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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554

       

        

        

        

        

        

        

        

       “…유진 씨?”

        

       “무슨 일인가요?”

        

       “이거 도대체 왜 안 끝납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팝콘씹으면서 보고 있는 닼붕이들이면 개추 ㅋㅋㅋ

       -와 진짜 징글징글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생 끝에 낙이 온다 = 고생은 필연적이다

       -이 페이스를 따라가는 애들이 있는게 신기하네 ㅋㅋㅋ

        

        

        

        작전 시작 이후 56시간 경과, 슬슬 다들 정신줄을 놓고 있다.

        

        출발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삐까번쩍하기 그지없었던 장구류는 흙먼지가 덕지덕지 달라붙어있었고, 기대감에 차있던 얼굴 위에는 숨길 수 없는 피로감이 잔류했다. 그나마 이카루스 마크가 크게 붙어있는 트럭 내에 무지막지한 양의 물자가 있어 교전은 문제가 없었다.

        

        그건 그렇고, 말로는 56시간이었지만, 실질적으로 나를 포함한 친구들이 겪은 교전 시간을 종합하자면…대략 15시간 정도일까. 실제로 스트리밍을 시작한 지 현실 시간으로 대략 5시간 30분 가량이 지나갔단 점을 감안하면 그 정도가 확실했다.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미션 하나에 들이는 시간이 굉장히…긴 것도 사실이긴 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소목표 하나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했던 시간이 30분 단위였던 걸 감안하면 하루아침만에 30배로 증폭되어버린 셈.

        

        그러나 이번 미션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 걸리는 게 당연했다. 전진기지가 위치한 스테이츠보로 남쪽까지 남은 거리는 수십 킬로미터 단위였고, 우리가 처음으로 대거 및 레이저 팀과 조우했던 지점은 전진기지로부터 90km 가량 떨어진 곳.

        

        호위 미션은 목적지에 도착을 해야 끝나는 법이었다.

        

        

        

       “전방에 도로 파손 지점 있음.”

        

       “이런 망할,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다섯 번째지요. 아주 악착같은 친구들이로군요.”

        

        

        

        더하여, 오래 걸리는 이유 두 번째.

        

        그 이름도 웅장한 ‘도로 파손’ 되시겠다.

        

        자동차란 원래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를 달리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물건이고, 반대로 말하자면 도로로 가지 못한다면 시간이 끔찍하게 지체된다는 소리였다. 아르테미스 측은 그걸 노리고 우리가 가야만 하는 도로를 열심히 파손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역시 더 이상 이런 허접한 수법에는 발목을 잡히지 않는다.

        

        장갑차의 터렛이 돌아가고, 트럭 양쪽의 덮개가 열리며 수많은 미사일 포드가 모습을 드러내는 한편, 우리는 험비의 창문을 열거나 상부에 달린 기관총을 – 그건 올리비아가 맡았다 – 잡고는 길 양옆에서 대기하고 있을 적군을 기다렸다.

        

        

        

       ───피유우웅!

        

        

        

        트럭 양쪽에서 토해지듯 빠져나와 하늘로 솟구치는 두 발의 미사일.

        

        저 멀리에서 몇 개의 부품을 남긴 채 폭발하더니, 이어 수납되어있던 수십 기의 드론이 빠르게 하강한다. 불과 10시간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다들 저게 무엇인지 안다. 일종의…건축 드론 비슷한 것이었다. 도로가 부서진 지점으로 다가가 폴리우레탄 폼과 경화제를 쏟아붓는 것이다.

        

        애초에 트럭을 멈춰세우는 것이 적의 목표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의 농간에 넘어가지 않도록 힘쓰는 것은 우리의 몫이었다. 대략 1km 가량 전방에서 드론이 실시간으로 도로를 복구하는 사이, 아군은 아르테미스가 구축해둔 살상 구역을 최대한 빠르게 빠져나간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전방에 보이는 적군 확인 좀 해주세요, 올리비아.”

        

       “도로 위 토치카 확인. 적은 내가 두들겨팰 테니, 너는 기관총좌부터 제압해.”

        

       “사방에 적이 깔렸어요, 유진 씨!”

        

       “실드 공명시키고, 사람보단 험비를 우선해서 감싸요! 여기서 기동력을 잃으면 낙오될 겁니다!”

        

        

        

       -사람멸시wwww

       -진짜 작전지휘 하나는 탁월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최전방에 섰는데 괜히 속도 늦추면 대열 다 망가지지

       -ㅅㅂ 진짜 준내결단력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 얌 상 습 숭 배 ! ! !

        

        

        

        그 말대로.

        

        십수 시간 전에는 우리의 위치가 대열의 후방이었다면, 지금은 반대로 수송 대열의 최전방에 서있었다. 내가 속도를 줄이는 순간 자연스럽게 뒤쪽도 그리 할 수밖에 없었고, 만약 험비가 부서지기라도 하면 상당한 대참사가 발생할 것이었다.

        

        도로 한복판에 구축된 적 진지까지 800m, 불길한 예감이 솟구침과 동시에 운전대를 잡은 하모니 및 조수석에 앉아있던 카토가 후드 밑으로 고개를 숙인다.

        

        그 순간 험비의 운전석에 총알이 쏟아진다.

        

        

        

       ───카카카카캉!

        

       ───푸슈욱!

        

        

        

        좌측으로 차선을 바꾼 장갑차 위에 달린 M61 발칸이 끔찍한 굉음을 토해내며 초소에 제압사격을 가하는 사이, 올리비아는 기관총좌를 잡고는 진지 주변에 구축된 초소에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무려 수 킬로미터를 앉은 자리에서 선명히 내다볼 수 있는 수리부엉이의 권능과 저격총급의 정확도를 보유한 M2 중기관총이 결합되는 순간 나타나는 결과는 실로 탁월했다. 올리비아가 무슨 에임봇이라도 쓴 것마냥 아르테미스 무인기를 갈아버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800m, 700m, 600m. 나는 스마트 미사일과 연동된 조준기를 빠르게 조작했고, 그 순간 퓨웅 하는 소리와 함께 미사일이 허공을 가로질러 하늘을 향해 상승했다. 마치 재블린 미사일처럼 보였다.

        

        다음 미사일이 자동으로 장전되는 사이, 나는 M107CQ를 들어올리고는 이미 다 떨어져나간 오른쪽 문에 대강 견착, 주변에 보이는 모든 적군들의 대가리를 으깨버리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폭음과 함께 토치카가 산산조각난 순간, 내가 덧붙였다.

        

        

        

       “도로 좀 치워주세요!”

        

        

        

        그와 동시에 하늘에서부터 떨어져내리는 한 발의 미사일.

        

        트럭의 미사일 카트리지에서 토해진 미사일 하나가 허공으로 치솟더니, 다시금 흰 연기를 남기며 떨어져내리는 것이다. 저게 무엇인가 하니, 일종의 소형 열압력탄이었다. 인화성 기체가 공중에서 폭발함과 동시에 도로 위를 깔끔히 청소하는 것이었다.

        

        저런 게 있으면 진작 쓰지 그랬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하도 교전을 많이 치른 탓에 잔량이 아슬아슬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사일 트럭 한 대 더 보내달라고 할 걸 그랬어.

        

        후폭풍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있던 60기 가량의 드론이 바닥에 폴리우레탄 폼과 경화제를 살포하는 사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하모니는 대거 팀이 전달한 명령에 의해 재빠르게 좌측 차선으로 이동했고, 그 순간 후행하던 트럭 한 대가 앞선다.

        

        

        

       “플라즈마 웨지 발동. 길을 엽니다.”

        

        

        

       -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매드맥스!

       -와 이게 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니까 내가 잠을 못자지 ㅋㅋㅋㅋㅋ

       -야 니들 야스해봤냐? 이게 야스야

       -이래서 내가 닼존을 못접어 ㅋㅋ

        

        

        

        푸른 빛과 아지랑이처럼 타오르는 공기, 그리고 그 모든 감상을 소소한 무언가로 만들어버리는 트럭 앞에 달린 무지막지한 크기의 쐐기.

        

        트럭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속도. 순식간에 시속 120km 이상으로 가속한 트럭이 고작해야 400m밖에 남지 않은 토치카의 잔해를 코뿔소처럼 들이받았고, 그 순간 도로 위에 붙박이처럼 붙어있던 파편들이 으깨지고 뭉개지며 녹아 타오른다.

        

        순식간에 깔끔하게 뚫려버린 도로, 그리고 양쪽에서 산발적으로 이어지는 저항. 그와 동시에 십수 대의 차량 행렬이 망가졌던 도로를 순식간에 통과한다.

        

        

        

       ───덜커덩!

        

        

        

       “끄윽…!”

        

       “악, 머리 박았어…!”

        

       “꽉 잡아요! 전복되면 안 돼요!”

        

       “발현자가 2명이나 있는데 전복될 리가 있, 끄아악!”

        

       “카토 씨는 이따가 여기 빠져나가고 봅시다.”

        

        

        

       -미친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연스럽게 깝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촐싹쟁이의 핏줄이 또오….

       -카토<<<이새끼는 그냥 목숨이 많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죽지 않을 정도로만 아프게 만들어드릴 수도 있는데.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개소리를 하는 카토의 어깨를 꼬리로 마사지해주며 철판이 으스러질 정도로 강하게 차량을 잡아 버틴다.

        

        경화제로 굳힌 폴리우레탄 폼이라고 하더라도 진짜 아스팔트와는 내구도 차이도 있었고, 시간상 완전히 평평한 길을 구축하기도 애매했을 뿐더러, 요철이 전부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아마 일반 차량이 이딴 속도로 지나갔으면 진즉 서스펜션이 박살났거나 뒤집혔겠지.

        

        끔찍한 소리가 연달아 울려퍼짐과 동시에 수송 대열 전원이 통과했고, 그로부터 몇 초나 지났을까. 변조된 오웬스의 목소리가 인컴을 타고 흘러나왔다.

        

        

        

       “전원 통과.” 

       

       “후아…!”

        

       “드디어-!”

        

       “…그래서 저희 이제 몇 킬로미터 남았나요?”

        

       “대략 20km 남았네요. 거의 다 왔어요.”

        

        

        

        21km,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

        

        그러나 진즉부터 맵을 살피고 있었던 나는 더 이상 그 부분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는데, 이유는 간단했다 – 바깥에서부터 조금씩 들려오고 있는 콩 볶는 소리가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투두두두!

        

        

        

       “무, 뭐야!?”

        

       “전투 준비! 전투 준비!”

        

       “…아뇨, 이제는 좀 쉬어가도 괜찮아요.”

        

       “네?”

        

        

        

        나는 그와 동시에 새로이 갱신된 맵을 보여주었다.

        

        어제에 비해 서쪽으로 꽤나 치우친 점. 그것이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 근방에서 붉은 점과 길항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걸 다르게 말하면-

        

        

        

       “…아군이 미리 마중을 나왔으니까요.”

        

       “에.”

        

        

        

        스테이츠보로를 둘러싸듯 만들어진 일종의 경계 구역.

        

        수백을 넘어 천에 달하는 적 무인기가 기지 후방에 낙하했는데 어떻게 아군이 가만히 그걸 보고만 있겠는가, 당연히 어떻게든 처리하려고 들겠지.

        

        그 와중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날아든 셸 케이싱이 사방에 착탄하고, 거대한 푸른 불꽃을 사방팔방에서 터뜨리고 있는 것을 보며, 나는 그제서야 안심한 채 입을 열었다.

        

        

        

       “IFF 작동시키고…이젠 좀 쉽시다.”

        

        

        

        참 많이도 달려왔다 싶었다.

        

        어제 오후 8시 즈음에 시작했던 미션은 다음 날 아침 11시가 되어서 끝났다.

        

        쓸데없이 밝은 햇빛이 청명한 하늘을 더욱 눈부시게 밝히고 있었다.

        

        

        

        

        

        

        

        

        

        

        

        

        

        

        

        

        

        

        

        

        

       “아으, 죽겠다아….”

        

       “어제 진짜 게임 끄고 침대에 눕자마자 기절했습니다, 유진 씨. 저희 이러다 죽어요.”

        

       “진짜 죽을 것 같은 사람은 그런 말 안 하지요. 아무튼 어제 다들 고생 많았어요. 저도 어제 방송 끝나고 바로 잤습니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홀로그램 지도가 로비로 들어온 나와 팀원들의 눈을 어지럽혔다.

        

        뭐라고 해야 할까, 스테이츠보로를 중심으로 일정 간격 밖에 점점이 흩뿌려진 붉은 점? 이게 그 액션 페인팅인가 뭔가 하는 그거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어제와의 비교가 좀 더 중요했다. 두 개의 지도를 겹쳐서 차이점을 찾아내면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금방 유추할 수 있었고, 스테이츠보로 남서쪽에 가득했던 후방침투기가 꽤나 많이 사라졌단 걸 알 수 있었다.

        

        아르테미스의 손길에 단도를 박았다고 하기엔 조금 애매했지만, 수송 행렬의 손실 없이 기지에 도착했다는 점만으로도 괜찮은 일이 아닐까.

        

        

        그리 생각하던 도중 이어지는 말.

        

        

        

       “후방 정찰을 위해 센서 및 감시초소의 비중을 늘렸고, 후방에 침투한 무인기가 감지되는 즉시 노스웨스트 플로리다의 레일건이 화력지원을 통해 적을 격멸할 수 있게끔 조치를 취해두었습니다.”

        

       “…그걸 어제 보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흔하게 있는 정보 혼선, 그리고 우선순위 할당 실패지. 작계가 현실에 구현되었을 때 종종 발생하는 일이잖아?”

        

        

        

        말은 청산유수지, 아주.

        

        그래도 어제의 일을 그리 오래 붙잡을 일은 없었다. 사후강평에서는 작전의 성공 혹은 실패 판정, 그리고 해당 작전의 결과로 인해 도출되는 새로운 상황,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이로운지 해악이 되는지를 확인하면 그만이었으니.

        

        그리고 그 결과는…구태여 우리 입으로 논할 필요가 있을까. 사바나에 있는 아르테미스라는 이름의 상대 체스 플레이어는 회심의 작전이 개같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체감했고, 슬슬 패망의 징조가 사방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알고도 애써 무시하고 있겠지.

        

        물론 그건 우리가 신경쓸 바는 아니었다.

        

        

        

       “아키타입이 소수의 병력을 데리고 시도했던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본 전진기지는 후방에 별도로 그림자를 편성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전선을 유지하며, 아르테미스의 방어선을 큰 피해 없이 돌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후방에 퍼져있는 무인기를 가만히 놔둘 수는 없기도 하고, 원한다면 후방 청소를 위한 장거리 정찰 임무에 지원해도 되겠지만…그건 주인이 원하는 게 아니겠지?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어.”

        

       “음, 큰 작전 이후에는 휴양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우왁, 왜 이쪽으로 다가와!?”

        

       “흐음.”

        

       “흐으으음….”

        

        

        

        찬물을 끼얹는 카토의 발언.

        

        물론 딱히 틀린 말은 아니긴 했다. 하모니와 다이스도 쓴웃음을 지으며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하고 있었고,  나 역시도 어지간하면 쉬려고 했는데…진이랑 레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마치 악동같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 두 메스가키, 아니. 진과 레인이 호들갑을 떠는 카토의 양쪽 팔을 부여잡고는 슬그머니 껴안았다. 말 그대로의 육탄 공세였다.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카토의 허리 및 허벅지에 뱀꼬리가 감기기 시작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 카토?”

        

       “아직 도움이 필요한 교착 지점이 있습니다, 카토. 맵에 표기해주겠습니다. 본 기체가 아는 책임감 넘치는 카토그래퍼라면 이를 거절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으, 어, 어음…그, 휴식이 필요하다고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일 뿐이죠. 아직 작전이 시작된 지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총을 내려놓을 수가 있겠어요. 하하하!”

        

       “….”

        

        

        

        그와 동시에 급변하는 하모니와 다이스의 표정.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

        

        

        

       “아, 아우…나도 오늘은 피곤해서 좀 쉬고 싶은데에….”

        

       “갑자기 어깨가 결리고 눈이 뻐근한데, 이걸 어쩌면 좋을까아…?”

        

       “…으휴.”

        

        

        

        그와 동시에 진, 레인과 아이컨택.

        

        그 순간 메카 막내들은 이미 설득당해 스스로의 사형집행서에 사인을 해버린 카토를 슬그머니 내버려두고는 하모니와 다이스에게 붙었다.

        

        내가 저 두 명에게 이상한 취향을 개방시켜버린 건 아닌가. 그리 생각하면서 슬그머니 지도를 훑어보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곤노곤하게 녹아버린 하모니와 다이스를 뒤로 한 두 명이 다시금 지도를 손으로 가리켰다.

        

        손가락이 살짝 열리며 나오는 레이저.

        

        그 끝에는 붉은 삼각형 속에 해골이 담겨있는 듯한 마크가 당당히 떠있었다.

        

        

        다음에 무슨 말이 나올지를 직감하고 있을 즈음, 진과 레인은 이미 우리가 저 마크가 무슨 뜻인지를 알고 있다는 가정 하에 입을 열었다.

        

        

        

       “바로 이곳이 현재…굉장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야. 속칭 ‘관문’이라고 부르지. 북부와 중부, 남부로 나누어진 전선이 보여? 이 관문은 총 6개로 이루어져있고, 각 섹터당 두 개씩 할당되어 있어.”

        

       “관문 너머를 정찰한 결과, 본격적으로 아르테미스의 생산공장이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전선을 좁히며 1/3 가량의 팩토리를 뜯어 후방으로 이송시키고 있지만, 예측연산 결과 6개의 관문을 전부 돌파할 즈음에는 30% 가량의 공장만이 남겨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공장을 파괴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겠군요.”

        

       “그렇습니다.”

        

        

        

        어느덧 다시 진중해진 분위기의 브리핑 룸 내부.

        

        진과 레인은 그 중에서도 중부와 북부 사이에 겹쳐있는 관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현재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제3관문이야. 너무 늦지만 않게 출발하면 될 거야. 출발 데드라인은 6시간이니, 그 안에 수락 유무를 말해줘.”

        

       “무운을 빌겠습니다.”

        

       “그리고 대거 팀, 레이저 팀의 원격조종기 지원이 가능하니, 필요하다면 말해.”

        

       “흐음.”

        

        

        

        그에 내가 덧붙였다.

        

        

        

       “24시간 내로 제3관문을 평탄하게 만들어버리면 되는 거죠?”

        

       “…그렇습니다.”

        

       “항상 하던 일이로군요. 미션 수락하지요.”

        

        

        

        일할 시간이었다.

        

        

        

        

        

        

        

        

        

        

        

        

       “험비 안에 십수 시간씩 틀어박혀있더니 좀이 다 쑤실 지경이로군요. 한 번 가봅시다.”

        

       “막내가 변경된 원격조종기의 외형을 마음에 들어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뭐, 그거야 나중에 생각할 일이지. 가보자고.”

        

        

        

        한편, 그 와중.

        

        원격조종-대거 팀의 엔트리가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평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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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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