를 아주 잘해서요.”

        “하. 걔가 뭘 연기를 잘해요. 그 정도 연기는 저도 할 수 있는데. 걔 발연기 아니에요? 그냥 예쁘니까 사람들이 빨아주는 거지.”

       

        유하나 얘기가 나오니까 이수아는 곧바로 정색을 하는 것이었다.

       

        “아니에요. 오늘은 꽤 연기 잘했어요. 감독님 말로는 여우주연상을 노려볼 수도 있다고 하셨거든요.”

        “엥? 정말요?”

       

        전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어쨌든~ 우리 퇴근해요.”

        “넵. 근데 오늘은 저랑 뭐 하실 일 없지 않나요?”

        “아잉. 오늘은 유하나랑 있었던 일 좀 듣고 싶은 데요? 파견나간 팀원이 뭘 했는지 알아놔야죠~”

       

        ‘으흠… 이수아는 거의 나한테 푹 빠진 느낌인데…’

        ‘뭐 나쁘진 않다.’

       

        “네. 그러죠~”

       

        ***

       

        “아니!!! 그러니까 유하나가 자기 매니저가 되어달라고 했다고요!!?!!?!?!”

       

        이수아는 거의 고함에 가까운 수준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냥 유하나와 있었던 일을 얘기했을 뿐인데 그녀에겐 아주 자극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요?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요? 하. 설~마 그거에 수락을 한 건 아니죠?”

       

        완전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에이. 아뇨. 그럴리가요.”

        “휴…”

       

        이수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백지훈 씨 믿고 있었어요. 역시 우리 팀이네요.”

        “하하…”

       

        별로 안믿고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아휴. 그 여우같은 년. 또 우리 팀원 빼가려고 그러는 거 봐. 우리 길드에 있을 때도 그러더니.”

       

        툴툴대며 유하나에 대한 비난을 하는 것이었다.

       

        “아니 근데 왜 매니저를 해달라고 한 건데요? 왜요? 걔 절대 그럴 애가 아닌데? 걔 그리고 매니저 많잖아요? 뭐 노예가 1명 더 필요하단 건가? 그럴리도 없고. 뭐… 설마 남자친구를 하려고?”

        “에이. 아니에요.”

       

        괜히 오해가 깊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는 당연히 특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설명을 했다.

        설마 이수아가 이번에는 이해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살짝의 기대감과 함께.

       

        “에? 그러니까 백지훈 씨가 다른 사람의 상태창을 볼 수 있다고요…? 그리고 투자를 할 수 있다고요?”

       

        ‘엥? 오늘은 또 다르네.’

       

        분명히 지난 번에 설명했을때는 전혀 말도 안되는 개소리라는 듯이 들어주지를 않더니.

        오늘은 유하나보단 부족하지만 적어도 지난 번에 비해선 들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반신반의하는 느낌.

       

        “어… 그러면 되게 좋은 특성 아니에요?”

        “하하… 글쎄요…”

       

        ‘나한테 이렇게 말했던 년이 한명 있었지.’

       

        곧바로 채수현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대사였다.

        내 특성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시발년. 이용한담에 먹튀를 하려고 했던 것이었으니까.

       

        “아니~ 되게 좋은 특성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식이면 엄청 상부상조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음~ 백지훈 씨. 설마 그럼 저한테도 뭐 투자하신 거 있어요?”

       

        갑자기 날카로운 눈빛이 되었다.

        상당히 의심이 간다는 듯한 눈빛.

       

        ‘쓰읍… 그냥 사실대로 말하는 게 낫겠지? 굳이 더이상 감출 이유도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초면에 말하는 건 좀 이상했지만 지금은 나름 친해진 상태라고 생각이 되었으니까.

        같이 장도 보고 저녁식사도 한 사이다.

       

        “넵…”

        “헉…”

       

        이수아에게 대충 빨간딱지에 대해 설명을 해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뭐에요!!!! 그럼 그걸 백지훈 씨가 치료해준 거라고요???”

        “넵…”

       

        그녀는 완전히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리고는 엄청 고맙다는 표정을 하는 것이었다.

       

        “지훈 씨… 정말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는 예고를 하지도 않고는 나를 와락 껴안는 것이었다.

       

        ‘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나는 괜히 얼굴이 빨개져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하… 저 그거로 엄청 고생이었단 말이에요! S급 헌터가 되고 나서 정말로… 그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었는데…그렇구나…”

       

        이제 모든 것이 이해가 된다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근데…”

       

        그녀는 갑자기 얼굴이 아주 무서워졌다.

       

        “그 사실을 유하나도 안다 이거죠? 그래서 매니저를 해달라고 했다고…?”

        “넵.”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점점 더 어둡고 무서운 표정이 되었다.

       

        “이거이거 비상이네요.”

        “네?”

        “유하나, 그 여우같은 년이 백지훈 씨를 빼앗아 가려고 그 수작을 벌이는 거잖아요? 절대로 뺏길 수 없어요.”

        “네??”

        “백지훈 씨?”

        “네.”

        “앞으로 일거수 일투족 제가 감시할 겁니다.”

        “????”

        “어디 도망갈 생각 하지 마세요.”

       

        무서운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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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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