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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1

       

        

        

        

        

        

        

        

       “전선 자체가 움직인다고요?”

        

       “일단 지금까지는 그렇게 보이네요.”

        

        

        

        전선이란 무엇일까.

        

        작게 보자면 아군과 적군이 교전하는 지역 위에 가상의 점을 찍고, 그것을 차례차례 연결하여 만들어진 가상의 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고, 혹은 요새와 초소, 기지의 위치를 연결하는 선이라고도 말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전선 자체가 움직인다는 건 무슨 뜻일까. 누군가는 적 혹은 아군이 우세, 혹은 열세에 놓여 어느 한 쪽이 공세에 돌입, 어느 한 쪽을 왔던 길로 밀어낸다고도 할 수 있었지만…아쉽게도 오늘은 아니었다.

        

        전선이 움직인다. 다시 말해 저쪽은 요새, 바리케이드 라인, 초소, 기지를 통째로 옮기고 있었다.

        

        무슨 소련 보는 것 같네, 정말.

        

        

        당연하겠지만, 처음에는 그냥 어느 한 쪽이 밀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하모니, 다이스, 카토를 포함한 십수 명의 인원들은 눈을 화등잔만하게 뜨고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나는 이것이 더 핍진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직 살아있는 아르테미스 소속 전투원이 있다면 몰라도, 현 시점에서 저쪽은 더 이상 ‘인간을 배려한 형태의 구조물’을 지을 필요가 없었다. 의도적으로 인간형으로 만들어진 메카 유진이라면 몰라도.

        

        아마 저쪽은 인간에게 필요없는 공간부터 빠르게 지워나갔을 것이다. 의식주와 3대 욕구가 필요없으니, 탄약이나 화기 같이 전투에 필수적인 물건만 수용할 수 있는 공간 정도만 지어놨겠지.

        

        전투에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죄다 거세시켰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극도로 효율적이고 슬림해진 형태의 방어선을 구축할 수도 있다는 뜻. 바로 그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움직이는 바리케이드 같은 건 아마 일종의…인간으로 따지면 중장갑병과 비슷한 느낌이겠죠. 팔랑크스 대형을 생각해보면 감을 잡기가 쉬울 거예요.”

        

       “초소, 기지, 요새까지 전부 그렇다면…굉장히 난해하겠는데요.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초과학적인 느낌인데, 이래서 미 서부 수복전마냥 실시간으로 진행도가 올라가는 형태로 했던 건가….”

        

       “글쎄요, 그렇게 난해하지는 않을지도 모르죠.”

        

       “네?”

        

        

        

        난해하다, 라.

        

        다른 사람들이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불과 8개월 가량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르테미스라고 하면 그냥…무인기를 만드는 회사 정도로만 알고 있겠지. 하지만 아르테미스가 메인으로 떠오른 미확인구역 탈출 모드 즈음부터 위상이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작했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사람들이 짐작하는 것마냥 아예 대응하지 못하는 무언가로 아르테미스가 진화해버린 건 아니다. 인간을 배려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극도로 효율성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게 꼭 전투력이 상승했단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니까.

        

        거기까지 말해주자 다들 마치 미어캣 같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전선을 통째로 들어 옮긴다는 건 그걸 위한 로봇을 따로 제작해야만 가능할 확률이 높지요. 요새와 기지, 초소, 바리케이드…아무리 슬림해졌다곤 해도 최소 수천 톤. 그런 중장비에 강제로 전투 기능을 욱여넣기보단 전투용 로봇을 따로 제작하겠죠.”

        

       “…결국 여태까지 하던 것처럼 UGV나 휴머노이드, 드론 같은 것들이랑 싸우게 된다, 그런 뜻인가요?”

        

       “그렇죠.”

        

        

        

        그리고 그게 그리 오래 가지도 않을 것이었다.

        

        전투용 로봇은 말 그대로 희귀 금속을 빨아먹는 하마 같은 존재.

        

        아무리 사바나에 뭔가가 이것저것 많다고 하더라도 결국 금세 동나기 마련이었고, 아예 건물과 차량, 컨테이너와 배, 항구 크레인을 비롯한 모든 금속들을 싹 다 뜯어가 아르테미스 공장에 처박아버린 것도 그 때문이겠지. 계속 부수고 부수다 보면 언젠가는 저쪽이 먼저 GG를 쳐야 할 걸.

        

        어떻게 이미 제련된 금속들을 변형하고 분할해 로봇들로 재창조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것까지는 내가 신경쓸 부분은 아닌 듯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두런두런 이야기하던 중 갑작스럽게 눈 앞을 스쳐지나가는 불길한 예감.

        

        안타깝게도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콰아앙!

        

        

        

       “이런 미친!”

        

       “앞차가 피격됐어! 내려!”

        

        

        

        갑자기 앞서가던 수송장갑차 한 대가 굉음과 함께 불타오르더니, 즉시 바닥이 지름 10미터 가량의 붉은 원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하늘에서부터 날아드는 포격. 탄환 크기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카루스 기어는 실로 우수하였고, 포탄이 어디에 낙하하며 얼마만큼의 살상 반경을 자랑하는지를 상세하게 표기 중이었다.

        

        장갑차의 램프가 열리기도 전 뻥 하고 걷어차 부숨과 동시에 수많은 사람이 우르르 밖으로 빠져나갔고, 이어 소산. 앞서 가던 차량과는 다르게 5초 가량의 시간이 주어졌기에 죽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렇게 몇 차례의 포격이 이어졌을까, 소름끼치는 적막이 다시 주변을 잠식했다.

        

        군데군데 도려내진 바닥. 구덩이 안에 들어간 채 주변 동향을 살피며 덧붙였다.

        

        

        

       “레인저 연대도 이런 무식한 작전은 안 할 텐데, 제공권과 화력지원이 없으면 결국 이런 법이죠.”

        

       “하필 주변도 죄다 평지라서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원래라면 400m 앞에 있는 소도시를 장악한 다음 적을 깎아먹는 식으로 나섰어야 할 것 같은데, 은빛 파도가 벌써 마을 지척까지….”

        

       “흐음.”

        

        

        

        어느샌가 포격도 그쳤다.

        

        상식적으로는 이해 불가능한 판단이었지만 어쩐지 나는 그것이 왜 그런지를 알 것도 같았다.

        

        아득히 먼 곳에서부터 느껴지는 공기 자체의 진동. 극도로 빠른 비행체 하나가 이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온 몸을 통해 느껴지는 아주 미약한 바이브레이션은 바로 그 때문이 아닐까 했고, 불과 얼마 전에 들었던 브리핑 관련 기억은 그것이 뭔지를 선명히 그려내고 있었다.

        

        도착까지는 대략 10초 가량일까.

        

        즉각 입을 열었다.

        

        

        

       “주변에 있는 인원 전원에게 알립니다. 실드를 최대로 가동하고 바닥에 엎드리세요. 하늘을 바라보면 안 됩니다.”

        

       “…네?”

        

       “그 이후에는 이카루스 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지도 모르니 유의하시고.”

        

        

        

        화력지원이 없기는.

        

        그럼 그렇지. 이렇게 오퍼레이터들만 달랑 보낼 일은 없다고 생각했더니, 역시나였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

        

        

        

       “아윽…!”

        

       “우왁, 도대체 뭐야…!”

        

        

        

        하늘을 가로지르는 두 줄기의 빛.

        

        하나는 저 멀리 남서쪽에서 날아온 미사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바나 쪽에서 쏘아진 요격용 레일건. 그리고 그 순간 나 역시도 몸을 아래쪽으로 숙였고, 머리 위에서 거대한 섬광이 터져나왔다. 저 멀리 노스웨스트 플로리다에서부터 배달을 온 반물질 미사일이었다.

        

        반물질과 물질이 상호작용하며 발생한 쌍소멸, 그로 인해 발생한 감마선에 의해 콤프턴 현상이 발생하고, 이어 강력한 전자기파가 펄스의 형태로 터져나왔다. 강력한 열과 충격파, 바람은 덤이었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대강 그런 생각이 나를 제외한 다른 친구들의 머릿속을 메우는 모든 생각이겠지. 그러나 나는 지금이야말로 빠르게 목적지였던 브루클렛 마을로 향하기에 최적화된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잦아드는 후폭풍 사이에서 덧붙였다.

        

        

        

       “문이 열렸으니 가야겠죠. 슬슬 시작해봅시다.”

        

       “…이게 그 열려라 참깨인가 하는 그건가요?”

        

       “뭐, 참깨 크기의 반물질이면 뭐든 못 열리가 있을까요.”

        

        

        

        이게 뭔 개소리야-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친구들을 호되게 두들겨 정신을 깨워주었다.

        

        이제부터는 저 브루클렛 타운을 장악하려 시도하는 아르테미스의 손등에 단도를 박아줄 시간이었다.

        

        

        

        

        

        

        

        

        

        

        

        

        

        

        

        

        

        

        

       

        

       “적 장갑차다! 포탑에 포말 박고 측면에 산화제 갈겨!”

        

       “포격 터렛 설치 완료. 앞으로 60초간 과부하 상태로 계속 공격할 거다. 거기 계속 있으면 포격에 휘말리니 빨리 방 빼도록.”

        

       “교두보와 야전 지원소 설치 및 범위 증폭 완료. 앞으로 3분 간 예비 탄환이 계속해서 벌충될 예정입니-우왁, 머리 위에서 미니건 갈겨대지 마십쇼!”

        

        

        

        낮이 밤으로 바뀌지만, 완연히 내린 어둠조차 덮을 수 없는 섬광이 하나의 도시를 배경으로 계속해서 번쩍거린다.

        

        일개 보병이 가지기에는 너무나도 강력한 스킬들의 총합, 그리고 그 화력을 계속해서 받아내며 시가전을 벌이는 아르테미스 무인기까지.

        

        높이만 3미터에 이르는 강철 방벽을 전면에 배치한 무한궤도 로봇 여러 대가 다 깨지고 무너진 아스팔트 길을 따라 천천히 진군하지만, 포격 터렛과 결합한 산화제와 나나이트 켐이 허공에서 박살나 수백 방울의 액체로 화한 뒤 철갑의 벽을 맹렬히 두드린다.

        

        눈에 보일 정도로 푸석해진 겉면을 포격 터렛이 후려갈기는 순간 방벽 로봇은 말 그대로 고철 더미로 화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대략 900m 가량 떨어진 후방, 막 겉모양을 갖추기 시작한 교두보, 혹은 전진기지 내에서는 유진이 주변을 바쁘게 확인하며 다른 포인트에서 발생한 교전의 양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체크했다.

        

        붉은 점과 대비되는 푸른 점은 아군을 의미했고, 그것이 브루클렛 뿐만이 아닌 다른 소규모 타운에서도 보이고 있었으나, 당연하게도 상황은 그닥 매끄럽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유저들이 지휘까지 내려야만 하는 상황은 안 일어나서 다행이긴 한데….”

        

        

        

        만약 그랬으면 그건…무슨 전쟁 시뮬레이터가 되지 않았을까.

        

        대략 그리 생각한 유진은 맵의 위와 아래를 확인했고, 다른 곳에서도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교전의 양상을 보았다. 이곳보다는 확실히 더 어렵게 돌아가고 있었다.

        

        유진을 비롯한 이들이 교전을 진행 중인 타운은 병력이 가장 먼저 투입된 곳이었고, 바로 그 때문에라도 20km 가량 서쪽으로 떨어진 전진기지 HQ에서 가장 상세하게 명령을 내리고 상황 파악을 위한 정보를 보태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그렇지 않은 곳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미하였고, 새로이 열리기 시작한 북쪽 및 남쪽에서는 교두보 형성을 두고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있었다.

        

        

        점차 잦아드는 브루클렛 타운에서의 교전 강도, 그러나 다른 곳은 그렇지 않았다.

        

        화면을 보고 있는 유저들 중 그 누구도 눈치를 못 챌 리가 없는 사실. 누가 봐도 아르테미스는 비교적 약한 북쪽과 남쪽을 힘으로 으깨버린 뒤 그 유명한 포위섬멸진을 구상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슬금슬금 브루클렛 주변을 감싸듯이 이동하는 적들에 대항하기 위해 황급히 이동하는 아군을 뒤로 한 채, 유진은 이카루스 기어로 현재 시간을 확인하는 한편 이어 덧붙였다.

        

        

        

       “아무래도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꽤 과감한 한 수가 필요할 것 같군요.”

        

       “…네?”

        

       “동원할 수 있는 어지간한 폭발물은 죄다 가져와야 할 것 같은데.”

        

        

        

        폭발물.

        

        그 이야기가 나온 순간 그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다. 대부분은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와 같은 표정이었으나, 그 중에서도 극히 일부는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고, 두 명 가량은 올 게 왔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하나 더 추가되는 보이스.

        

        

        

       -[RAIN : 고화력 폭발물이 필요해? 하나 보내줄까?]

        

        

        

        대답은 없었지만, 통신 건너편의 존재는 자신이 무엇을 주인에게 전달해야만 하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초소형 드론 한 대가 기지에서부터 날아올랐다. 높아봤자 최대 고도가 20m밖에 안 되는 저공비행을 통해 시속 백수십 킬로미터로 접근 중인 드론 마크는 방사능 표식과는 또 다른 형태였다.

        

        절반으로 나눠져 각기 흑백으로 채색된 하나의 공, 그리고 위아래에서 무언가 터져나오는 듯한 표식, 그리고 그 아래에 적혀있는 열 개의 알파벳.

        

        안티매터 실린더가 접근 중이었다.

        

        

        

       “아니, 이런 세상에….”

        

       “민아는 저거 받을 준비 하시고. 떨어뜨리거나 해서 봉인이 풀리는 순간 큰일이 날 거예요.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겠죠?”

        

       “거의 무슨 제 목숨처럼…아니, 제 목숨 이상의 무언가로 여겨야겠네요. 저 정도면 거의 전용 박스 같은 거라도 있어야할 것 같은데, 그런 건 같이 안 오나요?”

        

       “아쉽게도.”

        

        

        

        그러는 와중에도 유진은 계속해서 지도를 훑어보았다.

        

        메카 막내들은 아키타입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근방에 있는 기체들을 조종하는 네트워크 허브를 말 그대로 짓눌러 으깬다는 유진의 방식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삽시간에 교두보에 임시로나마 설치된 화면 위로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확도의 주변 적 분포도가 업데이트된다. 그러나 봐야할 곳은 정해져있었다. 네트워크 파장이 가장 강력한, 혹은 가장 엄중하게 방비되고 있는 곳이 곧 목적지가 될 터였으니까.

        

        오래 기다려야 할 필요조차 없었다.

        

        

        

       “유진 씨, 반물질 케이스 받아왔어요. 지금 당장 출발 가능하구요.”

        

       “…근데 저희 고작해야 네 명 아니에요? 이대로 출발해도 불가능한 건 아닐 것 같은데, 이왕 갈 거면 조금 더 많이 부르거나, 더 자세하게 확인한 다음 가는 게 좋지 않아요?”

        

       “틀린 말은 아니죠.”

        

        

        

        그와 동시에 퍼져가는 정적.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필시 있으리라. 그 누구도 아닌 유진이 말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보통 그녀가 그리 말했다는 것은 문제를 단순히 인식만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몇 초나 지났을까.

        

        

        

       “하지만 숫자가 조금 차이가 있군요. 한 명 더 불렀어요.”

        

       “…한 명이요?”

        

       “이걸 꼭 인원수로 판단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와 동시에 유진이 손가락을 튕겼다.

        

        방 한 켠의 어둠이 점차 형체를 갖추기 시작하는 기이한 광경이 모두의 눈 앞에서 터져나왔다. 아니, 어둠이 형체를 갖춘 것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방 안으로 숨어들어있던 것이었고, 어둠을 등지고 걸어나왔기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형상이 순식간에 사람으로 변하고, 그 사이에서 노란색의 눈동자가 빛나기 시작했다.

        

        

        올리비아가 왔다.

        

        

        

       “인원수와 전력이 부족한 건 알지만, 막상 그걸 메워줄 사람이 와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작전 시작은 둘째치고 기합부터 넣고 가야 하지 않겠니?”

        

       “어, 음, 그게….”

        

       “지난 번에 한 번 본 적 있지, 우리? 기어코 막내가 있는 곳까지 따라온 걸 보니 결국 코가 꿰인 것 같은데, 뭐어. 그런 사람이 한두 명도 아니니 너무 신경쓸 필요는 없고.”

        

        

        

        실로 자연스럽게 다가온 뒤, 카토의 어깨에 팔을 올린다.

        

        유진이 새로이 띄운 지도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그 위에 점을 찍는다. 몇 번이고. 마치 허공에 길을 완성해가는 일련의 과정에 가까웠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점과 점을 가로지르는 선이 완성되었고, 그것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던 올리비아가 해당 데이터를, 다르게 말하면 기동 루트를 모두에게 흩뿌리듯 전송하며 입을 열었다.

        

        

        

       “준비되는 대로 출발하자.”

        

       “네넵.”

        

       “꽤 불안해하는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마.”

        

        

        

        그와 동시에 이어지는 한 마디.

        

        

        

       “막내한테 이런 거 시키려고 미국이 돈 쏟아부은 거거든.”

        

        

        

        아, 그랬지.

        

        그 순간 유진과 올리비아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섯의 유저가 브루클렛 타운을 떠나 어둠 속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열려라 참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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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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